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원한다면
Todo Lo Que Tu Quieras , Anything You Want , 2010

과거 우리네 아버지들은 전쟁과 독재, 경재개발의 격동기를 살아오면서 가정의 정신적 지주로 권위를 지켜왔으나 시대가 변하면서 갈수록 아버지의 역할이 불명확해지고 혼란스러운 상황들을 맞이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성장하면서 의식주가 해결되자 이제는 좀더 안락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기위해 예전보다 더 많은 시간들을 바깥에서 일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자녀들에게 사랑을 알려주고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야할 아버지의 모습은 찾아보기가 힘들어졌다.

소개할 영화 <네가 원한다면>에서 다루고자 하는 이야기가 바로 현대사회를 살아가며 막중한 부담감으로 인해 하루하루를 부데끼며 살아가야만 하는 아버지의 눈물겨운 부성애에 관한 것이다. 당연히 가족을 사랑하고 시간을 할애하여 아이들과 놀아주고 싶지만 바쁜 생활로 인해 그것조차도 힘들어지면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기도 힘들어지고, 감정은 점점 무뎌져 가족간에 서로가 무심하게 지내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 영화를 보면 놓치고 살았던 소소한 것들에 대한 소중함과 아버지의 삶, 그리고 가족 간의 사랑을 느껴볼 수 있다.

레오는 유능한 변호사로 가정에 충실하면서도 때로는 오래된 연인 마르타와 외도를 하기도 한다. 이제 4살이 된 귀여운 딸 다프네와 사랑하는 아내 알리시아와 함께 별 문제없이 살아가다 갑작스러운 아내의 죽음으로 평범했던 가정의 평화가 깨어지기 시작한다. 가장 큰 문제는 알리시아의 빈자리가 너무나 크다는 것이었다. 알리시아의 부모님은 다프네를 키워주겠다고 하는데 레오의 입장에서 본다면 그들이 다프네를 빼앗아 가는 거나 다름이 없는 행동으로 느껴질 뿐이다.

아내의 빈자리를 추스를 시간도 없이 다프네가 레오에게서 어머니의 모습을 찾으려고 하자 알리시아가 사용하던 립스틱을 바르고 입던 옷을 입어 보지만 쉽사리 마르타의 공허함을 채울수가 없다. 레오는 자신의 의뢰인이자 게이인 알렉스에게 "더러운 게이!"라고 할만큼 여장한 남자에 대해 극도로 혐오감을 보이는데 이런 성격을 가진 그가 딸을 위해 여장을 하고 나서게 된다.
다행히도 레오가 여장을 하면서 다프네는 점차 안정을 찾아가지만 주변사람들은 레오를 이상한 사람으로 몰아가고 급기야 알리시아의 부모님은 다프네를 수녀원의 유치원으로 보내버린다.

어린소녀 다프네는 늘 자신을 챙겨주던 엄마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다 결국 아버지 레오에게서 엄마의 모습을 찾으려 했다. 변호사로 일하며 부족한것이 없이 살아가던 레오도 막상 자신의 딸이 그런일을 당하자 해줄수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단 하나 자신이 아내의 모습처럼 꾸며 딸에게 위안을 주는것이 전부인 것이다.
수염투성이의 얼굴에 진한 화장을 하고 입술에는 립스틱을 발라 알리시아처럼 꾸민뒤 다프네의 앞에 나서는 순간 엄마에 대한 그리움도, 기억속에 자리하고 있던 엄마에 대한 향수도 서서히 사그라들기 시작한다. 결국 레오의 노력으로 다프네의 상처는 치유되고 자신의 손으로 레오의 화장을 지워주며 그제서야 아버지의 본래 모습을 정면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지금 우리곁에 있는 아버지도 영화 속 레오처럼 진한 화장을 하거나 채색된 가면을 쓴채 가족의 행복을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본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철저히 위장한 채 살아가야 하는 것이 우리네 현실이 되어 버렸다.
"내리 사랑은 있어도 치 사랑은 없다" 라는 말이 있다. 윗사람은 아랫사람에게 정성을 쏟아부으며 사랑을 주지만 아랫사람은 윗사람이 베푼만큼 사랑을 줄수 없다는 말이다. 우리는 부모가 주신 사랑을 너무나 당연하듯 받고만 살아왔다. 이제 그 사랑을 되돌려줄만도 하건만 여전히 부모님 앞에만 서면 어린아이가 되어 투정 부리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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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성애를 그린 감동적인 영화
가족간의 사랑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주는 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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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KANG ME JU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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