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남자의 분노에 주목하라
부러진 화살

★영화에 대한 간단한 소개
이 영화는 권위중심적인 사법부와 그 권위에 맞서는 한 교수의 법정극입니다. 유일무이한 전제가 이목을 끌고 흥미를 더해줍니다. 사법부는 법에 따라 재판을 하는 기관을 일컫는데 그 기관과 법정에 서서 재판을 한다니 참 모순적이네요. 말 그대로 "순진한 다윗과 야만적인 골리앗의 싸움"입니다.

"야, 판사를 활로 다 쏘는 놈이 어디 있냐? 세상에."
"이건, 순진한 다윗과 야만적인 골리앗의 싸움이야.
다윗이 열심히 돌을 던져대는데도 철갑을 두른 골리앗은 끄떡도 안 해."
가족들과 함께 영화 보고 싶은 분이나 추리극을 좋아하시는 분 추천드립니다. 영화 보는데 부담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도 지루하지 않고 볼 수 있다는 점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메리트가 아닌가 싶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에...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두고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먼저 실화를 알고나서 영화를 감상하는 것도 개인적으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에서 주로 다루게 되는 사건인 석궁테러사건은 2007년 성균관대학교 김경호교수가 앞선 판결에 불만을 품어서 담당 판사에게 가서 석궁으로 테러를 가한 사건을 말하는데요. 여기서 앞선 판결의 내용은 1995년도 성균관대 입학시험 오류 사건에서 시작됩니다. 95년도 성대 입시 시험 오류를 김경호 교수가 지적하게 되어서 부교수 승진 실패와 재임용 탈락, 정직 3개월이라는 징계를 받습니다. 이에 대해서 김경호교수는 2005년 여러차례 항소를 했지만 모두 기각하게 되는데 이에 앙심을 품고 석궁테러사건을 일으키게 됩니다.
★View Point 1 : 독특한 재판.
돈만 밝히고 알코올중독자인 양아치 변호사 박준과 타협이란 것을 전혀 찾을 수 없고 고지식의 끝을 달리는 일명 꼴통 교수 김경호가 만나 서로 팀을 이루게 됩니다. 전혀 어울리지 않지만 뭔가 오묘한 느낌이 오는 조합. 이런 독특한 조합이 의외의 조화를 만들어냅니다. 굳이 장점을 꼽자면, 서로의 단점을 보완한다는 것입니다. 때론 서로를 팀킬(?)도 하지만, 판사에게 법으로 맞서고 항소 측에 매서운 돌직구를 날려 재판을 흥미롭게 이끌어 내는데요. 이런 점에서 자칫 지루할 수도 있었던 재판 과정을 재밌게 만들어냅니다.
둘 다 보통 성격은 아닌데요. 그런 점이 서로에게 끌렸을까요? 멋대로 재판을 잘 견디고 사법부와 승부를 걸게 되는데 정말 흥미진진합니다.
★View Point 2 : 증거 날조, 조작. 불리한 게임.
사건이 진행됨에 따라 진상이 흐릿해 집니다. 확증되지도 않은 물품을 증거로 채택하고 확증을 원하는 피고측(김경호 교수와 박준 변호사)의 혈흔 감정 신청도 기각 되는 등 엇갈린 진술과 성급한 판결, 증거 날조... 진실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지게 됩니다. 그 이유는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 인데요. 사법부의 권위 도전이라고 생각하는 사건을 승소한다면 사법부 입장에서는 기분이 편치 못 할 것입니다. 그래서 억지재판을 펼치게 됩니다. 그 재판에 배심원이었다면 정말 어이가 없다는 생각이 들 수 있겠네요. 영화를 보는 내내 애쓴다.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습니다.
"교수님 오늘 재판 어떠셨어요?"
"본대로입니다. 이게 재판 입니까? 개판이지."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는데 저 대사가 참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말장난처럼 들리지만 어떻게 보면 사실일지도 모릅니다. 재판과 개판. 글자 하나 차이지만 두 단어 사이의 거리는 그리 멀지 않게 느껴집니다. 개판인 상황 속에서도 두 사람이 계속해서 재판을 이어 나갑니다. 보는 입장에서 "저런 게임을 왜 계속 하려는 거지?"라는 의문이 끊이질 않았는데요. 하지만 "계속 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도 같이 드네요. 이런 불리한 게임을 어떻게 이어나갈지 또 다른 관전 포인트입니다.
★View Point 3 : 판사 VS 피고, 일촉즉발!
꼴통 피고엔 꼴통 판사가 있어야 재판이 재밌는 법입니다. 피고 못지않게 한 성격하는 판사의 공격과 그것을 아무렇지 않게 맞받아치는 피고를 보면 관객들을 들었다 놓았다하는 요물! 관객들을 밀당(?)하는 기분이 듭니다. 톡 하고 건들이면 폭발할 것 같은 대립은 이 영화를 보는 이유라고 할까요? 마치 자신이 배심원이 된 기분을 느낄 정도로 영화에 몰입할 수밖에 없게 만듭니다.
"이건 독재입니다!"
김경호 교수 역을 맡은 안성기의 명품 연기도 이 갈등을 더욱 더 살립니다. 하나하나 따지면서 판사의 말 한마디도 지지 않으려는 꼴통 교수 연기는 어느새 명품 연기로 밖에 보이질 않았습니다. 후에 배우 문성근이 나왔을 때 두 글자가 머리 속에 떠올랐습니다. 대박! 안성기와 문성근의 대결! 그 대결의 승자는 누구일까요?
★View Point 4 : 블랙코미디, 진정한 카타르시스를 느끼다
블랙코미디의 매력이란 역시 하고 싶은 말을 대신 해주는 것에서 나오는 웃음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결과가 정해진 재판이라면 그 재판은 어떻게 나아갈까요? 하지만 예상을 뒤집는 꼴통 교수덕분에 영화를 보는 내내 짜릿함을 느꼈습니다. 진정한 카타르시스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우리 이민 갈까?”
“이민?”
“이런 한심한 나라에서 저 꼬맹이들을 키우고 싶냐, 너는?”
블랙 코미디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네요. 줄거리, 장면, 대사 모두 카타르시스를 느끼기에 충분했고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도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아쉬운점
스토리, 연출, 연기 다 괜찮은 것 같은데 딱 한 가지 걸리는 게 있다면 너무 편파적으로 보여주는 점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는데요. 그 실화가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얼마나 각색이 되었는지는 관객 입장에서는 알 수가 없습니다. 영화의 흥미를 위해서 어쩔 수 없었겠지만 실화를 최대한 반영했다면 어땠을까하는 짧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박준 변호사가 최후변론하는 장면
★이 영화의 명장면
박준 변호사가 가장 멋있게 보이는 장면입니다. 감독이 전하고 싶은 모든 메시지를 이 장면에서 모두 쏟아 버립니다. 이 장면만 보아도 이 영화 모두 봤다고 과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대사가 다시 들어도 질리지 않고 마음에 와 닿습니다.
★평점 & 한 줄 평
이 영화 총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거친 재판, 모두의 싸움" 재판이 엎치락 뒤치락 하지만, 어쩌면 모두 함께 재판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하네요.
스토리 ★★★☆ 7
비주얼 ★★★☆ 7
연출 ★★★★ 8
연기 ★★★★☆ 9
총점 ★★★★ 7.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