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장 행복했던 순간 | 고마워요, 아름다운 추억을 선물해줘서...
모두가 동경하는 윤석영 교수(이병헌 分)의 첫사랑 서정인(수애 分)을 찾아 나선 TV교양프로그램의 덜렁이 작가 수진(이세은 分). 낭만이라고는 약에 쓸래도 없는 앙숙 김PD(유해진 分)와 취재길에 나선다. 윤석영 교수가 대학시절 농촌봉사활동을 위해 내려왔다는 시골마을 수내리. 그들은 정인의 행방을 찾지만 그 이름을 듣는 사람들의 얼굴이 예사롭지 않다. 취재가 깊어지면서 그들은 서정인의 절친한 사이였던 엘레나(이혜은 分)와 당시 윤교수와 함께 농활을 내려왔던 남균수(오달수 分)교수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상상조차 하지 못한 아련한 사랑의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1969년 여름, 서울에서 농촌봉사활동을 내려 온 대학생들. 풋풋하고 싱그러운 그 젊음 속에 가장 빛나는 얼굴 석영이 있다. 아버지를 피해 마지못해 도망치듯 내려온 농활이라 그는 번번이 농땡이고 매사 시큰둥이다. 그러나 그의 마음을 첫 눈에 사로잡은 그녀 정인. 가족도 없이 외롭게 살아가지만, 씩씩하고 순수한 시골 도서관 사서 정인에게 석영은 점점 끌리게 되고, 정인 역시 그에게 빠져든다. 그러나 두 사람이 마음이 깊어갈수록, 계절은 흘러가고 농활의 끝은 다가오는데... 하지만 그들의 이별은 전혀 예상 못한 곳에서 오고 있었다...
* 출연진의 다른영화 :
그해 여름 Once In A Summer, 2006
1969년을 시대적 배경으로 한 조근식 감독의 <그해 여름>은 이전의 작품 <품행제로>에서 보여주었던 코믹함과는 차별화된 서정적인 멜로물로 자신의 무한한 잠재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품행제로>를 통해서 배우 류승범과 봉태규의 개성있는 연기를 접해볼수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그 시절을 공감 할 만한 스토리와 극의 구성은 흉내낼수 없는 조근식 감독만의 독특한 코드 이기도 하다.
영화 <그해 여름>은 실제 그시절을 연상될만큼 복고적인 아름다운 영상들과 본격적인 멜로물에 첫 출연한 배우 수애의 감성적인 연기, 개구쟁이 같은 해맑은 얼굴로 능청스러운 표정까지 웃음과 감동을 안겨준 배우 이병헌의 매력들로 영화를 순수하고 깨끗하게 만들어 나간다. 그해 여름을 아름답게 기억하고 있는 두 남녀의 사랑은 부여잡고 싶은 간절함이 담겨져 있고, 사랑을 간직하며 서로를 그리워하는 순애보적 사랑은 멜로영화의 흔한 사랑이야기와는 다른 특별함이 담겨져 있기도 하다.
정치적 상황과 연결되는 사랑의 이야기 인류의 위대한 진보가 이루어지던 1969년. 아폴로 11호의 달착륙은 TV를 통해 생중계 될정도로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20세기를 대표하는 가장 큰 뉴스거리가 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정권연장을 위한 3선연임을 허용하는 개헌안 문제로 대학가는 물론 국민들의 반발 또한 만만치 않아 혼란스러운 정국을 맞이하고 있을때이다.
대학생 석영(이병헌)은 권력가의 아들로 암울한 시대적 상황과는 무관한듯한 모습으로 정치에는 관심도 없고 무료한 일상을 살아가던 1969년 여름, 유일한 친구인 균수(오달수)를 따라 시골마을 수내리로 농촌 봉사활동을 떠나게 된다. 대학생을 주축으로 하는 농촌 봉사활동(농활)의 근본취지인 농촌 일손돕기와 학생들의 사회체험은 농민과의 만남을 통한 시회적 모순을 지적하고 계몽하는데 주력을 하였으며, 데모를 주동하는 시위대들의 집단적이며 의식적인 활동으로 공안당국의 감시 대상이기도 하였다.영화 <그해여름>에서 보여지는 학생들의 농활도 결국에는 3선개헌을 반대하는 집회와 연결되어지며 석영은 큰 위기에 처하게 된다.
편백나무숲은 사랑을 부르는 마법의향기를 뿜어낸다 친구를 따라 수내리까지 오게된 석영은 하루도 안되 지루함을 느끼고 다시 서울로 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자전거를 타고 동네 이곳저곳을 다니다 우연히 편백나무숲을 발견하게 되고 한적한 집안에서 해맑은 모습의 정인(수애)을 대하게되는 석영, 정인은 석영의 기척조차 느끼지 못하고 노래를 부르며 율동까지.. 바라보는 석영은 그런 정인의 모습이 순수하고 사랑스럽게 보인다.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에서 물장난하는 소녀를 수줍게 바라보던 소년의 애틋한 감정이 소녀의 돌팔매질로 내팽겨치듯이 정인은 석영을 향해 물바가지를 쏟아 붓으며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석영을 응징하게 된다. 수내리 마을의 도서관 사서로 일하고 있는 서정인(수애)과 조용한 시골의 답답함을 견디지 못하는 석영(이병헌)의 첫만남은 전형적인 연애소설의 시작처럼 거부감없이 다가오지만 맞서야 할 비극을 예감하지 못한 사랑은 순식간에 서로의 마음을 사로잡고 타오르는 불길처럼 뜨겁기만 하다.
수수하지만 눈부시게 아름다운그녀 정인(수애)은 가족을 모두잃고 혼자 살아가지만 아버지가 설립한 도서관의 사서로 일하면서 꿋꿋하게 살아가는 억척스러운 여인으로 월북한 아버지로 인해 빨갱이 가족이라는 소리를 들을때면 복받쳐 오르는 서러움을 감당하지 못하는 연약한 여인이기도 하다.
의지할 곳 없는 정인의 외로움은 하늘에 계신 부모님께 전하는 편백나뭇잎으로 위안 받으려 한다."나 잘있어요..걱정하지 마세요..나 행복해요.." 편백나무잎에는 이 모든 의미가 담겨져있고 참을수 없는 외로움과 서러움을 견뎌내야하는 힘겨움속에 살아가면서도 그녀는 여전히 걱정하지말라..나 행복하다..는 암호를 편백나뭇잎을 통해 하늘에 전달하기도 한다.
그녀가 말하는 "행복해요.."는 하염없이 울고싶은 자신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한 서글픈 외침이고 "걱정하지 마세요.."는 마을사람들에게 소외 당하며 살아갈수밖에 없는 서러움일 것이다.
소유할 수 있는 사랑만이 행복한것은 아니다 정인의 사랑은 바보스러울 만큼 희생적이며 참고 견뎌내야만 했던 지고지순한 한국의 여인상은 정인을 통해 가감없이 보여지게 된다. 갑작스런 일정의 변경으로 서울로 떠나야 하는 석영..하지만 정인은 잡지도 못하고 그저 멀리서 바라보며 한없는 눈물만 흘릴뿐 내리는 빗줄기의 한기조차도 느끼지 못하며 복받쳐오르는 슬픔을 감당하지 못한다.
그러나 빗줄기 속에 보이는 석영의 모습은 환각이 아닌 현실이고 따뜻한 석영의 가슴에 안겨우는 정인의 눈물은 주체할 수 없는 기쁨의 눈물인것이다. "그러면 안되는데 내가 기다려서 석영씨가 돌아왔나바요.."미안함과 고마운 마음을 이렇게 밖에 표현할 수 없는 정인의 모습은 눈부시게 아름답고 순수한 사랑은 인스턴트 사랑에 익숙해져버린 영혼을 맑게 정화시켜 주는듯 하다.
대미를 장식하는 Roy Clark의 "Yesterday When I Was Young" 3선개헌 반대!를 외치던 석영은 교수가 되었고,그의 서재에선 Roy Clark의 "Yesterday When I Was Young"이 흘러나오고 있다.시장 한귀퉁이 레코드가게에서 정인과 들었던 그 음악은 지난시절의 흔적처럼 아직도 석영의 가슴속에 남이있다. 죽음을 앞둔 석영의 인생에 가장 행복했던 여름으로 기억되는 1969년으로 회귀하여 아름다운 사랑을 가꾸어 나가던 그들의 행복한 시절을 회상하고, 그시절 국가의 조직적인 인권유린 으로 인해 절실히 사랑했던 석영을 떠나야만 했던 정인의 가슴아픈 사연은, 역사와는 무관하게 살아가는 이들에게도 시대의 오류는 그대로 적용되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음악은 자신의 삶에서 가장 소중했던 시절을 빠르게 회고할 수 있는 효과를 주기도 하는데 시장에서 석영과 정인이 마주하며 들었던 "Yesterday When I Was Young"는 노년이 되어서도 그해여름을 추억하며 감상에 젖게하고 영화의 엔딩을 장식하기도 한다. "다음에는 이 손 절대 놓지 말아요"라는 정인의 속삭임은 석영을 떠나보내야만 하는 애절함이 담긴 그녀의 마지막 말이다.
무비스토리
최신방송
좋아요 :
3명
글쎄요 : 0명
1969년을 시대적 배경으로 한 조근식 감독의 <그해 여름>은 이전의 작품 <품행제로>에서 보여주었던 코믹함과는 차별화된 서정적인 멜로물로 자신의 무한한 잠재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품행제로>를 통해서 배우 류승범과 봉태규의 개성있는 연기를 접해볼수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그 시절을 공감 할 만한 스토리와 극의 구성은 흉내낼수 없는 조근식 감독만의 독특한 코드 이기도 하다.
영화 <그해 여름>은 실제 그시절을 연상될만큼 복고적인 아름다운 영상들과 본격적인 멜로물에 첫 출연한 배우 수애의 감성적인 연기, 개구쟁이 같은 해맑은 얼굴로 능청스러운 표정까지 웃음과 감동을 안겨준 배우 이병헌의 매력들로 영화를 순수하고 깨끗하게 만들어 나간다. 그해 여름을 아름답게 기억하고 있는 두 남녀의 사랑은 부여잡고 싶은 간절함이 담겨져 있고, 사랑을 간직하며 서로를 그리워하는 순애보적 사랑은 멜로영화의 흔한 사랑이야기와는 다른 특별함이 담겨져 있기도 하다.
감성을 자극하는 최고의 멜로영화를 원하신다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