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크백 마운틴
21세기를 살고 있는 이 시대에도, 아직까지 매우 민감한 문제라 할 수 있는 성소수자의 사랑. 아름다운 자연을 뽐내는 브로크백 마운틴을 배경으로 이렇게 잔잔하고 담백하게 이야기를 끌어내던 이안 감독의 영화에 매료 되었다. 1960년대,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삼아 슬픈 사랑의 이야기를 담은 브로크백 마운틴.
눈이 뒤덮혀 있는 봉우리와 한없이 펼쳐진 들판 8월의 브로크백 마운틴
이 영화를 보게 된 계기는 나름 연기파 배우라 할 수 있는 제이크 질렌할과 히스 레저의 출연이었다. 그들의 출연과 쉽게 풀어낼 수 없는 성소수자에 대한 이야기를 이안 감독과 두 배우가 어떻게 풀어나갈지 매우 궁금해하며 어느 여름 겁없이 보게 되었다. 하지만 영화의 후반부터는 두 배우보단 영화 속 주인공들의 애잔한 삶에 빠지게 되었다.
이 영화는 아름답고 눈부신 눈이 뒤덮혀 있는 봉우리와 한없이 펼쳐진 들판이 장관인 8월의 브로크백 마운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브로크백 마운틴에 있는 어느 양떼 방목장에서 함께 일을 하게 된 에니스와 잭은 산이라는 드넓은 혹은 갑갑한 한 공간에서 금방 마음을 터놓는 친밀한 사이가 된다. 하지만 그들은 그저 진한 우정을 나눈 친한 친구 사이에서 어느샌가 우정 이상의 감정을 품은 사이로 발전해간다.
방복장에서의 일이 끝나며 기약없이 헤어지는데..
모든 것을 품어줄 것 같은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깊어져간 그들의 마음은, 본인들의 감정을 제대로 바라보기도 전에 방목장에서의 일이 끝나면서 언제 만날지 기약도 없이 헤어진다. 그렇게 헤어진 에니스와 잭은 각각의 짝을 만나 결혼을 하고 아이도 낳아 기르며 자신들읭 삶을 살아가지만, 몇 년 후 잭의 편지로 인해 다시 만나게 된다. 그렇게 다시 만나게 된 두 사람은 방목장에서의 감정이 절대 한낮 여름밤의 꿈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된다. 그러나 두 사람이 지향하는 성향은 매우 달랐다. 조심스럽게, 그리고 최대한 지금의 가정을 깨지 않으면서 잭과의 만남을 유지하고 싶어하는 에니스와는 달리 잭은 에니스와 새로운 삶을 살고 싶어한다.
결국 행복할 수 없는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 두 사람
지향하는 입장은 달랐지만 서로를 향한 사랑은 같았던 그들은 그 후로 20년간 일년에 한 두 번씩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만남을 가지게 된다. 짧은 만남과 긴 그리움을 반복하면서….. 잭과의 관계를 들켜 에니스는 이혼을, 그리고 잭은 에니스와의 관계와 성적 외로움을 혼자 풀어가며, 이성간의 사랑처럼 맘껏 사랑을 표현하지 못한채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그들의 관계는 잭에게 사고가 나면서 변화게 일게 된다. 이렇듯 성소수자인 두 사람의 사랑은 결코 행복할 수 없는 결말을 맞이 하게 된다. 해피 엔딩 주의자도, 새드 엔딩 주의자도 아니지만, 매우 슬픈 엔딩인 이 브로크백 마운틴의 결말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21세기를 살고 있는 현재에도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곱지 않은 시선은 엄청나다. 하물며 1960년대는 오죽했을까?
우리나라의 성소주자들에 대한 달갑지 않은 시선
이 영화가 나오기 전, 성 소수자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다뤄졌었고, 현재에도 성소수자에 대한 이야기는 매우 많이 다뤄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성소수자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던 단막극이 있었다. 1999년 KBS에서 했던 <슬픈 유혹>이 그것이다. 예전에 비해 확실히 현재 동성애 소재를 다루는 것이 많이 관대해진 편이지만, 1999년에 그것도 지상파 방송국의 드라마 내용으로서도 상당히 파격적인 소재였음은 분명하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역시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은 곱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브로크백 마운틴을 만든 감독이나, 슬픈 유혹을 만든 감독은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에 대해서, 혹은 성소수자들의 마지막은 이렇다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작품을 만든 것은 아니다. 뿐만 아니라 단지 흥미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만든 것 또한 아니다. 그들(성소수자)의 선택(그럴 수 밖에 없었던)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일 수도 있고, 성소수자들이 성적 욕망만을 채우기 위해 동성을 선택한 것이 아니다라는 것을 얘기 하는 것일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어쩌다 보니 사랑하게 된 사람이 남자였을 뿐이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일 수도 있다.
'남자여서 사랑한 것이 아니라, 사랑했던 사람이 남자였을 뿐이다...'
누군가도 그런 말을 했었다. ‘남자여서 사랑한 것이 아니라, 사랑했던 사람이 남자였을 뿐이다.' 나는 이 말 한마디로 조금이나마 그들의 마음을 이해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브로크백 마운틴이나 슬픈 유혹과 같은 성소수자 관련 영화나 드라마 몇 편만 보고 그들을 이해할 수 없다. 물론 그들 역시 자신을 이해해달라고 하지도 않는다. 다만 괴물취급만이라도 당하고 싶지 않을 뿐이고 사람 대 사람으로 똑 같은 사람으로 자신들에게 주어진 삶을 살아가고 싶은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비록 웃는 모습이 예쁜 배우 제이크 질렌할에게 낚여 보게 된 영화지만, 한번쯤 혹은 조금의 시간 텀을 주고 두 번 정도는(성소수자들의 마음을 헤아려 볼 시간을 갖고자) 볼 만한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열린 마음, 열린 관점으로 <브로크백 마운틴>을 감상하시길
그저 무턱대고 동성간의 사랑이 역겹다고, 더럽다고 쉽게 내뱉을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단 한번이라도 그들은 왜 그런 선택을 하게 되었나?에 대해 생각해본다면, 브로크백 마운틴은 당신에게 새롭게 다가올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틀린 것이 아니라 다름이다. 다름은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인정하는 것이다. 비록 이해도 인정도 할 수 없을지라도 그것을 비판하고 비난하며, 돌을 던질 자격은 그 누구에게도 없다. 브로크백 마운틴을 보며 내가 내렸던 결론과 느낀 점은 이 이상도 이 이하도 아니었다. 열린 마음과 열린 관점으로 본다면, 브로크백 마운틴은 당신들에게도 새롭게 다가갈 것이다. (다수의 힘이 소수에 대한 폭력을 일으킬 수 있다는 말을, 이 영화를 통해 느꼈다면 분명 다른 소수의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 있게 지켜보고 문제가 무엇인지, 해결 방안은 무엇인지, 그들은 왜 용기 내어 목소리를 내는지, 조금이나마 알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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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무한변신외계인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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