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 못해도 (사랑이 무서워) | 오매불망 그녀가 하룻밤에 무너졌다! 도.대.체.왜?
넘치는 시식 능력 외에는 외모, 학벌, 패션 센스까지 모조리 평균 이하인 홈쇼핑 시식 모델 상열(임창정)은 잘나가는 동료 모델 소연(김규리)을 짝사랑한다. 하지만 얼굴이면 얼굴, 외모면 외모 빈틈 없이 완벽한 그녀의 눈에 상열은 그저 만만한 동료일 뿐.
비가 내리는 야심한 밤 소연은 만만한 상열을 불러내 자신의 말 못할 고민을 털어놓는다. 소연과 밤이 새도록 소주잔을 기울이던 상열은 이튿날 영문도 모른 채 호텔방에서 알몸으로 깨어난 자신을 발견하고, 꿈에 그리던 소연과 꿀 같은 하룻밤을 보냈다는 생각에 쾌재를 부른다. 하지만 소연은 그런 상열에게 폭탄발언을 하는데… 오매불망 그녀가 하룻밤에 무너졌다! 도.대.체.왜?
* 출연진의 다른영화 :
사랑이 무서워
정우철 감독의 <사랑이 무서워>는 코믹 전문 배우 임창정과 영화 <미인도>이후 오랜만에 영화에 출연한 배우 김규리를 주연으로 내세워 부담 없는 웃음과 잔잔한 감동까지 전해주는 로맨틱 코미디물로 국내 첫 데뷔작이기도 하다. 2006년 뉴질랜드로 이민을 떠난 정우철 감독은 그곳에서도 단편과 장편 영화시나리오 작업과 연출을 준비하기도 했고, ,2003년에는 '뉴질랜드 필름 커미션 장편 시나리오 공모전' 에서 1위에 당선되기도 했다. 또, 2005년에는 호주 필름 마켓 SPPA 에도 초정되는 등 실력을 인정받은 감독이기도 하다.
극 중 홈쇼핑 시식모델 상열을 연기한 임창정은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대한민국 전국민들이 인정하는 코믹전문 배우로 단역으로 출연했던 <남부군>을 시작으로 1998년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 <행복한 장의사> 등 무수히 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그만의 독특한 캐릭터를 구축하기도 하였지만 무엇보다도 돋보이는 순수하지만 바보스러운 연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임창정식 연기코드라 할수있다. 영화 <색즉시공>의 미래판 이라고도 할 수 있는 영화 <사랑이 무서워>는 찌질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언제봐도 즐겁고 유쾌한 임창정의 매력을 다시 한번 확인 시켜주기도 한다.
자신만의 독보적인 연기관을 고집하는 배우 임창정 영화의 소재로 흔하게 사용 되지 않았던 홈쇼핑 채널을 배경으로 그려지는 <사랑이 무서워>는 시식모델 상열(임창정)이 동료모델인 소연(김규리)과 방송출연을 하게되며 시작된다. 아름다운 미모와 우월한 몸매의 소연은 상열과는 어울리지않는 조합이지만 상열은 혼자 짝사랑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해 하며 그녀를 항상 마음속에 두고 있다. 소연은 이미 연인관계에 있는 박PD(김태훈)가 있었고 그와의 사이에 임신까지 하게 되지만 좋아할줄 알았던 박PD는 정색을 하며 낙태를 원하게 되고 진실한 사랑이 아니였다는걸 알게 된 소연은 그와 결별하게 된다.
임신한 소연은 우연히 상열과의 술자리를 하게 되면서 둘의 사이는 급속히 발전하게 되고 결혼까지 하게 된다. 순박하기만 한 상열은 소연의 임신사실을 모른 채 결혼까지 하게되고 자신의 아이인양 지극정성 소연을 보살피는 모습은 안타깝지만 잠자리를 거부하는 소연때문에 충동을 자제하지 못하고 벌어지는 해프닝들은 왜 그를 찌질남이라고 하는지 확인시켜 주기도 한다. 어쩌면 남성들의 이면에 감추어진 본능적 모습 일지도 모르지만 상열의 행동들은 감춰진 치부를 드러내듯 남성의 은밀한 생각들을 가감없이 보여주기도 하고, 수많은 여성들의 유혹을 견디며 살아가야하는 남성들의 거부할수 없는 본능이 안타깝기만 하다. 배우 임창정의 작품들에서 보여준 그의 연기는 남성들을 대변하기 보다는 그들을 향해 "너희들은 안그래?다들 그러잖아?"라고 말하며 시원한 돌직구를 날려 주기도 한다.
이중적인 성격의 진정한 찌질남 박PD 순진하며 자신감 조차도 없어보이는 상열과는 반대로 매사에 에너지넘치고 남성적 매력을 풍기는 박PD, 상열과는 비교상대가 되지않지만 소연과의 문제가 생기면서 이중적인 모습이 드러나게 된다. 배우 김태우의 동생으로 영화 <아저씨>에서 형사반장 치곤 역으로 얼굴을 알리기도 했으며 영화 <설인>에서 실종된 친구를 찾아나서는 주인공 연수 역할을 하기도 했다. 돈과 명예를 중요시 하는 박PD는 사랑과 결혼은 별개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정작 자신의 곁에 있을땐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소연이 자신의 애까지 임신한채 무능하고 별볼일없는 상열과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게 되자 그 행복 마저도 자기 것인양 뺏으려 한다. 하지만 상열의 따뜻한 사랑을 받고있는 소연에게 박PD는 쓰레기 같은 존재로만 느껴질 뿐이다. 영화속 박PD와 소연의 대화중 소연이 내뱉는 말속에는 상열을 향한 소연의 사랑이 드러나기도 하는데,가방을 챙겨 상열에게 가려는 소연은 박PD에게 "너와 나같은 인간은 비교도 할수없어! 이 쓰레기야!!" 라는 말로 박PD를 분노케 한다. 영화 속 가장 통쾌한 장면으로 답답한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주며 그동안 보여주었던 소연과 박PD의 답답했던 관계까지도 말끔히 정리해주는 장면이었다.
자신을 표현할줄 아는 개념있는 배우 김규리 임신까지 한 상태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림 받은 소연(김규리)은 어쩔 수 없이 상열(임창정)과 결혼하게 되지만, 이 모든사실을 알게 된 후 상열은 소연을 사랑하지만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자신이 사랑했지만 미래를 약속할수 없는 박PD와, 자신을 아낌없이 사랑해주지만 사랑을 주기에는 많이 부족한 상열과의 사이에서 갈등하는 소연의 행동은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며, 그녀를 사랑하는 상열에게는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미혼모에 대한 세상의 편견과 양육에 따르는 부담을 소연이 감당해 나가기에는 힘겨운 문제지만 소연의 행동은 현명하지 못했고 상열에게는 크나큰 상처와 시련이 아닐 수 없다. 오랜만에 영화에 출연한 김규리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운 역할 이었겠지만 임창정과의 편안한 호흡으로 그녀의 연기는 더욱더 빛을 발하게 된다.
애드립의 대모 김수미를 비롯한 조연들의 코믹 앙상블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임창정과 김규리의 호흡도 좋았지만 극중 상열(임창정)의 어머니로 출연하는 영원한 "일용엄마"김수미의 맛깔나는 사투리와 애드립은 상열의 어눌한 표정과 어울리며 폭소를 자아내게 하는데 "털갈이 하냐"이말 한마디로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을 바꿔버린 그의 존재감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분량이 많지는 않았지만 김수미 라는 배우의 출연만으로도 영화의 무게감을 더해주는 듯 하다. 또한 영화속에는 게이를 등장시켜 이젠 이슈가 아닌 협의 되어야 할 성 정체성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하는데 상열의 친구 명부(박민환)와 베로니카(김진수)는 오래된 게이프랜드로 친구인 상열조차도 알지 못했던 사실을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되며 그들을 인정하게 된다. 베로니카 역할의 김진수는 개그맨 출신 배우로 한때는 서경석, 이윤석과함께 활발한 활동을 하기도 했었고 최근에는 드라마에 출연하며 배우로 변신한 그의 존재감을 드러내 보이기도 한다. 극 중 마릴린먼로 코스프레를 하는가 하면 시스루 셔츠를 입고 파격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들의 등장으로 영화의 재미를 더 하게 된다.
사랑이 무서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것은 아닐까... 영화<사랑이 무서워>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이지만 웃음 뒤에 우리들의 사랑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 해보게 한다. 임창정이 연기해준 상열의 캐릭터는 이전의 작품속 주인공들과 다를바 없지만 어쩌면 이제는 그런모습들이 친숙하게 다가오기도 하고 자극적이지 않는 다양한 웃음과 코믹한 장면들은 영화를 편하게 웃으며 감상 할수 있게 해준다.
사랑고백을 망설이고 있다면 꼭 보세요!
글: KANG ME JU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섹시함을 덜어 낸, <색즉시공>이랄까. <사랑이 무서워>는 <색즉시공>의 순수했던 대학생 은식(임창정)이, 사회인이 돼서 겪는 이야기라고 보면 딱 무방한 영화다. 임창정은,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영화 속 임창정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그는 여전히 사랑하는 여자에게 채이고 바람 맞고 루저 취급을 당한다. 하지만 여전히 그 사랑을 포기 할 줄 모른다. 이 시대에 보기 드믄 21세기 순정파. <사랑이 무서워>는 임창정이 지닌 ‘찌질이 루저 캐릭터’를 있는 그대로 재활용한 임창정식 코미디 영화다. 식상함과 익숙함 사이 그 어딘가에 이 영화가 있다. 번번한 연애 한 번 못해 본 홈쇼핑 시식 모델 상열(임창정). 그의 마음은 오래전부터 동료 모델 소연(김규리)에게 향해있다. 하지만 외모 학벌 능력 뭐 하나 아쉬울 게 없는 소연에게 상열은 그저 그렇고 그런 남자일 뿐. 게다가 그녀에겐 능력 있는 애인 박PD(김태훈)까지 있으니, 상열이 눈에 찰리 만무하다. 그러던 중, 소연은 박PD의 아이를 임신하게 되고, 유산을 요구하는 박PD와 틀어져 이별을 하게 된다. 배 속의 아이는 지키고 싶고, 그렇다고 아빠 없는 아이로 키우고 싶지 않은 소연은 자신과 하룻밤을 보냈다고 착각하는 상열에게 거짓말을 한다. ‘당신의 아이를 가졌다!’고. 오매불망 소연만 바라보던 상열로서는 이게 웬 굴러들어온 복?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은 그렇게 시작된다. <사랑이 무서워>는 영화 자체가 농담에 가까운 작품이다. 웃자고 만든 영화에 죽자고 작품성을 들이대면, 허무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영화의 농담은 기초 설정에서부터 시작된다. 미혼모 되는 게 싫다는 이유 하나로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 ‘그.것.도’ 스토커라 치부했던 남자에게 시집을 간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여자는 아니다. 남자 주인공은 또 어떤가. 임신 8개월 만에 아이가 나온다는 황당무계 시추에이션을 아무 의심 없이 받아들이다니. 아무리 순진해도 그렇지, 그의 정신세계도 농담이란 말로 밖에 달리 표현 할 길이 없다. 농담의 수준도 반길 만한 게 못된다. 배우 개인기에 기댄 시나리오는 엉성하고, 배설물이 흘러넘치는 변기와 사투를 벌이는 ‘화장실 유머’ 씬 등은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여성 외모와 동성애자를 우스갯거리로 전락시키는 낡은 전법 역시 여지없이 등장한다. ‘감동으로 마무리해야한다’는, 한국 코미디 영화 특유의 강박관념에서는 또 왜 그리 자유롭지 못한지. 홈쇼핑이라는 소재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롯데 홍보 수단(이 영화의 배급은 롯데엔터테인먼트다)에 그친 것 역시 안이하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마지막 순간까지 관객을 붙드는 힘이 있다면, 몸에 나쁜 줄 알면서도 먹게 되는 ‘불량식품’과 흡사하기 때문이다. 저속한 대사와 역겨운 화장실 유머가 오가는 사이, 관객은 저도 모르게 허허실실 거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때때로 구차하고, 종종 비굴하고, 많이 염치없는 임창정의 다소 식상한 연기 역시, 익숙하다는 의미에서는 반가울 수 있다. (작당하고 만든)화장실 유머 코미디가 오랜만에 나왔다는 것 역시, <사랑이 무서워>로서는 나쁘지 않다. ‘유통기한이 지난 장르’라곤 하지만, 어차피 유행이라는 건 돌고 도는 거니까. 그리고 예전에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화장실 유머를 저급하다 평가하는 사람들의 반대편에는, 이를 반갑게 즐길 관객이 분명 있을 테니까.
2011년 3월 5일 토요일 | 글_정시우 기자 ( siwoorain@movist.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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