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버시
Closed Circuit, 2013
수많은 인파가 몰려있는 영국 런던 버로우 마켓 앞, 평소처럼 분주한 사람들을 예의주시하던 CCTV 앞으로 폭탄이 터지는 모습이 동시다발적으로 찍힌다. 이로 인해 120명의 사상자를 낸 초유의 폭탄 테러 사건은 정부의 관할과 언론의 관심 아래 유력한 용의자가 된 파룩 에두간을 두고 두 변호사 마틴과 클로디아가 사건을 맡으며 국가와 관련된 음모가 서서히 밝혀지기 시작한다.
어떻게 비추어 바라본다면 영화 <프라이버시>는 전형적인 법정 스릴러의 구조를 띄고 있다. 평소 법정 영화를 생각한다면 사건이 벌어진 이후 변호사란 인물이 담당 사건에 사명을 가지고 해결하기 위하여 두 발로 뛰는 모습과 법정에서 보여주는 심리전 등, 하지만 <프라이버시>는 이례와 같이 오락적 모티브를 지니지 않고 사건의 무게와 부당성의 폭로라는 양념없는 긴박성 덕에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와 같이 다소 지루하고 진부적인 전개를 무시할 수 없게 된다.
영화를 본 관객은 먼저 <프라이버시>의 장르가 낮설지는 않지만 내용이 다소 생소한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국가라는 개입체가 법정에 간섭을 한 순간부터 게임은 상대할 수 없는 적과 마주하게 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의 스릴감과 <플래시 오브 지니어스>의 성실함을 보아왔던 관객들이라면 일말의 반전을 지니고 결말을 응시할 것이나,
안타깝게도 <프라이버시>는 법정에서의 한판 승부에 관심을 가지지 않고 두 변호사가 사건속에서 휘말리게 되는 벡터에 중점을 둔 채 지켜본다.
폭탄 테러 사건을 맡고 누군가로부터 위협을 감지하며 정의를 꿋꿋이 실천하려 하는 변호사 마틴 역의 '에릭 바나'는 트로이의 왕자 헥토르와 이안 감독의 헐크에서 주연을 맡아온 여러 액션 영화에서처럼 보여주던 마초적인 인상은 한물 벗은 이미지이지만, 사건을 집요하게 파헤치고 누군가를 지키려하는 모습은 여전히 여심에 부응하는 모습을 이어가며 팔짱을 끼고 홀로 덩그러니 앉아 모든 것을 빼앗긴 채 단념하는 장면에서 처럼 적은 움직임으로도 감정적인 에너지를 폭 넓게 방출하는 연기를 보인다.
사건을 주시하는 요소로부터 직접적인 위헙을 받으며 사건의 증인으로 에두간의 아들을 지키기 위해 불상을 감수하는 또 한명의 변호사 '클로디아'역의 '레베카 홀'은 남자인 에렉 바나보다 더 위험천만한 사건을 접하며 오히려 더 위엄있는 모습과 법정에서의 카리스마를 보여주며 놀란 감독의 <프레스티지>에서부터 <아이언맨3>와 <트랜센던스>까지 줄곳 보여주던 근성 아닌 근성을 통해 누구보다 믿음직한 우월감을 수렴하지만 결국 영화속에서 그녀도 국가라는 조직 앞에서의 무게는 감당할 수는 없었다.
영화에서 국가가 말하기를 "우리가 이렇게 더러운 피를 묻혀 가기때문에 너희가 이 땅에서 안전하게 살 수 있는 것이다"라는 정당성을 내새운다. 지금에 와서 이 영화가 우리에게 더욱 의미있게 다가오고 비참함이 받아들여지는 것은 지금 당신이 밝고 서 있는 국가 속 진실의 이면에 누구나 품어보았을 의구심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그렇지가 않다면 영화 <프라이버시>는 적어도 '현실감'이라는 하나의 아이템을 가지고 사건을 이어간 셈이다. 그리고 만약 이 영화를 당신에 정치적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게된다면 어느 방향에서든 굉장히 불편하고 무서운 영화로 변질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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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킹타이틀의 고품격(?) 스릴러를 즐기고 싶은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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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박준영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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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다윗은 거인 골리앗과 싸워 누구도 예상 못한 승리를 거둔다. <프라이버시>는 서글프지만 체념하게 되는 현실의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사실’과 ‘가능성’, 골리앗과 다윗이 주장하는 정의는 다르다. 누구에게나 정의는 다를 수 있다. 그러나 한 가지는 명확하다. 나의 정의가 다른 사람의 정의를 침범하거나 다른 사람의 희생을 바탕으로 하면 안 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프라이버시>의 원제가 ‘폐쇄회로 Closed Circuit’, 즉 CCTV를 의미한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감독은 CCTV 화면을 통해 지루한 설명 없이 많은 것을 보여준다. 잠시 한 눈을 팔아도 어느 순간 이미 발생해 있는 범죄, 그럼에도 지켜보고 있는 많은 시선들, 지금 잠깐은 패배일 수 있으나 그것이 영원하지는 않다. 영화의 최대 장점은 어설픈 유머 코드 없이 정면 승부한 점, 단점은 강약조절이 없다는 점이다.
2014년 3월 13일 목요일 | 글_박은영 기자 ( eyoung@movis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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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인파가 몰려있는 영국 런던 버로우 마켓 앞, 평소처럼 분주한 사람들을 예의주시하던 CCTV 앞으로 폭탄이 터지는 모습이 동시다발적으로 찍힌다. 이로 인해 120명의 사상자를 낸 초유의 폭탄 테러 사건은 정부의 관할과 언론의 관심 아래 유력한 용의자가 된 파룩 에두간을 두고 두 변호사 마틴과 클로디아가 사건을 맡으며 국가와 관련된 음모가 서서히 밝혀지기 시작한다.
어떻게 비추어 바라본다면 영화 <프라이버시>는 전형적인 법정 스릴러의 구조를 띄고 있다. 평소 법정 영화를 생각한다면 사건이 벌어진 이후 변호사란 인물이 담당 사건에 사명을 가지고 해결하기 위하여 두 발로 뛰는 모습과 법정에서 보여주는 심리전 등, 하지만 <프라이버시>는 이례와 같이 오락적 모티브를 지니지 않고 사건의 무게와 부당성의 폭로라는 양념없는 긴박성 덕에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와 같이 다소 지루하고 진부적인 전개를 무시할 수 없게 된다.
워킹타이틀의 고품격(?) 스릴러를 즐기고 싶은 사람
[요청작] 프라이버시 Closed Circuit 20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