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엔딩 프로젝트
Still Mine, 2012
의학기술의 발달과 저출산 등 우리나라도 이제 고령화사회에 접어들었고, 이 문제는 보험 및 복지 관련 부담금과 연결되어 우리사회는 큰 혼란을 겪고 있기도 하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인구의 20%이상이 65세 이상의 노인이라고 하니 그 심각성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다.
우리나라 인구가 4900만에 달하는데 일본의 65세 이상 노인이 3200만명 이라고 하니 굳이 수치를 계산하고 열거하는거 보다 간단한 비교방법 으로 노년층 인구증가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할수 있을것같다.우리나라 또한 2000년에는 65세 이상인구가 7%,2018년에는 14%로 예상되며, 2026년에는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할걸로 바라보고 있다.
얼마전 케이블TV에서 방송된 꽃보다 할배라는 프로그램에서는 70을 넘긴 연기자들을 등장시켜 할배들의 여행프로를 제작하여 인기를 얻기도 했고,수많은 드라마,영화를 통해 노년의 아름다운 삶을 접해 보기도 한다.영화<해피엔딩 프로젝트>의 주인공 크레이그 모리슨(제임스 크롬웰)이 89세의 나이인점을 감안한다면,꽃할배의 출연자들을 청춘이라 불러도 큰 실례는 아닐것같다.물론 영화속 주인공의 입장에서 바라볼때를 말하는것이다.
황혼의 사랑을 그린 영화들
황혼으로 비유되는 노년의 삶...한낮의 뜨거운 열기를 뒤로한채 낮과 밤의 경계에선 석양의 아름다움을 황혼으로 표현하듯,인생의 끝자락에선 노부부의 아름다운 사랑은 석양의 아름다움과 비교될만한 숭고함이 담겨져있다. 죽음을 앞에둔 노부부의 고민을 침착하게 풀어낸 영화<해로>에서는 여행을 통해 인생의 대미를 아름답게 장식하였고,미카엘 하네케감독의 <아무르>에서는 아내의 갑작스러운 병으로 죽음에 다가서는 과정을 차분하게 재현하며,삶과 죽음의 기로에 서서 사랑에 대한 의미를 되짚어 보기도 하였다.
2004년 개봉한 영화<노트북>에서도 기억을 잃어가는 부인을 향한 노년의 사랑을 보여주듯 대부분의 영화들은 죽음을 눈앞에 둔 부인을 바라보며 가슴아파하는 남편의 시선으로 슬픔을 자극하려 한다.영화<해피엔딩 프로젝트>에서도 중증 치매증상을 보이는 부인 아이린 모린슨(쥬느비에브 뷰졸드)를 위한 89세의 남편 크레이그의 아름답고 평온한 사랑을 보여주게 된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아름다운 어촌마을은 영화의 실제 주인공들이 거주하는 케나다 뉴브런즈윅 주 펀디 만에서 촬영되었다고 하는데,붉은 점토절벽을 배경으로 한 오래된 가옥들과 아름다운 다리.고고한 풍경들은 60여년을 함께해온 노부부의 진득한 삶처럼 그자리를 지키며 고풍스러운 멋을 뽐내고 있다.
다른사람들에게는 고집불통 영감에 무뚝뚝하기 까지 하지만 자신의 아내 아이린에게 만큼은 언제나 따뜻한 크레이그는 89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아이린과 사랑을 즐길정도로 체력또한 젊은사람 못지않게 왕성하다.
아이린과 60여년을 살아왔지만 그와 떨어진 날들을 다섯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가정적이지만, 사회의 변화와는 무관하게 자신만의 세계를 고집하기도 하고,후회할 일을 하지 않고 살아왔다는것은 그가 내세울수 있는 자랑거리 이기도 하다.일곱자식을 낳아 키웠고 이제 남은 여생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즐기며 살려하지만 알츠하이머에 걸린 아내는 갈수록 치매증상이 심해지고,집안에서의 거동조차 제대로 할수 없게되자 경치가 좋은곳을 선택하여 오로지 아내만을 위한 맞춤형 주택을 계획하게 된다.
수십척의 배를 건조한 아버지의 목조기술을 전수받은 크레이그 에게 집을 짓는다는것은 그의 마지막 열정을 바칠수 있는 의미가 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거동이 불편한 아내를 위한 특별한 배려 이기도 하다.현대적인 기술은 없지만 숙련된 경험으로 혼자서 목재를 다듬고 기둥을 세우는등 집은 서서히 완성되어 가는데 건축물에 대한 허가와 건축자재의 안전문제로 건축과 직원과 마찰을 빚게 된다.
하지만 아내와의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음을 알고있는 크레이그 에게 건축물 문제로 구속이 될수 있다는것은 큰 문제가 될수 없다.자신이 손수 만든 집에서 아내를 편하게 보살피고 싶은 그의 욕심은 건축법에 위배됨을 알지만,함께 할 날이 얼마남지 않았다는것을 알고있는 크레이그 에게 당국의 융통성 없는 제제로 그의 확고한 신념을 가로막을수는 없다.
크레이그의 건축방식이나 농사방법을 보면 지극히 자연친화적이며 일곱명의 자식이 있지만 그들에게 의존하지도 않은채 혼자만의 힘으로 모든걸 해결하려 한다.우리의 정서와는 전혀다른 그의 삶이 문화의 차이라고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나이가 들어서도 자식들에게 의존하지 않으려는 그의 방식을 따라갈수 밖에 없는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크레이그와 아이린 부부처럼 부부중 누구한명 이라도 보살필수 있는 여건이 된다면 모르지만,혼자된 독거노인의 경우라면 자식들이 있더라도 요양원이나 양로원으로 보내질수 밖에 없을것이다.자식을 위해 그렇게 열심히 살아왔고, 이제 그들은 독립된 가정을 꾸리며 살아가지만 정작 자신들을 위해 희생했던 부모들은 사각의 감옥같은 곳으로 보내져 쓸쓸히 죽음을 기다리며 의미없는 삶을 살아가게 한다.
크레이그의 집에 대한 집착도 어쩌면 아내에게 존엄한죽음을 선사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에서 기원된 것이라고 볼수 있다.그러기에 공권력에 도전하는 그의 행위도 정당성을 인정받을수 있고,크레이그의 법정투쟁이 승리 하기를 바라며 그를 응원하게 된다.60년동안 자신과 함께해온 아이린을 사랑하고,아버지가 살아계실때 같이 만들었던 식탁을 지금도 사용하며 그곳에 남겨진 흔적들을 잊지 않으려 한다.포크자국,스케이트 날 자국,종이 한장 대고 글씨를 쓴 흔적들 조차 이제는 추억으로 남겨질뿐이다.
야구를 좋아해서 어릴적 베이브루스의 싸인볼을 지금도 간직하고 있는 크레이그는 말한다.게임의 전통이 오랜시간 이어져왔듯이,우리들이 만들어놓은 규정은 지켜져야하고,건축의 엄격한 규정과 전통은 마땅히 믿어야만 한다고..하지만 아내의 죽음을 눈앞에 둔 그에게 선택권은 없다.아내가 새집에 들어가야만 하고 자신은 감옥에 가는 고통따위는 감수할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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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시작하는 분들께 권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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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KANG ME JU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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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늙은 부부의 감동적인 사랑이야기로 정의 내려서는 곤란하다. <해피엔딩 프로젝트>는 낯선 변화 앞에 직면한 낡고 오래된 모든 것들에 관한 이야기다. 영화는 서사가 진행되는 내내 새로운 것과 오래된 것들을 대비시키며 주제의식으로 매끄럽게 다가간다. 새로운 사람과 제도 앞에서 갈등을 겪는 크레이그를 비추다가 후반부에는 수시로 변화하는 환경 가운데 빛나는 것이 결국 서로의 늙은 몸을 감싸 안는 부부, 행정 문제로 난관에 봉착한 크레이그를 돕는 그의 동네 친구 같은 낡고 오래된 존재들임이 강조되는 식이다. 그러나 이처럼 단단한 서사만으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영화는 너무 정직한 듯하다.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노부부의 사랑이나 불합리한 제도 앞에 무력한 개인 같은 극적 요소를 최대한 절제한 덕분에 이야기 자체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진 대신, 자칫 영화가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은 아쉽다.
2014년 2월 13일 목요일 | 글_정수영 기자 (sooy1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