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재킷
The Jacket , 2005
차갑고 딱딱해 보이는 포스터와 달리, <더 재킷>은 다채로운 색감을 가진 영화다. 그러나 스펙타클한 액션을 기대하는 사람은 실망할 것이다. 영화는 판타지 장르치고는 잔잔하게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런 영화 분위기는 주인공의 무기력한 일상과 동일해 보인다.
정신병원의 가혹한 처사에 메말라가는 주인공은 우연히 타임슬립을 경험하게 된다. 미래에 왔다는 것도 믿기지 않는데 그가 이미 죽었다는 말을 듣게된다. 그러니까 현재의 생에서 목숨이 며칠 남지 않은 것이다. 그는 자신이 왜 죽게 되는지가 궁금하다. 단서는 미래에 밖에 없다.
그는 과연 예정된 죽음을 피할 수 있을까?

이 영화에서 타임슬립을 도와주는 매개체는 무엇인가? 영화가 ‘재킷’을 제목에까지 내세우고는 있지만, 사실은 특수한 상황이 모여야 완성되는 듯 하다. 약물주사, 시체 안치실, 극한의 공포심, 그리고 재킷. 이 모든 것이 한 데 어우러지면 주인공은 타임슬립에 빠진다. 정신병원의 의사는 수감자들에게 독특한 치료를 고집하고 있는데 바로 시체안치실에서 환자들에게 약물을 투여하는 것이다. 그들이 저항할 수 없도록 몸을 동여매고 시체안치실에 방치한다. 숨막히는 공포심에 떨고 있으면 미래로 빠져드는 것이다.
나는 주인공이 과거에 거의 죽었다가 살아난 것을 보여줘야 했는지 의아했다. 그의 특별한 경험이 주인공에게 특별한 타임슬립 능력을 줬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아무런 상관이 없어 보인다. 다른 사람도 같은 상황에서 같은 경험을 했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다만 주인공이 다른 사람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주인공은 죽음이 앞까지 다가왔다는 것을 느꼈고 현실에 대항할 마음이 있었다는 점이다.

영화를 보다보면 정신병원의 열악한 환경이 그대로 보여지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했다. 좋은 사람도 있는 반면 아닌 사람도 있다. 환자로 보기보다는 범죄자 같이 대하는 모습이 비인간적이라 마음이 아팠다. 주인공도 이런 환경에 놓이자 무기력하게 행동했고, 이런 일상의 보상으로서 타임슬립을 경험하게 됐는지도 모르겠다.

이제 이 영화의 결말이 뜻하는 바에 대해서 말해보겠다. 앞으로의 모든 것은 스포가 될 것이니 먼저 영화를 감상한 후 보길 바란다. 미래의 시간에서 사랑에 빠지고, 현재에선 죽음이 다가오는 줄거리. 여기서 해피엔딩이란 존재할 수 있을까? 영화는 더 없는 해피엔딩을 보여주었고 나는 마음 속으로 박수를 보냈다.
주인공은 미래에서 경고받은 대로 사고를 당한다. 그가 진정으로 ‘시체안치실’에 놓이게 되자 그는 미래의 시간으로 흘러 들어간다. 그는 현재에선 죽었지만 미래에선 새로 태어난 것과 다름없다. 물론 이미 죽은 사람이므로 아무런 신분을 대지 못할 테고 신분보장도 받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자잘한 문제들은 넘어가자. 그의 눈에는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하는 행복만이 남았으니 그 얼마나 멋진 엔딩인가.

그러나 그가 아무 행동도 못한 채 죽음을 맞이한 것은 아니다. 그는 사랑하는 여인 재키가 엄마 없이 불행한 유년기를 보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녀에게 새로운 미래를 그려주기로 한다. 그는 재키의 엄마에게 죽음을 미리 알려주고 미래는 결국 바뀐다. 정작 자신은 바꿀 수 없었던 미래를 사랑하는 사람에겐 선사한 것이다.
참 따뜻한 영화이다. 판타지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이지만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장르 같았다. 현실의 열악한 환경을 꼬집고 사랑의 온도로 마무리했다. 후반부엔 가족의 참 된 역할까지 주장한다. 그래서 단순한 판타지 영화라고 하기엔 뭔가 아쉽다. 여운이 오래가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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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슬립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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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세모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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