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 동갑내기의 아슬아슬 삼각로맨스
하나와 앨리스
花とアリス: Hana & Alice, 2004
영화 <하나와 앨리스>는 2003년 3월부터 일본 네슬레사의 KitKat 발매 30주년을 기념하는 상품을 홍보하기 위해 총 3장 4화의 단편영화 시리즈로 출발했다. 감독을 맡은 이와이 슌지 감독은 애초 기획단계에서부터 장편 영화를 만들 것을 염두에 두고 단편 작업을 진행했지만, 1장을 마치고부터 장편화를 위한 이야기가 쓰여졌고, 2, 3장을 찍어나가면서 영화의 방향이 잡히기 시작했다. 촬영도 띄엄띄엄 진행되어 거의 1년 반 가량이 지나고 나서야 완성되어 장편영화로 돌아오게 되었다.
단편시리즈 <하나와 앨리스>는 모델로 활동 중인 스즈키 안이 맡은 ‘하나’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 반면 장편영화 <하나와 앨리스>는 두 소녀 ‘하나’와 ‘앨리스’에게 찾아오는 사랑과 흔들리는 우정이 계절의 변화에 맞춰 섬세하게 그려진다. 여기에 단편영화에서는 시간상의 제약으로 담을 수 없었던 앨리스의 가정환경이나 둘의 학교생활 등이 더해지면서 같은 소재로 만들어진 영화지만 단편 시리즈와는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전작인 <릴리 슈슈의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10대를 주인공으로 만들어졌지만, 영화 <하나와 앨리스>는 감독이 ‘작정하고 만든 코미디’라는 말처럼 청량감이 넘치는 영화이다.
서랍 속 가장 안쪽에 넣어둬
언젠가 우연히 발견하면
그땐 나를 생각해
영화 속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카메오를 발견하는 것은 영화를 보는 또 다른 재미일 것이다. 영화 <하나와 앨리스>의 이와이 슌지 감독은 이렇게 빛나는 카메오의 출연으로 영화를 보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국내에도 많은 팬을 가지고 있는 히로스에 료코, 영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의 주인공 오오사와 타카오, 가수로 활동중인 아이다 쇼코, 모델 출신의 배우 ‘아베 히로시’ 외에도 기무라 타에, 나카노 히로유키 감독 등 현지 최고 배우와 감독들이 카메오로 출연했다.
그리고 열혈 만화광으로 알려진 이와이 슌지 감독은 유명 만화가의 자취를 영화 곳곳에 남겨 두었다. 그 중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하나와 앨리스가 다니는 고등학교의 이름으로 <철완 아톰>의 ‘데츠카 오사무’의 이름을 빌려온 ‘데츠카’ 고교로 등장하며, 하나와 미야모토가 심각한 대화를 나누는 교실 창문으로는 아톰의 커다란 풍선이 떠다니기도 한다. 이외에도 전차역의 이름도 만화에서 가져다가 쓸 정도로 이와이 슌지 감독의 재치를 느낄 수 있다.
비록 짧았지만
진짜 연인 같았어
10대 여고생들의 일상을 보다 자유롭고 자연스럽게 담아내기 위해 <하나와 앨리스>는 일반 필름 촬영을 하지 않고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되었다. 촬영을 맡은 감독 시노다 노보루는 이와이 슌지 감독과는 <러브레터> 이후의 거의 모든 작품을 함께 해온 환상적인 콤비이다. 그 이름에 걸맞게 <하나와 앨리스>의 모든 영상은 화창한 봄 햇살로 감싸안 듯 세심하게 촬영되었다.
게다가 이와이 슌지 감독 특유의 영상 세계로 디지털로 재생된 선명하고 깨끗한 화면은 가벼운 카메라 워킹과 어울려 부드럽고 아름답게 스크린에 표현된다. 촬영 감독인 시노다 노보루는 2004년 지병으로 타계했다. 스크린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기분에 빠져들게 하는 그의 영상은 이지ㅔ 아마 볼 수 없을 것이지만, 소녀들의 미묘한 마음속의 동요를 심장 박동수에 맞춰 감성에 두드리듯 카메라에 담아낸 그의 작품을 영화 <하나와 앨리스>를 통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역광을 이용해 포착해낸 배우들의 미묘한 감정 변화와 소프트 포커스로 촬영한 눈처럼 날리는 벚꽃 나무 아래서의 유희 장면은 소녀들의 아름다움과 천진난만함을 살려내어 보여준다. 이어서 불ㄹ안정하게 흔들리며 소녀들을 쫓아가는 카메라 워킹을 통해 배우들의 연기를 그대로 따라가면서 사춘기 소녀들만의 발랄함과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표현했다. 특히 빗물에 흠뻑 젖은 하나와 앨리스가 서로의 감정을 부딪치는 씬과 앨리스가 영화 마지막쯤 보여주는 오디션 발레 장면은 명작면으로 꼽힌다.
모두 거짓말이에요 정말 미안해요
선배는 기억상실증이 아니에요
선배가 나를 좋아했던 적은
없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인터넷 소설이 인기를 얻고 있다면, 일본에서는 ‘네트 무비’ 즉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서만 볼 수 있는 단편영화가 인기이다. 네트무비는 일반 기업체의 제품 이미지 광고를 위해서 제작된 단편 영화가 주를 이루는데, 타 매체를 통해 예고 광고를 내보낸 후 홈페이지를 방문해 일정기간 영화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영화 <하나와 앨리스>가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며 이 네트무비도 일본 내에서 독자적인 광고 매체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후 자동차 회사인 마쓰다는 스포츠가 ‘아덴자 23z’의 단편 ‘러시’에 뤽 베송 감독을 기용하고, BMW는 오우삼 감독을 기용하는 등 세계적인 유명 감독들의 가세로 경쟁이 치열해졌다.
음료 식품회사 네슬레가 일본에서의 ‘KitKat’ 발매 30주년을 기념하는 이벤트로 2003년부터 인터넷 상에 공개한 오리지널 단편영화 <하나와 앨리스>는 당초 2개월간 50만명을 목표로 시작했지만, 예상을 뛰어넘으며 폭발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10대 소녀들의 일상을 코믹하게 그린 이 시리즈는 ’기억상실‘이라는 소재에 미스터리 기법을 연결했다. 시리즈는 ’하나의 사랑‘, ’하나의 폭풍-비밀‘, ’하나의 폭풍-난무‘, ’하나와 앨리스‘라는 총 15분 분량의 32장 4화로 나뉘어져 2003년 3월부터 발표되었다. 그리고 1년 후, 이 단편 시리즈에 추가 촬영을 더해 장편 영화로 탄생되어 극장에서 공개되었다.
저한테 고백했던거 기억안나세요?
영화 <하나와 앨리스>의 연출을 맡은 이와이 슌지 감독은 감독, 각본, 편집, 음악까지 4가지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멀티 플레이어의 역량을 선보였다. 직접 쓴 시나리오로 연출을 하고, 편집을 통해 영화에 담고 싶었던 감성을 그대로 전달해냈다. 게다가 직접 음악까지 담당하여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보였다. 이와이 감독은 취미로 피아노 연주를 즐겼는데, 학창 시절 단편 영화를 제작할 때에는 전문 직접 곡을 만들어본 적도 있다고 한다.
그는 ‘이전 작품들은 워낙 뛰어난 음악 감독들과 작업을 해왔기 때문에 관객들이 내 작품에서 음악에 대한 기대치가 상당히 높다. ‘감독이 음악도 하더니 수준이 낮아졌다’고 하면 어쩌나 걱정도 되고... 불안한 마음에 계속 주위 사람에게 들려주고, 확인하면서 작업을 해 시간도 엄청 많이 걸리고, 힘들었지만 그만큼 재미도 있었다.‘라고 밝히며, 놀랄만한 수준급의 실력을 선보이며 영상과 음악의 조화를 이루게 연출했다.
근데 왠지 최근들어 니가 맘에 걸려
이상해져
꿈에서도 자주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