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싱
おしん, Oshin, 2013

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 <오싱>은 많은 스크린을 확보하지는 못하였지만 소설을 읽었던 독자나 영화를 기다리던 관객에겐 개봉 소식이 반가울 수 밖에 없었다. 극 중 타니무라 오싱역을 맡았던 하마다 코코네는 포스터 사진만으로 해맑은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이 작은 소녀는 이 작품이 공식적인 첫 작품이다.
또한, 하마다 코코네는 이 영화를 위해 2500:1의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된 소녀다. 영화를 보면 누구나 느끼겠지만 과연 8살 아이가 하는 연기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놀라웠다. 반면 영화 연출을 한 토카시 신은 1960년 생으로 문학을 전공했고 이 후 유닛 파이브 라는 조감독 조합에 들어가면서 영화 제작을 시작했다. 큰 대표적인 작품 없이 애니메이션과 드라마 장르의 영화를 만들었던 토카시 신은 <오싱>을 통해 이름을 알리게 될지 의문이다.
영화 <오싱>은 원래 똑같은 이름의 소설 책에서 시작된다. 총 6권으로 이루어져있다. 책은 오싱의 일생을 다룬 내용이다. 이 책에서 제 1권인 더부살이편을 각색해 만든 영화가 이 영화다.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는 쉽게 성공하리라 생각할 수 있지만 원작의 부담을 떨쳐내야만 한다. 최근에는 많은 웹툰을 바탕으로한 영화가 개봉하면서 이와 같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영화 <오싱> 역시도 6권에 걸친 장편 소설 속에서 독자들이 느껴온 감동을 단 100분 남짓한 시간으로 담아내기엔 역부족이었을 수도 있다. 더군다나 일본 영화의 전형적인 드라마 장르의 방식인 천천히 다가가고 느리게 보여주는 흐름은 관객으로 하여금 흐름이 끊어지거나 감정을 이끌어내기 어려울 수 있다.
<오싱>은 극 중 주인공인 7살 소녀의 이름이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오싱은 가족의 생게를 위해 쌀과 이 아이의 노동력이 교환되면서 시작된다. 부유한 집에 가서 일을 하면 배부르게 밥을 먹을 수 있고 따뜻하게 잘 수 있다고 설득하는 엄마의 말과는 달리 배를 타고 팔려가는 날 부터 오싱은 고단한 삶이 시작되는 것과 다름 없었다.
이 작은 체구로 빗질을 하고 우물에서 몸통만 한 물을 길러오며 고단한 삶을 사는 오싱이지만 어린 아기를 보며 언제나 해맑은 주인공의 모습이다. 7살의 나이에 다른 집 일을 하는 것이 익숙해지지만 오싱은 언제나 배움에 대한 갈망이 있다. 지나가는 친구들이 책을 읽으며 지나가는 모습이 부럽기만 하다. 그렇게 영화는 점점 극적인 장면으로 이어지게 된다. 팔려오던 날 할머니가 주신 동전 한 닢으로 인하여 오싱은 도둑으로 몰리게 된다. 어린 마음에 충격을 받은 오싱은 결국 도망을 결심하게 된다. 도망 치던 중 쓰러진 오싱을 발견한 남자들은 소녀를 데리고 생활하게 되는데 그 곳에서 오싱은 글도 배우며 만족하는 삶을 살게 된다. 하지만 남자들은 소녀와 함께 생활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다시 돌려보내게 된다.
이 후, 집으로 돌아온 오싱은 가족을 위해 다시 새로운 곳으로 가지만 거절당하는데 그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꼬마 아이가 일을 하고 싶다며 애원하는 장면이 아이러니했다. 그런 오싱을 보고 받아준 곳에서 맛있는 쌀밥 한 그릇을 먹으며 행복해하는 오싱의 모습은 마냥 해맑다. 가난하기 때문에,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하기 때문에 오싱이 당하는 설움은 어린 아이이기에 더 크게 다가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 물건이 없어지면 도둑으로 몰리게 되는 오싱. 쫓겨남을 반복하지만 오싱의 해맑음은 지울 수 조차 없다. 영화의 배경은 일본의 전시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찢어지게 가난한 보릿고개고 형제도 많은 집안에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져있는 것이다.
영화를 보고 난 결론 부터 말하자면 매우 슬픈 영화임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눈물이 나지 않는 영화다. 하지만 슬픈 영화다. 관객이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리는 이유는 극 중 상황에 자신도 모르게 몰입하게 되어 감정 이입이 되고, 이입 된 감정이 복받쳐 눈물을 쏟는 것이다. 하지만 이 슬픈 영화를 보고 눈물이 나지 않은 이유는 감정이 전혀 이입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낯선 일본의 전시상황이 배경이라 그러하다곤 할 수 없다. 직접 겪어보지 못한 배경을 소재로 한 영화를 통해서도 충분히 감정 이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영화가 감정이입에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지나치게 개연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관객으로 하여금 이 때 울어주세요. 라고 하는 것이 느껴질 만큼 민망했다. 지지리도 고생하고 구박받는 안쓰러운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극적인 장면을 만들기 위한 장치들이 뜬금없이 쑥쑥 들어온다.
가장 냉철하고 조금의 자책감도 없이 오싱을 떠나보내만 한다던 오싱의 아버지는 오싱이 떠나자마자 뜬금없이 오열을 한다던가, 오싱을 돌봐주던 남자도 뜬금없이 사라진다. 이어 오싱이 두번째로 일을 하던 집의 딸의 캐릭터는 도무지 이해할 수 조차 없었다. 눈물을 쏟아내게 하는 장치만 있다고 슬픈영화가 아니다. 우리는 때로 극 중 슬픈 장면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눈물을 흘리거나 슬퍼할 수 있다. 전체적인 이야기에 몰입한 나머지 감동이 뒤늦게 밀려올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반대다. 온갖 슬픈 장면을 준비했지만 전체적인 이야기에 전혀 맞지 않았기에 관객은 오히려 허탈해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영화를 보고 나서 영화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던 중 재미난 것은 과거 80년대에 우리나라에서도 오싱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영화가 있었다는 것이다. 당시 똑순이 김민희씨가 맡았던 오싱은 지금 많은 부모님들 세대에서 영화를 기억하시는 분들도 더러 있는 듯하다. 그 때 우리나라의 상황도 그리 잘살던 때가 아닌지라 많은 관객이 더욱 공감할 수 있지 않았을까?
앞에서도 말했듯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소설을 바탕으로 영화를 제작한다는 것이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영화 <오싱> 역시도 마찬가지이지만 영화로 옮겨지면서 생겨난 장점도 분명있다. 소설 속에서 그대로 나온 듯한 어린 소녀의 모습과 하얗게 눈이 내려 앉은 마을의 모습은 많은 독자들에게 공감을 샀을 것이다. 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소설을 보며 상상해 온 것들이 눈앞에 만들어 질 때의 모습에 알지 못할 쾌감 같은 것이 느껴지곤 한다. 또한 소설에 존재하지 않는 영화 속 음악, OST 등을 통해 극적인 장면을 더욱 연출하기 쉽게 할 수도 있다. 이 영화에서 흘러나온 음악들은 영화와 매우 잘 어울렸다.
영화의 전체적인 이야기는 한 가족 중에서도 어린 소녀를 초점에 두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이 주 내용이지만 전쟁으로 피폐한 모습을 간간히 그려내고 당시 시대상을 나름대로 담고 있다. 일반적인 감동 영화의 호흡과 비슷하게 흘러가지만 중반이 지나면서 급격하게 쳐지며 아무런 개연성이 다 틀어지는것이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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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오싱을 읽어 본 사람
감동적인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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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이주환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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