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O THE WILD
무엇인가 답답하거나 책임을 회피하고 싶을 때, 혹은 내 일상이 지겨울 때,
또는 그냥이라고도 표현하고 싶다. 내가 여행을 떠나는 이유.
하지만 막상 여행을 가게 되면 내가 여행을 떠났던 이유는 생각나지 않고 손 끝에 닿고
눈이 닿는 모든 것에 자유함을 느끼고 그 이전의 답답함은 언제 느꼈는지도 모르게 놔버리곤 한다.
가끔은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었으면 하고, 가끔은 생각을 정리하는 정도의 휴식여행을 꿈꾸기도 한다.
하지만 여행길에 오르게 되면 그 결말과 과정은 누구도 모른다.
그래서 여행을 더욱더 갈망하고 상상만으로도 즐거워하는지도 모르겠다.
여행이 취미여서 그런지 이러한 로드 뮤비는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상황에선
여행을 떠나는 것만큼이나 나에게 많은 휴식을 가져다준다.
여기 사회 부적응자 마냥 세상의 모순에 저항하듯 여행을 떠난 이가 있다.
크리스토퍼 맥캔들리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사회적, 경제적으로 부족할 것 없었던 부모 밑에서 자라, 대학을 졸업한 현대사회의 편안한 삶을 버리고 자연 그대로의 삶 속에서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발견하기 위해 긴 여행을 떠난다. 설명을 해놓으니 거창하지만 사실 크리스토퍼는 그냥 방황과 방랑으로 떠난 길일지도 모르니 영화에서는 좀 더 미화된 부분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였으면 좋겠다.
그가 느꼈던 사회에 대한 부조리는 여행을 하면서 더 깨닫게 된 듯하다. 아마도 그의 가정환경에서 느꼈던 관계부터 그 부정함을 느낀 듯한데, 크리스토퍼의 아버지는 이미 다른 가정이 있었지만 그 가정을 버리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주인공의 가정을 버리지도 않은 채 그 생활을 즐기고 있었다. 그의 어머니 또한 이러한 현실을 부정하지 못하고 받아들여 주인공은 아마 큰 혼란을 겪었을 듯하다. 주인공의 가정은 상위계급의 가식적인 면을 보여주어 그가 생각하는 관계에 대해 어떤 진심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나도 가끔씩은 이 넌더리나는 숙제 같은 세상의 것들을 벗어버리고 자연 속에서 참 자유와 안식을 느끼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주인공이 어째서 알래스카에 가고 싶어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마 그에게 있어서 알래스카란 그가 세상 속에서 받아온 상처와 모든 구속을 벗어던질 수 있는 깨끗하고 순수한 곳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는 이러한 모든 답답함을 벗어던지기 위해 때묻지 않은 야생 그대로에 뛰어들었고, 참 자유를 경험했다고 느끼지만 마지막 순간에 그는 그것이 다가 아님을 깨닫게 된다.
자유란 구속 없인 느낄 수 없는 것이다.
그가 그렇게 아무것도 구할 수 없었던 야생속에서 자유함을 느꼈던 건 그 전에 자신이 원한다면 뭐든지 얻을 수 있었던 편리한 삶을 살았기 때문에 그러한 자유함을 만끽할 수 있었던 것이다. 어떠한 틀과 구속에 갇혀 있다고 모두 부정하고 불편해하면 안된다. 지금의 이 고난은 나중의 자유함을 만끽하게 해주는 법이니까. 그러므로 참 자유라는 것의 정의는 사람마다 갈리게 되는 듯 하다. 나도 여행이 참 좋고 집을 떠나는 것이 위로가 되지만, 반대로 집을 항상 떠나있는 사람은 집에 오는 것이 위로가 되고 참 자유가 될 것이다.
그는 알래스카에 가지 않았어도 어떤 것이 진정한 행복인지 깨닫게 되었다.
똥인지 된장인지 찍어먹어봐야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크리스토퍼처럼 참 자유를 찾는 답시고 무작정 여행을 떠나는 것은 따라쟁이밖에 되지 않는다. 진정한 자유를 찾고 싶다면 자신의 내면부터 들여다 보는 것이 먼저 일 것이다.
이 영화를 보는 포인트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배우였다.
주인공 크리스토퍼 역을 실제 인물과 아주 유사하게 표현한 에밀 허쉬라는 배우인데, 그는 내겐 너무 아찔한 그녀라는 영화에서 포르노 여배우를 사랑하는 모범생 매튜를 연기했었다. 처음에 그저 코믹한 영화로 알고 보았는데, 이 배우가 표현해 내는 젊은 청춘의 진실한 사랑은 나에게 적잖이 충격을 주었었다. 그가 맡은 영화를 많이 본 것은 아니지만 이 작품과 앞서 말한 ‘내겐 너무 아찔한 그녀’에서의 그는 모두 진심을 담아 주인공을 연기하는 듯 해 나에게 많은 몰입도를 주었다.
나는 배우를 보고 보는 영화는 거의 드물다. 대부분 스토리 위주로 보는데, 몇 몇 아주 뛰어난 배우들은 믿고 작품을 보는 편이다. 에밀 허쉬도 그 중 한 사람이다. 또 한 배우는 크리스틴 스튜어트다. 내가 이 영화를 볼 당시에는 유명하지 않았던 터라 그저 풋풋한 16살의 히피소녀로 인지되었으나, 트와일라잇을 보고 난 뒤, 그녀의 필모그래피를 찾다가 알게 되었다. 그 히피소녀가 뱀파이어가 되었다는 놀라운 사실을!
중학교 때 보았던 패닉룸에서 조디포스터의 딸 역을 아주 뛰어나게 소화했는데, 그것도 나중에 알았다. 그녀는 얼굴 뿐만 아니라 연기도 아주 뛰어난 준비된 배우였다. 또한 우리에겐 영화 아이엠샘의’샘으로 잘 알려진 숀 펜이 이 영화의 감독을 맡았다고 하는데, 연기파인 그가 영화의 연출력까지 더해지니 그의 훗날의 영화도 더욱 기대가 된다.
주인공이 여행을 통해 깨달았던 부분은 나에게도 깊은 울림과 같은 느낌을 전해주었다. 그리고 두 가지 모순된 깨달음을 주었다.한 가지는 거대한 자연과 부딪히고 그 안에서 조화롭게 사는 것이 바로 인생이라는 것과, 다른 한 가지는 이러한 모든 행복은 나눌 사람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라는 것.
내가 혼자서 기차여행을 하며 느낀 것과 같다. 멋진 일출, 설경으로 가슴을 탁 트이게 하는 눈 덮인 산, 푸른 바다, 맛있는 음식. 모두 나에게 많은 행복과 즐거움. 그리고 자유로움을 주었지만 그 무엇도 공유할 수 없음에 이 모든 것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크리스토퍼는 히피하이킹을 하다 만난 히피족에게도 이와 같음을 느꼈을 것이다. 그들의 관계 속에서 서로를 향한 배려와 돌봄이 가족과 인간관계의 중요성임을 느끼게 해주었다.
<실제 주인공 크리스토퍼 맥캔들리스>
그는 이미 이 세상에 없지만, 그의 모험담은 아마도 계속 우리들의 기억 속에 아주 멋진 발걸음으로 기억될 것이다. 그가 오롯이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깨닫고, 또 그것을 다른 이들에게 전파되기까지는 아주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아마도 인생도 그런 것 같다. 무엇하나 쉬운 게 하나 없고, 경험 없이 저절로 깨달아지는 것이 없다. 그의 경험을 통해 진정한 행복의 의미와 나의 행복은 어떤 것 인지 생각해본다.
<명대사>
- 가고 싶은 곳에 마음대로 갈 수 있다는 것이 유쾌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우리의 마음 속에는 항상 법의 굴레와 넌더리나는 책임들로부터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 들어 있다.
- 완전 무결한 자유
- 길은 항상 서쪽으로 나있다
- 사랑보다, 돈보다, 신념보다, 명성, 공평함보다는 진심이 필요하다
- 바다는 거친 바람만 줄 뿐이다. 그리고 이따금 강하다는 것을 느낄 기회다.
난 바다에 대해 잘 모른다. 하지만 그게 존재하는 방식이라는 건 안다.
그리고 인생에 있어서 강해지는 것보다 강함을 느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도 안다.
한번이라도 자신을 측정하고, 한번이라도 인간의 지위에 대해 알아보고
암흑, 고요함에 직면하는 것과 손과 머리로 직접 부딪히는 것이다.
- 하지만 말해 줄 게 있다. 작은 것부터 종합해 보면 네가 말해준 가족, 어머니, 아버지에 대해
니가 문제가 있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거기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큰게 있어
넌 신에 대해 별로 신경쓰지 않는 거 같은데, 하지만 용서해라 그리고 사랑해라.
니가 사랑할 때 하나님이 빛을 내려주실거야
- HAPPINESS ONLY REAL WHEN SHA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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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모험담을 좋아하시는 분,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풋풋한 모습을 원하시는 분
여행에 대해 취미 있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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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최나영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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