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 머리 쿠바 청년, 열 살 연상의 꼬레아나와 사랑에 빠지다! 지구 반바퀴를!
돌아온 글로벌 로맨쓰- 그 발칙한 연애담!!
나(감독)는 뜨거운 태양 아래 춤과 음악이 흘러 넘치는 낭만의 섬, 쿠바에 도착한다. 교육도 공짜, 의료도 공짜인 이 '섹시'한 혁명의 나라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살고 있을까? 카메라 하나 달랑 메고 쿠바 구석구석을 헤엄쳐 다니던 어느 날… 진정 몰랐다! 그 곳에서 이토록 사랑스러운 연인을 만나게 될 줄은! 유난히도 반짝이는 눈과 매끈한 몸의 귀여운 연하남 오리엘비스! 아바나와 서울을 가로 지르는 뜨거운 역사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 출연진의 다른영화 :
쿠바의 연인 Novio cubano , Cuban boyfriend , 2010
쿠바, 그리고 대한민국 영화는 제목처럼 쿠바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진행된다. 사회주의 국가와 민주주의 국가의 비교를 적나라하게 밝혀내는 다큐멘터리가 아니고 한국인 여자와 쿠바 남자의 사랑이야기를 그린 다큐멘터리다. 왠만한 로맨틱코미디 영화보다 재밌고, 애정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정호현감독 본인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가 직접 등장하며 찍은 이 이야기는 사실 흥행을 목적으로 한 상업영화라기 보다는 본인의 사랑이야기를 담아내기 위한 소장용 비디오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오히려 영화는 진부한 상업적 로맨틱코미디 영화보다 재밌고 애틋했다.
쿠바 연하남과 한국 연상녀의 만남 폭탄 머리 쿠바 청년과 열 살이나 많은 연상의 꼬레아나와 사랑에 빠진 이야기다. 지구 반바퀴를 더 돌아야 만날 수 있는 그 들의 운명은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었을까? 정호현(감독)은 뜨거운 태양 아래 춤과 음악이 흘러 넘치는 낭만의 섬 쿠바에 도착한다.
교육도 공짜고 의료도 공짜인 이 아름다운 혁명의 나라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살고 있을까에 대한 의문으로 카메라를 들게 된다. 그렇게 쿠바가 궁금했던 그녀는 카메라 하나만을 들고 쿠바 구석구석을 헤엄쳐 다니던 어느 날 이토록 사랑스러운 연인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던 연하남을 만나게 된다. 그렇게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쿠바의 모습, 그들의 삶 쿠바는 낯선 국가임은 분명하다. 살면서 한번쯤 가보기는 커녕, 쿠바 사람을 만나는 것 역시도 쉽지 않을 정도로 우리나라와는 거리가 물리적으로도 심리적으로 가깝지는 않은 국가다. 쿠바하면 떠오르는 것은 체게바라, 카스트로 그리고 음악 더 나아가 야구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아름다운 자연을 가진 나라 쿠바에서는 지금도 내전이 벌어질 만큼 불안정하다
그런 곳에서 우리나라 여성이 카메라 하나만을 들고 촬영을 시작했다. 그 카메라에 담긴 모습들이 쿠바의 지극한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준다고 볼 수는 있지만 그 카메라에 담긴 모습은 지극히 일부임을 알아야 한다. 쿠바사람들과의 인터뷰도 영화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그 들의 이야기는 상당히 놀라웠다. 현실을 부정하거나 불만을 품기 보다는 모두가 평등하게 가난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하루하루 사는 것에 만족하고 있었다.
폭탄머리 청년 오리엘비스의 관념 쿠바를 여행하며 그들의 삶에 녹아든 정호현 감독은 정말 영화처럼 그 곳에서 운명의 상대를 만나며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영화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정호현 감독은 독실한 기독교신자로 그녀의 관념이 카메라 밖으로 충분히 전달되었다. 또한 보다 보수적인 생각으로 그녀만의 가치를 뚜렷하게 내세우는 것과 달리 그녀가 만난 10살 연하의 오리엘비스는 마냥 철없는 행동을 보여주다가도 그만의 가치 관념 역시도 뚜렷하고 보다 이상적이고 놀라웠다고 느꼈다.
사회주의 영향이 짙은 국가에서 오리엘비스는 획일화를 거부하고 있었음은 물론이고, 왜 삶을 즐기며 살고 있지 않는가에 대한 의문이 진심으로 느껴졌다. 영화는 애초에 쿠바의 모습을 담으려 시작했다가 점차 삶에 대한 의미, 그리고 쿠바와 한국 국민들의 정서를 비교하며 진정한 가치관념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다.
유쾌한 로맨스 속 흥겨운 음악 쿠바는 음악의 나라라고 할 정도로 음악을 빼놓을 수 없다. 무더위 속 해변가에 악기를 들고 연주하는 사람들. 가난하고 돈은 없지만 가진 유일한 악기로 연주하며 흥을 돋우는 사람들. 결코 우리 주변 사회에서 보기 드문 장면들이 그 곳에서는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영화 속에서 음악은 음악감독이 따로 필요하지 않았다.
그냥 어느 곳에서든 흘러나오는 음악에 슬픈 생각을 할 틈도 없이 몸을 들썩이게 되는 나라가 바로 쿠바였기 때문이다. 정호현 감독과 오리엘비스는 나이차를 무색케 할 만큼 서로의 자유분방한 가치관의 힘으로 사랑을 키워나갔고, 두 사람의 사랑이 언어와 문화 그리고 국가를 초월해서도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유쾌했다.
로맨스에 의존하지 않은 멜로 영화 실제 본인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것에는 확실한 진정성이 보장될 수는 있지만, 영화적인 장치가 없이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내기에는 상당히 어렵고 불가능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이 두 사람은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마치 관찰카메라인듯하게 무심한 이 들의 모습 속에 두 사람의 애정이 잔뜩 묻어난다. 무조건 로맨스에 의존하지 않는 모습이 오히려 더 현실적이어서 공감이 되었던 것일까? 영화가 주는 흥미 요소는 로맨틱 코미디를 기대했던 나에게는 더 많은 것들을 전해주었다.
쿠바에 대해 알고싶은 분
산뜻한 연애다큐를 보고싶은 분
자유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은 분
글: daniel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쿠바하면 떠오르는 세 가지를 꼽아보자면 체 게바라, 춤, 자유의 공간이다. 언젠가부터 지구 반대편의 우리에게 쿠바는 어떤 꿈의 장소가 되었다. 신속하고 민첩하게 하루를 쪼개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자유와 낭만의 상징이 된 셈이다. 휴가철이 되면 불가능한 꿈을 가진 리얼리스트가 되라던 체 게바라의 나라로 너도 나도 배낭을 메고 떠난다. 다큐멘터리 <쿠바의 연인>은 외부인이 낭만으로 덧칠하던 쿠바 속으로 들어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전한다. 흔히 쿠바가 소재인 다큐들이 취하는 표본집단을 통한 인터뷰가 아니라 연애를 매개로 한다. 그 이야기 방식이란 산만하고 자유롭고 정겹다.삼십대의 밥벌이가 고단한 다큐 감독과 이십대의 외로우나 즐거우나 살사 춤을 추는 쿠바 청년이 만났다. 한마디로 <쿠바의 연인>은 국적도 문화도 다른 두 사람이 만나 결혼으로 골인하는 과정을 편집한 다큐다. 영화는 1할의 초반부와 9할의 나머지가 확연히 다른 색으로 채색된다. 초반에는 송일곤 감독의 <시간의 춤>을 연상시키듯 쿠바 한인 3세를 인터뷰하는 일상이 나열된다. 이웃집의 신고로 난관에 봉착한 카메라는 다른 인터뷰 대상을 찾는가 했더니 광장에서 만난 까무잡잡한 쿠바청년을 따라간다. 그때부터 감독과 청년의 연애 이야기가 펼쳐진다. 편집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분명 쿠바 한인 3세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다큐가 감독의 연애 이야기로 방향을 바꾼 것이다. 초반의 인터뷰는 우연성에 대한 이야기의 발판이 된다.말하자면 <쿠바의 연인>은 기획 다큐가 아니다. 그렇다고 단순히 연애 다큐라고 포장하는 것도 안 될 말이다. 또래의 한국 남자와 한국 여자가 만나 사랑을 한다면 로맨틱 코미디가 되겠지만, 한국 여자와 쿠바 남자가 만나니 영화는 연애이야기인 동시에 정치적인 영화가 된다. 너의 나라는 자유가 있지만 이틀을 꼬박 일해야 칫솔을 살 수 있고, 나의 나라는 한 끼 식사를 뷔페처럼 할 수 있지만 시간에 쫓겨 산다. ‘완벽한 나라는 없다’는 표어 같은 문장이 주인공 두 사람에게는 절실해진다. 전혀 다른 나라의 후예들이 엮어가는 대화와 문화충돌을 보고 있자면 그대로 현대식 ‘먼 나라 이웃 나라’ 쿠바 편이 된다.최근 몇 년 사이 일고 있는 쿠바 붐은 영화와 소설 등 다양한 텍스트로 지구 반 바퀴를 돌아 우리에게 배달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김영하의 소설 <검은꽃>이나 송일곤 감독의 또 다른 다큐 <시간의 춤> 등을 보면 알 수 있다. 주류 텍스트들은 애니깽으로 정착한 쿠바 한인에게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같은 길을 가려 했던 <쿠바의 연인>은 오히려 삼천포로 빠지면서 풍부한 메시지를 품는다. 쿠바의 정치상황을 직설적으로 보여주는 다큐보다 “이런 전철 하나만 있으면 우리(쿠바) 교통문제는 단번에 해결될 거야”라는 말 한 마디가 더 쉽게 다가온다. “너는 시간의 노예야” 더불어 쿠바 청년 오리엘비스의 감독을 향한 목소리는 관객에게 그대로 돌아온다.이 다큐의 가장 큰 장점은 연애라는 가장 개인적인 사건을 통해 이데올로기를 먹기 좋게 감싼다는 것이다. 둘의 연애담은 쿠바 편과 한국 편으로 갈리는데, 남자의 집과 여자의 집, 이 두 공간에서 피어나는 전혀 다른 공기는 우리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 ‘다른 것은 틀린 것’이라고 생각하는 한국 사회의 배타적인 맨 얼굴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특히 전철에서 만난 한 할머니가 오리엘비스 흑인 특유의 곱슬머리를 보고 주저 없이 사탄이라고 말하는 에피소드는 섬뜩한 자화상이다. ‘가장 개인적이 것이 가장 정치적’이라는 1970년대 페미니즘의 구호가 영화 곳곳에서 적용된다. 8mm 카메라로 특별한 미학적인 기법 없이 촬영된 영상에 각종 애니메이션과 귀여운 일러스트가 입혀져 영화는 한결 경쾌하다. 그럼에도 애초에 기획 다큐가 아닌 때문인지 전체적인 짜임새는 헐겁다. 결혼으로 가는 과정보다 아이가 태어난 후 쿠바와 한국에서 빚어낼 이야기가 빠진 것은 아쉬운 점이다. 영화 자체의 짜임새와 별개로 그릇 안에 담겨진 이야기들이 흥미로운 다큐멘터리다.
2011년 1월 11일 화요일 | 글_양현주 ( siwoorain@movist.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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