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주인공 역을 맡은 줄리아 스타일즈는 2004년 <본 슈프리머시>와 2007년 <본 얼티메이텀>에 출연하며 국내 팬들에게 얼굴을 알렸고, 남자 주인공인 루크 마블리는 비교적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배우이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 이 영화에 더욱 집중도를 높여주게 되는 것 같다. 익숙하지 않은 배우들이 연기하기 때문에 좀 더 자연스러운 로맨스 스토리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페이지는 친구들과 함께 술집에 모여 미래를 이야기한다. 각자의 고민 중에는 페이지가 다음 학기에 들어야할 ‘셰익스피어’ 교양 수업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과학과 실험에 익숙해져 있는 그녀에게는 낯선 과목이었다. 에디는 덴마크의 다음 통치자로 오르기 위해 여러 가지 회의에도 참석하지만 전혀 집중하지 못하고 자신에 대한 기대와 압박에 숨이 막히는 느낌을 받으며 지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에디는 미국의 대학교 생활에 대한 TV쇼를 보다가 자유로운 모습에 반해 미국 위스콘신에서 대학교를 다니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부모님을 설득해 비밀리에 페이지가 다니는 학교에 다니게 된다.
‘거역한 죄를 뉘우치며
엎드려 용서를 비옵니다‘
낮술 했니?
‘로미오와 줄리엣’ 대사야.
영화의 주인공이 덴마크 왕자인 만큼, 영화의 상당한 분량을 차지하는 배경도 바로 왕자가 사는 덴마크의 거대한 왕실이다. 에드워드 왕자가 사는 고풍스러운 궁전 세트는 덴마크의 ‘프리드릭스버그 성’과 바로코 양식으로 지어진 체코의 성들을 모델로 하여 프라하에 세워졌다. 왕실 바깥의 왕의 행렬과 수천 명의 엑스트라 장면 등 장중한 장면들은 바로크와 로코코 양식의 웅대한 건축물이 들어선 프라하의 체르닌스키 궁에서 촬영되었다.
특히 ‘바로크 건축의 진주’로 묘사되는 발티스 궁에서는 주로 왕이나 여왕의 서재, 에드워드의 침실, 만찬실 등 궁전의 여러 방들을 촬영했다. 여왕의 아치 회랑, 페이지의 침실, 대무도회장 등 궁전 외장 장식들은 플로스코비체 성과 리보코비체 성에서 촬영하였으며, 발티체에서 수마일 떨어져 있는 레드니체 성의 유리집은 왕자가 페이지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로맨틱한 배경이 되기도 했다.
대학생 신분으로 돌아간 에디는 경호원인 소렌(벤 밀러)과 함께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게 된다. 그리고 소렌에게 자신의 신분을 발설하지 말 것을 부탁한다. 그리고 게임광인 룸메이트와 대학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진정한 대학 생활을 느껴보기 위해 바를 찾은 에디와 소렌은 바에서 일하고 있는 페이지를 만나게 된다. 페이지는 소렌을 맘대로 부려먹으면서 자신은 손 하나도 까딱하지 않는 에디를 보고 심각한 왕자병에 걸린 남자라고 생각하고, 에디는 다른 여자들과 다르게 자신을 대하는 페이지에게 점점 관심을 갖게 된다.
게으르고 방탕하게 생활하는 에디 때문에 페이지는 실험 수업을 망치게 되고, 페이지는 기숙사방에 쫒아가 에디에게 화를 낸다. 그리고 에디는 자신이 페이지가 말한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페이지가 일하는 바에서 일 할 것을 결심한다.
난 네 정체를 알아
빈둥거리며 살려고 대학에 들어온거야
성취욕도 없고 남에게 피해만 줘
영화는 물론 주인공들의 러브스토를 중심으로 다루고 있지만, 이 외에도 다른 역의 개성도 영화의 재미있는 점 중 하나이다. 특히, 에디의 충복이자 비서, 경호원까지 여러 가지 역할을 맡고 있는 소렌, 페이지와 에디가 일하는 바의 사장, 둘이 함께 듣는 실험 수업의 교수님, 에디의 룸메이트인 괴짜 게임광 친구 등이 그렇다. 이들은 영화의 작은 부분을 담당하는 역할이지만, 자신들이 주인공인 삶을 살아가는 인물로 그려지며 영화의 주인공들이 위기에 처하거나 고민을 가지고 있을 때 충실한 조언자의 역할을 해준다.
에디는 페이지에게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고, 페이지는 에디의 참모습을 보게되면서 점점 그에게 반하게 된다. 하지만 에디의 관심에도 페이지는 애써 무관심으로 대하려고 하고, 에디는 그런 페이지의 모습에 당황하게 된다. 페이지는 예상대로 셰익스피어 문학 과목에서 어려움을 겪고, 에디에게 자신을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그에 대한 보답으로 페이지는 에디가 학교에 적응하는 것을 도와준다.
왕자는 어리고 두려웠던 탓에
힘겨운 선택에 준비가 안됐던 거야
그 압박감은 이겨내기 힘들어
영화의 의상 디자인을 맡은 마갈리 귀다스찌의 “이 영화는 한 마디로 화려한 의상 잔치이다. 한 디자이너가 한 영화에서 왕의 행렬, 즉위식, 무도회 정장 등을 모두 담당한다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라는 말을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이 영화는 패션쇼를 방불케 할 수많은 최고급 의상들이 등장한다.
의상팀은 화려한 보석과 최고급 원단 사용, 철저한 고증을 통해 고풍스러운 왕실에 어울리는 의상을 표현하는데 주력했다. 영국 최고의 텍스타일 회사인 ‘아비멜렉 하인스워드’로부터 최고급 원단을 수입하여 의복의 재질, 디자인, 의상에 심혈을 기울였고, 또한 그에 어울릴 액세서리 등 사소한 것 하나도 세심하게 선별했다.
에디와 페이지는 점차 서로에 대해 알아가면서 깊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에디와 페이지가 함께 있는 모습이 파파라치에게 찍히게 되고, 페이지는 에디가 평범한 대학생이 아니라 덴마크의 왕자라는 것을 알게 된다. 페이지는 심한 충격과 배신감을 느끼게 되는데...
영화는 크게 보면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전반부는 미국의 대학에서 일어나는 대학생활이다. 그렇기 때문에 앞부분은 비교적 가볍게 시작하고 있다. 주인공들이 만나고 서로에 대해 알아가면서 가볍고 자연스러운 일상들이 로맨스로 엮여지게 되는 것이다. 반면 영화의 후반부에 들어서 배경은 덴마크의 왕실로 바뀐다. 그러면서 주인공들을 둘러싼 분위기도 함께 변하게 된다. 분위기는 전반부에 비해 무거워지고 주인공들은 점점 자신들의 미래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온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 영화의 특이한 점은 주인공들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배경일 때에는 주로 주인공들은 티셔츠와 청바지 차림으로 캠퍼스에 있거나 바에서 일을 하고 있다. 이렇기 때문에 자연스럽고 자유러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반면 영화의 후반부에서 배경이 덴마크로 바뀌면서 주인공들은 티셔츠와 청바지 차림이 아니라 슈트와 드레스 차림으로 왕실 한 가운데 서있게 된다. 한 영화에서 전혀 반대의 느낌을 주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색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진실을 왜곡되게 보게 한 눈이
내 머리에 심어준 것은 사랑이오
그런데 내 눈이 제대로 본 것을
판단력이 잘못 해석하고 있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