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거부할 수 없는 이끌림이다'
폭풍의 언덕
Wuthering Heights, 2011
고전 로맨스 소설의 팬이라면 잘 알고 있는 작품들이 있다. <제인 에어>, <오만과 편견> 그리고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이다. 앞선 두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폭풍의 언덕>도 새롭게 영화화 되었다. 이 작품은 이미 7번이나 영화화 되었을만큼 인기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새롭게 연출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 중 하나일 것이다. 그 작업을 신예인 안드레아 아놀드 감독이 해내서 아름답지만 고통스러운 사랑과 비극의 불멸의 로맨스를 스크린으로 옮겼다.
<폭풍의 언덕>을 작품화한 많은 작품 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것은 1939년에 로렌스 올리비에와 멀 오베른 주연의 작품과 1992년의 줄리엣 비노쉬와 랄프 파인즈 주연의 작품이다. 그리고 새롭게 2011년 탄생한 <폭풍의 언덕>은 이전의 작품들과 비교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파격적인 연출이 이루어졌다는 평을 받았다.
캐시, 들어오라니까
제발 한 번만
나는 너 뿐인데
이번에는 듣고 있니?
캐서린, 지금은 들리니?
원작이 되는 소설 <폭풍의 언덕>은 서른살의 젋은 나이로 세상을 떠난 소설가 에밀리 브론테가 남긴 단 한 편의 소설로서 <리어왕>, <모비딕>과 함께 ‘영문학 3대 비극’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또한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서머싯 몸이 뽑은 ‘세계 10대 소설’에도 포함 되었다.
영화의 이야기는 1801년 황량한 벌판위에 자리잡은 폭풍의 언덕에 로크우드씨가 세입자로서 찾아오게 되면서 시작한다. 자신이 세든 드러시 크로스 저택의 주인인 히스클리프(제임스 호손)를 만나기 위해서 폭풍의 언덕을 찾은 로크우드는 사람들의 거친 대접을 받고 돌아와 감기에 걸리게 된다. 집으로 돌아온 로크우드는 폭풍의 언덕과 드러시 크로스 저택에서 오랬동안 살림을 맡아온 가정부 넬리 딘에게 그동안 두 집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듣게 된다.
과거 폭풍의 언덕 주인이었던 언쇼(폴 힐턴)는 리버플에서 거지꼴을 하고 있는 소년 한 명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온다. 다른 가족들은 출신 성분을 알 수 없는 소년에게 경계심을 갖고, 특히 언쇼의 아들 힌들리는 히스클리스플 편애하는 아버지의 태도로 인해 히스클리프를 미워하기 시작한다. 언쇼가 죽은 후 아내를 데리고 집에 돌아온 힌들리는 히스클리프를 머슴처럼 대하게 되고, 히스클리프는 어린 시절부터 같이 자란 친구이자 사랑하는 여자인 캐서린(카야 스코델라리오)이 드러시 크로스 저택의 아들인 에드거(올리버 밀번)를 선택하자 상심한 채로 폭풍의 언덕을 떠나게 된다.
내가 생전 이렇게 지친적이 없는데,
그게 전부 이놈 때문이오
하지만 하느님께 받은 선물이다 생각하고 거둬주오
까만 피부는 악마한테 받은 것 같지만
대중들에게도 잘 알려진 소설 <폭풍의 언덕>과 <제인 에어>의 원작자는 ‘에밀리 브론테’와 ‘샬롯 브론테’ 자매이다. 이들은 1818년 영국의 요크셔 지방에서 목사의 딸로 태어났다. 딸이 많은 집안의 셋째인 샬롯과 넷째인 에밀리는 막내 앤과 함께 1846년 필명으로 <커러, 엘리스, 액턴 벨의 시집>을 출판하지만 잘 팔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은 자매는 1847년 샬롯의 <제인 에어>, 에밀리의 <폭풍의 언덕>, 앤의 <아그네스 그레이>를 차례대로 출간한다.
샬롯의 작품은 출간함과 동시에 호평을 받았던 반면, 에밀리의 <폭풍의 언덕>은 내용상의 구성이 복잡하고 등장인물들 간의 비도덕적인 관계를 다루었다는 이유로 인해 혹평을 받았다. 출판 이듬해 에밀리 브론테는 건강이 악화되어 폐결핵으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 에밀리 브론테는 생전 미완성작을 포함하여 193편의 시와 한편의 소설을 세상에 남겼는데, 이 작품들은 그녀가 세상을 떠난 후 반세기정도 지난 19세기 말 많은 문학인들과 비평가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며 호평을 받게 된다.
보아하니 둘 다 캐서린을 보고 홀딱 반했더라
캐서린은 그런 애들 따위와는,
이 세상 사람들 따위와는 차원이 다르잖아
<폭풍의 언덕>은 주제에 있어 당대 소설가들이 사용하던 것과는 많이 달랐고, 작은 마을에서 다양한 경험을 해보지 못한 여성이 쓴 작품이라고 보기에는 표현기법이 색달랐기 때문에 그 당시 사람들은 놀라움과 의혹을 한번에 품게 되었다. 이후 몇 세기가 지나면서도 많은 대중들은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을 사랑하며 영화, 드라마, 뮤지컬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그녀의 작품을 재탄생 시켜왔다.
연출을 맡은 감독 안드레아 아놀드는 1961년 영국 출생으로 처음에는 tv 드라마 배우로서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독특하게도 그녀는 미국영화연구소(AFI)에서 공부한 후 영화감독의 경력을 시작한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2005년 단편영화인 <말벌>로 아카데미와 선댄스영화제에서 수상하였으며, 2006년 장편 영화 <레드 로드>로 칸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으며 단숨에 주목을 받는 신인 감독으로 부상하였다. 또한 2009년의 영화 <피쉬 탱크>로 다시 칸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하며 다양한 장르를 통해 가장 유명한 여성 감독 중 한 명으로 떠올랐다.
지금 같아서는 히스클리프와 결혼하면 나도 천해지는 거야
그러니까 내가 히스클리프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 애가 알아서는 안 돼
영화 <폭풍의 언덕>은 2008년 처음 제작이 결정될 당시 나탈리 포트먼이 출연하기로 하면서 큰 기대를 안고 시작한 영화였다. 하지만 그녀가 자진 하차하면서 다른 감독과 배우들로 제작이 시도됐지만, 모두 무산되었다. 결국 이 프로젝트는 안드레아 아놀드 감독이 맡게 되면서 신선한 신인 배우들을 캐스팅하며 생동감 있는 연출과 감각적인 연기의 새로운 <폭풍의 언덕>을 만들어냈다.
다시 영화 스토리로 돌아가서, 몇 년의 시간이 흐르고 부자가 돼서 다시 폭풍의 언덕으로 돌아온 히스클리프는 아내의 죽음으로 폐인이 된 힌들리를 도박을 통해 빈털터리로 만들어 버린다. 알콜 중독으로 인해 힌들리가 세상을 떠나자, 히스클리프는 힌들리의 아들 헤어턴에게까지 앙갚음을 하며 교육도 시키지 않는 머슴으로 부린다. 후에는 자신의 애인인 캐서린을 빼앗아간 에드거의 여동생인 이사벨라(니콜라 벌리)를 유혹해 결혼한 후, 그녀를 방치하다시피 하며 험하게 취급한다. 그렇게 주인공들의 인생은 서로 얽히고 섥히며 미궁속으로 빠져들어가게 된다.
하지만 히스클리프에 대한 내 사랑은
땅속에 파묻힌 변치 않는 바윗돌 같아
눈에 보이는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않지만,
반드시 필요한 거니까
영화 <폭풍의 언덕>의 두 주인공인 히스클리프와 캐서린 역할은 신선한 배우로 캐스팅 되었다. 첫 흑인 히스클리프라는 과감한 선택으로 인해 주인공 히스클리프 역할에 캐스팅된 제임스 호손은 이 작품을 통해 데뷔하게 되었다. 그리고 강렬한 캐릭터인 히스클리프 역을 잘 소화해냈다는 평을 받았다.
여자 주인공인 캐서린 역에는 카야 스코델라리오가 캐스팅 되었는데, 10대 청소년들의 성장기를 다룬 영국 드라마인 <스킨스>에서 주인공인 니콜라스 홀트의 여동생인 에피 역을 맡아 데뷔했다. 그리고 국내에서는 톱스타인 배우 김수현이 이상형으로 지목하면서 실시간 검색 1위를 달성하며 자신의 이름을 알린바 있다. 이를 계기로 하여 최근 국내 패션 브랜드의 모델로 낙점되어 김수현과 함께 광고 촬영을 하기 위해서 내한하기도 하였다. 카야는 1992년생으로 영국계 브라질 혼혈 출신이며 제 2의 엠마 왓슨으로 평가되며 많은 팬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무비스토리
최신방송
좋아요 :
2명
글쎄요 : 0명
원작 소설의 감동을 다시 느껴보고 싶으신 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