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유럽영화는 지루하다는 편견이 있다. 이번에 추천할 유럽영화 히든이 지루하지 않은 영화라구요? 사실 영화자체만으로 보면 다소 지루한게 사실이다. 하지만 영화가 끝나면 마치 망치로 머리를 맞은듯한 느낌이들정도로 영화의 깊은 메시지를 이해한 순간 대단한 영화라는 감탄을 저절로 내뱉게 만드는 근사한 영화 이다. 칸영화제 수상과더불어 많은 평론가들이 2000년대 최고의 영화로 꼽은 영화 히든을 언급해본다.
TV 문학 토론 프로그램 진행자인 조르쥬(다니엘 오떼유)와 그의 아내 안느(줄리엣 비노쉬)는 중산층 가정의 평온한 삶을 누리며 살고있다. 어느날 그들에게 자신들의 일상사를 찍은 비디오테이프와 섬뜩한 경고의 메시지가 담긴 그림이 배달되고, 그들의 평화로운 일상에 파문이 일기 시작한다. 계속적으로 배달되는 비디오테이프와 그림은 점점 더 그들의 은밀하고 사적인 생활들에 관한 내용과 결부되면서 그들의 불안은 증폭된다.
범인만 찾으면 모든 것이 해결되리라 믿었던 그에게 과거의 잊혀졌던 기억들이 하나 둘씩 떠오르게 된다. 어린시절, 숨기고 싶었던 기억은 악몽이 되어 그에게 돌아오고 조르쥬는 범인을 직접 찾아 나서게 된다. 그러나 범인을 알아낸 순간, 조르쥬는 더욱 끔찍한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데 그가 범인으로 단정한 이는 어릴적 하인으로 지냈던 알제리인 마지드다.
그는 범인을 마지드로 단정하고 그를 추적하기 시작하는데..
2000년대 최고의 영화!
영화 히든이 2000년대 최고의 영화로 꼽히는 이유는 여러 메시지를 던져누는것과 더불어 영화의 형식을 파괴했기 때문이다. 흔히 살인사건이 발생한후 범인이 그래서 누구냐 범인의 행적과 사건에 초점을 바꾸는 형식에 벗어나 사건의 피해를입은 지식인의 폭력적인 행동을 담담히 보여줌으로서 오히려 더한 공포를 보여준다. 영화가 시작하면 고요한 주택가에 자리한 한 집을 지독하게 응시하는 하나의 시선을 3분동안이나 담담히 담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곧 실제 모습이아닌 누군가의 비디오로 촬영된 장면임을 알수잇는데 이 외의 여러장면들을 통해 진실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는 메시지를 볼 수 있다. 잠시 하네케의 말을 인용하자면 "영화 안에서의 진실, 미디어 안에서의 진실, 이것은 다 조작이다. 나는 이미지 속의 이미지를 사용하는 기법을 통해 '어떤 것이 진실인가'와 같은 질문을 관객에게 제시했다. 이런 물음은 나 스스로에게도 항상 제기하는 문제들이다. 나는 관객을 가르치려 들지는 않는다. 단지 끊임없이 자극하고 그들과 소통하려 하는 것 뿐이다." 라는 말로 통해 어느정도 그가 영화를 통해 보여주려는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이해할수 있다.
프랑스국민배우의 내공
프랑스의 국민배우이자 우리나라에서는 <제 8요일>의 배우로 잘 알려진 다니엘 오떼유. 그는 이미 <제 8요일>에서의 열연으로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히든>을 통해 유러피안 필름어워드의 남우주연상을 받았을정도로 프랑스의 대표배우이다. 하네케 스스로도 이 시나리오는 오떼유를 염두해 두고 썼다고 할정도로 배우에대한 깊은 신뢰가 엿보인다.
할리우드영화와 유럽영화 사이를 오가며 매 작품마다 뛰어난 집중력과 다양한 연기의 스펙트럼을 선보이며 국내에도 익숙한배우 줄리엣 비노쉬에게 <히든>은 하네케의 <미지의 코드> 이후 미카엘 하네케와의 두 번째 작품인데, 역시 명성답데 훌륭한 연기를 선보인다. 프랑스의 국민배우로 불리는 두배우의 연기를 보는것도 영화의 볼거리 중 하나이다. 특히 평범한 얼굴 뒤에 숨겨진 추악한 본성이라는 인간의 이중성과 불안감을 과장되지 않으면서도 완벽하게 표현해낸 다니엘 오떼유 연기는 왜 그가 프랑스의 국민배우로 불리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칸의남자 미하엘 하네케감독
칸 영화제 최고의 권위 황금종려상을 두번이나 수상할정도로 유럽뿐 아니라 전세계에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감독 미하엘 하네케 감독님의 작품은 명성대로 결코 친절한 영화는아니다. 할리우드영화에 익숙한 우리에게는 그의 영화가 낯설수도 있는데, 한번쯤은 평단의 열렬한 호평을 받는 하네케의 작품을 보는것도 나름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이다. 그중 건조하고 일상적인 톤을 유지하면서도 러닝 타임 내내 팽팽한 긴장감에서 벗어날 수 없게 만드는 새롭고도 독특한 스릴러 히든은 하네케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칸영화제 심사위원상등 여러 영화제의 수상과 2000년대 최고의 영화중 하나로 꼽힐정도로 높은 작품성을 보이는 영화이다. 그의 후기작품인 하얀리본 또한 배경과 시간을 되돌렸지 어느정도 비슷한 스토리와 메시지를 담고 있다. 히든을 재미있게 보셨다면 하얀리본또한 같이 볼 것을 추천한다. 하얀리본또한 칸영화제 최고의 상인 그랑프리를 받았을정도로 상당한 내공의 작품이니 강력 추천해드리는 작품이다.
배달된 비디오 촬영자는 누구인가?
마지드는 사건을 계기로 잃어버린 옛기억을 회상해낸다. 그리고 범인을 쉽게 단정한다. 그에게 찾아가 협박을 하기도 하고 타협을하기도 하지만 감정에 치우쳐있을뿐 이성적인 판단을 잃어있은 상황이다. 지식인으로불리는 그는 스스로가 정의라고 생각하며 자기의 판단이 옳다고 여기며 스스로 사건을 해결하려고 하는데 자기들의 논리가 곧 정답이며 정의다라고 여기는 정치인들의 모습과 오버랩되어 묘한 헛웃음을 자아낸다.
히든이 뛰어난작품인 이유는 이처럼 영화내에서는 프랑스와 알제리사이에서 벌어진 식민사와 민족간의 갈등의 문제를 개인사적으로 한정되어 풀어냈지만 이것이 특정국가만의 이야기만으로 끝나지않고 이민자와 불법 노동자등 모든 국가의 정체성을 관통하는 거대한 담론을 포함하고 있는 점이다. 국내 역시 많은 해외노동자들이 거주하는 국가이기도 하는데 너무나 우리의 잣대로 평가해왔던게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던져줄만큼 히든은 여러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훌륭한 영화이다.
영화 자체만으로 보면 유럽영화의 속설처럼 지루할수도있겠지만 금방 잊혀지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와 달리 몇년이 지나도 다시 보고싶고 생각나는 영화 <히든>을 꼭 시간을 내어 보시기를 강력 추천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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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성있는 영화를 찾으시는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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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김석희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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