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영영 내 곁을 떠나면 나는 어떻게 살아갈까? 살아갈 수나 있을까? 죽음은 잠시 여행을 떠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슬프고, 안타깝다. 그 사람이 다시 살아나 내 곁으로 돌아와 주었으면 바랄 정도로.
<지금 만나러 갑니다> 도 사실은 ‘죽었던 아내가 다시 돌아온다’ 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다. 처음부터 거짓이다. 판타지가 아닌 이상 불가능하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그런데도 영화를 보며 미오를 그리워하는 타쿠미의 마음을 이해하고, 가족의 옆에 있고 싶어하는 미오의 소망이 이루어졌으면 하고 바라고, 엄마를 사랑하는 유우지의 어린아이다운 애정표현에 웃기도 한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자칫 산으로 갈 수도 있는 비현실적인 설정에서 출발하지만, 끝에는 짙은 여운과 감동을 남긴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영화란 바로 이런 게 아닐까 싶다. (흔히 명작, 고전으로 불리는 작품들은 잠시 제쳐두도록 하자)
<지금 만나러 갑니다> 는 동명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다. 이치카와 다쿠지라는 작가다. 우리나라에 크게 알려진 작가는 아니다. 하지만 현재 젊은이들에게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로 뽑히기도 했고, 출판사를 통해 데뷔한 게 아니라 자기만의 홈페이지에서 글을 연재하다 출판을 하게 됐다는 조금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의 이력을 살펴보면 탁! 하고 무릎을 치게 된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의 주인공인 타쿠미가 마치 그의 과거를 옮겨 복사해놓은 것 같은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타쿠미는 고교시절 마라톤 선수로 주목받았으나, 불의의 사고로 지나친 연습에 매달리게 되고 그 결과 몸이 망가져 프로 선수로 활약할 수 없게 된다. 실제 작가도 대학시절 육상부에서 활약했고, 뛰어난 기록을 보였으나 건강이 나빠 선수가 될 수 없었다고 한다. 아마 극중 타쿠미가 느낀 쓰라린 패배감과 미오를 떠날 정도의 좌절은 작가 본인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이 아닐까 한다.
“나의 행복은 너와 함께하는 거야.”
사실 타쿠미와 미오의 풋풋한 사랑은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찾아보기 드물다. 있다고는 해도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혀 이루어지기 힘든 게 사실이다. 실제로 타쿠미는 프로 선수로 활약할 수 없게 된 이후 스스로가 ‘미오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고 생각하며 그녀를 떠나려 한다. 그리고 그 일은 절반쯤 성공했었다. 하지만 마냥 여리고 얌전한 줄만 알았던 미오가 자신에게서 멀어져 가는 타쿠미를 다시 끌어당긴다.
“엄마는 비의 계절이 끝나면 아카이브 별로 돌아가야 하는 거야?”
<지금 만나러 갑니다> 에는 ‘비의 계절’ 과 ‘아카이브 별’ 이라는 키워드가 존재한다. 둘 다 미오와 관계된 것들이다. 실제로 미오가 가족과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은 비의 계절(장마, 극중에서는 6주간)이 전부다. 아카이브 별은 비의 계절이 지나고 미오가 돌아가야 할 장소다. 사랑하는 아내와 엄마를 보내고 싶지 않은 타쿠미와 유우지는 현실을 부정해 보기도 하지만, 미오는 이미 영영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유우지는 기다림과 축복 속에서 태어난 거야. 아빠와 엄마는 그걸 위해 만났는지도 몰라.”
미오가 세상을 떠났을 때, 주위 사람들은 비정하게도 유우지가 태어났기 때문에 미오가 건강을 해쳤다고 이야기한다. 유우지가 어리기는 해도 그 말이 무슨 뜻인지는 전부 알아들었을 것이다. 타쿠미를 잘 따르고, 투정부리지 않는 착한 아이라서 어떤 상처를 안고 있는지 잘 몰랐다. 하지만 아이는 모르는 것 같아도 전부 알고 있다. 자책하는 유우지에게 미오는 아빠와 엄마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또 얼마나 기다려 왔는지 얘기해준다. 확실히 미오의 건강은 유우지를 낳은 후 많이 나빠졌다. 하지만 그것을 감수할 만큼 커다란 행복을 가져다주었다.
“고마워요. 당신의 옆자리는 기분이 좋았어요.”
극적인 만남이나 화려한 데이트가 있는 건 아니었다. 소박하고 풋풋한 사랑이었다. 그래서 더 아름다웠다. 때로는 곧바로 표현하는 것보다, 사소한 행동이나 말에서 상대방을 진정 아끼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날 때가 있다. 타쿠미와 미오의 사랑은 아마 그런 것이 아니었다 싶다.
 |
|
 |
일본 로맨스 영화를 찾으시는 분
힐링 영화를 보고 싶으신 분 |
|
| 글: mingki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