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개봉 후 평이 극과 극이다.
그렇다면, 극과 극을 달리는 평을 받은 영화 <클로버필드>는 과연 어떤 영화이고,
그 동안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던 괴물은 과연 무엇인지 알아보겠다.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먼저 영화는 주인공인 '로버트 홉킨스'의 셀카촬영으로 막을 올린다. 그는 그의 여자친구 '베스'와 함께 달콤한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는 그 카메라를 형인 '제이슨'에게 빌려주게된다. 그러면서 영화는 로버트를 위한 송별회 준비로 장소를 옮긴다. 많은 친구들은 로버트를 놀라게 하기 위해서 만발의 준비를 하고 카메라를 가진 제이슨은 허드에게 카메라를 넘기고 거기서부터 인물들의 소개가 시작된다. 하지만 즐거운 파티도 잠시 맨허튼은 갑작스런 괴물의 공격을 받게된다.
순식간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사람들은 피신을 준비한다. 그 과정에서 제이슨은 죽게되고 일행은 로버트와 허드, 릴리, 마레나로 줄어든다. 이들 일행은 사라진 베스를 찾기 위해서 그녀의 집으로 향한다. 하지만 마레나는 괴물의 공격을 받아 밝혀지지않은 휘기한 병에 걸리게 되어 사망하게 된다.
나머지 일행은 베스의 집에가서 그녀를 구하고 탈출할 뻔 했지만 릴리를 제외한 3명은 여전히 맨허튼에 남게된다. 괴물의 무차별 공격에 허드까지 목숨을 잃게 되었고 결국 정부는 맨허튼을 통째로 날리려 한다. 결국 로버트와 베스는 다리밑에서 군인들의 도움을 기다리다가 맨허튼과 함께 사라지게 된다. 그리고 영화는 로버트와 베스의 데이트 장면을 보여주며 막을 내리게 된다.
자! 그럼 영화의 의문점을 하나하나 파해쳐보자.
첫번째 의문점은 바로 파티장면이다. 솔직히 영화 초반에 나오는 파티장면에 대해서 나 역시도 달갑지 만은 않다. 영화의 러닝타임은 85분. 엔딩크레딧을 제외하면 80분 정도 밖에 되지 않는 분량이다. 그런데 이미 파티장면에서만 15분을 소비하게된다. 내가 보기엔 감독이 왜 굳이 이 장면을 넣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새로운 촬영기법인 EHH(Extreme Hand Held)를 소개하기 위한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다른 영화와는 달리 영화인물이 캠코더를 들고 촬영한 기법으로 진행되고 있다.
물론 관객들은 이 색다른 촬영 기법에 많이 놀랐을거라고 생각한다. 관객들이 어지럼을 토하는 이유도 바로 이 촬영기법 때문이다. 그래도 감독은 관객들에게 낯설 수 있는 EHH촬영기법을 소개하기 위해서 파티장면을 삽입했다고 추정한다. 하지만 감독이 배려가 어쩌면 관객들에게는 고통으로 다가왔을지도 모른다. (나 역시도 초반에는 약간의 어지럼을 느꼈지만 영화에 몰입하면서 자연스럽게 잊어버렸다.)
<캠코터 촬영 방식인 EHH 기법으로 촬영된 장면, 영화 中>
두번째 의문점은 마레나의 죽음이다. 이것은 영화 속에서도 정확히 다루지 않은 내용이다. 사실 마레나는 거대한 괴물에게 공격을 당한 것이 아니라 괴물의 새끼들에게 공격을 당한 것이다. 영화 중반쯤에 괴물이 도시를 공격하다가 자신의 몸에서 새끼들을 만들어 낸다. 상당한 양의 새끼 괴물들은 어두운 장소에 있다가 마레나를 공격한 것이다. (이 장면을 통해서 거대한 괴물 외에 다른 괴물들도 많다는 소문이 거짓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새끼 괴물에게 당한 마레나는 갑자기 어지럼증을 호소하고 눈에서 피가 흐르더니 거의 쓰러질 지경에 이른다. 마레나를 발견한 군인들을 그녀를 바로 끌고가 알 수 없는 것을 그녀의 몸 속에 침투시키더니 그녀의 몸이 부풀어 오르며 결국 터져버렸다. 영문을 알지 못한 로버트 일행이 군인에게 사유를 묻지만 끝내 대답을 거부한다. 아무래도 추정에 의하면 괴물이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괴물에게 당한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살해당하고 만다.
하지만 또 다른 의문점은 허드와 로버트 역시 괴물에게 공격을 받았지만 그들은 바이러스에 걸리지 않았다. 그래서 남자와 달리 여자에게 더욱 더 확실히 작용하는 바이러스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하지만 많은 관객들이 감을 잡지 못한 만큼 감독의 섬세한 설명들이 더 필요한 부분이라고 본다.
마지막 의문점은 많은 분들이 가장 마음에 들지 않아하는 결말이다. 솔직히 나도 영화가 이런 결말을 택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확실히 해피엔딩과는 거리가 멀지만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영화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결말이라고 본다. 이 영화가 괴수영화이기는 하지만 괴수에게 초점을 두기 보다는 인간들의 공포심리에 더 중점을 둔 영화이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는 주인공들이 무사히 구출되어 행복하게 살았다는 뻔한 결말 보다는 가장 끔찍할 수 있는 결말을 보여줌으로써 영화를 더욱 더 실감나고 현실적이게 만들려고 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영화는 맨허튼을 날릴 수 밖에 없었고 로버트와 베스 역시 죽을 수 밖에 없었다. 또 앞에서도 말했듯이 결말이 허무했던 이유는 EHH촬영기법 때문일 수도 있다. 캠코더의 파손과 함께 영화가 끝나버려서 관객들이 허무하다고 한 것이다. 하지만 EHH촬영기법으로써는 그러한 결말 외에는 달리 방도가 없다. 이 역시 아직까지 관객들이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 탓이다.
일부 네티즌들이 '속편을 암시하는 결말이다'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그것은 영화가 괴물의 죽음을 확실하게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독은 죽었다로 결정을 한 것 같다. 하지만 뚜렷하게 밝혀진 바가 많이 없기 때문에 속편을 만든다고 해도 딱히 반대할 입장은 없을 것이다. 이미 미국내에서 수입도 엄청나기 때문에 속편을 만들어도 제작사 측에서 완강히 반대할 이유는 없다.
끝으로 괴물에 대해서 짧게 얘기하겠다. 괴물은 63빌딩 정도의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한다. 일반 동물처럼 4개의 다리를 이용해서 걸어다니며 몸에 짧은 다리가 또 있다. 그리고 꼬리는 몸 정도의 길이로 매우 길다.(미스트에 나오는 거대괴물과 굉장히 흡사하다.) 얼굴은 길고 둥근 타원형으로 입이 돌출되어있다. 빨간 아가미를 가지고 있는데 더듬이와 비슷한 역활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벌렁벌렁거린다. 그리고 날카로운 이빨로 상대를 위협한다.
기존에 알려져있던 괴물과는 많이 다른 형태를 띄고 있다. 또 몸과 귀 이곳저곳을 통해서 괴물에 비해 아주 작은 새끼들을 생산한다. 새끼들은 괴물의 축소판으로 벽을 기어다는게 특징이다. 거미와 흡사하다고 이해하면 된다. 일부 네티즌들은 괴물이 새끼를 낳기 위해서 육지로 올라왔는데 인간들에게 공격을 당했다고도 추측을 한다. 그래서 바닷 속에서 수컷 괴물이 인간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다시 올라오는 것이 속편의 줄거리라고 말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루머일 뿐이니 믿거나 말거나이다.
현재 헐리우드 영화 평균 제작비는 약 5800만 달러이다. 하지만 클로버필드의 제작비는 2500만 달러로 평균 제작비의 반조차도 되지 않는 제작비이다. 이렇게 적은 금액으로 이렇게 훌륭한 영화를 만들어 내기란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다. 영화가 재미없다고 말하기 전에 자신이 진정으로 영화의 섬세한 면까지도 모두 보았는지 먼저 생각해보길 바란다. 많은 사람들이 J.J.에이브람이 낚시질을 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오히려 그는 낚시질을 한게 아니라 우리에게 많은 맛있는 생산을 먹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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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난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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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이주환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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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서사가 현실이라면 그것을 즐기는 당신의 취향은 재앙을 즐기는 악취미가 될 것이다. 관객은 변신로봇들의 박진감 넘치는 전투나 악당들에 맞서는 영웅의 고군분투를 즐길 뿐이지만 그 주변에 존재하는 군상들에게 갑작스럽게 찾아온 재앙을 목격할 수 없다. 관객은 극중 인물의 위기로부터 안전 거리를 확보한 3인칭 시점의 객석에서 즐기는 타자일 뿐이다. 하지만 <클로버필드>는 타인의 불행을 자신의 오락적 행복으로 치환하는 블록버스터의 속성을 배반한다.<블레어 윗치>를 연상시키기도 하는 캠버전 핸드헬드 예고편이 유투브에서 배포되며 갖가지 속설을 파생시켰던 <클로버필드>는 보여주기 방식을 고집하며 오락의 전형성에 머무르던 블록버스터를 체험의 단계로 끌어올린다. 사실 <클로버필드>는 타자화된 쾌감으로 변질되는 위기의 서사와 블록버스터의 관행적인 규모를 예감하게 하며 이는 결국 유희적 감상에 대한 관객의 기대감과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그 유희적 욕망을 물고 상영관으로 이끌렸을 법한 관객의 불편함 따위를 배려하지 않는 화면의 흔들림은 머리를 감싸 쥐어야 할 만큼 지독한 영화의 내적 체험으로 변질되며 관객을 쥐고 흔든다.뉴요커들의 흥겨운 한때를 기록하던 캠코더는 뉴욕 한복판에 내동댕이쳐진 자유의 여신상의 두상을 포착하며, 그 순간에 터져 나오는 경악(Oh, my god!)을 신호탄으로 아비규환은 시작된다. 흥겨운 파티를 즐기던 코스모폴리탄의 도시가 테러의 과녁이 되고 있다는 정체불명의 공황감은 어지러운 캠코더 화면에 언뜻언뜻 드러나는 그것의 실루엣을 통해 어지럽게 번져나가다가 흉악한 실체와 대면하는 순간, 끔찍하게 구체화된다. 하지만 스크린의 공포는 관객에게 마조히즘의 희열로 전가되지 않으며 심리적 공황을 객석으로 고스란히 전달한다. 오락적 속성의 블록버스터라는 상업적 외피를 미끼로 상영관으로 유인한 관객들을 마음껏 유린한다. 오락적 쾌감을 위한 묘사적 행위로서의 리얼리즘은 이율배반적인 가학성을 온전히 보존하기 위한 리얼리즘으로 변질된다. 그 형식적 변화의 참여주의적 태도에 동참할 수 있다면 <클로버필드>는 놀라운 변형물이 되겠지만 화면의 흔들림으로 인해 유발되는 현기증을 감당하지 못한다면 지독한 배신감에 사로잡힐지도 모른다.<클로버필드>는 포스트9.11시대의 영향력을 노골적으로 행사하면서 그것의 정치적 제스처로부터 교묘히 탈선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뉴욕을 공격하는 정체불명의 그것은 영화의 말미까지 본래 근원지점을 드러내지 않으며 그에 얽힌 의혹마저도 짐작을 벗어나지 못한다. 근본을 알 수 없는 정체불명의 적에게 급습당하는 뉴요커들의 당혹스런 표정은 국가의 정치적 영향력에 희생당했던 트레이드 센터 내외에 존재했을 어떤 이들의 표정과 교차된다. 또한 아비규환의 중심가에서 갈팡질팡하는 인물들의 비참한 결말은 관객의 안이함을 배반하는 한차례 반전적 행위를 거쳐 좌절감에 도달한다. 더불어 이는 말미에 등장하는 단란했던 과거로 서사를 갈아타며 충격의 여운을 배가시킨다. <클로버필드>는 여전히 포스트9.11시대의 관성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뉴욕의 잠재된 심리적 불안감을 감상에 활용한다. 동시에 영화같았던 과거적 사실이 전해주던 심리적 충격을 영화적으로 플래쉬백시키는 작업처럼 보이기도 한다. 게다가 영화에서 기용한 배우들이 낯익지 않다는 것도 낯선 군중의 모습을 대변시키려는 감독의 의도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란 혐의를 부른다. <베오울프>가 끊임없이 기술적 진화를 꿈꾸는 할리우드의 미래를 예견하게 했다면 <클로버필드>는 형식적 탈피를 시도하는 할리우드의 새로운 욕망을 제시한다. 관객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안이함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새로운 의식은 블록버스터의 규모를 단순히 밑천으로 삼지 않겠다는 선언처럼 들리며 한편으론 있는 자만이 가능한 여유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다만 그 놀라운 체험은 시각적인 고통까지 동반하여 보는 이의 눈총을 살 가능성도 충분하기에 이에 대해 충분한 심적 대비를 권유한다.
2008년 1월 21일 월요일 | 글_민용준 기자 ( kharismania@movist.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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