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스트 랜드
Waste Land , 2010

낯선 브라질 영화. 그것도 다큐멘터리. 볼 영화가 차고 넘치는 시대에 낯설기만 한 제3세계 국가의 그것도 다큐멘터리를 선택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영화 <웨이스트 랜드>는 모든 이질감을 덮어 버린다. 꿈과 희망을 위해 노력하는 인생들을 보여줌으로써 말이다.
영화는 빅 무니즈라는 브라질 출신의 세계적인 아티스트의 작업과 함께 시작된다. 빅 무니즈는 설탕이나 초콜릿같은 낯선 재료로 사물을 표현하고 사진으로 기록하는 작가다. 그가 자신의 고국인 브라질로 가서 리우데자네이루의 세계에서 가장 큰 쓰레기 매립지 자르딤 그라마초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함께 그들이 줍는 쓰레기 재활용품을 이용하여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영화는 보여준다.

2.5달러를 벌기 위해 하루 종일 쓰레기 매립지에서 재활용품을 줍는 사람들. 브라질 말로 카타도르라고 한단다. 7살 때 어머니를 따라 이곳에 왔다가 쓰레기 더미에 깔려 20명이 넘는 다른 카타도르들로부터 수혈을 받아 겨우 살아났다는 사람. 이제 겨우 18살인데 두 아이의 엄마로서 남편과 헤어지고 아이를 키우기 위해 이곳에서 일하는 카타도르.
첫 아이를 잃고 남편과 큰딸도 떠나버리고 뭘 해서 먹고 살아야 할지 몰라 막막하여 이곳으로 흘러들어 왔다는 여인. 26년간을 재활용품을 줍는 일을 했다는 카타도르. 영화는 다양한 사연을 가진 카타도르으 삶을 들려준다. 그리고 빅 무니즈가 이들과 협업하는 모습을 차근히 관찰하고 보여준다.

멀리에서 보면 거대한 쓰레기 더미 속에서 일하는 개미 같아 보이지만 클로즈업해서 가까이 다가가면 카타도르들의 슬픔과 기쁨. 미소와 고단함. 인간적인 것들을 볼 수 있다는 빅 무니즈의 대사가 영화의 클로즈업 기능이 가진 최고의 가치를 보여준 것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다.
영화는 이들 카타도르의 삶을 클로즈업해서 보여준다. 쓰레기 더미에서 일하는 것을 숙명으로 받아들인 이도 있고 정말 벗어나고 싶다며 몸부림치는 이도 있다. 영화는 그들의 삶을 정면으로 들여다본다. 가까이에서 그들이 흘리는 눈물에 깊은 공감을 하며 인간의 꿈과 현실이 상반되는 현장을 세심히 보여준다.

카타도르의 다양한 사진으로 매립지에서 나온 재활용품을 이용하여 작품을 완성하는 빅 무니즈. 근 3년간을 이들과 함께 생활하며 작업했다고 한다. 카타도르의 삶에 깊이 동화된 그에게 동료들은 이번 다큐멘터리의 촬영으로 함께 작업한 카타도르들이 동요하는 것 같다는 말을 한다. 쓰레기 줍는 일 밖에 모르던 카타도르들이 빅 무니즈와의 오랜 작업으로 영향을 받고 다른 인생을 꿈꾸게 된 것에 대한 우려 같은 것이다.
이에 무니즈는 이렇게 말한다. 그들의 삶이 이전과 달라진다 해도 그것이 나쁜 것인가. 다른 현실을 봐야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그들의 삶이 변화되더라도 그에 대한 계획을 세울 것이다. 라고. 그리고 이런 무니즈의 생각에 따라 자그딤 그라마초의 카타도르 협회장 티앙이 런던 경매장에 함께 간다. 그곳에서 티앙은 하찮고 보잘 것 없는 삶으로 여겨져왔던 카타도르의 모습을 담은 작품이 5만달러의 큰 금액으로 팔리는 것을 목격한다. 인간의 삶 자체가 예술품이 될 수 있다는 낯선 경험을 하게 된 티앙. 넓고 새로운 세계를 경험한 티앙의 감동와 삶에 대한 흥분이 관객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져온다.

카타도르의 힘겨운 노동과 인간의 삶에 깊숙이 개입한 예술의 흔적. 부유한 자들의 고상한 유희로서의 예술이 아닌 쓰레기장에서, 두 손이 거칠어지도록 일한 자들에게도 허락되는 예술의 가치를 이 영화를 통해 다시금 느끼게 된다.
신성한 노동의 가치를 인정하는 가난하지만 선량한 사람들. 그들의 인생을 변화시킨 예술의 힘. 그리고 그것을 클로즈업해서 보여주는 영화의 힘이 아주 매력적인 작품이다.

영화 <시티 오브 갓>으로 유명한 제작자 페르난도 메이렐레스와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명성이 높은 루시 워커 감독의 만남으로도 대단히 화제를 남긴 작품이다. 선댄스 영화제와 베를린 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또한 이 영화 상영 이후 카타도르들에 대한 직업적 인식이 향상되었으며 많은 변화가 이루어졌고 그들의 처우를 위해 영화의 주인공 티앙이 이끄는 자르딤 그라마초 협회는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보석이야 진주든 루비든 다 내주어 버려라. 그러나 네 생각만은 자유롭게 하라. 라고 말했던 영국의 어느 시인의 말처럼. 어떤 일을 하든, 얼마의 돈을 받던 우리의 꿈과 희망만은 자유롭게 간직하고 싶다. 그런 생각을 갖게 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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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희망을 되새기고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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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coffeemania4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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