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상견례
Meet the In-Laws, 2011
영화 <위험한 상견례>의 김진영 감독은 우리나라 시트콤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순풍 산부인과'를 연출하며 유명세를 타기도 했는데 당시 산부인과 원장으로 출연한 오지명과 부인 선우용녀의 말투는 지금까지도 모사의 소재로 쓰이며 즐거움을 주고 있다. '순풍 산부인과'의 열풍을 몰고 왔던 김진영 감독은 2008년 영화 <아기와 나>를 통해 본격적으로 영화에 데뷔하게 되고 이후 여러작품을 통해 그만의 독특한 유머와 개성만점 캐릭터들을 탄생시켰다.
2011년 3월 개봉한 <위험한 상견례>는 1980년대를 배경으로 경상도와 전라도의 지역 감정이 쟁점이되기도 하지만 결코 지역감정을 부각시키는 것이 아닌 아닌 각기 다른 지역의 남녀가 만나게 되어 발생하는 가족간의 갈등을 코믹하게 다룬 영화라고 할 수있다.
다소 위험해 보일수 있는 예민한 소재이긴 하지만 김진영 감독 특유의 코믹함으로 전체적인 영화의 분위기는 활기차고 출연배우들의 명연기와 더불어 통쾌한 웃음을 전해주기도 한다. 자신만의 개성넘치는 웃음코드와 경상도와 전라도의 구성진 사투리는 다소 거칠게 보여지기도 하지만 개성파 연기자들의 출연으로 다양한 캐릭터들을 탄생시키게 되었고, 개봉 후 많은 관객들을 동원하며 흥행에도 성공한 작품이다.
순정만화 작가의 고군분투 사랑 쟁취기
영화의 개봉으로 가장 큰 수혜자가 된 배우 송새벽은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의 김현곤 역, <방자전>의 변학도 역할을 하며 얼굴이 알려지긴 했지만 그리 큰 인지도가 있는건 아니였다. 데뷔 2년만의 주연 작품인 <위험한 상견례>에서는 어눌한 말투와 독특한 억양 그리고 그의 멍한 듯한 특유의 표정으로 순수한 전라도 청년 현준 역을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와 함께 연기하며 무표정한 코믹연기의 진수를 보여주게 된다.
극 중 현준(송새벽)은 경상도 아가씨 다홍(이시영)과 펜팔로 인연을 맺게 되며 사랑을 발전시켜 나가게 되는데 펜팔은 그 시절 중요한 연애수단의 하나로 최근의 전자 우편이나 메신저 기능의 고전판 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듯하다. 나 또한 그 시절 잡지의 펜팔란을 보며 미지의 여성과의 로멘스를 꿈꾸기도 하였고 실제 많은이들과의 편지를 통해 문장력을 키우게된 계기가 된듯도 하다. 현준(송새벽)과 다홍(이시영)은 펜팔의 인연으로 실제 만남을 갖게되며 사랑을 꽃피우게 되지만 이들에게는 전라도 사위를 반대하는 아버지 영광(백윤식)과 경상도 며느리는 생각도 하지말라는 현준의 아버지 세동(김응수)이 버티고 있는것이다.
실제 고향이 군산인 전라도 출신 배우 송새벽은 구수한 사투리를 맛깔나게 연기해주기도 하였고, 극 중 다홍의 부모님에게는 서울 사람인걸로 인사하게 되지만 불쑥 튀어나오는 사투리는 위기의 순간을 맞이하게 되며 부모님들의 편견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필사적 이기만 하다. 극 중 유명한 만화작가인 현준은 소설가를 꿈꾸는 다홍과 천생연분 인듯 하지만 그들의 결혼을 반대하는 가족들의 반격은 만만치 않고 극복하려는 그들의 노력은 안타깝고 힘겹기만 하다.
80년대를 추억하는 다양한 에피소드
시대적 배경은 80년대로 그시절 경험한 세대들에게는 공감되는 장면들을 곳곳에 등장시켜 영화의 사실감을 살려주기도 하는데,경상도 지역의 가게에서 해태껌을 판매하지 않는 장면과 전라도에선 롯데 빙과류를 거의 찾지 않았던 점을 비추어 본다면 영화속 이야기들은 허구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이인 현준과 다홍에게서 지역 감정이라는 단어는 찾아볼 수 가 없지만 그들의 부모님이 내세우는 지역감정은 어디에서부터 온것일까?
그 의문점은 영화의 전개과정에서 드러나게 되고 그들이 결사반대! 를 외칠수 밖에 없는 이유가 밝혀지게 된다.어쩌면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으로 인해 극대화되는 지역감정을 느낄수 있는데, 영화의 갈등구조로만 본다면 재미있게 감상 할수있지만 예민한 분들이 감상하기에는 다소 불편한 점도 있었을거라 생각된다. 1982년에 개막한 프로야구는 6개팀으로 출발하였지만 그 인기만은 가히 폭발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 인기에 힘 입어 롯데팬들은 롯데상표만 찾게 되고 해태 팬들은 해태만 찾게 되며 경상도 지역에서는 해태껌을 살수없다는 영화속 설정은 충분히 가능한 일 이었을 것이다.
애교넘치는 부산가스나 다홍의 다양한 매력
충북 에서 태어나 서울생활을 했던 이시영은 경상도 특유의 애교있는 억양으로 다홍의 순수하고 귀여운 이미지를 표현해주기도 하는데 권투선수에 캐스팅된것을 인연으로 시작한 권투로 각종대회에 수상하는등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하였다. 극 중 광주 출신의 현준과 부산 출신 다홍은 만남의 장소로 서울을 이용하게 되는데 장거리 연애를 하는 이들에게 공감되는 장소이기도 하다.
아직 연애 초보단계인 이들은 부산으로 가는 막차를 놓치게 되고 결국 잠자리를 같이 하게되는 사태?를 맞이하게 된다. "손만 잡고 잘게"라는 남자들의 단골멘트를 이용하여 잠자리에 들게되지만 끝까지 손만 잡고 잤을지는 의문점이기도 한데, 다음날 마중 나온 현준과 다홍의 편한 말투를 미루어 보아서 이들의 밤 역사가 이루어진걸로 짐작되는 부분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급속도로 발전된 이들의 관계는 현준의 부산 방문으로 이어지게 되고 서울 출신이라는 현준의 거짓말은 다홍과 다홍의 오빠 운봉(정성화)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무난하게 넘어가는 듯 했으나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오는 사투리로 발각되기 직전의 상황까지 도달하게 된다.
다홍의 오빠 운봉(정성화)이 현준을 보호해준다는 설정이 다소 의외일수도 있겠지만 만화작가인 현준의 작품 소녀시대의 광팬인 운봉에게 작가 현준의 존재는 우상과도 같았기 때문에 지역 감정 따위는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모든일이 무난하게 진행되는듯 하지만 다홍의 고모 영자(김정난)의 반대는 다홍의 부모님들이 생각하는 결혼반대의 이유와는 차별되는 것으로 단지 다홍이 자신보다 먼저 결혼하는것이 무조건 싫은 노처녀 히스테리 일 뿐이다.
고상한 어머니 춘자(김수미)의 반전 미스터리
다홍의 아버지 영광(백윤식)과 고모 영자(김정난)의 결사적인 반대와는 달리 어머니 춘자(김수미)는 반대입장을 고수하지만 행동은 온화하고 자상한 어머니의 모습을 보여주며 전형적인 서울말투와 고상하고 우아한 몸짓으로 극의 반전이 계획되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영화 <위험한 상견례>와 비슷한 시기에 개봉된 영화 <수상한 고객들>에서도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잔돈 없어!"가게 할머니를 코믹하게 그려주었고, 이전의 작품 <사랑이 무서워>에서는 주인공 상열(임창정)의 엄마로 출연하여 "털갈이 하냐!"라는 말로 폭소를 유발시키는 등 수 많은 작품속에서 김수미 특유의 말투와 사투리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 해주기도 하였다. 코믹한 연기의 대모라고 할 수 있는 배우 김수미의 진가는 극의 후반에 본격적으로 드러나게 되는데 그동안 숨겨왔던 충격적인 사실을 고백하게 되면서 그의 전매특허인 전라도 욕설은 관객들의 배꼽을 잡게 해준다.
영화 <위험한 상견례>의 가장 핵심이고 예민한 부분은 현준(송새벽)과 다홍(이시영)의 결혼과정에서 벌이지는 지역감정으로 보여질수도 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개인 대 개인의 감정에서 확대된 상대지역에 대한 불만의 표현 이었다는것이 드러나게 된다. 영화 속 아버지들의 그릇된 편견들은 자칫 지역감정으로 변질될 수 도 있었겠지만, 다양한 사건들을 통한 위기극복 과정 들은 이들을 하나되게 만들었고, 서로에게 더없는 애정을 주고받으며 훈훈한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와 매력적인 경상도 사투리는 극의 스토리 만큼이나 훈훈하고 정감있게 다가오고 배우들의 대사들도 맛깔나게 연출되어 영화에 집중할수 있게 해주는 중요장치가 되기도 하였다. 지역감정을 이렇게 직접적으로 표현한다는것은 위험한 모험일수도 있겠지만 그동안의 여러작품들에서 보여준 지역성 짙은 작품들의 웃음코드들은 표준어로만 구사되는 영화와는 차별화된 연출로 관객들 또한 지역마다 색다른 언어의 유희를 만끽하며 재미있게 감상할수 있는 독특한 포인트가 될 수 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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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쾌하게 힐링 하고 싶으신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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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JC PARK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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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남자인 현준(송새벽)은 펜팔로 만난 경상도 여자 다홍(이시영)과 달콤한 연애에 빠진다. 둘의 사랑은 애틋하지만 서로 다른 지역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 어느 날 아버지 영남(백윤식)의 성화에 못 이겨 선을 보고 왔다는 다홍의 말에 현준은 격분하고, 이참에 결혼 승낙을 받기로 결심한다. 헌데 문제는 전라도 사투리. 그는 전라도 사투리가 나오기만 하면 무차별적으로 야구공을 던지는 영남 때문에 서울말 개인 교습까지 받는다. 드디어 다홍 가족을 만난 현준은 ‘위험한 상견례’를 시작한다. 최근 예능의 한 축을 담당하는 건 게스트들의 추억담이다. 당시 유행했던 말과 행동, 그리고 비하인드 스토리는 그 시절로 돌아가는 발판이 된다. <위험한 상견례>도 마찬가지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전라도와 경상도의 지역감정을 소재로 한 영화는 그 때의 향수를 불러일으킬만한 요소들을 전면 배치한다. 당시 최고의 댄스 가수였던 박남정이 직접 출연하고, ‘해태껌 vs 롯데껌’으로 묘사되는 지역감정 대립을 보여주면서 추억을 곱씹게 한다. 여기에 전라도와 경상도 사투리로 행해지는 격한 싸움들이 재미의 방점을 찍는다. 특히 자연스러운 사투리 연기를 펼치는 조연들의 코믹 연기가 한 몫 단단히 한다. 하지만 그 재미는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문제는 감독의 욕심. 전작 <아기와 나> <청담보살>에서 드라마가 약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김진영 감독은 짜임새 있는 이야기를 보여주기 위해 나름의 작전을 펼친다. 송새벽과 이시영에게 멜로를, 조연들에게 코믹함을 맡기는 전락이 그것이다. 그러나 현준과 다홍의 사랑과 이별, 다홍의 엄마 춘자(김수미)의 비밀, 영남과 현준의 아버지 세동(김응수)의 과거사 등 벌려놓은 사연들이 너무 많다. 그러다보니 이야기가 제대로 봉합되지 못하고, 러닝타임만 길어져 지루함을 유발한다. 결국 추억의 타임머신에서 얻어낸 깨알 같은 웃음도 속절없이 휘발된다.
| 글_김한규 기자 ( zzack08@movist.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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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개봉한 <위험한 상견례>는 1980년대를 배경으로 경상도와 전라도의 지역 감정이 쟁점이되기도 하지만 결코 지역감정을 부각시키는 것이 아닌 아닌 각기 다른 지역의 남녀가 만나게 되어 발생하는 가족간의 갈등을 코믹하게 다룬 영화라고 할 수있다.
다소 위험해 보일수 있는 예민한 소재이긴 하지만 김진영 감독 특유의 코믹함으로 전체적인 영화의 분위기는 활기차고 출연배우들의 명연기와 더불어 통쾌한 웃음을 전해주기도 한다. 자신만의 개성넘치는 웃음코드와 경상도와 전라도의 구성진 사투리는 다소 거칠게 보여지기도 하지만 개성파 연기자들의 출연으로 다양한 캐릭터들을 탄생시키게 되었고, 개봉 후 많은 관객들을 동원하며 흥행에도 성공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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