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소리
風聲: The Message, 2009
2차세계대전 당시인 1942년,일본의 지배 아래 놓여있던 중국은 일제침략에 강력히 대항하는 공산당과, 일본군부가 만든 남경정부를 무대로 하는 '반공산당'의 치열한 대립속에, 일본의 앞잡이로 내세워진 중국인과 일본 장교들까지 암살당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공산당 이라는 조직은 우리에게는 이질감을 주기도 하지만 중국인의 입장에서 '반공산당'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이념을 달리하는 매국노가 될수 밖에 없는것이다.
일본 제국주의의 앞잡이로 활약하다 나라를 팔아먹은 조상들로 인해 지금까지 힘들게 살아가는 자손들을 생각하면 친일파 들에 대한 응어리진 감정들은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을듯하다.비슷한 시기에 일제 강점기를 거친 우리나라와 중국의 시대적 상황들은 중국을 배경으로한 영화 <바람의 소리>를 우리의 이야기처럼 공감하며 바라볼수 있기도 하다.
리빙빙 저우쉰 장한위
1980~1990년 까지 우리나라 비디오 시장을 점령하던 홍콩영화의 인기는 정말 대단했는데, 그 화려한 시절은 어디가고 이제는 중국영화 한편을 제대로 보기힘든 상황이 되버렸다.각종 세계영화제 에서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기도 하지만 우리의 정서와는 다른면이 있어서인지 쉽게 대하기 힘든 어려움이 있기도 하다.중국을 대표하는 여배우 '리빙빙'과 '저우쉰'의 개성있는 연기와, 중화권 최고의 배우 '장한위'의 조국을 지키기 위한 희생은 감동적이며, 계속되는 긴장과 반전이 주는 짜릿함은 심리,스릴러물의 진수를 보는듯하다.
영화<바람의 소리>는 중국출신의 '가오췬수'감독과 대만출신의 '천궈푸'감독의 공동연출작 으로 2009년 중국개봉 당시 '박스 오피스' 7주 연속 1위 를 차지하며 흥행에도 성공하였고 ,긴장감을 주는 스토리와 완벽한 연출이 주는 감동은 중국영화에 대한 선입견을 확실히 바꿔 놓을 계기가 될것같다.
죽음의 덫 으로 유혹하는 '모스부호'
<보안국 처장 '예전보'암살> <화중전략군 '냐나미 헤이스케'독살> <34사단장 '미야모토 무사시'사망> <731부대 습격> <화중 파견군 운송열차 폭격>등 일본의 중국 침략에 맞서는 스파이들의 암살은 일본군부의 장성을 비롯하여 친일파들 까지 광범위하게 확대되며 일본군을 위협하고 있다.사령부 안에 스파이가 잠입했다는 정보를 수집한 일본군 장교 다케다(황효명)는 스파이들의 암살대상인 제국중장 '카케오 요시오' 를 미끼로 삼아 '임시정부 반공산당 사령부'의 내부 스파이를 검거하려 한다.
사령부에 근무하는 암호해독부장 '리닝위'(리빙빙)' ,암호전달원 '구샤오멍'(저우쉰), 반공산당 대대장 '우쯔궈'(장한위), 군기처 처장 '진써훠'(영달),사령대 총관 '바이샤오넨'(소유붕) 이들 다섯명만이 암호를 다루며 이들이 수신하는 기밀사항은 이들 이외에는 알수없는 1급 비밀문서 이기도 하다.중요정보가 이들중 누군가를 통해 스파이에게 전달된다는 증거를 잡은 일본군 장교 '다케다'는 제국중장 '카케오 요시오'와 거짓약속 정보를 흘려놓고 정보가 스파이에게 전달되게 만든뒤 암살장소 에서 스파이들을 검거하려 한다.
목숨을 담보로 한 '심리게임'
이 사실을 알리없는 비밀요원 '유령'은 유인하는 거짓정보를 알지 못한채 조직에 전달하고 '카케오 요시오'를 암살하기 위한 작전은 진행되지만 이 모든 과정들은 치밀하게 계획된 '다케다'장교의 교묘한 술책 인것이다.정보를 흘려놓고 사령부에 근부하는 부서원 다섯명을 모두 외딴성에 격리 시킨뒤 이들중 '유령'이라 불리우는 정보전달원을 잡기위한 회유와 잔인한 심문이 시작된다.
이 모든 일 은 '다케다'가 만들어놓은 함정 이라는걸 알았지만 스파이 '유령'은 철저히 차단된 비밀의 성에서 조직원에게 이 사실을 전달할수 있는 방법이 없다.스파이 '유령'을 잡기위한 일본군부의 교묘한 작전은 성공한듯 하나,과연 사령부에 근무하는 다섯명의 인물중 '유령'이 누구일까 에 대한 해답은 좀처럼 찾기 힘들다.
철저히 감시당하고 있는 이들중 비밀 스파이 '유령'은 분명히 존재하고 외부의 요원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만 동지들의 희생을 막을수 있는 '유령'은 촉박한 시간과 겹겹의 감시망을 뚫고 어떻게 요원들에게 암호를 전달할수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은 대단히 흥미로운 설정이 아닐수 없다.
철저히 구속된 공간과 한정된 인원중에 분명 존재하는 스파이를 찾기 위한 가혹한 고문은 무고한 사람마저 죽음으로 몰고 가지만 영화의 마지막까지 드러나지 않는 스파이의 정체는 끈임없는 두뇌의 회전을 요구하고, 상상조차 하기 힘든 기발한 발상으로 난관을 헤쳐나가는 모습들은 감탄할수 밖에 없다.
'민족의 존망' 앞에 두려움 없는 희생
맥가의 원작소설 '풍성'을 각색한 영화<바람의 소리>는 일본군에 저항하는 비밀조직을 등장시켜 대륙인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기도 하며,협소한 공간 안에서 연출해내는 상황들은 추리영화와 스릴러를 혼합한듯한 긴장감을 안겨주기도 한다.'유령'의 용의자로 지목된 다섯명은 사령부에 근무 할 정도의 든든한 배경을 뒤에 두고 있지만,일본군 사령부에 근무한다는것 만으로도 그들은 조국을 배신했다는 자책감 속에 살아야 할것이다.자신의 부귀영화와 명예를 위해 조국을 뒤로한채 일본에 투항해 살아가지만 그들도 근본은 중국인이며 자신의 가족, 친구 모두를 외면하며 조국을 배반한다는것은 수많은 갈등과 고심끝에 내린 결정 이었을 것이다.
결론에서 보여주듯이 누군가의 고귀한 희생은 조국의 운명을 바꿀수 있는 갋진 것이지만 누구나 쉽게 실천할수 없는 힘겨운 일이기도 하다."나를 사랑하는 이들이 내가 죽은 이유를 모를까바서 무서워" 라는 '유령'의 말은 조국을 위해 누군가는 희생해야 하는 그 무거운 사명감에 대한 두려움 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한 소망이기도 하다.
이시대의 살아있는 '정신과 신앙'
중일전쟁을 기반으로 하지만 전쟁영화가 주는 강렬함보다 대중적인 요소들을 적절하게 가미하기도 하였으며,조국의 운명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수 밖에 없는 인간의 슬픔까지도 담겨져있다.일제강점기를 겪어왔던 우리민족의 통한의 슬픔과도 닮아있는 중국인들의 항일투쟁은 복잡한 전쟁의 배경과는 무관하게 쉽게 공감가는 줄거리로 등장인물들의 섬세한 감정변화와 눈물샘을 자극하는 신파적 요소들 마저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는 세심함을 보여주기도 한다.
스파이 '권총'과 '유령'의 뚜렷한 목적의식은 자신들의 죽음과도 맞바꿀수 있는 강한 신념이 있으며,극한 상황에서도 자신보다 상대를 먼저 배려하며 헌신하는 모습은 메마른 감성을 적셔주며 감동적으로 다가온다.그들은 하나의 사람이 아닌 우리모두의 살아있는 정신이고 ,희생을 강요하기만 하는 이기적 인간들이 변모하기 위한 표본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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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KANG ME JU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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