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 왕국
Beyond Beyond, 2014
토끼 나라의 전설
토끼들이 사는 나라에는 조금 무시무시한 전설이 있다. 바로 하늘을 나는 괴물 페더킹에게 초대장을 받으면 꼼짝없이 몬스터 왕국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토끼들은 페더킹을 두려워하고, 가급적 초대장을 받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페더킹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찾아온다. 누구나 생애 한 번 만나게 되는 페더킹, 그가 상징하는 건 바로 죽음이다. 그리고 초대장을 받아서 가게 되는 몬스터 왕국은 저승세계를 뜻한다.
가족과 함께 즐거운 한때를 보내던 토토. 하지만 쇠약해진 토토의 엄마는 페더킹에게 초대장을 받는다. 아빠와 토토는 엄마의 부재를 슬퍼하지만, 페더킹의 초대장은 그들이 피할 수 없는 것이다. 엄마를 잃은 후 상심에 빠진 아빠는 페더킹이 물을 무서워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육지가 아닌 바다 위에서 생활하기 시작한다. 그렇지만 여전히 토토는 부모님과 함께 지내던 육지가 그립다.
페더킹과 몬스터 왕국
극중 페더킹은 누구나 피하고 싶어하는 무시무시한 괴물로 묘사되지만, 사실 그 모습은 푸른빛의 아름다운 새다. 죽음을 가져다주는 저승사자역할을 하는 페더킹이 자유로운 새라는 사실은 조금 아이러니하다. 하지만 페더킹 또한 몬스터 왕국으로의 안내자일 뿐이다. 몬스터 왕국의 창조자는 깊은 곳에 숨어있는 또 다른 누군가다. 토토는 그 창조자에게 엄마와 함께 지낼 수 있는 허락을 받고자 한다.
엄마가 페더킹의 초대장을 받았을 때, 토토는 커서 반드시 엄마를 구하러 가겠다고 다짐한다. 그러나 아빠는 토토마저 잃을까봐 페더킹을 피하려고 한다. 우여곡절 끝에 빌 아저씨의 초대장을 넘겨받은 토토는 몬스터 왕국으로 가려 하지만, 자신의 초대장이 아니면 몬스터 왕국으로 가는 배에 태워줄 수 없다는 사실에 좌절한다.
극중 엄마를 구하기 위해 몬스터 왕국으로 가려는 토토, 페더킹을 피하려고 배 위에서의 생활까지 감수하는 아빠의 의견이 대립한다. 하지만 결국은 둘 다 가족을 사랑하기 때문이 아닌가? 차이가 있다면 잃은 것을 되찾고 싶은 마음과, 남은 것이라도 지키고 싶은 마음이다.
가족의 소중함과 이별에 대해서
<몬스터 왕국>은 죽음을 표현하는 방식이 서정적인 작품이다. 감독인 에스벤 토프트 야콥슨은 덴마크 출신으로, <몬스터 왕국>은 64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출품하여 호평을 받았다. 유럽 애니메이션 특유의 따스한 분위기를 잘 살렸으며 어린이들이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극중 엄마를 사랑하는 토토의 모습은 어른들이 보기에는 성가시고 철없어 보일 수 있는데, 아이들의 눈높이에서는 다분히 현실적이다. 실제로 <몬스터 왕국>은 어른보다 어린이들이 상대적으로 감정이입을 잘 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서정적인 분위기와 깨끗한 영상미
극중 토토는 몬스터 왕국으로 간 엄마에게 편지를 보낸다. 유리병에 편지를 담아 바다에 흘려보내는 것이다. 그리고 편지는 엄마에게 닿는다. 그건 비록 몸은 떨어져 있어도 마음은 전해진다는 뜻이다. 죽음이 반드시 끝이 아니라는 것. 대놓고 표현하지 않지만 분명히 전해지는 메시지다. 전체적으로 화려한 헐리웃 스타일은 아니나, 차분하고 깨끗한 영상미가 서정적인 분위기를 전달하는 데 한 몫 한다.
가족의 달 추천 영화
매년 꾸준히 가족을 위한 전체관람 영화들이 개봉한다. 대개 아이들에게 친숙한 애니메이션 작품으로 <슈렉>, <토이 스토리>, <앨빈과 슈퍼 밴드>시리즈가 큰 호응을 이끌며 손꼽히는 순위를 기록했다. 최근 개봉하여 전미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프로즌(겨울 왕국)>역시 애니메이션 영화의 큰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이다.
이제 애니메이션 영화는 더 이상 아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매년 수많은 애니메이션 영화들이 개봉하고 있고, 각자의 캐릭터와 스토리로 승부하며 관객의 시선을 끈다. 무엇보다 애니메이션으로 표현되는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아이들에게는 무한한 상상력을, 어른들에게는 잠시 잊고 있었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그래서 애니메이션 영화는 상대적으로 감수성을 자극하고 교훈을 주는 이야기가 많다.
애니메이션 영화를 알아보면 역대 박스오피스 순위, 명작 애니메이션 순위 등 무궁무진하다. 그만큼 애니메이션 분야는 오랫동안 많은 관객의 사랑을 받아왔다. 세계명작으로 손꼽히는 디즈니 시리즈, 국내에도 많은 팬을 보유한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들, <슈렉><풍푸 팬더>제작사로 유명한 드림웍스, 최근 애니메이션계의 강자로 떠오른 픽사. 애니메이션 영화의 가능성은 앞으로도 무궁무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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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hmj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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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왕국>은 유럽 애니메이션 특유의 정서와 색감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디지털 애니메이션이다. ‘엄마찾아 삼만리’의 판타지 어드벤처 버전이라 불러도 무방한, 고전 동화를 연상시키는 흥미로운 설정과 탄탄한 스토리를 기반으로 꼬마 토끼 토토의 모험을 따뜻하고 유쾌하게 그린다.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사후 세계를 몬스터 왕국이라는 세계관으로 구축한 짜임새와 공간감은 <몬스터 왕국>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이기도 하다. 가족의 달과 어린이날을 맞아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겨보기에 부족함 없는 애니메이션이다.
2014년 4월 24일 목요일 | 글_서정환 기자 ( ppalma@movis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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