퀼
クイ-ル , Quill , 2004

우리나라도 이제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면서 강아지를 키우며 교감을 나누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나 또한 강아지를 키우기 시작하면서 성격도 많이 바뀌었고 그들이 전해주는 행복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편이라서 소개할 <퀼>이라는 영화도 관심을 가지고 볼 수 있었던 영화이다.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애완견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접해봤지만 이 영화는 고바야시 가오루 같은 유명 배우들이 나오기는 하지만 장르를 굳이 구분해보자면 다큐멘터리 형식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는 영화이다.

배우들의 연기력에 집중하기 보다 그저 수수하게 일상생활을 보여주듯 맹인안내견의 출생과 성장과정 그리고 마지막순간까지 함께 하며 지극히 객관적인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는데 집중했다. 지금까지 반려견을 대상으로 한 영화들의 대부분이 위기의 상황에서 주인을 구출하는 충견의 모습을 보여주거나 주인과의 극적인 만남을 연출하며 드라마틱한 장면들을 보여주려 했는데 영화 <퀼>에서는 이런 화려한 영화적 장치들을 배제하고 그저 말없이 행동으로 애정을 표현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여주며 다른 영화들과는 다른 묵직한 감동을 전해준다. 어쩌면 일상생활속에서 묵묵하게 주인곁을 맴돌며 곁을 떠나지 않고 지켜봐주던 반려견의 시선을 앵글을 통해 투영해본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도쿄의 한 가정집에서 래브라도 리트리버 다섯 마리가 태어난다. 그중 한 마리의 옆구리에는 새가 날개를 편 것 같은 이상한 문양이 있어 새의 날개라는 의미의 퀼 이라는 이름이 붙여진다. 어미가 일반 애완견이라 맹인 안내견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주인 미토는 포기하지 않고 훈련센터를 설득하여 퀼을 교육시킬 수 있게 된다.

매번 훈련과정에 낙오하는 등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모든 훈련을 마치고 맹인 인도견이 되기 위한 첫 번째 파트너 와타나베 미츠루를 만나 안내견으로써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다른 개들과 달리 인내심이 강하고 주인에 대한 충성심 또한 높아 처음에는 개를 두려워하던 와타나베도 점점 퀼과 친해지며 소통하게 되고 인간과 나눌수 없는 특별한 교감을 경험하게 된다.

반려동물 가운데 가장 사랑받고 있는 개는 어느 순간부터 가정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인간이 하지 못하는 일들을 담당하며 뛰어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공항에서는 뛰어난 후각을 이용하여 첨단장비로도 감지못하는 마약을 찾아내기도 하고 119구조센터에 근무하는 구조견들은 인간의 100만배에 달하는 뛰어난 후각과 사람에 비해 4배나 먼 거리의 소리를 감지할 수 있는 청각을 이용하여 위급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을 찾아주기도 한다.

물론 이 과정속에는 혹독한 훈련과정을 겪어야만 하는 고통스러운 시간들도 포함되어 있지만 영화 <퀼> 에서 보여주는 것 처럼 인간과 교감하며 사랑을 나누는 따뜻한 시간들도 존재한다. 좌익과 우익의 다툼으로 혼란스러웠던 1960년대 동경을 배경으로 맹인 와타나베와 퀼이 전해주는 따뜻한 감성을 전해주는것도 잊지 않았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장난꾸러기에서 맹인의 눈 역할을 해주는 안내견으로 거듭난 강아지 퀼의 일생을 그린 영화로, 잔잔하고 조용하게 인간과 동물의 교감을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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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견에 관심있다면 볼만한 영화
맹인 인도견의 활약이 궁금하신 분들께 추천하는 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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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꿈길거흥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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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하드보일드 영화들로 익숙한 최양일 감독이 맹인안내견을 소재로 한 감동적인 영화를 내놨다. ‘퀼’은 실제로 있었던 래브라도 레트리버 맹인안내견으로, 흑백 사진과 짧은 문장으로 이루어진 논픽션 <맹인안내견 퀼의 일생>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최양일 감독은 이 책을 바탕으로 맹인안내견과 완고한 고집불통 주인의 우정을 담은 <퀼>을 만들었다.도쿄의 어느 집에서 5마리의 래브라도 레트리버가 태어난다. 그 중 한 마리는 몸에 날개를 펼친 듯한 신기한 얼룩이 있어 한 눈에 들어온다. 주인은 이 녀석을 맹인안내견으로 키우고 싶어 훈련 센터로 보낸다. 원래 부모 중 한 마리가 맹인안내견이어야 가능한 일이지만, 퀼은 천진하고 여유 있는 성격으로 조금씩 훈련을 소화한다. 비록 다른 개들에 비해 느렸지만, 남다른 재능을 발휘하며 맹인안내견이 된다. 드디어 만난 주인 와타나베 미츠루(코바야시 카오루)는 개와 함께 걸을 바에는 집에 있겠다며 고집을 피웠지만, 퀼과 크고 작은 사건을 겪으면서 남다른 우정을 나눈다. 하지만 이 둘에게 가슴 아픈 이별이 기다리고 있다.<퀼>은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동물과 인간의 우정에 관한 이야기다. 역경을 이겨내고 맹인안내견이 되는 퀼은 성질 고약한 주인을 만나 마음고생을 하지만, 결국 둘은 남다른 우정을 나누게 되고 마지막에는 가슴 아픈 이별을 한다는, 다소 통속적인 이야기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실제 이야기를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진한 감동을 준다. 맹인안내견 퀼의 일생 자체를 99분에 모두 담고 있지만, 세 가지 큰 이별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구성해 축약감이 덜 하다.<퀼>은 사소한 에피소드들이 재미를 준다. 맹인안내견에 저항하는 미츠루는 사람들 앞에서 일부러 호통을 치고, 영어사용이 원칙임에도 일본어를 쓰는 등 고집을 부린다. 심지어 최종 테스트에서 퀼을 말을 듣지 않아 장애물에 부딪히고 넘어지기까지 한다. 하지만 밤 산책까지 기꺼이 나가주고, 맥주 자판기까지 찾아주는 등의 사건들을 겪으면서 퀼의 진정성을 느끼고 우정을 키운다. 집에 데려온 퀼은 아이들과 애증 관계에 놓이기도 하지만, 진심으로 교감하며 가족이 된다. 그런 이유로 마지막의 이별은 더 큰 슬픔을 전한다.결국 교과서적인 통속극이다. 대부분의 사건이 짐작 가능하며, 그에 따른 감정선은 뚜렷하다. 우리가 흔하게 봐왔던 동물과 인간이 나누는 사랑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규칙을 제대로 따르는 일도 쉬운 것은 아니다. 통속적이고 흔한 이야기지만, 감정의 포인트를 잡아주고, 그에 맞는 연기와 영상을 만들어내는 것에서 장기를 발휘한다. 특히 동물의 연기를 통해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어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점에서 <퀼>은 괜찮은 점수를 받을 수 있겠지만, 이야기 자체로는 신선한 맛이 떨어진다.
2009년 12월 29일 화요일 | 글_김도형 기자 ( iwai@movi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