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트 맥콜
The Trials of Cate McCall, 2013
능력 있는 변호사와 다정한 엄마, 두 역할 사이에서 갈등하는 여자
‘케이트 맥콜’은 극중 주인공인 여변호사의 이름이다. 그녀는 로스쿨에서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변호사로써 승승장구하고 있었다. 그러나 적극적으로 나섰던 아동 성범죄 사건에 오류가 있었음이 드러나고, 억울한 희생자를 낳았다는 죄책감에 빠진다. 그녀는 알코올 중독으로 인해 보호감찰대상에 오른다. 자연스레 딸과는 멀어지고, 남편과의 사이도 틀어져 그녀의 가정은 파탄 직전으로 몰린다.
극중 케이트 맥콜의 모습은 다분히 현실적이다. 대다수의 현대 여성들이 워킹맘인 지금, 일과 가정 둘 다를 완벽하게 소화하기는 쉽지 않다. 한쪽에 조금 치중하는 순간 다른 한쪽은 바로 흔들린다. 결국에는 어느 쪽에도 완벽한 사람이 될 수 없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껏 쌓아온 커리어도, 사랑하는 가족들도 포기할 수 없다. 케이트는 보호감찰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살인죄로 복역 중인 여죄수의 변호를 맡는다.
재기를 위한 발걸음
사실 케이트가 맡은 사건은 ‘승소할 확률이 거의 없는’사건이다. 증거도 뚜렷하고, 증인들의 진술도 아귀가 맞으며, 결정적으로 피해자가 죽기 전 가해자가 누군지 밝혔던 것이다. 케이트는 또다시 실패하리라는 불안감에 휩싸인다. 하지만 그 예감은 여죄수를 만나고 변하기 시작한다. 대중에 팜므파탈 같은 모습으로 알려진 죄수 ‘레이시’는 사실 남자친구와 당시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들에게 불행한 일을 당한 ‘피해자’였던 것.
결과를 완전히 뒤집어야 한다
이미 끝난 재판의 결과를 바꾸는 일은 쉽지 않다. 케이트는 이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위해 집요하게 과거의 행적을 더듬는다. 당시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을 찾아가고, 역시 수감중인 레이시의 남자친구를 면회하는 등 레이시의 석방을 위해 애쓴다. 물론 어려움은 있었다. 케이트는 재수사를 막으려는 검찰의 방해를 받기도 하고,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찾아오는 난과에 낙담하기도 한다. 관객은 그 노력의 끝에 무엇이 있을지를 기대하며 지켜보게 된다.
인간은 실패를 반복하며 성장한다
<케이트 맥콜>은 주인공인 여변호사의 풀 네임이다. 영화는 단순히 그녀가 맡은 사건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케이트라는 여성의 사생활과 심리를 섬세하게 보여준다. 그녀는 클라이언트 앞에서나 법정에서는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정장을 벗은 그녀는 딸을 사랑하는 평범한 어머니다.
극중 케이트는 자신의 불찰로 인한 잘못된 판결에서 심한 죄책감을 느낀다. 그녀가 기계같은 냉혈한이 아니라는 증거다. 그녀는 언뜻 차가워 보이지만 클라이언트의 슬픔에 적극 공감하고, 인간적인 모습으로 변호에 임한다. 그런 자세가 법조계에서는 프로답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극중 케이트는 완벽한 변호사나 슈퍼 히어로가 아니다. 다분히 현실적으로 표현되는 그녀의 모습이 오히려 관객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극중 케이트의 딸 ‘오기’는 엄마를 향해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상태다. 일에만 몰두하는 엄마, 일의 실패로 알콜중독이 되어버린 엄마는 어린 딸에게 무섭기만 한 존재였다. 하지만 관객의 시점에서는 케이트가 딸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수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고 씁쓸하다.
다양한 스토리의 법정 영화
3일 안에 살인범 혐의를 벗어야 한다는 치열한 전개의 <데이비드 게일>, 미군부대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을 파헤치는 <어퓨 굿 맨>, 유력한 용의자가 있는 사건에서 다른 진실을 보는 변호사 <의뢰인>, 눈앞의 성공을 외면하고 기꺼이 힘없는 사람의 대변인이 되어준 <변호인>, 엇갈리는 진술과 법조인들의 치열한 공방이 돋보이는 <부러진 화살>, 믿을 수 없고 참혹한 진실을 세상에 드러내는 재판 <도가니>등은 다양한 방식으로 법정영화의 매력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검사와 변호사간의 팽팽한 접전, 마지막 순간까지 보여주지 않는 진실, 막판 뒤집기 반전까지. 법정 스릴러에는 화려한 액션 장면 없이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힘이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짜릿한 긴장감을 느끼고 싶다면 적극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