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사랑보다 강하다!
제인 에어
Jane Eyre, 2011
영화 <제인 에어>는 모두 알다시피 샬럿 브론테의 소설이다. 동명의 소설은 1847년 출간되었으며, 19세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보수적이었던 사회에서 가난한 고아로 태어난 소녀 ‘제인 에어’가 고난과 역경속에서 성장해 손필드 저택의 가정교사로 들어가게 되는데, 대저택의 주인인 로체스터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는 줄거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소설은 멜로를 배경으로 하여 주변 인물들 사이의 미스테리한 사건과 여러 가지 장애를 넘는 주인공들의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다. 출간 후 1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전 세계의 독자들을 열광시킨 이 소설은 시대의 불합리한 구조와 관념 속에서 여성의 신분으로 사회에 맞서 자신이 원하는 일과 사랑을 이뤄내는 여자 주인공을 담고 있어 여성들의 큰 지지를 받았다.
영화 <제인 어에>에는 세계에서 유명한 연기파 배우들이 많이 캐스팅되어 영화가 개봉하기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다. 여자 주인공인 ‘제인 에어’역은 미아 와시코브스카가 맡게 되었는데, 그녀는 2010년 개봉한 팀 버튼 감독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통해 전세계 영화팬들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그녀는 ‘제인 에어’의 역에 완벽하게 동화하는 것을 보여줬는데, 19살의 감성과 고아로 태어나 많은 역경을 겪은 소녀의 깊은 눈빛과 여인이 되어가면서 나타나는 매혹적인 모습이 베어나오는 미아 와시코브스카는 색다른 매력으로 ‘제인 에어’를 연기했다.
제가 가난하고 어리석고 평범한 여자라고 해서
감정도 영혼도 없는줄 아시나요?
‘제인 에어’가 가정교사로 들어가는 손필드 저택의 주인 ‘로체스터’ 역은 2006년 영화 <300>에서 스텔리오스 역으로 출연했던 마이클 파스밴더가 맡게 되었다. 그는 겉모습은 무뚝뚝하지만 내면에는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있는 ‘로체스터’ 역을 맡아 섹시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연기했다. 이외에도 ‘세인트 존 리버스’ 역은 2000년 <빌리 엘리어트>에서 주인공을 맡아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면서 주목을 받았던 제이미 빌이 맡아 연기를 펼쳤다. 그는 ‘로체스터’와는 정반대의 매력으로 상처입고 아파하는 ‘제인 에어’를 도와주며 그녀의 마음을 어루만저 주는 ‘세인트 존 리버스’의 매력을 아주 잘 연기하며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손필드 저택의 미스테리한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페어팩스 부인’역에는 영화 <나인>에서 인상깊은 연기를 보여준 영국의 배우 주디 덴치가 캐스팅되어 영화의 완성도를 한층 더 높여줬다.
19세기 영국은 철저한 계급사회였고, 남성들의 주도로 가부장적이고 보수적인 사상이 팽배하게 자리잡았던 시대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들은 공부를 해 지식을 쌓는 것보다는 빨리 결혼을 하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시절이었다. 하지만 영화 <제인 에어>의 여주인공 제인은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되어 친척 집에 얹혀 살면서 어떠한 관심과 사랑도 받지 못하고 유년시절을 보내게 된다. 그런 제인은 기숙학교에 보내지자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기 위해 프랑스어, 음악, 미술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지식을 쌓으며 자신의 미래를 위해 노력한다.
제가 이보다 더한 미모와 재산이 주어졌더라면
제가 당신을 떠나지 못하겠듯
당신도 저를 떠나지 못하도록 하겠죠
여성으로서 스스로 자신의 직업을 택하고 인생을 개척해나가는 것은 19세기 당시 영국에서는 있을 수 없었던 일이었다. 그 당시 여성이란 수동적이고 항상 남성의 보호 아래에 있어야 하는 존재였다. 하지만 제인은 독립적인 존재로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 나가게 된다. 가정교사로서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 손필드에 도착한 제인은 저택의 주인인 로체스터를 만나게 되어 자신의 존재의 이유를 찾게 되고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이런 제인의 모습은 현대 여성과 매우 닮아 있다고 생각한다. 그녀의 진취적이고 당당한 모습은 현대를 살아가는 많은 여성들의 롤모델이 될 것이다. 예전의 로맨스 영화의 여주인공은 남자에게 기대고 사랑받지 못하는 자신을 비극적으로 생각했다면 제인은 자신의 힘으로 일어서 거친 세상을 헤쳐나가고 그런 과정에서 자신을 이해하고 사랑해주는 운명같은 사람을 만나게 되는 새로운 여주인공의 캐릭터름 만들어낸 것이다. 원작도 감동이 깊고 아름다운 이야기지만 캐리 후쿠나가 감독이 재해석한 <제인 에어>는 원작에서보다 더 깊은 감정을 끌어내고 자신의 인생을 지켜나가기 위한 한 여성의 고뇌와 힘든 싸움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해 많은 관객들의 호평을 얻어냈다.
당신을 향한 내 감정은 참 이상해요
내 왼쪽 갈비뼈 밑에 실이라도 달린 것처럼
당신에게도 단단히 매듭지어져 있는거 같소
그래서 당신이 떠나면 교감같은게 끊어질까 두려워요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아름다운 멜로디로 영화의 진행을 매끄럽게 하고 관객들이 더욱 영화에 몰입할 수 있게 해주는 여러 음악들 또한 영화를 돋보이게 해준다. <제인 에어>의 음악 감독을 맡은 다리오 마리아넬리는 영화음악으로도 유명한 <어톤먼트>, <오만과 편견>을 통해 아카데미 시상식과 골든 글러브 시상식 등에서 음악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탈리아 출신의 작곡가인 다리오 마리아넬리는 <제인 에어>의 원작 소설로부터 깊고 순수하며 가슴이 시릴듯한 감정들을 그대로 음악으로 옮겨 드라마틱하고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어 냈다.
캐리 후쿠나가 감독은 촬영 감독을 맡은 아드리아노 골드만과 프로듀서인 앨리스 오웬과 더물어 19세기 영국의 모습을 재탄생시키기 위한 여러 노력을 했다. 제인과 로체스터가 만나 사랑을 키우게되는 손필드 저택은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장소 중 하나이다. 제작진은 원작 소설속에서 실제 배경으로 나온 영국의 북부에 더비셔에서 해던홀을 찾아내었다. 해던홀은 석회암지대에 지어진 거대한 저택으로 오랜 시간동안 아무도 살지않아 미스테리한 비밀을 간직한 손필드 저택의 음습한 분위기를 그려내기에 아주 안성맞춤이었다.
절 싫어하든 사랑하든 마음대로 하세요
저의 충만하고 자유로운 용서를 받으세요
제작진은 영화속 배경이되는 장소 뿐 아니라 19세기 영국의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의상에 대해서도 많은 신경을 썼다. 의상을 맡은 마이클 오코너는 영화 <공작부인 : 세기의 스캔들>에서 의상담당을 맡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음악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의상상을 수상했다. 영화의 배경은 아직 재봉틀이 개발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마이클 오코너는 그 시대의 감성을 살려내기 위해 모든 의상을 수작업을 통해 만들었으며 만들어진 의상이 사실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일부러 흠집을 내기도 했다.
음악과 배경, 의상 뿐 아니라 시대를 재현하기 위한 노력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제작진은 19세기를 완벽하게 재현하기 위해서는 사상, 관습, 언어 등 여러 가지 방면에서 완벽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제인 에어>의 시대적 상황에 대한 철저한 고증을 위해서 역사 전문가를 초빙해서 그 시대 사람들의 생활 하나하나를 세세하게 고증해내며 사소한 부분까지 확인해 영화를 만들어냈다.
'그대와 나는 붉은 실로 연결 되어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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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그런 로맨스가 지겨우신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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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이현아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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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스물 두 번째다. 1914년 존 찰스, 어빙 커밍스 주연으로 첫 스크린 신고식을 치른 샤롯 브론테의 <제인에어>는 이후 21차례나 TV와 영화로 만들어졌다. 각색된 버전도 여러 가지, 이를 만들어 낸 감독도 국경을 초월한다. 이 행렬에 가담해 <제인에어>에게 또 다른 성격을 부여한 이는 캐리 후쿠나가 감독이다. ‘그 동안 나온 <제인에어> 중 가장 원작에 충실한 작품’이라는 세간의 평가가 말하듯, 그는 원작이 지닌 이야기를 크게 훼손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야기 순서를 바꾸고, 캐릭터를 변주하고, 분위기 변화를 꽤함으로서 기존 각색물과는 다른, 캐리 후쿠나가만의 <제인에어>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한다. 고아로 태어나 갖은 구박을 받으며 자란 아이는 상처를 받고 소심해지거나, 반대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며 더 단단해진다. 빅토리아 시대의 제인 에어가 시대를 초월하며 조명 받는 건, 그녀의 천성이 후자에 가깝기 때문이다. 일찍 부모를 여의고 자신을 학대하는 숙모 밑에서 자란 제인에어(미아 와시코브스카)는 기숙학교로 들어가 교양을 쌓는다. 이후 손필드 저택의 가정교사로 들어 간 그녀는 주인 로체스터(마이클 파스밴더)와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로체스터의 숨겨진 과거가 두 사람의 사랑을 흔든다. 시작은 흡사 ‘폭풍의 언덕’이다. 습기 머금은 회색빛 하늘, 황량한 바람, 끝 모르게 펼쳐진 평원 한 가운데에서 오열하는 한 여인이 있다. 제인에어다. 영화는 로체스터로부터 도망쳐 나온 제인어에의 절망의 순간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리고 그녀의 목소리를 빌어 과거로 시간을 돌린다. ‘제인에어의 불우한 어린 시절’, ‘제인에어와 로체스터의 만남과 사랑 이별’, ‘손필드 저택에서 탈출한 제인에어의 새로운 삶’으로 이야기가 크게 나뉘어있는 원본 텍스트를 떠올릴 때, 이러한 액자 형식은 이야기 전체를 매끄럽게 봉합하는데 주효한 역할을 한다. 방대한 소설을 압축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지나친 생략의 함정도 이를 통해 명민하게 대처한 느낌이다. 템포를 늦춰야 할 때와 올려야 할 때를 효율적으로 계산한 운용의 묘가 돋보인다. 다소 어둡고 음산한 고딕풍의 이야기로 기억되는 ‘제인어에’에 파스텔 톤의 온화한 풍광을 덧댄 것도 이 영화의 특색이다. 따스한 자연광을 배경으로 행복한 한때를 보내는 제인에어와 로체스터의 모습은 흡사 낭만파 연인 로미오와 줄리엣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다리오 마리아넬리의 음악이 (이야기에 비해) 지나치게 신파적이지 않나 하는 느낌은 있지만, ‘제인에어’가 연애소설의 범주에 있는 작품임을 감안하면 충분히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이 정도면, 캐리 후쿠나가의 <제인에어>는 꽤나 근사한 각색물이다.
2011년 4월 23일 토요일 | 글_정시우 기자 (siwoorain@movi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