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리 포 유
A Case of You , 2013

<온리 포 유>는 삼류작가 샘(저스틴 롱)이 자기가 자주 다니는 커피숍의 바리스타인 버디(에반 레이첼 우드)에게 반해 다가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로맨틱 코미디이다. 그런데 그의 접근 방식이란 버디의 페이스북을 연구해서 그녀가 좋아하는 음식, 책, 스포츠 등을 섭렵하여 그녀의 이상형의 남자가 되려는 것이다.
이렇게 다소 스토커(?) 같지만 버디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 노력하는 샘에게 관객들은 답답함을 느끼는 동시에 응원을 보내게 된다. 누군가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 자기 취향이 아닌 일도 시도해보며 노력해본 경험이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과 함께 잔잔한 웃음, 로맨틱한 시간을 선물하는 영화 속으로 들어가보자.

그 남자의 접근법
유치한 영화들을 소설로 옮기는 작가인 샘은 좀 더 작품성 있고 독창적인 소설을 쓰기 위해서 고뇌하지만 한 문장도 술술 써 내려가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그는 자신의 단골 카페에서 일하는 버디에게 끌리지만 겨우 한마디 시시한 잡담을 거는 것도 힘들어하는 소심한 쑥맥이기도 하다. 어느 날 샘은 버디가 일을 그만두었다는 것을 알고는 연락할 방법을 없어 아쉬워하다가 그녀를 페이스 북에서 찾아내고 그녀에게 접근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한다.

보통은 페이스북으로 메시지를 보내 만나자고 할텐데, 샘은 일단 버디의 페이스북을 참고해 그녀가 ‘좋아요’를 누른 책, 음악 등을 찾아서 보고, 그녀가 포스팅한 이야기에서 힌트를 얻어 자신을 버디의 이상형에 가까운 남자의 모습으로 만들려고 한다. 예를 들어 버디가 ‘종의 기원’에 ‘좋아요’를 누르면 서점에서 그 책을 찾아보고, “기타 치는 남자보다 멋진 게 있을까?”라고 포스팅을 하면 그 길로 생전 쳐보지도 않은 기타 교습을 배우러 가는 식이다. 그리고는 우연을 가장해 버디를 만나서 그녀가 좋아하는 책이나 기타에 대해 얘기하며 호감을 사려고 한다.
샘은 평범하고 지루한 자기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는 독특하고 활달한 버디에게 사랑 받을 자신이 없었던 것이다. 그는 자신과 버디가 매우 다른 취향과 성격을 가진 인물이므로 그녀가 자신에게 끌리지 않을 거란 지레짐작에, 자신을 그녀가 좋아하는 것들로 꾸미면 호감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샘의 접근 방식에 관객들은 다소 황당함과 답답증을 느끼지만, 누군가를 짝사랑 해봤거나 사귀어 본적 있는 모든 사람이라면 이내 샘이 느끼는 두려움과, 사랑 앞에서 작아지는 모습에 공감하게 된다.

그녀가 사랑하는 남자는 진짜 나일까?
호감이 가는 상대방에게 자신의 진실한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거부 당하면 너무 상처가 크기 때문에 우리는 상대방과 비슷하거나 상대방이 좋아할 만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함으로써 이런 위험을 줄이려고 한다. 하지만 사랑은 그 상대와 내가 얼마나 비슷한지 혹은 그의 이상형에 내가 얼마나 가까운지에 관계 없이 발생하기도 한다.
즉 샘과 같은 노력이 완전히 헛된 ‘삽질’이 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또한 애초에 이 세상에 같은 사람이란 없기 때문에 사랑에 있어서는 ‘유사성’이 중요한 게 아니라, 서로 다른 성격과 취향, 가치관을 가지고 있더라도 그걸 감수하고서 기꺼이 함께 하기 위한 노력을 할 마음이 있는지가 중요하다.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숨기고 상대방에게 다가가는 것의 또 다른 문제점은 결국 자가당착의 모순에 빠진다는 것이다. 이는 샘을 통해서 점점 여실히 드러난다. 샘은 버디와 주점이나 캠프, 소품점이나 공원에 같이 다니며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고, 버디는 그에게 사랑을 느끼기에 이른다. 하지만 샘은 우리는 너무 다른 사람들이고 자기에 대해 그녀가 아는 것이 없다며 그녀의 사랑을 의심한다. 버디가 자신을 사랑하게 만들기 위해서 그녀의 이상형을 연기해 놓고, 그녀가 정말로 사랑을 느끼니 진정한 자신을 모른다면서 역정을 내는 셈이다.
이처럼 꾸며낸 모습으로 사랑 받더라도 결국 진짜 자신은 사랑 받지 못한다고 느끼게 되고, 그토록 원했던 누군가의 사랑을 얻더라도 의심만 커지며 계속 고독한 상태에 머물게 될 뿐이다. 그렇다면 애초에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 일의 두려움을 이겨내고 보다 진실한 모습으로 다가가면 어떨까. 여기서 진실한 모습이란 집에서 혼자 있을 때처럼 아무 거리낌도 예의도 차리지 않는 모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 중요하게 여기는 것, 자기의 진짜 생각과 감정과 가치관 등 자기를 구성하고 있는 여러 요소들에 대해 상대방도 나 자신도 기만하지 않는 것이다.

진솔한 모습으로 다가가자
물론 이렇게 자신을 내보일 경우 서로 안 맞는다고 느끼거나 실망하거나 이해 받지 못할 위험성도 있다. 하지만 서로의 진솔한 모습을 알아가면서 서로에게 배울 점을 찾을 수도 있고, 서로 전혀 다른 사람이더라도 함께 하는 방법을 배워나갈 수 있으며, 나 자신의 모습으로 사랑 받지 못할 때에 느껴지는 고독은 줄어들고 더 깊은 사랑과 이해 속에 머물며 만족스런 관계를 영위할 수 있게 된다.
그러니 살다가 정말로 사랑하는 특별한 사람을 만났다면, 두려움 때문에 나를 거짓으로 치장하지 말자. 그보다는 서로의 자아를 이해할 기회를 충분히 갖고, 다른 점이 있더라도 타협점을 찾아나가는 등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며 사랑을 키워나가야 한다.

이 와중에도 자신과 버디와의 관계를 담아낸 샘의 첫 창작 소설은 완성을 향해 나아가고, 샘은 자신의 편집자를 만나 결말을 논의하게 된다. 편집자들은 샘과의 미팅에서 샘의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 남자는 얼간이이며 두려움 때문에 평생 홀로 고독하게 살아갈 거라는 말을 한다.
샘은 그 말을 듣고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버디에게 진실을 고백하러 달려간다. 편집자에게 온갖 욕을 다들은 샘의 얼간이 주인공이 좀 더 멋진 결말로 이야기를 마무리 할 수 있을지는 영화를 통해 확인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