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혼
Pitch High, 2011
인생과 야구는 닮은점이 참 많다는 말을 여기저기서 들어본 적 있다. 시간 제한이 없는 스포츠, 공이 아닌 사람이 들어와야 점수가 나는 스포츠. 멀리서 단순하게 바라보면 그저 딱딱한 공 하나로 던지고 치고 달리는 경기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는 수 많은 심리전과 엄청난 수싸움이 숨어있기 마련이다. 한 수 앞을 내다 볼 수 없듯, 야구 역시도 언제 어떻게 뒤바뀔지 모르는 드라마이기에 인생과 가장 가깝게 비유되는 스포츠가 아닐까?
그래서 그런지 야구를 소재로 한 영화는 참 많다. 인간 승리를 그려내는 정통적인 야구 이야기는 물론, 국민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야구를 소재로 한 코미디 장르도 다양하다. 야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록 관련된 영화나 드라마는 더욱 늘어날 것 같다. 지금 쓰려는 이 영화 <투혼> 역시 야구를 소재로만 로맨틱 코미디와 비슷한 부류라고 할 수 있다.
코미디 장르의 웃음과 가족애의 눈물, 또 스포츠라는 활기참을 더해 전형적인 대중적 영화를 꼽으라면 이 영화를 꼽을 수 있다.스포츠 영화에서 특히 야구 영화에서 야구가 주는 극적인 장면을 아주 잘 활용해야 감동이 더해지기 마련이다. 이 영화에서는 극적인 그림을 있는대로 끌어올려 아주 잘 나타낸 것 같다. 진짜로 감동이 복받쳐 올랐으니 말이다.
2011년과 2012년, 물론 지금까지도 우리나라 프로야구는 거의 전성기라 할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과거 대립적인 팬들의 구도에서 이제는 모두 즐길 수 있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남녀노소, 심지어 외국인들에게도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그 중 '구도' 부산의 프로야구 팀 롯데자이언츠는 결코 빼놓을 수 없다. 과거 꼴등만 하는 약팀이었지만 팬만큼은 가히 1등이었던 극성적인 팬이 많은 롯데자이언츠, 그 팀을 소재로 이 영화는 시작된다.
<주유소 습격사건>, <신라의 달밤> 등 들어만 봐도 무슨 영화인지 단번에 알아차릴 만큼 흥행에 성공한 이 두 영화의 감독 김상진 감독이 야심차게 준비한 영화다. 영화 <투혼>은 어떻게 보면 야구 자체보다는 한 인간의 성장을 그린다고 해야 적당한 표현인 것 같다. 그 인간을 가장 두드러지게 보여지기 위한 수단은 '야구'가 될 수 있다. 왕년에는 슈퍼스타였지만 오만한 성격에 2군으로 쫓겨나고 사건 사고만 일으키다 집에서도 쫓겨난 전설의 투수는 내조의 여왕 아내를 통해 개과천선 한다는 것이 주요 줄거리다. 이 스토리는 왠지 이 시대 철부지 남성들의 자화상이라고도 할 수 있다.
영화 초반을 이끌던 독특한 유머는 김상진 감독 특유의 능력인 것 같다. 앞서 말했듯 <주유소 습격사건>, <신라의 달밤> 또 <광복절 특사> 까지.. 한바탕 소동이 있은 후 몰아 붙이는 코미디 화법은 그 동안 많은 지지층을 만들기엔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영화 <투혼>은 코미디를 담당했던 초반을 지나면 유머코드는 다소 부진에 빠진다.
아니 어떻게 보면 중반 부터 다른 감독이 만든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 만큼 다른 노선을 가고 있었다. 하나의 해프닝이 아닌 순차적인 감정을 중시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 개봉 당시 인터뷰에서 김상진 감독은 스스로 코미디에 물렸다고 고백했다. 색다른 방식을 원했을 지도 모를 김상진 감독의 평가작이 이 영화였고, 영화의 흥망은 직접 판단해보았으면 좋겠다. <투혼>에서는 감정선에 매우 섬세하게 초점을 맞추었다고 했고, 그렇다고 웃음을 포기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실제로 그랬다. 웃음과 감동이 공존하는 '드라마' 이긴 했다.
개인적으로 영화가 나쁘지는 않았다. 영화는 망나니처럼 망가진 왕년의 슈퍼스타의 개과천선이 주요 이야기지만 선수 일 때만은 프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개인적으로 배우 김주혁의 연기나 김선아의 연기는 감히 지적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또 정감있는 사투리를 구수하게 잘 쓰는 어린 아역들을 보며 눈쌀 찌푸릴 관객은 드물다. 이 영화에도 그랬다.
대표적으로 영화 <글러브>를 생각해보자. 아주 아주 뻔한 이야기임에도 직접 보고 가슴 울리는 공감이 있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러한 감동이 찾아오지는 않는다. 간단하게 말하면 아주 무난하고 아주 적당히 만들어진 영화 같다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 정말 대중적인 영화다. 예를 들면 명절을 노리고 만들어지는 <두사부일체> 시리즈 같은 느낌이랄까? 온 가족이 치고 부수는 액션영화 보다는 함께 웃을 수 있는 코미디를 선호하기에 매 명절 마다 만들어지는 이 시리즈와 같이 정말로 대중적인 사랑을 받을 만한 영화였다. 즉, 큰 기대는 하고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영화의 배급사는 롯데 엔터테인먼트였고 극 중 팀 역시도 롯데였다. 배경도 부산이었고 사투리 역시도 좋았다. 개인적으로 롯데 자이언츠를 좋아하기에 가까이서 야구의 뒷 이야기들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하지만 야구장면을 재밌게 보다가도 아내의 모습과 개과천선했다는 점을 강조하는 모습이 나올 때면 영화가 늘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이 지루했다. 뻔한 스토리가 무조건 나쁘고 실패할 길이라는 것은 아니지만 영화에서 그 점이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했을지도 모른다. 박진감 넘치고 활력있는 스포츠에 사랑이나 가족애 같은 느린 이야기가 함께 어우러 지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화가 아닌 이상 전형적인 이야기로만 진행된 것이 다소 실망스러웠지만 두 배우가 끌고가는 이야기는 그다지 가볍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오락영화이기에, 대중영화이기에 약간은 부족해도 더 많은 사람들의 입맛을 고려한 반찬과 같이 적당한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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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구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김주혁, 김선아를 좋아하는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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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이주환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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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과 야구는 닮은점이 참 많다는 말을 여기저기서 들어본 적 있다. 시간 제한이 없는 스포츠, 공이 아닌 사람이 들어와야 점수가 나는 스포츠. 멀리서 단순하게 바라보면 그저 딱딱한 공 하나로 던지고 치고 달리는 경기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는 수 많은 심리전과 엄청난 수싸움이 숨어있기 마련이다. 한 수 앞을 내다 볼 수 없듯, 야구 역시도 언제 어떻게 뒤바뀔지 모르는 드라마이기에 인생과 가장 가깝게 비유되는 스포츠가 아닐까?
그래서 그런지 야구를 소재로 한 영화는 참 많다. 인간 승리를 그려내는 정통적인 야구 이야기는 물론, 국민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야구를 소재로 한 코미디 장르도 다양하다. 야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록 관련된 영화나 드라마는 더욱 늘어날 것 같다. 지금 쓰려는 이 영화 <투혼> 역시 야구를 소재로만 로맨틱 코미디와 비슷한 부류라고 할 수 있다.
코미디 장르의 웃음과 가족애의 눈물, 또 스포츠라는 활기참을 더해 전형적인 대중적 영화를 꼽으라면 이 영화를 꼽을 수 있다.스포츠 영화에서 특히 야구 영화에서 야구가 주는 극적인 장면을 아주 잘 활용해야 감동이 더해지기 마련이다. 이 영화에서는 극적인 그림을 있는대로 끌어올려 아주 잘 나타낸 것 같다. 진짜로 감동이 복받쳐 올랐으니 말이다.
2011년과 2012년, 물론 지금까지도 우리나라 프로야구는 거의 전성기라 할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과거 대립적인 팬들의 구도에서 이제는 모두 즐길 수 있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남녀노소, 심지어 외국인들에게도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그 중 '구도' 부산의 프로야구 팀 롯데자이언츠는 결코 빼놓을 수 없다. 과거 꼴등만 하는 약팀이었지만 팬만큼은 가히 1등이었던 극성적인 팬이 많은 롯데자이언츠, 그 팀을 소재로 이 영화는 시작된다.
<주유소 습격사건>, <신라의 달밤> 등 들어만 봐도 무슨 영화인지 단번에 알아차릴 만큼 흥행에 성공한 이 두 영화의 감독 김상진 감독이 야심차게 준비한 영화다. 영화 <투혼>은 어떻게 보면 야구 자체보다는 한 인간의 성장을 그린다고 해야 적당한 표현인 것 같다. 그 인간을 가장 두드러지게 보여지기 위한 수단은 '야구'가 될 수 있다. 왕년에는 슈퍼스타였지만 오만한 성격에 2군으로 쫓겨나고 사건 사고만 일으키다 집에서도 쫓겨난 전설의 투수는 내조의 여왕 아내를 통해 개과천선 한다는 것이 주요 줄거리다. 이 스토리는 왠지 이 시대 철부지 남성들의 자화상이라고도 할 수 있다.
영화 초반을 이끌던 독특한 유머는 김상진 감독 특유의 능력인 것 같다. 앞서 말했듯 <주유소 습격사건>, <신라의 달밤> 또 <광복절 특사> 까지.. 한바탕 소동이 있은 후 몰아 붙이는 코미디 화법은 그 동안 많은 지지층을 만들기엔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영화 <투혼>은 코미디를 담당했던 초반을 지나면 유머코드는 다소 부진에 빠진다.
아니 어떻게 보면 중반 부터 다른 감독이 만든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 만큼 다른 노선을 가고 있었다. 하나의 해프닝이 아닌 순차적인 감정을 중시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 개봉 당시 인터뷰에서 김상진 감독은 스스로 코미디에 물렸다고 고백했다. 색다른 방식을 원했을 지도 모를 김상진 감독의 평가작이 이 영화였고, 영화의 흥망은 직접 판단해보았으면 좋겠다. <투혼>에서는 감정선에 매우 섬세하게 초점을 맞추었다고 했고, 그렇다고 웃음을 포기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실제로 그랬다. 웃음과 감동이 공존하는 '드라마' 이긴 했다.
개인적으로 영화가 나쁘지는 않았다. 영화는 망나니처럼 망가진 왕년의 슈퍼스타의 개과천선이 주요 이야기지만 선수 일 때만은 프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개인적으로 배우 김주혁의 연기나 김선아의 연기는 감히 지적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또 정감있는 사투리를 구수하게 잘 쓰는 어린 아역들을 보며 눈쌀 찌푸릴 관객은 드물다. 이 영화에도 그랬다.
대표적으로 영화 <글러브>를 생각해보자. 아주 아주 뻔한 이야기임에도 직접 보고 가슴 울리는 공감이 있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러한 감동이 찾아오지는 않는다. 간단하게 말하면 아주 무난하고 아주 적당히 만들어진 영화 같다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 정말 대중적인 영화다. 예를 들면 명절을 노리고 만들어지는 <두사부일체> 시리즈 같은 느낌이랄까? 온 가족이 치고 부수는 액션영화 보다는 함께 웃을 수 있는 코미디를 선호하기에 매 명절 마다 만들어지는 이 시리즈와 같이 정말로 대중적인 사랑을 받을 만한 영화였다. 즉, 큰 기대는 하고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영화의 배급사는 롯데 엔터테인먼트였고 극 중 팀 역시도 롯데였다. 배경도 부산이었고 사투리 역시도 좋았다. 개인적으로 롯데 자이언츠를 좋아하기에 가까이서 야구의 뒷 이야기들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하지만 야구장면을 재밌게 보다가도 아내의 모습과 개과천선했다는 점을 강조하는 모습이 나올 때면 영화가 늘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이 지루했다. 뻔한 스토리가 무조건 나쁘고 실패할 길이라는 것은 아니지만 영화에서 그 점이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했을지도 모른다. 박진감 넘치고 활력있는 스포츠에 사랑이나 가족애 같은 느린 이야기가 함께 어우러 지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화가 아닌 이상 전형적인 이야기로만 진행된 것이 다소 실망스러웠지만 두 배우가 끌고가는 이야기는 그다지 가볍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오락영화이기에, 대중영화이기에 약간은 부족해도 더 많은 사람들의 입맛을 고려한 반찬과 같이 적당한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야구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