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 행하신 일을 보라, 하느님이 굽게 하신 것을 누가 능히 곧게 하겠느냐?"
전도서 7장 13절, "우리가 자연을 함부로 바꾸려 하지만 자연도 우릴 바꾸려 할 것이다."
- 윌리암 게리린
위 문장은 이 영화
[가타카]의 오프닝 장면에 등장하는 문구로서, 이 영화의 전체적인 주제를 암시하는 글이기도 합니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과학기술은 분명 인간들의 삶을 편하고 윤택하게 해주지만, 가끔은 너무나도 놀랍도록 발전해가는
모습에 일말의 불안감 또한 느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가장 우려가 되는 부분이라면 인간들이 너무도 과학이라는 것에 집착
해 가면서 언제부터인가 그 과학이라는 것에 전적으로 의지를 하려하고, 마치 과학이 보여주는 것이
불멸의 진리인 것처럼 믿어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할리우드의 수많은 영화들 속에서 가까운 미래사회를 그린 영화들은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이 영화 [가타카]는 꽤나
독특하고 영화가 이야기하는 주제 또한 무척이나 깊이가 있었던 영화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인간이란 존재는 태생적으로
온갖 질병에 노출된 삶을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자신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간에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수는 없는
것이 인간입니다. 하지만 이 인간이란 존재는 과학이라는 것의 힘을 빌어, 더욱 더 완벽한 사회, 완벽한 인간을 꿈꿉니다.
다시 말하면, 신에 의해서 정해지는 운명이 아닌, 인간들 스스로가 자신들의 운명을 정하려는 것으로,
분명 신의 뜻과는 대치되는 운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너무나도 사랑한 부모님의 영향으로 자연출산한 주인공 빈센트(에단 호크). 하지만 놀라울 정도로 발전한 미래사회의
유전학에 의하면 빈센트는 온갖 질병에 시달려 보험가입도 안되며 30살까지 밖에 살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태어나자 마자 그의 발바닥에서 채취한 피 한방울을 통해 그의 평생의 운명이 벌써 판가름 난 것입니다.
소위 미래의 발전된 사회에서 이야기하는 열성인자를 가지고 태어난 것입니다. 이 미래사회는 모든 것에 완벽을
추구하는 사회인지라, 인간이란 것도 열성인자들은 제거하고 우성인자들만 취합해서 완벽한 아이를 시험관
수정을 통해서 생산시키고 있었던 것입니다.
당연히 빈센트는 시험관 수정이 아닌, 자연출산된 그 순간부터 그가 할 수 있는 일, 해야만 하는 일들이 이미 결정난 셈입니다.
이러한 빈센트의 모습에 그의 부모는 시험관 수정을 통해 완벽한 동생을 만드는데, 자신보다 키도 크고 모든 것이 완벽한
동생에게 빈센트는 항상 말로 표현못할 열등감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어느 날, 동생과 함께 했던 수영시합에서 동생을
이긴 빈센트는 비로소 모든 운명은 정해진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노력여하에 따라서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이에 어려서부터 우주비행사의 꿈을 가지고 있었던 빈센트는 우주 항공 회사인 "가타카"에 입사하기 위해 유전자 브로커를 통해
우성인자를 가지고 있지만 사고로 몸이 불구가 된 제롬으로 다시 태어나게 됩니다. 남들보다 더욱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는
빈센트.하지만 어느 날 회사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으로 인해서 수사관들의 수사가 이어지며, 빈센트는 위태로운 처지에
빠져버리게 됩니다. 과연, 그는 그의 소원대로 우주로 갈 수 있을까.
태어나는 순간부터 모든 운명이 결정된다는 이야기는 분명 처음 들어보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과거 노예제도 등이 횡횡하던
시대에도 태어난 순간부터 죽는 날까지 노예로만 살아가야 했던 비극적인 역사가 존재했었는데, 이 영화 [가타카] 또한
유전자 식별을 통해서 걸러진 우성인자의 인간들은 사회의 하층민으로서 살아가야 하는 암울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인간이란 것은 어찌보면 완벽할 수 없기에, 완벽하지 않기에 인간입니다. 당연히 성장하면서 아파하고, 괴로워하며,
기뻐하고, 슬퍼하는 것이 인간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태어나는 순간부터 결정된다는 것은 더 이상 인간이길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가 아닌가 합니다.
모든 인간들이 똑같은 환경속에서 태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운명이 이미 결정났다는 것 만큼이나 암울한 것은 없습니다.
그것은 비단 열성인자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나, 우성인자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아무리 노력하고
공부해도 현실적인 문제로 좌절해야만 하는 사람이나, 정해진 운명에 따라서 순응하며 살아가는, 모자른 것이 없기 때문에
그만큼 노력도 할 수 없는 사람들 또한 불행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모습은 빈센트와 그에게 자신의 유전자료를
제공하는 제롬의 모습에서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분명 우성인자만을 가지고 태어나 모든 것이 완벽한 삶을 살아야만 하는
제롬은 불의의 사로로 인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입니다.
하지만 빈센트의 경우는, 분명 유전학적으로는 한계가 있는 삶이지만 그 한계를 스스로의 노력에 의해서 개척해 나가는
존재입니다. 분명 이 영화속에 등장하는 미래사회는 인간의 운명이란 원래부터 정해져 있는 것이라고 하지만, 위 두 사람의
이야기만을 살펴보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은 것이 또한 인간들의 운명입니다. 이 세상이라는 것이 얼마나 변화무쌍하고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데,단순히 태생적인 운명만 가지고 전체적인 운명까지 좌우할 수 없음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꿈을 가질 수 없는 삶이란 너무나도 인간으로서 견딜 수 없는 고통입니다. 그 꿈의 성사여부에 상관없이 꿈을 향해서 노력하며
살아가는 것이 인간입니다. 과학이라는 것이 인간들에게 부여한 편리함은 분명 인정받아 마땅하지만, 가끔은 그 과학때문에
인간이라는 존재까지 인간적이지 않고, 너무 과학적으로 판단되고 평가받는 시대가 오는 것이 아닌가하는 두려움이 느껴집니다.
영화는 생각만큼 엄청난 사건이라든가, 충격을 던져주지는 않지만, 시작부터 마지막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까지 은근히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시키며 영화속에 몰입토록 합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이 영화속에서 사랑하는 연인으로 등장했던 에단
호크와 우마 서먼은 이 영화가 끝난 후 실제로 결혼까지 했으며, 빈센트(에단 호크)에게 자신의 유전자료를 제공하는
제롬역으로는 주드로가(이전에 [리플리]라는 영화도 있었는데, 솔직히 이 영화때까지만 해도 이 배우 약간
싸이코틱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물론 지금은 너무나 멋진 배우지만), 등장하며 왕년의 명배우인 어네스트 보그나인이 청소팀의 팀장으로, 그리고 올초 아카데미에서 [리틀 미스 선샤인]에서 이 가족의 "골때리는" 할아버지역으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던 노배우 알란 아킨이 살인사건을 수사하는 수사관으로 등장합니다. 그리고 잠깐 등장하는 인물이지만 과거 [맨 인 블랙]과 TV시리즈 [몽크]로 유명한 토니 샬롭이 유전자 브로커로 나와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뉴질랜드 출신의 감독인 앤드류 니콜의 데뷰작이 바로 이 영화 [가타카]인데, 많은 분들이 사랑하는 짐 캐리의 [트루먼 쇼]의 각본가로도 유명한 분입니다. 재미있는 건, 이 분의 차기작이 알 파치노의 [시몬]이라는 영화였는데, 그 영화에서 여주인공(가상현실속의 스타)을 맡았던 모델 겸 배우 레이첼 로버츠가 현재 그의 아내이기도 합니다.
우성인자를 가지고 있는 인간들이 상류사회를 이루고, 그렇지 못한 열성인자의 사람들이 하류사회를 이루고 있는 미래사회. 같은 형제지만 형은 열성인자, 동생은 우성인자를 가지고 살아가는 빈센트 형제. 당연히 그러한 삶이 마땅하다고 생각하지만, 어느순간 형이 수영시합에서 동생을 이기면서 빈센트는 정해진 운명이란 없다고 확신합니다. 이러한 형의 모습에 동생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아니, 그렇게 되서는 안된다고 믿고 있습니다. 어떻게 자신을 이길 수 있느냐는 동생의 질문에 형 빈센트는 이야기합니다. "난 되돌아갈 힘을 남겨두지 않아서 널 이기는거야" 이 말은 자신의 노력여하에 따라서 얼마든지 열성이지만, 우성을 극복할 수 있다는 빈센트만의 철학이 담겨진 대목입니다. 당연히 항상 져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노력만 하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만의 확고한 의지를 말입니다.
또한 이 영화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빈센트와 제롬의 우정입니다. 이 제롬이라는 캐릭터는 이 영화 [가타카]가 이야기하는 대표적인 미래형 인간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미래사회의 어두운 면을 동시에 표현하는 캐릭터입니다. 우성인자를 가지고는 있지만 어느 날 닥쳐올 예기치 못한 사건까지는 어쩔 수 없었던 제롬.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빈센트에게 자신의 유전자료를 제공하며 경제적인 이득을 취하지만, 빈센트가 자신을 대신해서 우주로 떠나게 되자, 제롬은 더 이상 자신의 존재에 가치를 느끼지 못합니다. 물론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점차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을 대신해 제롬 모로우로 살아갈 빈센트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비록 자신이 이룬 꿈은 아니지만 그에게 꿈을 심어준 빈센트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표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또한 빈센트처럼 그 꿈의 여행을 떠나는 것입니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삭막하고 인간미라고는 왠만해선 찾아볼 수 없는 미래사회의 모습을 꽤 그럴싸하게 보여줍니다. 영화속에서 이야기하는 인간관계라는 것이 인정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만큼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 또한 어둡고 암울하기까지 합니다. 마치 제롬 머로우가 되기 전, 꿈은 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빈센트의 정신세계처럼 말입니다. 이 영화 [가타카]를 보면서 정말 가까운 미래에 이런 사회가 되지 않으리라는 보장 또한 없습니다. 점차 발전해가는 과학속에, 점차 말살되어가는 인간성은 분명 이 세계를 창조한 조물주에 대한 도전입니다. 물론 저는 기독교 신자는 아니지만, 적어도 신이라는 존재는 믿는 사람입니다. 분명 신은 모든 것을 창조한 후에 그 세상을 살아가는 인간들에게 많은 가능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이 창조한 세계를 인간들이 감히 재창조하려는 시도는 신의 뜻에 어긋나는 행동임에 틀림없습니다. 차분한 듯 하면서도 은근히 강렬한 주제, 평이한 듯 하면서도 은근히 영화가 끝나는 순간까지 긴장감을 유지하게끔 했던 영화. 과연, 인간의 운명이란 숙명적인 것일까. 과연, 인간들은 그들의 운명을 스스로 정할 수 있을까. 운명과 도전, 좌절과 극복에 대한 철학적인 메시지, [가타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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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들고 어려운 사람, 그러나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분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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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드죠스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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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가질 수 없는 삶이란 너무나도 인간으로서 견딜 수 없는 고통입니다. 그 꿈의 성사여부에 상관없이 꿈을 향해서 노력하며
영화는 전체적으로 삭막하고 인간미라고는 왠만해선 찾아볼 수 없는 미래사회의 모습을 꽤 그럴싸하게 보여줍니다. 영화속에서 이야기하는 인간관계라는 것이 인정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만큼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 또한 어둡고 암울하기까지 합니다. 마치 제롬 머로우가 되기 전, 꿈은 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빈센트의 정신세계처럼 말입니다. 이 영화 [가타카]를 보면서 정말 가까운 미래에 이런 사회가 되지 않으리라는 보장 또한 없습니다. 점차 발전해가는 과학속에, 점차 말살되어가는 인간성은 분명 이 세계를 창조한 조물주에 대한 도전입니다. 물론 저는 기독교 신자는 아니지만, 적어도 신이라는 존재는 믿는 사람입니다. 분명 신은 모든 것을 창조한 후에 그 세상을 살아가는 인간들에게 많은 가능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이 창조한 세계를 인간들이 감히 재창조하려는 시도는 신의 뜻에 어긋나는 행동임에 틀림없습니다. 차분한 듯 하면서도 은근히 강렬한 주제, 평이한 듯 하면서도 은근히 영화가 끝나는 순간까지 긴장감을 유지하게끔 했던 영화. 과연, 인간의 운명이란 숙명적인 것일까. 과연, 인간들은 그들의 운명을 스스로 정할 수 있을까. 운명과 도전, 좌절과 극복에 대한 철학적인 메시지, [가타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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