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데이즈 인 뉴욕
2 Days in New York , 2012
운명같은 사랑과 이별, 그리고 재회, 일상적인 결혼생활의 이야기를 소재로 다룬 <비포 선라이즈>, <비포 선셋>, <비포 미드나잇> 3편의 비포시리즈에 출연하며 세계적인 여배우로 인정받은 '줄리 델피'. 그녀는 자신이 연출했던 작품 <뉴욕에서 온 남자, 파리에서 온 여자> 에서 주인공 마리온 역할을 연기하며 미국인 남자친구 잭과 프랑스 파리에 있는 부모님 집에 머물면서 생긴 에피소드들을 재미있게 그려냈었는데, 소개할 영화 <2 데이즈 인 뉴욕>에서도 미국인 애인 '밍구스(크리스 락)'가 '마리옹(줄리 델피)'의 가족들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코믹하게 보여준다.
전편에서는 뉴요커 잭과 마리옹의 연애과정을 통해 연인들끼리 흔히 겪을 수 있는 밀당의 진수를 보여줬는데, 후속편이라 할 수 있는 이번 영화에서는 둘만의 관계에서 조금더 확장되 사랑으로만 살 수 없는 연인들의 또 다른 고충들을 세세히 밝혀낸다.
영화는 혼란스러울 정도로 빠른대화들로 인해 잠시도 한눈을 팔 수 없게 만드는데, 대사를 곱씹어보면 깨알같은 웃음들이 곳곳에 포진돼있고 겉으로 드러내지 못하던 연인들의 고충들은 그저 웃으면서 넘겨버릴 수 없게 만든다.
성인이 되면 철저히 독립된 생활을 추구하는 서양에서도 가족으로 인해 받는 고통이 우리 못지않게 크다는것을 잘 보여주며 쉽게 정의 내릴수 없는 가족의 존재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하는 영화이다.
불청객들로 인한 마찰
뉴욕의 지방 신문사 '빌리스 보이스'에서 사진 기자를 하던 마리옹과 칼럼을 연재하고 있는 밍구스는 이혼의 상처를 경험한 이들로, 서로의 아픔을 알아서인지 속사정을 터놓으며 허물없이 지내다 동거를 하게된다. 아들과 딸까지 네 식구 별다른 문제없이 화목한 날들을 보내고있는데 프랑스 파리에서 마리옹의 가족들이 찾아오며 평화롭던 가정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서투른 영어실력에 막말은 기본이고 거기다 음담패설까지 골고루하는 아버지 진낫(앨버트 델피), 연인 마뉘(알렉상드로 나혼)도 같이 데리고 온 동생 로즈(알렉시아 랜도)는 지독한 노출증을 앓고있는 인물로 온 집안을 전라의 상태로 아무렇지 않은듯 활개를 치고 다닌다. 언니 마리웅의 옛 애인인 마뉘와 연인관계를 할정도로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이다.
마뉘의 상태는 더 심각하여 애인을 옆에 두고도 여자만 보면 유혹하기를 서슴치않고, 흑인인 밍구스를 앞에 두고도 인종차별적인 언행을 서슴치 않으며 장소를 가리지 않고 대마초를 피워대다 경찰에 입건 되기도 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가족들의 난동에 사랑으로 다져진 마리웅과 밍구스의 관계도 서서히 허물어져 가는데...
하나가 되기위한 과정들
가슴뜨거운 프랑스 여자 마리웅과 뉴욕의 차도남 밍구스의 사랑이 가족이라는 존재앞에서 힘없이 무너지고 사랑이라는 힘만으로 감내할 수 없는 높은 장벽에 부딪치고 만다. 가족이 되고나서도 사소한 것에 충돌하고 의견이 부딪치기 마련인데 이들 가족의 경우는 프랑스와 미국이라는 각기 다른 문화속에서 살던 사람들이 만나 그 파열음이 유난히도 크게 들리는 듯 하다.
가족이라는 공동체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충돌을 감수해야만 하지만 이 가족의 도를 넘는 행동들로 인해 결국은 밍구스와 마리웅이 피해자가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만다. 미국과 프랑스 간의 문화적 차이를 견디지 못하고 참지못한 밍구스가 단호한 결정을 내릴때도 어찌된 일인지 보는사람의 웃음은 멈추지 않는다.
쉴 새 없이 벌어지는 황당한 사건들은 관객들의 웃음을 유발시키고 프랑스인들의 거침없는 수다도 그저 익숙한듯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줄리 델피 감독은 마리옹이 서서히 밍구스의 가족을 이해하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려나가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로맨틱한 코미디극을 완성하였다.
연인관계에서 부부관계가 되기까지 험난한 과정들을 겪어야 하는데, 영화속에서 보여지는 장면들이 낯설지 않은 것은 가정을 이루고 살아가는 사람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라서 더욱 관심있게 볼수 있었던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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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식 유머를 즐기는 분이라면 강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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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KANG ME JU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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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로맨틱 코미디로 가득한 뉴욕에서 줄리 델피가 펼치는 이야기는 시시콜콜하고 보다 일상적이다. 낭만에 젖어 살던 프랑스 여자가 어린 아들을 키우는 프랑스 아줌마가 되면서 영화도 함께 일상의 색을 입게 된 것이다. 그런 점에서 <2 데이즈 인 뉴욕>은 톡톡 튀는 사랑의 서사가 아닌 과장 없이 담백한 가족 드라마에 가깝다. 줄리 델피는 감독으로서 이 단순한 이야기를 어떻게 지루하지 않게 풀어내야 하는지를 알고 있는 듯하다. 뉴욕의 길거리만큼이나 정신없이 전개되는 소소한 에피소드 곳곳에 유쾌한 유머가 산재해있고, 서로 다른 캐릭터들이 부딪히며 빚어내는 갖가지 충돌이 흥미롭게 이어진다. 여기에 전후의 상황 설명을 대신하는 인형극이나 마리옹 가족의 뉴욕 여행을 보여주는 아마추어 사진 슬라이드쇼 같은 영화적 장치들은 줄리 델피의 연출이 가진 발랄함을 보여준다.
2013년 8월 22일 목요일 | 글_정수영 기자 ( sooy12@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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