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 : 당대최고수전
花漾 , Lovers are gamblers , 2012

비가 퍼붓는 어느 밤, 두 남녀가 절박하게 서로를 끌어안고 있다. 그러나 뭔가 불안한 여자. 남자는 여자의 어깨에 있는 두드러기 같은 상처를 만지고 화들짝 놀라 뒤로 물러선다.
그리고 그 순간 여자는 잠에서 깬다. 첫 장면이 이렇게 남녀의 농도짙은 포옹에서 시작하는 화양: 당채 최고수전은 우리에게 다소 생소한 대만영화이다. 제로 추라는 여성 감독의 영화로 이 첫 장면의 두 인물은 영화를 이끌어가는 주연 배우이다.

해적섬의 기방 화양루에는 노래, 춤, 외모 모두 빼어난 기녀 자매가 있다. 언니인 백소설과 동생인 백소상. 그러나 이들에게는 남모르는 비밀이 있다. 그것은 바로 언니 백소설이 나병에 걸렸다는 것. 기방의 다른 사람들이 알면 섬에서 추방당하기 때문에 동생 백소상은 언니 옆에서 늘 비밀을 지켜주려 애쓴다.
약하고 여린 언니와 달리 강하고 똑똑한 동생 소상은 쌍둥이 자매라 그런지 두드러기 등의 증상을 함께 하며 언니를 보호하는데 애쓴다. 그런 어느날 기방 주인이 백소설이 나병에 걸렸다는 것을 알게 되고 백소설에게 나명을 고치려면 남자에게 옮기면 된다는 미신을 애기하며 독방에 가두어 버린다.

화양: 당대최고수전은 몽롱하고 서정적인 이미지에 아름다운 음악으로 관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게다가 당대 최고의 기녀 역할을 맡은 백소설, 백소상은 현재 대만에서도 매우 인기있는 여배우들로 기녀로서의 아름다운 자태에 관객의 마음을 빼앗는다.
그러나 이 영화는 이토록 빼어난 이미지와 달리 다소 부실한 내러티브를 갖고 있다. 두 자매의 대립적인 성격, 즉 약함-강함, 순응적-반항적,여림-똑똑함은 두 자매가 인생을 대하는 태도로 귀결된다. 언니 백소설은 나병을 남자에게 옮기면 된다는 기녀주인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남자에게 그런 일을 하지 못하고 동생 백소상은 그런 언니에게 냉소짓는다. 사랑을 믿는 자와 사랑을 믿지 않는 자. 영화는 이를 기반으로 등장인물들의 삶을 하나하나 보여준다. 안타까운 것은 영화속에 등장한 대부분의 인물들은 사랑을 믿는, 믿지 않는 대부분 비극적으로 인생을 마감한다는 것이다.

낯선 주인공들 사이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익숙한 배우들도 더러 보인다. 도둑들에세 대단히 매력적인 캐릭터로 등장하여 깊은 인상을 남긴 임달화와 홍콩 영화 속에세 늘 한 귀퉁이 자리를 차지하고 영화에 등장했던 오군여가 그들이다.
해적섬의 실질적 주인 노릇을 하는 임달화와 기방의 주인 역을 하는 오군여. 돈이면 무엇이든 한다는 그들이지만 이들 역시 사랑이라는 족쇄에 묶여 그 끝을 비장하게 장식한다. 사랑에 죽다. 라는 문구가 이 영화에 흐르는 정서일 것이다.

무협의 세계보다는 로맨스와 멜로에 치중한 영화 화양:당대최고수전. 기존의 홍콩 무협영화를 기대하며 관람한다면 영화는 왠지 삼천포의 느낌이 들 것이다. 그러나 이 영화가 갖고 있는 주제. 사랑을 믿든, 믿지 않든 그 소용돌이기 일으키는 파문이 우리의 인생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며 본다면, 영화는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올 것이다.
두 기녀 자매의 사랑과 영화 후반부의 반전은 가슴아픈 사연을 만들어내며 사랑의 소용돌이 속으로 우리를 몰고 간다. 사랑의 기쁨, 슬픔, 배신, 고독감. 인생에게 남녀가 만들어내는 가장 애잔한 감정의 소용돌이를 다루고 있는 화양: 당대 최고수전을 지금 만나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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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멜로 팬들에게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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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박한나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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