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지
カイジ: 人生逆轉ゲーム , Kaiji: Gambling Apocalypse Kaiji , 2009

필자는 일본의 애니메이션이나 만화를 잘 보는 편은 아니다. 그래서 영화에 비해 애니나 만화에 대한 지식은 많이 떨어지는데, 그런 필자에게도 즐겨 봤던 만화들이 있었다. 그 몇 안되는 만화 중 가장 많이 봤던 작품이 바로 후쿠모토 노부유키 작가의 “도박묵시록 카이지” 였다. 평소에는 가난하고 할 줄 아는게 아무것도 없으며 빛 보증까지 서서 죽을 위기에 빠지지만 도박만 한다면 머리가 빠릿빠릿하게 돌아가 아무리 궁지에 몰린 상황이라도 빠져나오는 카이지라는 인물을 보며 정말 많은 것들을 느낀 적이 있었다.
그렇게 일본에서도 1000만부 이상 팔리며 대박이 난 이 만화, 영화화가 안 된다면 더 이상하지 않겠는가? 많은 사람들의 예상대로 2009년 도박묵시록 카이지의 실사 영화가 개봉되었다. 많은 이들에게 명작이라고 극찬 받았던 원작, 과연 영화판의 퀄리티는 어떨까.

이토 카이지는 26살이지만 취직은 하지도 못하고 편의점 아르바이트나 하며 하루하루를 무의미하게 보내고 있는 청년이다. 그러던 어느날 카이지에게 악덕금융회사의 여사장이 나타나 카이지의 친구가 돈을 갚지 못하고 도망갔는데 카이지가 그 친구의 보증인이라며 친구 대신 돈을 갚으라며 협박한다. 그 뿐만이 아니라 갚아야 할 돈은 이자가 쌓여 202만엔 (2016년 2월 3일 기준으로 2,048만7,850원)이라는 거금이 되어있다.
당황하는 카이지에게 여사장은 하룻밤안에 그 정도의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며 카이지를 설득하게 되고 카이지는 그 말에 넘어가 게임이 벌어지는 운명의 크루즈선으로 향하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죽음의 가위, 바위. 보 게임을 시작하게 되는데...

영화의 전체적인 스토리는 원작의 1,2부를 따라가고 있지만 전개가 만화와 조금 다른 점이 있다. 스포가 될 수 있어 많은 말은 하지 못하겠지만 원작의 1,2부의 내용을 섞어놨다고 하면 설명이 될 것 같다. 하지만 바로 이 점 때문에 많은 원작팬들이 실망을 감추지 못했는데 아주 긴 원작의 1,2부를 2시간안에 스크린에 담아내려고 하니 잘린 부분이 너무나도 많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원작을 보지 않은 관객들에게는 꽤 메리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원작 만화가 너무나도 길기 때문에 시간이 없는 현대인들에게는 이 만화를 처음부터 보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이 방대한 내용을 2시간으로 압축한 영화판은 시간이 없는 이들도 원작을 보지 않고도 빠르게 카이지라는 작품을 흝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원작하고 다른 설정도 꽤나 코믹하게 느껴지는데, 예를들어 원작에서 악덕금융회사의 사장이었던 엔도 유우지가 성별이 바뀌어서 엔도 린코라는 이름의 여사장으로 나온다는 것이라던가, 원작에 없는 한국인이나 중국인이 나와서 낯익은 한국말을 영화 속에서 한다던가 (한국과 중국 관객을 잡기 위한 팬서비스일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원작을 알고 있는 팬이라면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캐스팅도 눈에 띈다. 데스노트 영화판, 바람의 검심 영화판에서 주연을 맡았던 후지와라 타츠야가 카이지역을 맡았으며 봉준호 감독의 단편 영화에도 출연한 적이 있는 일본의 악연 전문 배우 카가와 테루유키, 후지와라 타츠야와 함께 데스노트의 주연으로 나왔던 마츠야마 켄이치, 게다가 원작자인 후쿠모토 노부유키도 카메오로 출연한다.

카이지라는 인물은 무기력하며 실제로도 나약한 청년층을 상징하는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 인물이 도박을 통해서 일본 최고의 악덕 재벌을 무찌르려 덤비는 내용의 스토리는 요새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는 청년층에게 크나큰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카이지라는 매우 한심한 인물조차도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영화가 보여주며 이 영화를 보고 많은 이들이 많은 생각을 해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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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을 재미있게 보신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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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커넥션35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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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토요일, 이번주는 자신이 주인공이라며 로또 한 장에 온 정신을 집중하는 사람들. 모두가 거액의 행운을 바라며 추첨방송을 지켜보지만, 대부분 손에 쥐고 있던 행운의 보증수표는 한낱 휴지조각이 되어 버린다. 일확천금을 얻기 위해 경마장에서 마권을 사거나, 인생은 한방이라며 도박에 미쳐도 남는 건 후회와 한숨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행운이 올 거라는 막연한 꿈을 꾸는 사람들이 많다. 카이지도 그런 사람들 중 한 명이다. “언젠간 꼭 성공해야지”라는 부푼 꿈만 가진 채, 편의점 알바로 하루하루 근근이 살아가는 카이지(후지와라 타츠야). 어느날 빌려준 돈이라면 어떻게든 받아내는 사채업자 엔도 린코(아마미 유키)가 그를 찾아와 돈을 갚으라고 협박한다. 그녀에게 사채를 쓰고 종적을 감춰버린 친구의 보증을 선 카이지는 원금에 이자까지 갚아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그러나 월세도 제때 못내는 카이지에게 그런 큰 돈이 있을리 만무. 이 때 엔도 린코는 카이지에게 프랑스어로 희망이라는 뜻을 가진 에스포왈호에 탑승하면 일확천금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카이지는 항구에 도착해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과 배에 올라탄다. 하지만 희망은 쉽게 오지 않는 법. 게임을 주최하는 테이아이 그룹의 토네가와(카가와 테루유키)는 게임에서 이기지 못하면 지하땅굴에서 평생 강제 노역을 해야 한다는 말을 남긴채 유유히 사라지고, 곧바로 그들의 목숨을 담보로 한 죽음의 가위 바위 보 게임이 시작된다. <카이지>는 1996년부터 지금까지 연재되고 있는 후쿠모토 노부유키의 ‘도박묵시록 카이지’가 원작인 영화다. 지금까지 총 판매량이 1,300만부를 돌파한 원작은 2007년에 TV 애니메이션까지 만들어지며 일본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영화는 원작에 나왔던 3가지의 게임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초반에 등장하는 가위 바위 보 게임, 중반부에 나오는 고층빌딩 철골 건너기 게임, 마지막으로 E카드 게임이 대미를 장식한다. 특히 황제, 시민, 노예의 3종류의 카드를 사용해 승패를 가리는 E카드 게임은 카이지와 토네가와의 고난이도 두뇌게임을 펼치게 만들며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단순히 긴박감 넘치는 게임으로 2시간의 러닝타임을 채우기는 역부족. 영화는 현대 사회의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는 청년실업을 바탕으로 변변한 꿈도 없고, 꿈이 있어도 이루려는 노력조차 안하는 20대의 현실을 보여준다. 당연히 어느 정도 과장된 부분이 있지만, 이야기를 집중시키는 요소는 오늘날 젊은이들의 나약한 모습을 대변하는 주인공 카이지다. 카이지도 사회의 경쟁구도에서 튕겨져 나간 패배자인 동시에 꿈을 위해 정진하기는커녕 매번 일확천금의 행운이나 바라고 있는 한심한 청년이다. 그러나 가진 것 하나 없이 목숨을 담보로 치르는 죽음의 게임을 통해 카이지는 한 단계 성장한다. 그리고 카이지의 다이내믹한 성장과정을 지켜보는 이들은 또 다른 인생 역전의 갈증을 해소한다.하지만 영화는 너무나 설명적이다. 여타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일본영화의 문제점인 각색에 문제점을 드러낸다.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한다는 점에서는 어느 정도 흥행이 보장된 부분도 있지만, 원작을 사랑하는 팬들을 너무나 의식한 나머지 리메이크의 특색을 살리지 못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감독은 최대한 원작에 가깝게 연출하려고 노력했지만 그 대신 영화가 갖고 있는 색깔을 드러내지 못한다. 영화는 인상적인 이미지만으로 표현할 수 있는 부분까지 일일이 인물의 내레이션을 넣으며 설명하는데, 마지막 E카드 승부 때 카이지와 토네가와의 수 싸움 장면도 그런 식이다. 그런 이유로 러닝타임은 길어지고, 극의 긴장감은 현저히 떨어진다. 또한 배우들의 과장된 연기와 대사톤은 이야기의 흐름을 방해하기만 한다. 영화는 좋은 패를 갖고 있어도 결국 이기지 못하는 게임처럼, 아쉬움만 남긴다.
2010년 8월 16일 월요일 | 글_김한규 기자 (zzack08@movi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