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판: 타이거 앤 버니 더 라이징
劇場版 TIGER & BUNNY The Rising , 2014
<극장판 : 타이거 앤 버니>의 뒤를 잇는 두 번째 시리즈. 이번 작품에서는 알 수 없는 이유로 능력이 감퇴한 와일드 타이거와 그의 파트너인 바나비가 2부 히어로에서 출발한다.
히어로 티비의 간판이자 수많은 팬이 따르고, 높은 수익을 올리는 1부와는 달리 아마추어 히어로들로 구성된 2부 프로젝트. 1부 히어로들이 받는 주목에 비해서는 현저히 떨어지지만 두 사람은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차근차근 해 나간다.
2부 히어로
히어로는 신분을 밝히면 안 된다는 철칙과는 달리, 이번 시리즈에서는 와일드 타이거 역시 자신의 맨얼굴을 드러내고 활동한다. 의욕은 넘치지만 실수를 연발하는 그를 두고 사람들은 장난삼아 실명을 부르며 응원한다.
와일드 타이거에게는 그런 친근한 분위기가 오히려 적성에 맞는 듯하다. 그러나 아직 젊고, 능력 또한 출중한 바나비에게는 현재의 상황은 그저 잠시 쉬어가는 정류장에 불과하다. 하지만 두 사람의 스폰서인 기업이 재정난을 맞게 되면서 1부로의 복귀는 더욱 멀어진다.
파트너 계약 해지
와일드 타이거&바나비 콤비는 시민들의 지지와 부지런한 활약에도 불구하고 적자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런 콤비를 부활시키기 위해 도산 위기의 회사를 살리는 베테랑 기업가 마크 슈나이더가 등장한다. 그는 바나비를 1부로 복귀시키고, 와일드 타이거가 아닌 다른 히어로를 파트너로 붙여줌으로서 새로운 길을 모색한다. 그러나 이 소식을 전혀 알지 못했던 바나비는 물론, 1부에서 함께 활약했던 다른 히어로들까지 동요한다. 하지만 오히려 당사자인 와일드 타이거는 순순히 이 부당한 처우를 받아들인다. 어쩌면 그는 능력이 감퇴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은퇴를 생각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히어로간의 유대는 상당하다. 그들은 서로 더 많은 범인을 체포, 사건을 해결해서 포인트를 따야 하는 경쟁자임과 동시에 서로의 등을 맞길 수 있는 전우이기도 하다. 어느 한 사람이라도 낙오된다면 견딜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와일드 타이거&바나비 콤비의 와해는 한층 충격적이다. 게다가 와일드 타이거는 더 이상 히어로로서 활동하기 어려운 입장이다.
새로운 파트너
바나비의 새로운 파트너는 골든 라이언이라는 이름의 능력자. 슈나이더가 직접 캐스팅한 그는 일명 중력 왕자라고 불린다. 그의 능력에 맞설 수 있는 건 바나비의 헌드레드 파워정도로, 두 사람은 뜻밖에도 환상의 호흡을 자랑한다. 바나비는 와일드 타이거와 함께했을 때보다 화려한 활약을 펼치며 히어로 업계의 반향을 일으킨다.
2부에 홀로 남은 와일드 타이거. 그러나 설상가상으로 1부에 비해 반응이 좋지 않았던 2부 프로젝트는 폐지 위기에 몰리고, 와일드 타이거는 설 자리를 잃게 된다. 이를 지켜보는 동료들은 모두 안타까워하지만 딱히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이 바닥의 히어로란 다들 그런 것이다. 시민들의 앞에서 환호를 받는 것도 잠시, 가면을 벗고 나면 현실적인 문제와 마주해야 한다.
와일드 타이거의 반강제 은퇴후 1부의 애물단지가 된 록 바이슨은 다른 인기 히어로들을 이미지메이킹하고, 와일드 타이거에게 호감이 있던 블루 로즈는 실의에 빠진다. 사실 1부의 히어로들은 와일드 타이거에게 여러모로 많은 도움을 받아왔다. 눈에 띄는 활약이 없다고 해서, 회사의 주식을 올려주지 않는다고 해서 쓸모없는 사람은 아닌 것이다.
타이거의 은퇴 후 슈테른빌트에는 또 다른 위기가 닥친다. 지금껏 나타난 은행강도, 테러범 등과는 차원이 다른 거대 조직이다. 그들은 슈테른빌트에 전해 내려오는 전설 저스티스 데이를 표방하며 시민들을 위기에 빠뜨린다. 정체도, 목적도 알 수 없는 자들 앞에서 히어로들은 속수무책으로 밀린다. 이에 폐지 위기에 몰렸던 2부 리그가 시작되고, 와일드 타이거 역시 복귀한다. 업계의 히어로들과는 다른 정의를 주장하는 정체불명의 능력자, 저스티스 데이라는 함정 뒤에 숨은 적의 진짜 목적,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장면들이 이어지면서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시리즈의 특성상, 어쩔 수 없이 전편과 비교하여 평가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워낙 개성 독특한 주인공들이 등장하다보니 그들을 하나하나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전작에서는 크게 드러나지 않았던 감정선, 숨겨진 과거 등 단순한 액션물이라기엔 이것저것 첨가된 요소가 많아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인기를 끄는 작품인 듯하다. 특히 <타이거 앤 버니 더 라이징>은 TV판 애니메이션에서 소개되지 않은 오리지널 스토리라는 점에서 팬들의 기대도 높았다. 화려한 비주얼의 새로운 캐릭터, 극장판 다운 안정적인 작화와 화려한 CG가 눈길을 잡아끈다.
<타이거 앤 버니>시리즈의 제작을 맡은 일본의 애니메이션 제작사 선라이즈는 국내에서도 유명하다. <건담 시리즈> <코드기어스> <은혼> <경계선상의 호라이즌> 등의 작품으로 인기를 끌었고, 관록 있는 제작사답게 작화와 CG기술이 뛰어나다. 특히 액션, 전쟁 장면에서는 왕도로 일컬어진다. <타이거 앤 버니>의 흥행 또한 이러한 제작사의 덕을 톡톡히 보았다. 히어로들이 적과 맞서 싸운다는 특성상 액션씬이 아주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점은 등장인물 개개인이 자기만의 색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주인공을 중심으로 모여든 동료들은 사건의 흐름에 따라 어느 정도 비중이 없어지기 마련인데, <타이거 앤 버니>시리즈에서는 누구 하나 빠지면 섭섭하다 싶을 정도로 각자의 이미지가 뚜렷했다. 때문에 감정이입이 쉽고 그들의 행동을 한눈에 이해할 수 있다. 빠르게 스쳐가는 대사 한마디에 담긴 뜻을 알아차렸을 때 관객은 희열을 느낀다.
혼자 힘으로는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도 주목할 만한 요소다. 이 세상에서는 독보적인 천재 하나보다, 각기 분야에서 뛰어난 일원들이 모여 팀을 이루면 더 큰 시너지를 발휘한다. 작품 초반 서로를 경쟁자로 여겼던 히어로들이 연합하기까지의 과정은 표현 그대로 감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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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hmj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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