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 오브 라이프 Tree of Life
영화는 기록의 예술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어떤 공간에서 어떤 시간 동안 어떤 인물들이 느끼는 감정들과 행동들을 기록하고, 사람들은 그 기록을 관찰하면서 새로운 생각을 하고,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지요. 그렇다면, 우리의 일생을 영화로 담을 수 있을까요? 거의 한 세기 동안 지속되면서는 다양한 감정들과 사건들이 일어나는 인간의 삶을 필름에 담는 것은 불가능해 보이지만, '인생'이라는 광범위한 하나의 대사건을 '요약'하여서는 담을 순 있겠죠, 그리고 테렌스 멜릭 감독은 인생의 다양한 부분들 중에서 가장 많은 것을 느끼고, 경험하게되는 유아기 시절을 가족과 함께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인생과 가족의 소중함을 <트리 오브 라이프>를 통해 되돌아봅니다.
<트리 오브 라이프>가 다른 가족, 인생을 소재로한 영화들보다 특히나 특별하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영화 속에 그려지는 가족의 모습이에 있습니다. <트리 오브 라이프>는 가족과 동시에 인생의 기원으로부터의 모습들을 그저 잠잠히, 묵묵하게 그려냅니다. 아버지 (브래드 피트 분)과 어머니 (제시카 차스테인 분)을 뿌리로한 이 가족은 사실 150억년 전까지 그 뿌리를 내립니다. 우주의 시작, 잠잠한 우주 속에서 하나 둘씩 여러 항성들과 은하가 생성되고, 그 속에서 다시 항성계와 행성들이 구축되고, 드디어 지구도 꿈틀대기 시작합니다. 허나 150억년이라는 그 이름처럼, 아직 가족이 탄생하기에는 아직 더 많은 고통과 인내가 필요합니다. 지구가 탄생하고도 멸절과 진화의 기간을 겪고, 마침내 수 억년이 지나고 어머니와 아버지가 만나 새로운 '싹'을 틔우게 되죠.
결국 영화 속 가족의 탄생은 하나의 우주적인 사건입니다. 150억년이라는 엄청난 세월과 함께 엄청난 수의 우주적인 반응, 사건들이 모여서 이루어낸 하나의 결과물이니까요. 그렇게 가족이라는 싹을 틔워내기 위한 150억년이라는 시간은 수 없이 땅 속에서 얽히고 얽힌 뿌리라고 봐야겠죠.
이렇게 탄생한 가족의 모습은 행복함을 뛰어넘어서 성스러워 보이기까지 합니다. 걸음마를 때는 잭 (숀 펜 분), 새로 태어난 자신의 동생을 직접 보고, 많은 사람들과 세상을 보고 만지면서 자라나게 되죠. 초등학교에 들어가 처음으로 사랑이라는 감정을 알게 될때에는, 바라보는 사람마저 흐뭇하게 만드는 이러한 광경들은 우리가 겪었던 어린 시절과 다를바 없기 때문에 더욱 공감이 가고, 뜻이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가장 많은 감정들과 사물들을 느끼고 인지하는 유아기, 아동기의 아이들과 가족의 모습은 더욱이 사실적으로 표현되어있죠. 새로 태어난 동생을 시기하는 형의 모습, 처음보는 장애인과 피부색이 다른 흑인들, 친구의 죽음, 그리고 지나칠 정도로 엄격한 아버지의 모습이 그러합니다. 특히 영화의 중, 후반부를 아우르는 아버지와 장남 잭의 갈등이 가장 대표적이라고 말할 수 있겠죠.
이러한 가족의 탄생, 잭이 경험하는 유아기, 아동기 시절의 사건들 속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존재합니다. 바로 모든 사건들 속에는 고통이 존재하는 것이지요. 가족의 탄생은 탄생 그 자체부터가 하나의 고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류의 탄생 이전에도 지구에 살던 수 많은 생명체들이 수 차례의 '절멸'을 겪으면서 진화를 겪어 인류가 탄생하게 되었고, 산모 역시 아기를 낳을 때 엄청난 산통을 겪으니까요. 하지만 행복을 위한 '산통'은 단지 가족의 탄생 속에서만 아니라, 그 이후에도 계속됩니다. 먼저 태어난 잭은 갓 태어난 동생을 시기하고, 아버지는 지나치게 자신을 구박하고, 그로 인해 잭은 사춘기를 (거기에 오이디푸스적인 혼란까지) 겪는 것도 역시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겪는 가족들의 고통입니다.
이러한 고통들은 또 다시 다른 형태의 고통들을 낳고, 끝이 없어보이지만, 이러한 최악의 상황 속에서 희망과 사랑이 더 많은 싹 트는 것과 같이 가족도, 아버지도 결국은 사랑과 자비만이 답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욥기의 구절들과 어머니의 대사들 같이, 결국 우리는 행복을 위해 잠시동안 고통을 겪는 셈이겠죠.
'행복해 지는 길은 사랑 뿐이야'
'사랑이 없으면 삶은 사라지고 말아. 나누며 살아야 해'
'아이 같은 눈으로 희망을 품고, 나의 동생아...'
'온갖 멸시와 소외감과 미움을 묵묵히 견디며, 모육과 육신의 고통을 참아내는 길이다'
그러나 그 고통과 사랑, 그리고 행복은 단순히 일시적으로 느껴야 할 것들이 아닙니다. 나이를 먹은 잭이 매년 동생을 위해 향을 비추고, 과거를 생각하듯, 우리가 과거를 되돌아보며 '그 떈 그랬지'라고 말하고 어린 잭과 아이들의 행동에 몹시 공감하듯, 우리 역시 매순간마다 뒤를 되돌아보며 다시금 그 고통과 행복을 모두 느껴야 하겠죠. 결국 <트리 오브 라이프>의 제목은 영겁의 인내 속에서 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여러 가지를 뻗어내는 것과 같이 인생 그 자체를 대변해줍니다. 그리고 이 나무의 가지 꼭지점에서 나무를 내려다 보는 우리가 느끼는 것, 그것이야 말로 '되돌아봄'의 미학이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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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 어릴적 경험한 가족을 느껴보고 싶은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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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시네박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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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가진 남자 오브라이언(브래드 피트)과 그의 아내(제시카 차스테인)는 세 아들과 함께 행복한 가정을 이루며 살아간다. 사랑으로 보듬어 주는 엄마와는 달리,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부와 명예를 차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오브라이언은 아이들에게 엄격한 교육을 시킨다. 장남인 잭(헌터 맥크레켄)은 권위적인 아버지와 매번 언쟁을 벌이기 일쑤. 결국 아버지의 강압적인 교육에 참지 못한 잭은 반기를 든다. 그러던 어느날 사고로 둘째 아들이 죽게 되고, 가족 모두는 슬픔에 잠기게 된다. 올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의 영광을 차지한 영화는 <트리 오브 라이프>다. 이 영화를 연출한 감독은 다름 아닌 테렌스 맬릭. 40년 동안 단 4편의 장편 영화를 만든 그는 칸영화제에서 거장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2005년도에 발표한 <뉴 월드> 이후 6년 만에 내놓은 신작 <트리 오브 라이프>에서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는 바로 ‘사랑’이다. 생명의 나무라는 뜻의 <트리 오브 라이프>는 시·공간을 초월한 생명의 인연과 사랑의 인연을 다룬다. 영화는 어른이 된 잭(숀 펜)이 동생이 죽었던 과거의 일을 회상하며 시작한다. 그 때 겪었던 아픔을 발화점으로, 잭은 자신이 태어나고, 자랐던 ‘생명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고 자신의 방식대로 자식들을 사랑했던 아버지와 어머니의 삶을 이해한다. 감독은 오브라이언 가족의 삶과 우주의 탄생과 소멸을 보여주며, 생명의 역사를 되짚는다. 특히 약 15분간 펼쳐지는 우주의 탄생과 소멸의 역사 영상은 행성이 만들어지고, 그곳에서 생명이 태어나며, 시간이 지나고 죽음을 달리하는 과정을 다룬다. 거시적으로 살펴본 생명의 역사는 오브라이언 가족의 연대기와 대칭을 이루면서 영화의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또한 영화를 이끌어가는 잭의 역사를 읽어나가는데 유용한 지표로도 활용된다. 영화는 대사보다는 영상으로 주제 의식을 전달한다. 파편화된 이야기의 구성으로 인해 다소 이해하기 버거운 영화의 특성상 영상은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는 유일한 매개체다. 로우앵글로 하늘을 비추는 카메라 워킹은 자연스럽게 인생의 고통을 곱씹고 신에게 물음을 던지는 인물들을 극대화시킨다. 배우들의 연기 또한 영상만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서로 양극단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브래드 피트와 제시카 차스테인은 대사보다 절제된 표정 연기로 이야기를 진행해 나가면서 영상 언어로 구축된 영화의 느낌을 잘 살린다. <트리 오브 라이프>는 과거를 회고 하면서 고난과 역경에도 이겨낼 수 있는 힘은 바로 사랑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현대 사회는 그 사랑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말한다. 130분짜리 테렌스 맬릭 표 대 서사시를 보는 동안 이 주제의식을 찾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강렬한 이미지의 나열과 각각의 의미가 담긴 영상을 조합해내야 하는 어려움은 영화와 거리감을 두게 만든다. 하지만 옹고집 노장 감독이 세상을 살면서 겪은 철학을 눈으로 만끽 할 수 있는 건 분명 좋은 기회다. 쓴 약이 몸에 좋은 법이다.
2011년 10월 26일 수요일 | 글_김한규 기자 ( zzack08@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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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기록의 예술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어떤 공간에서 어떤 시간 동안 어떤 인물들이 느끼는 감정들과 행동들을 기록하고, 사람들은 그 기록을 관찰하면서 새로운 생각을 하고,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지요. 그렇다면, 우리의 일생을 영화로 담을 수 있을까요? 거의 한 세기 동안 지속되면서는 다양한 감정들과 사건들이 일어나는 인간의 삶을 필름에 담는 것은 불가능해 보이지만, '인생'이라는 광범위한 하나의 대사건을 '요약'하여서는 담을 순 있겠죠, 그리고 테렌스 멜릭 감독은 인생의 다양한 부분들 중에서 가장 많은 것을 느끼고, 경험하게되는 유아기 시절을 가족과 함께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인생과 가족의 소중함을 <트리 오브 라이프>를 통해 되돌아봅니다.
진짜 어릴적 경험한 가족을 느껴보고 싶은 사람
브래드 피트의 [트리 오브 라이프 The Tree of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