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을 좋아하지만 내가 본 작품들은 거의 최근 작품들 뿐이었다. 그 때문에 이 작품을 보면서 작품 자체의 재미도 있었지만 감독의 이후의 작품들과 비교해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었다. 최근 작품들은 희망적이고 산틋한 분위기의 위트있는 장면들이 많이 있다고 하면 이전 작품들은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조금은 디스토피아적인 장면들이 다수 등장한다.
환경에 대한 메시지와 외형적으로 무서워보이고 위협적으로 보이는 존재가 사실은 소중한 존재를 보호하는 수호신역할을 하는 대조적 모습들. 미래에 인간들이 저지르고도 또 다시 자신들의 과오를 질책하지 않은채 파괴의 연속을 보여주는 이기심. 해결해야될 본질적인 문제는 뒤로한채 주종관계를 따지고 지배하려드는 모습에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파피용>이 떠올랐다.
인간은 어쩔 수 없이 멸망해야하는 종족인가? 라는 질문에서 보는내내 그럴 수 밖에 없구나 그래야만 하는 구나. 하지만 매 순간 나우시카와 같은 비범한 꿈을 까진 한 인간이 우리들을 어쩌면 순수한 세계로 다시 회귀할 수 있게 했구나. 이런 긍적적인 생각을 들게한 여느 영화보다도 더 많은 생각을 쉽고 재미있게 박진감 넘치게 그려낸 작품이었다. 오랜만에 본 미야자키의 작품은 실망시키지 않았고, 그의 파트너인 히사이시 조의 음악또한 보는내내 울려퍼졌다.
<애니메이션 내용>
거대 산업 문명이 붕괴한 뒤, 황폐해진 대지와 썩은 바다로 뒤덮인 지구. 여기에 유독한 독기를 뿜어내는 부해까지 날로 확장되어 간다. 부해가 되어 마스크를 쓰지 않고 살아가기 힘든 상황. 그런 상황에서 아직 바람 계곡은 그나마 안전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토르메키아의 대형 비행선이 바람 계곡에 추락하게 되고 그 비행선에서 거신병의 알이 발견된다. (거신병은 불로 7일간 지구의 모든 생명체를 태워버렸다고 함) 얼마 지나지 않아 거신병의 알을 찾기 위해 토르메키아 함대가 오고 바람 계곡은 그들에게 점령당하고 만다. 거신병을 깨워 무기로 쓰려고 하는 토르메키아 군을 막기 위해 페지테국에서 오무 무리를 바람 계곡으로 보내게 되고, 나우시카는 오무의 공격을 막기 위해 자신의 몸을 던진다.
간단하게 소개하면 이정도의 내용이다. 그러나 영화는 애니메이션에서 담을 수 없는 누구도 담지 않았던 무거운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한다. 인간의 과오, 자연과의 공존, 제3의 적이 나타나야지만 함께 힘을 합치는 인간이라는 동물. 참고로 페지테국과 토르메키아 군은 서로 적대적 관계인 나라이다. 그 사이에 있는 바람의 계곡은 영화 <웰컴투 동막골>과 같은 느낌의 유토피아적 세계이다. 나우시카라는 품성좋고 마을 사람들을 아끼고 사랑할 줄 알고, 마을 사람들 또한 그러한 공주를 절대적으로 신뢰하며 따르는 그런것이 너무도 당연한 공간을 그렸다.
나우시카의 스승이자 정신적 지주인 유파이다. 전설의 검객이자 전설을 찾아 인간세계를 구하고자하는 선구자적 인물이다. 사실 그가 찾고있던 메시아는 나우시카였다.
토르메키아군의 사령관인 크샤나이다. 자연에게 자신의 팔을 잃고 가족을 잃은 분노와 증오만이 남은 인간의 전형으로서 고정관념과 타협하지 않는 생각을 가지고 자연을 부수겠다는 일념하나로 살아가는 인물이다. 하지만 나우시카를 만나고 점차 자신의 내면적 반성과 성찰을 하여 변화해가는 인간을 그렸다.
인간이 저지른 실수때문에 점차 독에 잠식되어가는 지구. 그런 지구를 살려보겠다고 인간은 말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환경을 더 파괴하고 회복하지 못할 상태로 끌고 가는 것이다. 인간의 이기심에 환경 회복은 이용될 뿐 실질적인 대안은 되지 못한다. 결국 인간은 스스로 한 걸음씩 멸망의 길로 가고 있을 뿐. 자연과의 공존과 정복, 그 선택은 인간의 몫이지만 책임또한 인간의 몫으로 돌아온다.그런 상황 속에서 나우시카는 부해가 스스로 자연을 정화하기 위해 생겨난 것임을 알게 된다. 인간이 아닌 자연 스스로가 세상을 정화시키고 있었다. 자연을 마음으로 대하는 나우시카. 그녀의 진심이 분노에 찬 오무도, 차츰 부해에 잠식되가는 대지에 살고 있는 인간도 포용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이 작품의 마지막 장면을 보면 바람 계곡의 공주인 나우시카는 인간이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자연과 화해하고 더 이상은 괴롭혀서는 안된다는 것을 깨닫고 인류가 처한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던져 희생한다. 수십년이 지나도 주목받고 재평가 되고 있는 작품인데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
지금 지구는 이미 산업화 도시화가 많이 이루어졌고 지구의 숨구멍과도 같은 아마존을 인간의 욕심때문에 훼손하려고 있고 이미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는 곳도 세계 곳곳에 존재하고 있고 계속 이런 상태로 가다간 순식간에 확대되고 말 것이다. 남녀노소 불구하고 다시 한 번 이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연과의 조화에 대해 새삼 느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다고 본다. 마지막 장면을 볼 땐 정말 가슴이 찡하고 보는 내내 자연이 인간에게 모든 생명에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우리가 자연에게 한 것 만큼 지금 되돌려 받는 것이겠지.. 이 작품속에서도 작은 소녀 나우시카가 진심을 다해 말을 하고 자신을 던져 희생했지만 오무들이 그 마음을 알고 다시 살려주었다. 또한 나우시카를 통해 파란색의 상징을 보여줌으로써 이 작품속에서 인류를 구해줄 것이라는 것도 비추고 있다. 아무튼 어른들에게도 상당한 의미가 있는 영화이며 자연에 대해 고마움을 느끼고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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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야자키 하야오감독의 의미있는 애니메이션을 다시 보고싶은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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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원종현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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