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걸 다 바쳐 날 지켜준 당신께...
디어 존
Dear John, 2010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총에 맞은 후 정신을 잃기 전에
처음 든 생각이 뭐였게?
바로 너야'
영화 <디어 존>은 뉴욕 타임즈 베스트셀러로 5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며 많은 사랑을 받은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이다. 작가인 니콜라스 스파크스는 <노트북>, <병 속의 편지>, <워크 투 리멤버> 등의 작품을 통해 전세계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사람으로, 뉴욕타임즈가 인정한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니콜라스 스파크스가 출간하는 작품은 전세계 35개국 이상에서 출판되며, 베스트 셀러의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그의 여러 작품들 중에서 국내의 영화 팬들에게 잘 알려진 멜로 영화 <노트북>은 1995년에 출판된 이후 천 만부 이상이 판매되었으며 2004년 영화화되어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독일에서 군 복무 중에 휴가를 맞은 존(채닝 테이텀)은 서핑을 하던 중 해변에서 사바나(아만다 사이프리드)의 가방을 찾아주게 되며 만나게 된다. 사바나는 존을 자신의 집에서 여는 바비큐 파티에 초대하고, 둘은 밤 늦게까지 서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친해지게 된다. 그리고 존은 사바나와 친한 이웃인 팀과 그의 아들인 앨런을 소개받는다.
존과 사바나는 다음날 저녁에도 다시 만나 함께 식사를 하고, 사바나는 존에 대해 궁금한 점들을 물어본다. 그리고 존에게 그의 아버지(리차드 젠킨스)를 소개시켜 달라고 하고, 그의 집에 초대되어 찾아가게 된다. 사바나와 존은 점점 가까워지고 서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게 된다.
이거 슬슬 긴장되는데
내겐 너무 과분하게 좋은 여자 같아서
영화 전반에 걸쳐 펼쳐지는 아름다운 배경과 해변들은 영화를 서정적이고 한층 더 애틋하게 만들어 준다. 이런 장면들의 대부분은 주로 미국의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남동부에 위치한 찰스톤이라는 도시에서 촬영되었다. 설리반 섬, 팜스 아일랜드, 폴리 비치, 찰스톤 대학 등 여러 장소를 거쳐 만들어진 아름다운 장면들은 영화속의 로맨틱한 이야기를 더욱더 실감나고 애절하게 만들어 준다. 찰스톤은 영화 <노트북>, <콜드 마운틴> 등을 촬영하기도 해서 유명해진 곳이며, <디어 존>에서 나오는 아프가니스탄 마을과 군사 기지도 찰스턴에서 촬영되었다. 설리반 섬의 포트 몰트리는 실제 독립 전쟁이 일어났던 장소로 콩고 해안의 군사기지로서 영화에 표현되었다.
영화에는 전반적으로 아름다운 찰스턴의 자연 경관들이 펼쳐진다. 존이 서핑하는 해변, 작은 집이 지어지는 푸른 들판과 빼곡한 나무들은 영화속에서 자연을 충분히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이런 자연속에서 점점 가까워지는 두 사람의 로맨스가 더욱 순수하고 아름답게 보이게 해준다. 따뜻한 햇살이 내려쬐는 날을 지나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는 날로 시간이 점점 흘러 존과 사바나의 사랑이 더욱 깊어지게 된다.
하지만 시간은 점점 흐르고, 2주간의 존의 휴가도 끝나가고 사바나의 방학도 점점 끝나가게 되자 사바나는 불안해 한다. 하지만 존은 불안해하는 사바나를 달래주며 다독인다. 그리고 사바나는 존과 만나면서 새로운 꿈을 꾸게 된다. 사바나는 다시 학교로 돌아게 되고 둘은 서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며 헤어지게 된다. 그리고 존도 다시 아버지의 곁을 떠나 복무지로 돌아가게 된다.
약속하는데
다 빨리 지나갈거고
그 후로는 네 곁에만 있을게
약속할게
영화의 감독을 맡은 라세 할스트롬 감독은 서정적이고 감수성 넘치는 연출을 통해 전세계 영화팬들의 마음을 울리는 연출을 해왔다. 그는 영화 <길버트 그레이프>, <초콜릿> 등을 통해서 감각적이고 감성적인 영상을 담은 작품들을 만들어왔다. 이 외에도 많은 멜로 영화를 만들어온 베테랑들이 영화의 제작에 참여하면서 존과 사바나의 사랑이 아름답게 탄생하게 되었다.
복무지로 돌아온 존은 새로 임무배치를 받아서 가게 되고, 새롭고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와중에서 사바나에게 편지를 통해 소식을 알린다. 학교에 돌아간 사바나는 바쁜 학교 생활을 하면서도 자신의 꿈을 찾기 위한 노력과 존에 대한 사랑을 계속 키워간다. 존과 사바나는 서로의 소식을 알리면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서로에 대한 마음을 지켜간다.
보름달을 보니 네 생각이 더욱 간절하다
내가 어디에서 뭘 하든
저 달은 네가 보는 달과 똑같을 테니까
지구 반대편에서
영화 <디어 존>에서 아름다운 배경에 더해져 관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은 음악이다. 영화 음악은 <페임>, <드림걸스> 등의 음악을 작업했던 데보라 루리가 맡았는데, 데보라는 할리우드에서 가장 전도 유망한 작곡가 중 한명으로 꼽히며, 다른 여러 전문가들과 함께 <디어 존>의 음악을 더욱 애잔하고 감미롭게 만들었다. 특히 <디어 존>의 영화 배경음악 중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영화의 여주인공인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직접 부른 노래인 ‘Little House'이다. 잔잔한 기타 선율을 배경으로 퍼지는 아만다의 맑고 청아한 목소리는 영화속에서의 사바나의 애틋한 마음을 전해주는 가장 중요한 매개체가 된다.
사바나는 존이 없어도 혼자 지내는 존의 아버지를 찾아가 말동무도 되어드리고 함께 식사도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 중 미국에서는 911테러가 발생하고, 존은 휴가를 받아 고향으로 돌아와 사바나와 재회한다. 다시 만난 존과 사바나는 서로에 대한 변함없는 마음과 애틋한 사랑을 확인하지만, 존은 사바나에게 복무를 2년 동안 연장하는 것에 대해 말을 꺼내는데...
근데 헤어져 있는 동안 하나 더 지켜줬으면 해
전부 다 들려줘
노트에 빼먹지 말고 다 써서 나중에 이메일로 보내줘
네 모든걸 알고 싶어
그럼 떨어져 있지만 함께 있는 것처럼 느껴질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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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팬이라면 누구나!
애틋한 러브스토리를 좋아하는 영화 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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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이현아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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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를 끌어내리고 북미 박스오피스 1위!’ 아마, 당신이 <디어 존>을 기대하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그리고 로맨스 영화에 나름 일가견이 있는 당신이라면, 이 영화가 <노트북> <워크 투 리멤버>를 쓴 니콜라스 스파크스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라는 점에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디어 존>은 박스오피스 1위라는 타이틀에 주목하는 당신에게도, 니콜라스 스파크스에게 이끌려 관심을 가진 당신에게도 그리 충족할 만한 결과물을 던져주지 못한다. 그러니 만약 조언을 구한다면, 첫 번째 당신에게는 “<디어 존>은 개봉 2주차 만에 5위로 순위 급하락한 작품이기도 하니, 홍보성 문구에 너무 집착하지 말라”라는 편지를, 또 다른 당신에게는 “영화의 완성은 원작자가 아닌, 감독의 몫”이라는 사실을 편지를 남겨주고 싶다.2주간의 휴가를 맞아 고향에 온 군인 존(채닝 테이텀)은 대학생 사바나(아만다 사이프리드)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존의 군 복귀로 멀리 떨어지게 된 두 사람은 서로에게 편지를 쓰며 사랑을 이어나간다. 그러던 중 9.11테러가 발생하고 존은 동료들을 따라 군 복무를 연장한다. 함께 할 날을 미루게 된 두 사람은 편지를 통해 계속 사랑을 나누지만, 시간은 사바나를 지치게 만든다. 줄어가는 사바나의 편지에 마음을 조이던 존은 결국 그녀로부터 다른 남자와 약혼했다는 편지를 받게 된다.군대에 간 남자와 그 남자를 기다리는 여자. 징병제가 아닌, 모병제를 채택하고 있는 할리우드에서는 꽤나 신선한 소재일 수 있다. 하지만 군복무로 어쩔 수 없이 떨어져 지내야 하는 ‘현대판 견우직녀’ 들이 매일같이 생겨나고, 곰신(군대 간 애인을 기다리는 여성)들이 거꾸로 신은 고무신들이 하루에도 한 박스 이상 쏟아져 나오는 우리나라에서 이는 결코 새로운 소재가 아니다. 물론, 이것이 장점이 될 수도 있다. 친숙한 이야기이니만큼 정서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영역의 폭이 더 넓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디어존>은 이것이 신선한 소재인가, 아닌가를 따지기조차 무색하게, 소재를 풀어내는 방법에서 어설픔을 보인다.특히 영화는 “디어 존~”이 등장하는 순간부터, 그러니까 전쟁터에 나간 존과 그를 기다리는 사바나가 본격적으로 편지를 주고받는 순간부터 초반 존재했던 로맨틱한 분위기마저 지워버린다. 억지스러운 전개와 공감도 감동도 안 느껴지는 반전 때문이다. 영화는 보통의 멜로 영화가 그렇듯, 조금 더 극적인 상황을 노리기 위해 위기와 반전을 심는다. 문제는 그 위기와 반전이라는 게 사랑과 동정을 구별하지 못하는 (철딱서니 없어 보이는)여자와, 헤어지자는 편지 한 통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수긍하는 (미련해 보이는)남자의 선택에서 기인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7년 만에 재회한 두 남녀가 “그때, 어쩔 수 없었노라”고 울고불고 하는 걸 보고 있자면, ‘제 꾀에 넘어간 것’이라는 생각에 함께 슬퍼 해 주고 싶은 마음이 싹 가신다.영화는 나름 9.11이라는 슬픈 역사적 사건을 엮어 남자를 전쟁의 한 가운데로 밀어 넣지만, 이 역시 너무 소홀하게 다루고 만다. 전쟁이라는 배경이 멜로와 효과적으로 결합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극의 몰입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전쟁터에 대한 묘사 또한 너무나 평이한 탓에 특별한 긴장감을 안기지 못한다. 원작 소설을 안 읽어봐서 모르겠지만 그것이 독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영화로도 제작된 걸로 봐서는 본래 단점이 많은 작품은 아니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영화 <디어존>의 실패는 뭘 고치고, 뭘 놔둘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각색의 실패와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영상화하지 못한 연출에게 돌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그래도 이 영화의 미덕이라면, 아들 존과 아버지의 관계가 동전이라는 소품을 통해 꽤나 감동적이게 담겼다는 점이다. 아들과 자신을 이어줬던 유일한 공통 관심사인 동전에 집착하는 자폐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를 아들이 이해하고 받아들이기까지의 과정은, 존과 사바나의 공감 안 가는 이야기로 싸늘하게 식은 심장을 그나마 녹게 한다. 그러고 보면 이 영화는 남자친구를 군대에 보낸 여자들보다 아들을 군대에 보낸 부모님들에게 더 알맞은 영화라는 생각도 든다. 적어도 2PM이 불렀다던 ‘기다리다 지친다’를 존의 아버지가 아주 애절한 연기로 보여주니 말이다.
2010년 3월 2일 화요일 | 글_정시우 기자 ( siwoorain@movist.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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