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챈스
One Chance, 2013

'폴 포츠' 를 아는가?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실화를 아주 잘 만들어낸 영화다. 음악 영화라는 장르에 박히지 아니하고, 코미디 요소와의 결합은 훌륭했다.
한 때, 우리나라에서도 열풍을 불어 일으킨 오디션 프로그램들, 금요일 밤이라는 포지티브한 시간대를 등에 업고 치맥과 함께 상당수의 국민을 TV 앞으로 끌어 모았던 적이 있었다. 그냥 보고 듣고 먹기만 하는게 아니라 휴대폰을 옆에 두고 있다가 지지하는 후보의 번호를 눌러대던 일이 불과 몇 해 전이다. 물론, 슈퍼스타 K를 비롯한 오디션 시즌은 올해도 다시 시작되겠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오디션 참가자 중 허각의 경우, 배관수리공이라는...사회적 통념의 선입견에서는 소외층에 가까운 직업이라 속된 말로 '개천에서 용 난'케이스로 포장해 언론에서 연신 떠들어 댔었다. 우리가 이토록 개천에서 용 난 케이스에 열광하고, 감동하며.. 또 그런 대중의 심리를 간파해서 사실이 좀 왜곡되고 비틀어지어더라도, 때론 주인공을 지나치게 연민화시키는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기자들이 기사를 뿌려대는 것을 보면... 우리에겐 허기진 뭔가를 채울 것이 필요한 것 같기는 하다.
삶이 고단하고 어려운 이들에겐 '희망'이라는 단어를, 지금의 삶이 평탄하여 지루하다고 느끼고 있는 이들에게는 자신이 누리는 호사에 대한 새삼스런 '감사'를 챗바퀴 돌듯 지겨운 일상에서 뭔가 다른 곳에 집중할 것이 필요한 이들에게는 영화와 같은 '감동'을.. 그리고 때론 이 모든 이들을 아우르는 '애국심'이라는 뜨거운 감정의 발로를...그리하기에 어느 시대건 영웅은 가끔씩 등장해 주어야 하는 것이리라..겉으로 보기엔 이들과 엇비슷한 사연을 가졌을 법한 원챈스의 주인공 폴 포츠는 2007브리튼즈 갓 탤런트 출연 당시에는 휴대전화 판매사원이었다.
게다가 그닥 잘생기지 않은 외모에, 경제적인 어려움, 교통사고, 종양수술, 심지어 학교 다닐 때는 늘 왕따였다는 갖다 붙힐만한 불행의 요소는 죄다 모아 놓은 인물이었다. 그러나 그 뒤에는 남들에게는 보여 지지 않은...누구에게나 쉽게 주어지지는 않는 놀라운 선물이 있었다. 타고난 목소리, 어떤 상황이 와도 꼭 오페라 가수가 될 거라는 버리지 못하는 오랜 꿈..그러나 그 모든 것들도 이 두 여인이 없었더라면 꽃 피우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의 어머니와 아내. 세상 모두가 왕따시키고 무시하고 천대해도 끝까지 믿어 주고 격려해 주던 두 사람. 아침 식사시간에도 귀에 헤드폰을 꽂고 오페라를 들으며 밥을 먹는 폴 포츠가 못 마땅한 아버지는 박자를 맞추던 나이프를 뺏고 귀에서 헤드폰을 벗겨 버리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다.
이 때 부엌에서 음식을 나르던 어머니가 커다란 카셋트 라디오로 오페라를 크게 틀어 놓는다. 멋진 어머니다. 그래서, 아무나 어머니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생물학적 의미의 어머니 말고, 진짜 엄마 말이다. 세상이 다 등돌려도 자식을 끌어 안고 지지해 줄 수 있는 진짜 엄마 말이다.
이 영화에서 어머니와 그의 아내의 모습이 얼마나 실제적으로 그려졌는지 혹은 어느 정도 미화되었는지는 모르겠다. 일단은 실제라고 믿고 이야기하건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의 모습은 그 두 사람의 역할이 아닐까 싶다. 폴 포츠의 능력과 꿈을 알아봐 주고 끝까지 격려해 주던 그의 아내가 목에 난 종양수술을 받고 잠들어 있던 폴 포츠에게 하던 이야기 "비록 다시 노래를 못하게 되더라도 나는 당신을 끝까지 사랑할거야.."영혼이 순수한 이들은 서로 알아보는 무언가가 있나보다...부럽다.
넘치도록 진심이 담긴, 그리고 의심할 수 없는 믿음과 격려를 담아 네 인생에 자신감을 가져!" 라고 말해 준다면 그것이 누구든...세상을 향해 내딛는 발걸음에 용기가 생길 것 같다.
한 남자의 성공담을 적절한 유머와 함께 재미나게 만들었으나, 분명 아쉬운 점도 존재한다. 먼저 첫 번째는 음악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원챈스이기에 폴 포츠 이야기이기에 음악의 등장을 기대했던 나로서는 아쉬웠다..또 한가지 더 꼽자면 번역이 좀 아쉬웠다.
직역으로 표현해도 충분할 부분까지 번역가의 주관이 너무 많이 들어갔다. 특히 마지막에 독백하는 장면은 가관이다..'사람들은 자신이 많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자신은 많이 바꾸지 않았고 의상과 헤어스타일만을 바꿨을 뿐이다. 생활도 좀 바뀌었다' 라고 말한다. 사실 이 때 포츠의 대사는 "한 가지 작은 변화가 있죠" 라고 말한다. 즉, 그 작은 변화는 포츠의 비뚤어진 앞니가 가지런해 진 것을 말한다. 그런데 이 것을 생활이 바뀌었다고 의역한 것 은 의도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실수임은 분명해서 아쉬웠다.
가끔은 기자, 평론가의 평점보다 네티즌의 평점을 더 믿어 보자.. 기자, 평론가들이 이 영화를 보고 펑펑 울어 대며 코를 풀어 댔더라도 자신의 밥줄과 평가가 걸린 문제라...어쩔 수 없이 작품성만을 꼬집어 야박한 점수를 줄 수 밖에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을 눈물을 머금고 별 두 개만을 줄 수 밖에 없는 그들의 심정도 조금은 헤아려 주자. 즉, 영화는 볼만하다. 추천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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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영화를 좋아하는 분
폴포츠를 좋아하는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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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원종현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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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친구들의 괴롭힘을 피해 도망가던 소년 폴 포츠의 화면이 정지되며 나직한 목소리의 내레이션이 깔린다. “노래, 아픔, 사랑이 어우러진 내 삶이 오페라죠.” 오페라 가수를 꿈꾸던 꼬마 폴은 성인이 돼서도 그 꿈을 잃지 않으며 꿋꿋이 살아간다. <원챈스>는 폴 포츠의 어린 시절부터 ‘브리튼스 갓 탤런트’에 출연해 세계적 스타로 발돋움하기까지의 험난한 여정을 그린다. 휴대폰 판매사원이 된 폴은 우여곡절 끝에 베니스 음악학교에 입학해 자신의 우상 루치아노 파바로티를 만나지만 너무 긴장한 나머지 일생일대의 기회를 놓치고 만다. 게다가 아이다 공연을 앞두고 맹장염에 걸려 공연을 망치고 정밀검사 결과 악성종양마저 발견돼 오랜 기간 노래를 할 수 없게 된다. 폴에게 끊임없이 찾아오는 불행은 점점 그를 옭아매며 보는 이로 하여금 한숨 섞인 탄식이 터져 나오게 만든다. 데이빗 프랭클 감독은 순탄치 않았던 폴 포츠의 삶을 오페라처럼 극화시켜 서술해 감동의 볼륨을 한껏 높인다. 한 폭의 유화 같은 베니스 풍경이나 ‘리골레토’ ‘라보엠’ 등 장면 사이사이 흘러나오는 오페라 아리아는 덤이다.
2014년 3월 6일 목요일 | 글_조은정 기자 (choeunjung@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