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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 오브 노이즈 (2011)

조회수 1,597

영화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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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형편 없는 음악으로 오염된 이 도시 우리가 접수한다!
천재 음악가 산나와 그의 친구 매그너스는 지루하고 답답한 음악에 물든 도시를 구원하기 위해 4명의 괴짜 천재드러머와 함께 ‘뮤직테러단’을 조직하여 병원, 은행, 콘서트 홀 등 도시 곳곳에서 뮤직테러를 감행한다. 한편, 이 사건을 맡게 된 형사 아마데우스는 유수의 명문 음악가의 장남으로 태어났지만 음악에는 소질이 없는 절대 음치이다. ‘뮤직테러단’ 의 기상천외한 음악 테러는 음악이 없는 세상의 고요를 바라는 아마데우스를 궁지로 몰아 넣지만 언제부터인가 테러집단의 리더인 산나에게 끌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데…
과연 아마데우스는 뮤직 테러단을 검거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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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 오브 노이즈
Sound Of Noise , 2010






<사운드 오브 노이즈>는 <아파트와 여섯 명의 드러머를 위한 음악>이라는 9분 남짓한 단편영화의 인기에 힘입어 제작된 스웨덴-프랑스의 합작 영화이다. <아파트와 여섯 명의 드러머를 위한 음악>에서는 남의 아파트에 몰래 침입한 드러머들이 아파트의 부엌, 침실, 화장실, 거실에 있는 생활 도구와 소품들을 사용해서 흥겨운 음악을 만드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이 단편영화의 컨셉을 그대로 따른 <사운드 오브 노이즈>에서는 아파트를 벗어나 스웨덴의 한 도시로 스케일을 키우고, 특정한 공간 속의 각종 생활용품과 기계장치를 가지고 만든 미래적인 음악을 들려준다.


영화의 제목은 루이지 루솔로가 1913년 발표한 ‘소음의 예술(The art of noise)’라는 미래주의 선언문에 대한 오마주인데, 이 선언문은 인간의 귀가 다양한 현대 산업시대의 소음에 적응하고 있으므로 음악도 이에 걸맞는 새로운 악기(도시 속에서 소음을 일으키는 각종 기계, 도구 등)와 구성을 도입하여 진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영화의 주제나 설정, 드러머들의 테러 방식은 이 선언문과 상통하는 점이 많다. 그 밖에 재미있는 것은 형사 아마데우스를 제외하고 산나, 매그너스 등 테러리스트들의 이름이 실제 본인들의 이름이며, 코미디언이자 배우인 산나를 제외하면 매그너스, 마커스, 미르 등 작곡가나 드러머로 등장하는 인물들의 실제 본업 또한 작곡가거나 드러머라는 점이다.


이처럼 미래주의 음악 선언문을 토대로 진짜 뮤지션들이 참여하는 만큼 듣도 보도 못한 새롭고 퀄리티 높은 생생한 음악이 영화를 보는 내내 온몸을 들썩이게 만들어준다. 또 독특한 설정과 예측 불가능한 스토리를 기반으로 범죄, 추리, 로맨스, 코미디 등 각종 장르를 조화롭게 버무린 지루할 틈 없는 흥겨운 영화라는 데 누구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럼 이제 우리가 평소 당연하게 여겨온 다양한 소음과 생활 도구들이 테러를 통해 음악으로 재탄생 하는 놀랍고도 흥미로운 경험 속으로 빠져보자.







음악으로 테러하는 색다른 테러리스트들
여기 여섯 명의 테러리스트와 그들을 쫓는 한 명의 형사가 있다. 이 테러리스트들은 보통의 테러리스트들과 같이 병원, 은행 등 공공장소나 기물을 습격하면서 과격한 행동으로 이 세상에 자신들의 의도를 알리려고 한다. 하지만 이들이 일반적인 테러리스트들과 다른 점은 그들이 무장 괴한이 아닌 음악가들이며, 무기는 폭탄이나 총이 아닌 소리를 낼 수 있는 각종 도구들이라는 것, 기물파손을 일삼긴 하지만 사람들을 해치지는 않으며, 도시에 가득 찬 지루하고 형편없는 음악들에 반기를 들고 사람들에게 잊지 못할 콘서트를 선사해주겠다는 다소 순수한 의도를 가졌다는 점이다.


요상한 테러리스트들의 수장은 음악학교를 침수시킨 대가로 학교에서 퇴학당한 급진적 음악가 ‘산나’인데, 그녀는 작곡가 ‘매그너스’가 구상한 ‘한 도시와 여섯 명의 드러머를 위한 음악’ 프로젝트를 보고 이를 실행에 옮기고자 한다. 4개의 콘서트로 구성된 이 프로젝트는 도시의 공공 건물들을 습격한 후 그 곳에 있는 평범한 도구나 기계장치들을 사용해서 기존의 악기가 만들지 못했던 새로운 스펙트럼의 음악을 도시에 들려주는 것이다.







왜 ‘도시’에서 ‘여섯 명’의 드러머가 테러를 일으키는지는 이 영화가 개념적인 기반을 두고 있는 루이지 루솔로의 선언문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이 선언문에서는 소음을 크게 여섯 가지 종류로 구분하며, 뮤지션들이 도시를 주의 깊게 탐험하면서 음악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다채로운 음색의 소음을 찾고 이것을 잘 조절하여 조화로운 음악을 탄생시켜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 선언문이 주장하듯 산나와 매그너스는 우선 도시 곳곳에서 네 명의 천재+괴짜 드러머들을 스카우트 하여, 이들과 함께 어떤 도구를 악기로 사용할지 신중하게 선택하고, 그 악기들을 토대로 화음을 만든 뒤 테러 날짜를 정해서 콘서트를 실행에 옮긴다. 예를 들어 테러날짜에 의료진으로 분장을 하고 병원에 잠입해 치질 수술을 앞두고 있는 환자를 수술실로 데려가 마취를 시킨 뒤, 수술실이나 병원에 있는 다양한 기계장치와 소음-심전도 기계, 수술 도구, 산소통, 마취한 환자의 느려진 심장 박동 소리 등-을 악기 삼아 신나게 한판 연주를 하고 홀연히 자취를 감추는 식이다.






 

테러 당한 환자가 경찰에 신고를 하면서 형사 아마데우스가 이 사건을 담당하게 되는데, 그는 대대로 걸출한 음악가들을 배출한 집안에서 음치(tone-deaf)로 태어난 비운의 사나이다. 감미로운 피아노 선율이나 지휘자인 동생의 훌륭한 음악조차 소음으로 밖에 안 들리는 음악 혐오주의자인 그는 테러리스트들이 현장에 남긴 메트로놈을 단서로 이들을 쫓으며 거리를 좁혀간다.


영화를 보면 테러리스트들이 등장하는 일반적인 영화들의 형식은 그대로 따오되, 이를 살짝 비틀어 위트있게 풀어낸 센스에 감탄하게 된다. 테러에 참여시킬 천재적 재능의 '드러머' 모집에서부터 테러 현장의 '소음' 사전 답사, 철저하게 준비한 테러 '콘서트' 실행, 그들을 쫓는 끈질기지만 '음치'인 형사의 고군분투, 테러리스트 검거를 위해 닥치는 대로 길거리에서 '음악가'들을 체포하는 경찰의 촌극 등은 어느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본 것 같으면서도 색다른 재미를 준다. 테러리스트들의 이야기는 맞는데 ‘음악’이 도구이자 목적이다 보니 그 과정은 폭력이나 폭발음 대신 리드미컬한 흥겨움과 음악적 다채로움, 위트로 가득한 것이다. 또 세상 고민은 다 짊어진 것 같은 음치 형사가 제멋대로 날뛰는 뮤지션들을 쫓는 아이러니와 긴장감이 관객들에게 즐거운 몰입을 느끼게 해주기도 한다.


 





소외된 자들의 앙상블
산나 일당을 쫓아 그녀가 다녔던 학교까지 방문한 아마데우스는 산나가 음악학교에서 쫓겨난 계기가 된 연주회의 영상을 보게 된다. 비디오 속에서 산나는 스프링쿨러와 화재경보기를 작동 시킨 후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며 대피하는 와중에 무슨 악기에서 나는 것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리들을 눈을 감고 지휘하는 모습이다. 그리고 이 영상을 보는 아마데우스는 웬일인지 얼굴에 잔잔한 미소를 머금고 있다.


산나와 아마데우스는 테러리스트와 형사라는 대립각에 서있지만, 자신이 속해있던 집단에서 소외감을 느껴왔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우선 아마데우스는 훌륭한 음악가 집안에서 홀로 재능 없이 태어나 미운 오리 새끼 마냥 열등감과 고립을 느끼면서 살아왔다. 가족들은 그에게 따뜻하게 대해주지만 주변 사람들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이름이 무색한 그에게 알게 모르게 아쉬움과 조롱을 표현한다. 아무리 아름다운 음악이라도 그에게는 그저 차의 경적소리 같은 소음이나 세상이 자신에게 가하는 야유처럼 들릴 뿐이고, 음악에 재능 없는 자신에 대한 원망과 열등감을 상기시키는 단초에 불과하다.



 



한편 산나는 전통적인 악기-관현악기, 목관악기, 관악기, 타악기 등-들이 가진 음색의 한계에서 벗어나 도저히 악기로 보이지는 않는 것들이 내는 고유한 소리에 변형을 가하고 리듬과 화음을 더해 음악을 만든다. 지루하고 뻔한 음들의 세상 너머 풍요로운 음색들이 음악의 스펙트럼을 무한히 확장하는 세상을 꿈꾸는 그녀는 전통적 음악 교육을 하는 음악학교에서는 이해 받지 못하고 겉도는 존재이다. 하지만 산나는 한계 속에서 안주하는 음악과 음악이 되지 못한 소음으로 가득 찬 세상이 잘못됐다며 자신의 이상을 굽히지 않고 통쾌한 반격을 가한다. 이것을 보며 아마데우스는 그가 속해 있기도 한 전통적인 음악과 소음의 세상을 부수려는 그녀의 행동에 대리만족을 느끼며 공감하고 끌리게 되는 것이다. 비디오를 보며 피어난 그의 미소는 아마 이런 의미이리라.


마지막 콘서트에 가까워 질수록 아마데우스는 산나 일당이 연주에 사용했던 도구들에서는 소리가 나지 않는 현상에 확신을 갖게 된다. 일종의 말장난에 상징성이 더해진 이 현상은, 영화 속에서 tone-deaf(음치)라고 불리는 아마데우스가 테러리스트들이 악기로 사용한 도구들의 tone(음색)에 deaf(귀머거리)가 된 것을 의미하는 듯하다. 테러리스트들이 연주에 사용한 도구는 기존 악기들의 한계를 벗어난 새롭고 진정한 음색(tone)을 부여 받았고, tone-deaf인 탓에 아마데우스에게 그 소리가 들리지는 않는 것이다.


 





이를 깨달은 아마데우스는 테러리스트들의 콘서트가 그토록 원했던 고요를 얻을 수 있는 기회임을 알게 된다. 그리하여 그들의 콘서트에 찾아가 서로 다른 입장을 뛰어넘어 연주에 참여한다. 기계 문명의 시끄러운 소음과 뻔한 음악들로 가득한 도시가, 그 자체로 살아있는 악기가 되어 온 도시를 공명시키는 감동적인 음악을 만든다는 상상력이 어떻게 발휘 되는지는 영화 속에서 확인해보자.


이제 아마데우스는 고요의 음악을 즐길 수 있게 되었고, 산나는 도시에 잊지 못할 콘서트를 선사한다는 목적을 이뤘다. 둘의 로맨스는 맛있게 차려진 음식 위에 뿌려진 향신료 정도의 역할에 그쳐 아쉬움을 남기지만 정적을 원하는 형사 아마데우스와 소음으로 음악을 만들어 내는 테러리스트 산나는 애초에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이뤄질 수 없는 관계였을 것이다. 하지만 소외 받았던 서로를 위로하고, 고요할 자유와 새로운 음악을 할 자유를 함께 실현시키며 영향을 주고 받은 뒤, 서로에게 애정과 고마움을 전하는 듯한 마지막 장면 등은 충분히 만족할 만한 로맨틱함도 느끼게 해준다.



 

기발한 상상력으로 탄생시킨 미래주의적 음악은 귀를 즐겁게 하고 고리타분한 세상을 향한 과격한 테러리스트들의 방자한 한방은 속이 뻥 뚫리는 통쾌함을 선물한다. 여기에 우리가 그냥 지나쳐 버렸던 일상적인 소음의 음악적 잠재성을 발견하게 해주는 새로운 시선과 서로의 입장을 뛰어넘어 공감과 자유로 나아가는 로맨스까지 덤으로 제공된다.


영화를 보고 나면 영화 한 편에 풍요로운 상상력과 위트, 새로운 음악적 개념과 생생한 시청각적 경험, 유쾌했다가 긴박했다가 로맨틱하기까지 한 다양한 장르적 분위기 등을 몽땅 담았음에도 이를 조화롭고 영민하게 소화해낸 점에 박수를 보내게 될 것이다. 마치 미래에서 온 합주단의 환상적인 마지막 콘서트를 관람한 것처럼 말이다.





전자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
음악이 주제인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유쾌, 상쾌, 통쾌한 영화를 보고 싶은 사람
글: 소로우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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