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대전 후 독일의 어느 탄광촌. 아버지 없이 자라난 13살 소년 마테스에겐 같은 마을 출신의 축구선수 란이 영웅이자 아버지 같은 존재다. 그러던 어느 날, 러시아 포로수용소에 갇혀 있던 마테스의 아버지가 풀려나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힘겨운 포로 생활로 심신이 피폐해진 아버지는 강박적이고 독단적인 행동으로 가족들과 갈등만 키워간다.
그러던 중, 그토록 기다리던 스위스 월드컵이 시작되고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파란 속에서 결승전에 진출한 대표팀. 그러자 냉담했던 아버지는 승리를 꿈꾸는 마테스를 데리고 베른으로 향하는데…
과연 마테스가 바라는 기적 같은 일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 출연진의 다른영화 :
베른의 기적
Das Wunder Von Bern, The Miracle Of Bern, 2003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은 개최국 이자 최고의 축구스타 네이마르가 버티고 있는 브라질을 우승후보 0순위로 꼽았지만, 전차군단 독일에 대한 평가는 인색 하였다.유럽과 남미의 자존심이 달려있는 4강전에서 세계 최강이자 홈팀의 이점을 안고있는 브라질은 7대1 이라는 치욕스런 스코어로 대패하면서 브라질 국민 뿐만아니라 전세계는 충격적인 결과에 놀라지 않을수 없었고,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독일의 대승은 독일에게 최고의 환희를 안겨주었으며,결승전 또한 리오넬 메시를 앞세운 남미의 강호 아르헨티나를 제압하며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우승이후 24년만에 월드컵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월드컵에서 4번의 우승을 차지한 전차군단 독일의 월드컵 첫 도전은 1954년 스위스 월드컵으로 1950년 브라질에서 대회가 열리기는 했지만 2차세계대전의 주범이었던 독일은 FIFA로 부터 징계를 받으며 출전하지 못하게 되었다.
감독 손케 보르트만
영화 <베른의 기적>은 스위스 월드컵에 출전한 독일팀의 공격수 헬무트 란과 축구를 사랑하는 소년 마테스의 우정,그리고 전쟁포로로 잡혀있다 돌아온 마테스의 아버지와 가족간의 갈등을 그린 영화로 독일 개봉당시 영화산업이 위축되있던 독일에서 관객 400만을 동원할 정도로 화제가 되기도 했으며, 독일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였다.
감독 손케 보르트만은 독일 청소년축구팀의 최우수선수로 축구계의 기대주 였지만 부상으로 은퇴한후 뮌헨의 영화학교와 로얄예술 대학에서 공부하며 영화에 대한 지식을 쌓았으며,감독 데뷔후에는 독일영화제에서 감독상,최우수 작품상,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작품성과 대중성 모두를 만족하게 하는 손케 보르트만감독의 <베른의 기적>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축구 영화로도 보여질수있겠지만 탄광도시 에센을 배경으로 전쟁이후 경제부흥을 꿈꾸던 독일의 시대적 상황도 그려주며,무엇보다 아버지와 가족이 화해하는 과정들은 월드컵과 연결되어 진한 감동을 안겨준다.
아버지의 귀환과 흔들리는 행복
1954년 봄, 탄광촌인 루르지방의 소년들은 지역의 축구팀인 에센의 경기결과를 전해주는 통신용 비둘기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결과는 1;0으로 패배! 낙심하는 소년들 무리속의 마테스는 마을출신 으로 에센에서 활약하는 헬무트 란을 영웅처럼 생각하며 전쟁포로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아버지의 빈자리를 그를 통해 위로 받으려 한다. 란 또한 마테스를 승리를 안겨주는 마스코트로 생각할만큼 둘의 사이는 서로에게 위안과 희망을 주는 관계로 경기 에서 간발의 차이로 이길수 있는건 모두 마테스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가족들과 함께 작은 식당을 운영하며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소련에 전쟁포로로 잡혀있던 아버지의 귀환 소식이 전해지지만 가족들은 반가워하기 보다는 아버지의 존재를 두려워하며 11년만에 돌아오는 아버지를 낮설어 한다.아내와 딸,그리고 두아들이 기차역에 배웅 나왔지만 리처드가 알아볼수 있는사람은 자신의 아내 크리스타,11년만의 극적인 만남이지만 왠지 포옹은 어색하기만 하다.그럴수 밖에 없는건 자신이 안고있는사람이 아내가 아닌 딸 잉그리드이기 때문이다.전쟁으로 인해 생이별을 해야만 했던 리처드는 11전 기억들만 존재할뿐 시간의 흐름조차 가늠하지 못하고 예전의 기억들만 간직한채 살아왔었던 것이다.
11년의 세월이 주는 소통의 단절
철없던 아이들은 어느새 훌쩍 자라 성인이 되어버렸고,마테스가 어머니의 뱃속에 있을때 러시아로 떠난 리처드는 자신을 꼭 빼닮은 사내아이가 자신의 아들이라는 사실에 황당할수 밖에 없다.변해버린 가족의 외모만큼이나 서로다른 가치관은 화합을 저해하는 갈등요소로 등장하게 되는데,공산주의 사상에 빠져있는 큰아들 부루노는 공산주의를 찬양하며 나치시절 리처드가 가졌던 이상에 정면으로 도전하는가 하면,딸 잉그리드는 전쟁 당시 자신에게 총을 겨누었던 미국 군인과 사랑에 빠져있기도 하고,아들 마테스는 아버지인 자신을 외면한채 에센축구팀의 헬무트 란을 아버지의 그림자 처럼 따라다니며 영웅과같은 대접을 해주고 있다.
전쟁과 기나긴 포로생활로 지칠때로 지쳐버린 리처드의 심신은 피폐 해진 정신세계로 드러나며,그의 독단적이며 폭력적인 성향은 가족들과 극단적 마찰을빛게되는 윈인으로 작용한다.아버지 리처드와 막내아들 마테스가 보여주는 부자간의 갈등과 어긋난 감정들은 이들의 닮은 모습 만큼이나 조화로운 앙상블을 이끌어내기도 하는데, 아버지를 연기한 피터 로메이어와 아들역할의 루어스 클림로스가 실제 부자(父子)지간 이란 사실은 이들의 연기력을 극대화 시킬수 있는 최고의 조합 이기도 하다.
축구를 통해 하나 되어가는 과정
헬무트 란을 우상처럼 섬기는 아들을 바라보며 그가 축구를 좋아하는것 조차 부정적이었던 아버지는 자신의 예전 축구경험을 토대로 마테스에게 서서히 다가서려 하는데, 동네 축구에서도 소외받는 마테스에 대한 평가는 냉정하며, 예리하게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정확한 진단을 내려주기도 한다.자신의 장점인 강하고 빠른 스피드는 살리지 못한채 헬무트 란의 기술만 흉내내는 마테스의 엉성한 플레이에 대한 지적은 아들을 향해 내뱉는 말이지만 결코 개인의 이야기로만 흘려버릴수 없는 가장 단순한 축구의 진리 이기도 하다.영웅의 탄생은 결코 혼자만의 능력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열심히 뛰어준 동료들의 힘이고 그힘의 원동력인 체력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제 아무리 뛰어난 공격수라도 득점의 기회는 오지 않는다.
축구를 통해 마테스와의 간극은 서서히 좁혀지고, 힘겨웠던 포로생활의 어려움을 털어놓는등 가족들과의 허심탄회 한 대화는 서로의 아픔을 공감하며 동화되어 간다.한편,월드컵에 출전한 독일 대표팀은 예선라운드에서 헝가리에게 8:3 으로 대패 했음에도 불구하고 결승전에 진출하게 되고 당시 세계 최강팀인 헝가리와 재대결을 벌이게 된다.월드컵 이전 3년간 국제대회 32전 무패의 전적을 자랑하는 헝가리팀을 상대할 적수가 없을정도로 당시 절대강자였고, 월드컵 본선 첫경기에선 월드컵에 첫 출전한 우리나라를 상대로 9:0으로 승리하며 아직도 깨어지지 않고 있는 월드컵 최다골차의 치욕적인 기록을 안겨주었다.
여전히 진행형인 <독일의 기적>
아들에게 축구공을 선물하고,신부님께 차를 빌려 결승에 진출한 독일팀의 경기를 보여주려는 아빠의 노력은 헬무트 란의 수호신이라는 아들의 말을 인정해주는 적극적인 화해의 제스쳐 이지만,이미 이들 부자는 축구로 인해 서서히 하나가 되어 가고있었던 것이다.탄광촌 루느의 노동자들, 뮌헨의 상류층 가릴것 없이 축구를 매개로 하여 하나로 뭉치고 이같은 응집력은 국가가 성장하는 원동력이 되는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의 패전국 독일이 1954년 월드컵에 우승한다는 영화와 같은 스토리는 누구의 손으로 만들어지는것도 아니고 바로 국민들 한사람,한사람의 작은힘과 염원이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낼수 있는 힘이 되었을 것이다.월드컵 우승으로 하나로 뭉쳐진 국민의 힘은 폐허위에 새로운 터전을 마련하고 결국 라인강의 기적이라는 경제부흥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독일의 우승요인으로 지목되는 경기당일의 폭우는 새로운 스터드(일명 찡)를 개발한 아디 다슬러의 회사 아디다스를 세계적인 상표로 인식하게 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지만,무엇보다 2:2 동점 상황에서 헬무트 란에게 승리의 신이라 할수있는 마테스의 등장은 헬무트 란의 결승골을 탄생시키게 된다.
미약한 소년의 바램과 기적과도 같은 결과... <베른의 기적>에 만족하지 않고 끈임없이 정진한 그들은 더이상의 기적을 바라지 않는다..이제 그 기적은 현실이 되었고 그결과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