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트 로커> 불법파일이 나돈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 영화를 집에서 보겠다는 건, 영화에 대한 감흥을 절반 이상 포기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으니 참고하시라.
네이버에 나온 캐서린 비글로우에 대한 설명이 가관이다. ‘여류 감독. 제임스 카메론의 전 아내’라나. 지금이 조선 시대인가? 냉큼 수정을 요구하는 바이다.
기존과 다른 새로운 전쟁 영화를 기다렸다면
개성 만점 캐릭터 등장. 제레미 레너의 다음 행보를 주목해 보자
<데어윌비블러드>와 <레볼루셔너리로드>에서 엿볼 수 있듯, 아카데미가 인정했다고 모든 관객들이 사랑한 건 아니다. 아카데미는 아카데미일 뿐 맹신하지는 말자
전쟁 영화는 서스펜스보다 스펙터클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지루할 수 있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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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전투의 격렬함은 마약과 같아서 종종 빠져나올 수 없을 정도로 중독된다. (The rush of battle is often a potent and lethal addiction, for war is a drug)" - 크리스 헷지스 (Chris Hedges)}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특수임무를 수행하는 폭발물 제거반 EOD. 예기치 못한 사고로 팀장(가이 피어스 분)을 잃은 EOD팀에 새로 부임한 팀장 ‘제임스’(제레미 레너)는 독단적 행동으로 팀원들을 위험천만한 상황에 빠뜨린다. 언제 터질 지 모를 급조폭발물과 시민인지 자폭 테러리스트인지 구분할 수 없는 낯선 사람들은 EOD팀을 극도의 긴장과 불안감에 빠뜨리고, ‘제임스’의 무리한 임무 수행으로 팀원들간의 갈등은 깊어져 간다. 숨막히는 공포 속에서 하루하루 본국으로 돌아갈 날을 손꼽아 기다리지만, ‘킬 존’에서의 시간은 더디게만 흘러가는데… 제대까지 남은 시간 D-38. 과연 이들은 무사히 본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 출연진의 다른영화 :
캐스린 비글로와 마크 보울이 창조한 윌리엄 제임스는 정상적인 인물이 아니다. 정상인이라면, 폭발물을 제거해야 하는 임무를 수행하면서 고장난 자동차 부품 하나 고치듯 태연한 표정을 유지하기 힘들 것이다. 제임스 하사의 폭발물 처리반(EOD) 동료들--샌본과 엘드리지--말대로 그는 어딘가 이상하다. 제멋대로에 혼자 여유로운 영웅 행세를 하니 꼴불견이기도 하고, 여러모로 새로 들어온 이 하사는 정상이 아니다. 임무 도중 총이 어디서 날아올지도 모르는데 제대로 무장하지도 않고, 되려 총을 들고 불안해하는 동료들을 조소하듯 바라본다. 게다가 자뻑에 빠진 영웅 행세에 걸맞게 전리품(!)도 모은다.
제임스가 겉보기에 미친 놈은 아니지만, 아무튼 정상은 아니다. 그는 바그다드 도시 전체를 감도는 긴장과 공포를 즐기고 있다. 정상인이라면,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공포심에 날이 선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아니면 차라리 혼 빠진 사람처럼 허탈하고 무력한 모습을 보이든가. 하지만 임무에 임한 제임스는 굉장한 집중력과 장인 정신을 보인다. 어떠한 위험 요인이 닥쳐도 시작한 일을 끝낸 후 만족스런 성과를 내야 한다. 이러한 집념과 강박이 죽음보다 더 강하게 마음을 지배할 때, 이미 영웅 노릇을 하고 싶은 단순한 나르시시즘 내지는 과시욕을 넘어선 것이다. 이건 그냥 중독이다.
영화 내내 카메라는 전쟁에 중독된 한 군인을 지켜보지만, 그 중독의 징후는 쉬이 발견되지 않는다. 얼핏 영화는 새 로 합류한 하사가 동료들과 일련의 임무를 수행하면서 한 팀으로 구색을 갖추는 순조로운(?) 전개를 따른다. 흔히들 기대하는 물리적인 중독 증상은 없다. 제임스의 중독은 흐리고 은밀하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비정상성은 더욱 공포스럽다. 가시적인 증세 없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서서히 퍼지는 암세포처럼 말이다. 비글로의 카메라는 잦은 클로즈업으로 긴장된 상황과 인물의 심리를 나타내는 한편, 중독을 연상시키는 배경 속의 이미지 (뻔하지만, 담배나 술) 혹은 잠깐 지나가는 장면 등을 굳이 강조하지 않는다. 그런 이미지들은 바그다드에 파견된 군인들 일상 속에 없는 듯 존재할 뿐이다.
이에 반해, 전시 상황 자체는 비글로의 카메라를 통해 명시적으로 표현된다. 제임스가 작업하는 동안, 카메라는 주변을 살피는 동시에 '감시'당하는 동료 군인들을 짧고 빠르게 비춘다. 다시 말해, 카메라는 미군을 내려다 보는 이라크인들의 시선과 주위를 경계하는 미군의 시선 사이를 수시로 오간다. 멀찍이 서 있는 이라크인을 겨누는 미군을 클로즈업하는 순간, 목표물인 이라크인이 약자가 된다. 반대로, 높은 빌딩에서 (폭탄이든 뭐든 아래로 던져버리면 그만인 위치) 미군을 내려다보는 시선으로 카메라가 이동하는 순간, 미군이 목표물이 된다. 그래서 이 반복적인 시선 이동이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뿐인가. 사건이 터지기전 온 신경을 곤두세우는 소리 덕에 관객은 속된 말로 똥줄이 타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도 제임스는 침착하게 맡은 바 임무를 충실하게 해낸다. 이건 더 이상 명령에 따른 임무 따위가 아니다. 제임스의 삶 그 자체다. 그는 폭발물을 제거하는 자신의 모습을 영웅화하고 거기에 천천히 중독된다. <허트 로커>는 이 일그러진 영웅의 모습에 냉소를 아끼지 않는다. 초반에 이라크 소년과의 대화를 가능하게 했던 일말의 정상적인 인간성은 (그 소년의 운명과는 별 상관없이) 사라지고, 그의 가족마저 그를 구원해 줄 수 없다. 이 는 아메리칸 히어로가 되는 대신, 정상인으로서의 삶을 포기하는 제임스의 모습에 대한 냉소이자, 또 다른 제임스들과 그들을 만들어내는 이들에게 울리는 경종이다. 냉소의 극치인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보면 앞으로 제임스의 삶이 비극일지 어떨지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이 일그러진 영웅을 통해 <허트 로커>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첫 장면부터 정해져 있었다. "전쟁은 마약이다."
여러개의 폭팔 제거신 사이로 긴장을 이완시키는 장면을 집어 넣어 긴장 -이완 -긴장 -이완 의 숨고르기를 영리하게 해냈다. 그러나 오감의 긴장을 주는 폭발신이 이 영화를 빛나게 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바로 긴장을 이완 시키면서 관객들에게 감독의 의도와 진심을 보여주는 이완이다. 그들은 제거 후 고통스러워하고 힘들어하며 또한 희망을 갖기도 한다. 허트 로커의 비글로우 감독은 그들의 진심을 보여준다. 편집의 기법이나 카메라 기술을 많이 사용하지 않은 채 그저 그대로를 보여준다. 생생하게.....
EOD (미군 폭발 처리반)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영화이다. 그러나 굉장히 사실적이다. 실제로 EOD는 세명이서 한 팀을 이룬다. 1명은 위에 영화에서나 볼 듯한 강화 슈트를 입고 설치된 폭탄을 제거하고 나머지 두 사람은 그를 엄호해준다. 폭발물을 제거할 때 나타나는 미군과 이라크인과의 갈등, 항상 강인하고 용감한 군인 이 아닌 전쟁에서 느끼는 잔혹함과 가치의 혼란에 한 없이 나약해지는 사람을 잘 표현해주고 있다. 과거 베트남전에서 느끼는 인간의 나약함을 보여준 '플래툰'과 주제면에서는 그 궤를 같이 하는 것 같다. 만약 이 영화를 전쟁영화라고 예상하고 이 영화를 보면 굉장히 지루할 수 있다.
주인공 제임스, 냉혈한이자 무대포로 일을 처리한다. 평소에는 고독하지만 폭탄 제거할 때의 모습은 게임 속에 전율에 굶주린 사람 처럼 행동한다. 제임스를 상관으로 둔 샌본, 앨드리지는 그를 문제덩어리로 인식한다. 파편을 보호하기 위한 매트리스를 햇빛을 보기 위해 치우는 행동, 폭발물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차가자신에게로 다가와도 꿈쩍도 하진 않는 행동, 폭탄 제거를 그만두자는 부하의 말에 헤드셋을 벗어 던지고 계속적으로 폭탄을 제거하는 행동은 도저히 그들에게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그들은 이미 한번 상관을 잃었기 때문에 그 다음 차례가 이 미친 상관 때문에 자신이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나타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샌본, 가장 진중하고 신중한 군인, 실력도 좋다. 어찌보면 군대라는 테두리 안에서 가장 올바르고 군인이란 직업에 가장 적합하게 보인다. 그러나 그는 불안해한다. 그래서 신중한 행동을 했다. 그리고 위험한 행동을 하는 제임스를 그렇게 달갑지 않게 본 것이었다. 그래서 제임스를 사고로 위장하고 죽이려고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 불안함은 2일 남고 전투가 치려진 후 제임스와의 대화에서 폭발된다. "이젠 지긋해요. 난 아직 죽을 준비 안됐어요, 자칫하면 난 죽을 뻔했다구요. 가족들 빼고는 죽고난 뒤에는 아무도 신경 안 쓸꺼에요. 이제 그만할래요. 그저 집에 가고 싶다구요. 당신처럼 아들도 없고, 죽던 살던간 위협을 무릅쓰고 다니는 것도 아니고" 그러면서 그는 눈물을 흘렸다. 그랬다. 실력 좋고그 역시 전쟁에서 느끼는 불안함을 끝까지 억누르고 그저 집으로 돌아가기만을 바라는 한없이 나약한 인간이었음을 감독은 말해주고 싶었던 것이다.
앨드리지. 첫 시퀸스에서 그는 사람을 향해 쏘지 못한다. 그로인해 하사관이 죽고만다. 그리고 그는 아직까지 군인이란 직업이 아니... 전투가 생소하고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아마도 그때가 사람을 죽인 것이 처음이 아닐까싶다. 그는 사람을 죽이고도 얼떨떨해 했고 그 이후 괴로워했다. 그의 표정은 나중에 폭발될 그 무언가를 암시하는 것 가았다. 그러나 그의 나약함은 군의관이 눈앞에서 죽고난 후 폭발된다. 같이 이야기하고 생활하던 한 사람이 연기속으로 사라지며 헬멧만 남겨두었다. 엘드리지는 군의관를 찾아 울부짖었다. 없음에도 알고 그래도 현실을 받아드릴수 없었다. 애초 당시에 그는 나약했다. 그리고 전쟁은 그의 나약함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 나약함이 용서되지 않는 장소이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폭탄을 두른 사나이가 폭팔한 다음, 제임스는 상처를 입고 쓰러진다. 정신을 차린 제임스가 본 장면은 연을 날리고 있는 한 이라크 청년이었다 행복한 청년, 그 청년이 느끼는 행복은 바로 일상에 있는 사람들이 느끼는 행복이고 순수함이다. 그러나 폭탄 처리반에 있는 사람들은 그것을 잊어가고 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 결국 잊게 될 것이다.
영화 내 심리묘사의 디테일함을 좋아하는 사람
뻔한 전쟁영화 싫어 하는 사람
글: 원종우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And the winner is ” 지난 3월, 제82회 아카데미 시상식장에서 <허트 로커>가 마지막 순간 호명됐다. 1,500만 달러의 저예산으로 만들어진 영화가 2억 3,000만 달러가 투입된 경쟁작 <아바타>를 넘어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결과는 나왔지만, 의문은 남았다. “이 영화가 그렇게 대단한가?”, “영화를 본 후, 아카데미의 선택에 공감할 수 있을까?” 대답은 ‘그렇다’다. <허트 로커>는 잘 만들어진 전쟁드라마다. 혹은 냉정한 인간드라마다. 밀도 있는 심리드라마이기도 하다. 이라크 전쟁을 외피에 두르고 있는 영화는 폭발물 제거라는 임무를 지닌 세 남자의 삶에 밀착해, 그들의 심리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영웅도, 화려한 액션도, 그 흔한 러브스토리도 없다. 하지만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The Hurt Locker)’에 놓인 그들의 이야기는 충분이 눈과 귀를 잡아끈다.폭탄테러로 얼룩진 이라크 바그다드. 그 안에 폭발물 제거반 EOD 대원들이 있다. 영화는 사고로 팀장을 잃은 EOD팀에 제임스 중사(제레미 레너)가 부임하면서 시작된다. 폭탄 제거 능력은 자타 공인 최고지만, 남과 어울리는 능력은 최악인 그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행동으로 팀원 샌본(안소니 마키) 하사, 엘드리지(브라이언 개러티) 상병과 사사건건 부딪친다. 죽을 고비를 함께 넘기며 그들의 사이는 점차 호전되지만, 언제 닥칠지 모르는 죽음에 대한 공포는 그들의 관계를 다시 위태롭게 한다.<허트 로커>는 얼마 전 개봉한 <그린 존>과 배다른 형제 같은 영화다. 이라크 전쟁의 비극이 낳은 작품이라는 점. 다큐멘터리와 극영화의 경계에 위치해 있다는 점은 두 영화의 교집합이다. 하지만 액션 장르를 빌어 ‘그린 존(안전지대)’ 속에 있는 타락한 미국과 그 시스템을 고발한 <그린 존>과 달리, <허트 로커>는 ‘레드 존(Kill zone)’으로 걸어 들어가는 또 다른 미국(병사)을 감싸 안으며 노선을 달리한다. <허트 로커>는 전쟁의 옳고 그름을 가치 판단하지는 않는다. 의식적인 선동을 하지도 않는다. 미국식 영웅을 만들 생각 따윈 더더욱 없었던 것 같다. 다만 영화는 전역을 향해 하루하루 버텨가는 EOD대원들의 시간을 함께 하며, 그들의 내면을 파고든다.실제 이라크 종군 리포터로 활약한 마크 보울의 시나리오에 긴장감을 붙이고, 유머를 덧댄 이는 여성 감독 캐서린 비글로우다. 여성 감독이 만든 전쟁영화라는 점에서 <허트 로커>는 이목을 끌었지만, 사실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것은 성별이 아니라, 그녀의 성장이다. 캐서린 비글로우는 오래 전, <폭풍속으로> 등을 통해 이미 ‘여성도 선 굵은 남성영화를 만들 수 있음’을 증명해 보인 감독이다. 그러니까 그녀의 성별에 집중하는 건, 유통기한 지난 이슈거리를 놓고 뒤늦게 왈가왈부하는 거나 마찬가지다. <허트 로커>에서 비글로우의 가치를 높이 평가해야 하는 이유는 남성들의 세계를 바라보는 한 단계 진화된 시선이다. 남성적인 소재를 남성보다 더 남성적이고 대범하게 풀어내왔던 비글로우는 <허트 로커>에 다다라 여성 특유의 섬세함까지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아드레날린 넘쳤던 예전 액션 영화들과 달리, 이 영화에 정중동의 미학이 돋보이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 기인하는데, 여기에는 <그린 존>의 촬영 감독이기도 했던 배리 애크로이드와 세계적인 음향 감독 마르코 벨트라미의 합류가 한 몫 했다. 이들의 만남은 정적인 움직임을 역동적 이미지로 변환시켜낸다. 쇼트와 쇼트, 씬과 씬이 이어질 때 발생하는 묘한 긴장감이 예사롭지 않고, 폭발의 순간 튀어 오르는 파편하나까지 세세하게 포착해 내는 카메라 테크닉은 섬세하기 이를 데 없다. 지루하게 늘어질 수 있는 폭탄제거 과정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음향 효과 또한 빼놓은 수 없는 <허트 로커>의 장점이다. 특히 주인공이 폭파물을 향해 가는 장면 사이사이에 삽입된 주인공 1인칭 시점과 핸드헬드 기법은 인물의 현장감을 스크린 밖으로 고스란히 전달하는 강력한 힘이 된다.평범한 장면 속에서도 긴장감을 끌어 올리는 게 연출의 힘이라면, 그 순간들에 흥미를 더하는 건 주인공 제레미 레너의 치밀한 연기 기술덕분이다. 방호복 하나에 의지한 채, 폭발물을 향해 유유히 걸어 들어가는 그의 모습은 흡사, 적진 한 복판에 혈혈단신으로 진입하는 무사의 모습과 다름없다. 차이라면 ‘살기위해 싸우’는 무사와 달리, 제임스는 ‘죽자고 덤빈다’는 것인데, 이것이 이 영화의 긴장과 유머를 낳은 동력이 된다. 일상에서 쉽게 흥분하다가 위기의 순간에서는 그 누구보다 침착한 모습을 보이고, 동료들에게 안하무인처럼 굴다가도 길거리 소년에게 형처럼 장난치는 양극단의 얼굴을 보이는 그는 영화 전체에 개성을 부여한다.“나이가 들수록 좋아지는 건 적어진단다. 내 나이 정도 되면 한 두 개 정도 남을까. 내 경우엔 하나뿐이야” 일상으로 돌아 온 제임스가 아들에게 하는 말이다. 이라크를 떠난 후에야 제임스는 자신이 쥐도 새도 모르게 전쟁이란 마약에 중독됐음을 깨닫는다. 결국 그는 다시 전장으로 돌아간다. 국가의 강요에 의해서도, 투철한 애국심이 있어서도, 생명에 대한 인간애가 넘쳐서도 아니다. 이젠, 그 곳이 아니면 삶의 의미가 없기에 위험천만한 ‘킬 존’으로 돌아간다. 카메라는 마지막, 폭탄제거를 위해 발걸음을 옮기는 제임스의 얼굴을 잠시 클로즈업 한다. 그때 그의 얼굴에서 발견되는 건, 놀랍게도 환한 미소다. 뒤늦게 생각한다. 내가 잘못 봤다고. 그건 환한 미소가 아니라, 자신이 처한 현실에 대한 강한 냉소였다고.
2010년 4월 21일 수요일 | 글_정시우 기자 ( siwoorain@movist.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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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린 비글로와 마크 보울이 창조한 윌리엄 제임스는 정상적인 인물이 아니다. 정상인이라면, 폭발물을 제거해야 하는 임무를 수행하면서 고장난 자동차 부품 하나 고치듯 태연한 표정을 유지하기 힘들 것이다. 제임스 하사의 폭발물 처리반(EOD) 동료들--샌본과 엘드리지--말대로 그는 어딘가 이상하다. 제멋대로에 혼자 여유로운 영웅 행세를 하니 꼴불견이기도 하고, 여러모로 새로 들어온 이 하사는 정상이 아니다. 임무 도중 총이 어디서 날아올지도 모르는데 제대로 무장하지도 않고, 되려 총을 들고 불안해하는 동료들을 조소하듯 바라본다. 게다가 자뻑에 빠진 영웅 행세에 걸맞게 전리품(!)도 모은다.
주인공 제임스, 냉혈한이자 무대포로 일을 처리한다. 평소에는 고독하지만 폭탄 제거할 때의 모습은 게임 속에 전율에 굶주린 사람 처럼 행동한다. 제임스를 상관으로 둔 샌본, 앨드리지는 그를 문제덩어리로 인식한다. 파편을 보호하기 위한 매트리스를 햇빛을 보기 위해 치우는 행동, 폭발물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차가자신에게로 다가와도 꿈쩍도 하진 않는 행동, 폭탄 제거를 그만두자는 부하의 말에 헤드셋을 벗어 던지고 계속적으로 폭탄을 제거하는 행동은 도저히 그들에게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그들은 이미 한번 상관을 잃었기 때문에 그 다음 차례가 이 미친 상관 때문에 자신이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나타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앨드리지. 첫 시퀸스에서 그는 사람을 향해 쏘지 못한다. 그로인해 하사관이 죽고만다. 그리고 그는 아직까지 군인이란 직업이 아니... 전투가 생소하고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아마도 그때가 사람을 죽인 것이 처음이 아닐까싶다. 그는 사람을 죽이고도 얼떨떨해 했고 그 이후 괴로워했다. 그의 표정은 나중에 폭발될 그 무언가를 암시하는 것 가았다. 그러나 그의 나약함은 군의관이 눈앞에서 죽고난 후 폭발된다. 같이 이야기하고 생활하던 한 사람이 연기속으로 사라지며 헬멧만 남겨두었다. 엘드리지는 군의관를 찾아 울부짖었다. 없음에도 알고 그래도 현실을 받아드릴수 없었다. 애초 당시에 그는 나약했다. 그리고 전쟁은 그의 나약함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 나약함이 용서되지 않는 장소이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폭탄을 두른 사나이가 폭팔한 다음, 제임스는 상처를 입고 쓰러진다. 정신을 차린 제임스가 본 장면은 연을 날리고 있는 한 이라크 청년이었다 행복한 청년, 그 청년이 느끼는 행복은 바로 일상에 있는 사람들이 느끼는 행복이고 순수함이다. 그러나 폭탄 처리반에 있는 사람들은 그것을 잊어가고 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 결국 잊게 될 것이다.
영화 내 심리묘사의 디테일함을 좋아하는 사람
[ 허트 로커 ] -폭탄물 제거- [1080p.고화질.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