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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웨이크닝 (2013)

조회수 31,755

영화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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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기숙학교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났다! 범인은 다름 아닌 유령, 모든 것은 계획되었다!

1920년 잉글랜드, 수많은 목숨을 앗아간 2차 세계대전 이후 사람들은 초자연적 현상에 기대어 위안을 받지만 주인공 ‘플로렌스’는 진실이 아닌 유령의 존재를 믿지 않는다.

고스트 헌터로서 실력을 인정받은 그녀에게 어느 날, 컴브리아주 룩포드의 남자 사립 기숙학교에서 일어난 유령에 의한 살인사건에 대해 의뢰가 들어온다. 과거의 괴소문을 바탕으로 학교 도처에서 유령을 본 학생들이 속출하면서, 심지어 한 아이가 공포에 질린 채 시체로 발견된 것이다. 결국 그녀는 면밀한 조사와 과학적 장치로 유령이 아닌 사람의 짓임을 밝혀내고자 하지만 사건이 해결되고 나서도 주변에서 설명할 수 없는 괴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마침내 끔찍한 사건의 비밀과 마주하게 되는데…

12월 12일, 올 겨울 마지막 공포를 확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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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웨이크닝>

 

 

 

★★★☆ 어려운 시험 문제, 자꾸 들춰보고 싶은 답안지.

 

이따금씩 TV 프로그램에서는 귀신, 유령 등을 방송의 소재로 삼는다. 폐가나 폐교를 찾아가는 포맷은 꽤 흔해진데다 관광 상품화되기도 했고, 괴이한 분장으로 직업의 특색을 드러내는 도사나 퇴마사들의 돌발 행동도 이제는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해진 부분이다. 그럼에도 방송에서는 때마다 귀신, 유령을 찾는다. 그 이유는 미스터리한 소재 자체가 손해 보지 않을 만큼의 시청률을 매번 담보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소재의 프로그램들은 매번 똑같은 결론으로 마무리 되면서 끝끝내 찜찜함을 남긴다. 흥미로웠던 장면들이 한 줄의 자막으로 허무해지는 것. 자막의 내용은 늘 '본 장면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내용이 아님을 밝혀드립니다.'

 

 

 

 

12일 개봉한 영화 <어웨이크닝>의 주인공 플로렌스(레베카 홀 분)는 앞서 언급한 자막의 내용을 입증하는 직업을 가진 인물이다. 그녀의 직업은 고스트 헌터이자 유명 작가. 1921년 런던을 배경으로 시작되는 영화는 그녀를 등장시키며 2차 세계대전에 즈음해 전쟁과 독감으로 가족을 잃은 이들에게 위로가 되어준 영혼의 존재를 부정한다. 한 마디로 그녀의 임무는 '유령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내용이 아님을 밝혀드리겠다'는 것이다.

유령의 존재가 실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과학과 이론으로 밝혀내는 것이 소명인 그녀에게 어느 날 로버트 말로리(도미닉 웨스트 분)란 남자가 찾아온다. 브리아주 록포드의 남자 사립 기숙학교의 역사 선생님인 그는 자신의 학교에서 유령에 의한 살인사건이 벌어졌다며 플로렌스에게 이에 대한 진실을 밝혀달라고 부탁한다. 플로렌스는 말로리의 청탁이 달갑지 않았지만, 결국 그가 말한 학교로 향한다.그리고 그곳에서 끔찍했던 과거와 마주한다.

 

 

 

 

영화 <어웨이크닝>은 무엇보다 분위기와 리듬이 좋은 영화다. 영화 전반을 아우르는 미스터리한 ‘분위기’는 관객의 몰입을 이끄는 힘이 있고, 호러와 스릴러 요소를 적절한 포인트에 배치해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는 ‘리듬’은 시간이 지날수록 흥미를 돋운다. 게다가 탄탄한 이야기 구성과 꼼꼼한 연출력, 배우들의 호연이 조화롭게 삼박자를 이루고 있어 한 눈에 봐도 잘 만들어졌다는 인상을 남긴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호평을 매기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데 있다. 영화의 내용과 암시를 완벽하게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복 감상이 필수다. 감독은 무엇보다 미스터리한 분위기에 집중해 영화를 연출했는데, 그래서 영화의 전반부는 흥미로운 후반을 위해 희생된다. 영화의 전반부, 그러니까 플로렌스가 월터 살인 사건의 진실을 밝혀내는 부분까지 영화는 미스터리한 분위기 유지를 위해 이야기를 불친절하게 풀어낸다. 생략과 암시가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위해 동원되는 기법인데, 그래서 영화의 전반부는 어렵고 지루한 느낌을 풍기기도 한다. 미스터리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사용된 생략과 암시가 간간이 지나치다는 생각도 자연스럽다.

 

 

 

 

물론, 영화의 후반부에는 전반부의 미스터리를 풀어주는 답안지가 제시된다. 답안지는 문제를 풀고 있을 때 툭 던져지기도 하고, 아예 손도 못 대고 툭툭 털어버렸을 때 손에 쥐어지기도 한다. 타이밍이 생뚱맞거나 급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예를 들면, 톰의 정체가 드러나는 부분이 그렇다. 영화는 영리하게 톰을 초반에 잠깐 등장시켰다가 빅터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그리고 전반부를 마무리 지은 후 다시 톰을 데려 오는데, 이때 등장하는 톰을 한 번에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다. 빅터를 맥거핀으로 활용해 톰을 숨겨 놓는 것이 감독의 의도였겠지만, 결과적으로 톰의 정체가 밝혀지는 부분은 이러한 감독의 의도 때문에 생뚱맞게 느껴지기도 한다.

 

 

 

 

또한 몇 가지 답안은 관객의 자체 해석을 막는다. 말로리가 자신의 허벅지 살을 왜 뜯어내는지에 관한 플로렌스의 해석이 그렇고, 플로렌스의 과거를 읊조리며 이 모든 것이 자신의 계획이라 자랑하는 모드의 수다가 그렇다. 게다가 이런 답안지 역시 뜬금없는 타이밍에 공개된다는 것이 문제다.

시험 문제가 어려우면 답안지를 봐도 쉽게 이해되지 않을 때가 있다. 이게 왜 답이지? 하고 고개를 갸우뚱 거리기도 하는데, 영화 <어웨이크닝>의 미스터리가 바로 이런 어려운 시험 문제와 비슷한 느낌이 아닐까 싶다. 이 영화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되돌려 보기, 복기, 반복 감상 등은 자연스러운 반응이 된다.

 

 

 

 

탄탄한 이야기에 주목하는 감상법을 권한다. 영화의 전반부는 플로렌스가 말로리로부터 부탁받은 월터 살인사건의 진실을 캐는 데 집중하는데, 결과적으로 이 사건은 영화의 진실을 가리기 위한 훌륭한 맥거핀으로 기능한다. 정작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진실은 인물들이 나누는 대화나 지나치기 쉬운 장면 등에 숨어있다. 하지만 앞서 밝혀두었듯 웬만큼 집중하지 않고선 모든 함의를 읽는 것이 쉽지는 않다.

이야기 감상법이 맞지 않다면 분위기에 기대어 감상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고즈넉하면서도 순간 서늘함이 배어 나오는 영화는 무미건조한 배우들의 표정만큼이나 묘한 분위기를 가지며 몰입도를 높인다. 호러와 스릴러 요소는 이런 잔잔한 분위기에서 갑자기 튀어나오기 때문에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일순간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데 충실한다.

 

 

 

 

배우들의 연기 역시 훌륭하다. 미스터리한 분위기에 기대가는 이들의 연기는 표정과 행동에 주목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특히 주인공 플로렌스 역을 맡은 레베카 홀과 말로리 역을 맡은 도미닉 웨스트의 연기는 극 전체를 안정감 있게 끌어가는 데 손색이 없다. 영화가 조금 더 친절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이만하면 잘 숨기고 잘 풀어낸 미스터리 수작이라 할 수 있겠다. 답안지를 자꾸 들춰보고 싶게 만드는 어려운 시험 문제 같은 영화, <어웨이크닝>. 어렵지만 재밌다. 자꾸 보고 싶어진다는 게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미스터리 영화를 좋아하는 분
영화 안에 숨어 있는 의미를 찾고자 하는 분
글: JK SOUL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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