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오아시스
Tokyo Oasis , 2011

지금 당신의 오아시스를 찾고 있나요?
영화에는 다양한 장르가 있다. 신나게 도심을 질주하는 액션 영화, 달달한 연애를 하고 싶게 만드는 로맨스 영화, 뒷 목을 서늘하게 만드는 스릴러 영화. 이렇게 다양한 장르 중에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르 중 하나는 바로 드라마이다. 스펙터클한 전개도 없고 어찌 보면 심심한 내용일지 몰라도 일상 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들은 때로는 큰 힘이 되기도 한다. 오늘 리뷰 할 영화는 삶에 지친 현대인들을 위로해 줄 힐링 영화 <도쿄 오아시스>이다.
슬로우 무비, 힐링 시네마라는 수식어를 새롭게 탄생시키며 일본은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큰 사랑을 받은 영화들이 있다. 영화 <카모메 식당>, <안경>, <토일렛>, <수영장> 등이 바로 그런 영화들이다. 러브 스토리도 성장 드라마도 아닌 이 영화들은 어찌 보면 심심하고,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평을 들을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가만히 영화들을 들여다보면 가슴이 따뜻해지면서 조금씩 치유되는 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카모메 식당>에서는 핀란드의 헬싱키, <안경>에서는 일본 요론섬, <수영장>에서는 태국의 치앙마이 등 다양한 도시에서 펼쳐졌던 힐링 드라마가 영화 <도쿄 오아시스>에서는 제목 그대로 일본 도쿄를 배경으로 그려진다.
우리가 도쿄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무엇일까? 빽빽하게 들어찬 빌딩들, 어디론가 바쁘게 걸음을 옮기는 사람들이 떠오를 정도로 도쿄는 바쁜 도시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영화 <도쿄 오아시스> 속의 도쿄는 도쿄를 익숙하지만 어딘가 낯설게 느껴지게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도쿄라는 도시 속에서 바쁘게 돌아가는 도시에 초점을 두지 않고 그 안의 사람들에 초점을 둔다. 바쁘게 돌아가는 만큼 어딘가 쓸쓸함이 남아 있는 도쿄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자 하는 네 명의 남녀들이 모여 영화가 시작된다.
영화 <도쿄 오아시스>는 반복되는 일상에 치친 사람들을 보여준다. 주인공인 여배우 토코는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갑작스럽게 염증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결국 촬영장을 탈출한 그녀는 우연히 만난 낯선 사람들과 동행하게 되고, 이를 통해서 지친 자신의 영혼을 치유하게 된다. 영화의 시작을 보다보면 문든 의문점이 생기게 된다. 토고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누구를 만나려고 하지? 하지만 영화를 보다 보면 이에 대한 해답을 하나하나 찾아가게 된다. 그녀의 발걸음을 함께 따라가 보자.
바쁘고 화려한 이면 속에 쓸쓸함과 외로움을 간직하고 있는 도시 도쿄. 그 안에는 여러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다. 비밀을 간직한 심야 운전 배달원인 나가노, 전직 시나리오 작가인 키쿠치는 새로운 일상을 꿈꾸지만 결과는 그저 그 자리에서만 맴돌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미대 지망생이자 5수생인 야스코. 이렇게 3명의 인물들은 토코를 만나 과연 어떤 변화를 얻게 될까?
토코 역의 코바야시 사토미와 나가노역의 카세 료는 벌써 4번째로 함께 호흡을 맞추는 작품이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신뢰도도 높고 호흡도 잘 맞는다고 할 수 있다. 어둑어둑한 고속도로 편의점에서 처음 만나는데 토코와 나가노는 항상 마주보고 있는 것이 아닌 나란히 앉아 대화를 한다. 영화 촬영을 하면서 실제로 카세 료는 대면하고 있지 않는 상대방에서 심적으로 더 가까이 느꼈다는 말을 할 정도로 두 사람의 케미가 영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보이게 된다.
전직 시나리오 작가인 키쿠치는 도심 속의 작은 극장에서 토코를 만난다. 무려 9쪽에나 달하는 대본의 장면이 롱 테이크로 이어지며 키쿠치가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는 이 장면은 단 한번에 OK가 될 정도로 두 배우의 호흡이 잘 맞았다고 할 수 있다. 다른 누군가와 마주 앉아 이야기를 하다보면 내가 내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순간이 온다. 내가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상대방을 통해 나를 발견할 수 있게 되고, 나의 진심을 깨달아가는 신비한 시간이 있다. 영화는 바로 그런 두 인물의 교감을 보여주면서 관객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내게 된다.
마지막으로 미대 지망생인 야스코와의 장면은 치바시 동물공원에서 이루어졌다. 하지만 영화 분위기 상 잔잔하고 조용한 배경음이 대부분인 반면 동물원에서 들려오는 동물들의 소리는 관객들에게 소음으로 들릴 정도였기 때문에 제작진들의 고심이 시작됐다. 결국 제작진이 찾아낸 방법은 동물들의 호흡을 느끼는 것이었다. 동물들의 울음소리보다 더 크게 대사를 치는 것이 아니라 동물들의 호흡에 맞춰서 찾아낸 타이밍에 대사를 말하는 것이다. 결국 야스코역의 쿠로키 하루도 자신만의 호흡을 되찾아 무사히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는 후일담이다.
신나는 액션 영화도 달달한 로맨스 영화도 우리의 삶에서 필요한 것이다. 질주하는 주인공들을 보면서 스트레스를 풀 수 있고, 로맨틱한 장면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심심하고 지루할지 몰라도 힐링 영화 또한 우리에게 꼭 필요한 필수품이다. 직장에서 인간관계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잔잔한 영화 한편으로 날려버리길 바란다.
 |
|
 |
힐링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잔잔한 일본영화를 좋아하시는 분 |
|
| 글: 이현아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