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사랑은 그런게 아니야
그냥 주기만 해도 좋고
받는게 없어도 행복한거고
영화 <...ing>의 촬영장은 다른 영화들에 비해 현장의 생기와 열정이 가득했다. 감독을 맡은 이언희 감독은 처음으로 메가폰을 잡는 젊은 여감독이고 촬영감독과 조명감독을 필두로한 20대 감독들 때문에 현장 스탭들의 평균 연령은 다른 영화에 비해 한층 낮아졌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 <...ing>의 촬영 현장은 다른 곳에서 볼 수 없었던 활기차고 열정적인 촬영현장이 되었다. 이런 생동감은 현장에서 그대로 영화로 옮겨졌다.
하지만 촬영 현장이 젊다는 것은 분위기가 활기찰 수도 있지만 반대로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촬영 스탭들은 자신들의 열정을 신중하게 이용하는 법을 터득하며 철저한 사전 준비를 통해 촬영을 진행해갔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 <...ing>의 촬영은 스탭들에게 그저 자신들의 필모그라피에 하나로 적히는 수준이 아니라 자신들의 젊음을 바친 작품일 것이다.
내 눈엔 되게 행복한 사람처럼 보이는데,
저런 사랑 아무나 못하잖아
게다가 영원히 기억 속에 함께 하잖아
촬영 현장 스탭들의 나이가 어렸기 때문에, 민아의 엄마 역할을 맡은 여배우 이미숙이 현장 최고 연장자가 되었다. 이미숙은 ‘오히려 내가 스탭들에게 배우고 있을 정도’라고 말하며 흐뭇함을 숨기지 않았다. 이렇게 즐거운 촬영 현장의 분위기는 그대로 영화로 옮겨져 관객들을 흥미롭게 해줄 것이다.
영화 <...ing>의 스토리는 그냥 보자면 관객들에게 익숙하고 평범한 줄거리일지도 모른다. 특별히 큰 사건이 벌어지지 않는 잔잔한 흐름 속에서 몸이 아픈 여고생이 세상을 바라보듯 일상의 이야기들이 순간순간 아름답게 이어진다. 주인공인 민아는 몸은 아프지만 엄마 앞에서는 밝은 모습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애써 자신의 아픈 몸을 외면하려고 한다. 이렇게 여주인공의 슬픈 사연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영상 속에서 펼쳐지는 로맨스는 슬프기보다는 밝게만 느껴진다.
기념 사진 찍자
나 지금 되게 행복하거든
이 순간, 내가 행복했다는 사실을
증명해줄 증인이 필요해
스탭들의 구성이 완료되고 캐스팅까지 확정된 상황에서 첫 촬영 날짜를 기다리던 제작진들에게 기쁜 소식이 있었다. 당시 김래원이 주연은 맡았던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가 방영되면서 심상치 않은 반응을 보이더니 결국 시청률이 50%가 넘었던 것이었다. 이 현상에 의해 제작진들은 활기를 찾고, 영화 촬영이 시작되기를 손꼽아 기다리게 되었다. 게다가 임수정이 주연을 맡은 영화 <장화, 홍련>도 예상했던 것보다 크게 흥행을 하면서 임수정은 충무로에서 각광받는 신인 여배우로 떠오르게 된다. 이로 인해 영화 관계자들과 관객들은 임수정의 차기작인 <...in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게 되었다.
두 남녀 주인공들의 흥행도 크게 한몫을 했지만, 이어서 이미숙의 영화 <스캔들>도 흥행을 하며 앞서 임수정의 <장화, 홍련>이 세운 예매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사상 최단기간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게다가 개봉 주말 113만이라는 최다 관객을 동원하면서 이미숙의 카리스마와 눈을 뗄 수 없는 연기는 관객들의 좋은 평을 얻게 되었다.
이렇게 세명의 주연 배우가 모두 좋은 성적을 거두고 한 영화에서 만나 새로운 기록을 세우기 위한 준비를 했다. 데뷔 이후 가장 큰 성장을 보이며 충무로에서 주목 받는 배우가 된 김래원, 임수정과 변하지 않는 카리스마로 관객들을 흡입하는 연기를 펼치는 이미숙이 만나 아름답지만 사랑스럽고 잔잔한 스토리를 만들어 나가게 되었다.
사랑은 말이야 이런거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교통사고로 죽었어
그 후로 난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그 사람을 생각하면서 교통정리를 하는거지
하루도 빠짐 없이...
비오는 날은 막 울면서...
영화 <...ing>의 가장 큰 특징은 아름다운 영상이다. 여주인공인 민아의 시선으로 보여지는 세상은 슬프로독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름다운 영상이 더욱 고독하고 쓸쓸해 보일지도 모르겠다. 지루한 영상이 펼쳐지는 것이 아니라 아름답고 인상적인 영상들이 흐르면서 영화의 매력을 한 껏 올려준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처음에는 어색한 느낌을 주는 세 사람이 영화가 흐를수록 서로 조화를 이루며 서로의 보완점을 맞춰가지만, 그러기에는 크랭크인 시간이 너무 짧다는 것이 흠이다. 김래원은 조금 더 능동적이고 임수정과 더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였다면 좀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물론 주인공 임수정의 시선으로 보여지는 세상은 우리에게 조금 더 생각할 거리를 남겨주게 된다. 그저 시안부 삶을 살아가는 아픈 소녀가 보여주는 세상이 아니라 사회속에서 서로 관계를 맺어가는 사람들을 통해 관객들에게 좀 더 생각할 거리를 남겨주며 여운을 더해주는 영화인 것 같다.
살아있다는게 이렇게 행복한 거라는 거
처음 알았어
무비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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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하고 먹먹해지는 사랑이 궁금하다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