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도대전
千機變2之 花都大戰, Twins Effect 2, 2004
아주 오래전의 일이다. 용돈을 모아갔던 지방 소도시의 삼류극장. 성룡, 원표, 홍금보의 트리오의 절묘한 액션과 코미디를 보기위해 극장은 가득 매워졌다. 그랬다! 1984년 당시 한국의 액션영화가 몰락한 이후 한국에는 이 삼인방이 주연한 코믹액션 영화가 큰 흥행을 떨치고 있었고 이후로 이어지는 장국영과 왕조현 주연의 천녀유혼류 정통 사극액션, 주윤발과 적룡이 주연한 영웅본색류의 홍콩 느와르 그리고 갑자기 나타난 주성치가 이끌어낸 도박을 배경으로 한 도신 시리즈, 장국영이 출연한 많은 감성멜로들이 1997년 홍콩 반환까지 이어진 홍콩 영화의 큰 맥락이었다. 물론 그 흐름 안에서 우리는 액션과 르와르의 대가 왕정 감독과 오우삼, 두기봉, 서극, 원규 등의 감독들이 있었다.
트윈이펙트(Twins Effect) 1편은 2003년도에 당시 홍콩 영화의 최고의 주가를 올리던 정이건이 주연한 현대물이었다. 따라서 내용적 측면이나 여러 가지가 이 영화와는 전혀 다른 것이므로 사실 Twins Effect 2 라는 제목은 단지 전편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단, 전편과 유사한 배우들의 액션씬이 삽입되어 있는데 그것은 원래 제목인 화도대전(花都大戰)에서 가장 비주얼한 액션을 보여주는 두 여배우 채탁연과 종흔동의 거의 군무수준에 가까운 액션 씬이다.
두 배우는 이후 최근 IPTV로 재개봉한 2007년 작 ‘쌍자신투’에서 그 예술적인 액션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 사실 그녀들의 군무수준의 액션의 계보는 이미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한 양자경과 시간 속으로 사라진 양리칭, 나부락의 예스마담 시리즈, 미녀 호혜중과 일본인 냄새가 나는 독녀 대도유가리의 땡큐마담, 그리고 필자가 가장 좋아했던 쌍절곤의 명수인 귀여운 미녀 이새봉의 폴리스마담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3대 마담시리즈로 지금은 아저씨들이 된 40대의 눈과 귀와 짜릿한 오감을 자극한 액션의 미녀들은 거의 빼어난 무술 실력으로 당시 CGI가 훌륭하지는 않았지만 롱삿으로 무술을 대결하는 장면들을 보여주었는데 이는 현재, 미모와 CGI에 의존하는 여성 액션을 부끄럽게 한다. 하지만 이 영화의 볼거리는 대륙의 또 다른 미녀 판빙빙의 초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녀만의 무기를 가지고 그녀만의 액션을 선보이기에 이미 귀여운 액션을 구사하는 채탁연과 거의 신기에 가까운 액션을 보이는 종흔동과 견주어 대등하며 매혹적이다.
이 작품의 줄거리는 단순하다. 이미 시놉시스에서 언급했지만 역사적 배경은 가상이고 판타지적인 설정이며, 홍콩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비련의 여인의 독기가 만든 설정들. 여성이 남성을 지배하는 나라, 그리고 사랑이 없어진 반쪽인 그 안에서 벌어지는 군상들의 음모, 사랑 만들기, 천하를 위한 자기희생... 등등. 사실, 홍콩영화 매니아들이 즐기는 무협적인 요소에 현재 한국드라마의 설정에서 가장 많이 차지하는 트렌디적인 요소가 버무려졌다고나 할까?
그렇지만 노래나 영화나 굵직한 스토리라인에 익숙해진 한국 관객들에게 이제 이런 유의 홍콩 영화는 호소력이 떨어지는게 사실이다. 한마디로 개연성이 있어야 설득적인 감흥을 불러 일으키지만 요즘 출시되는 홍콩과 중국영화들은 디테일이 떨어지거나 디테일이 너무나 황당무개해서 보는 이들로 하여금 질이 떨어지는 장면들이 난무한다.
예로 최근에 개봉한 왕정감독 주윤발 주연의 도박영화 도성풍운은 향수를 자아냈지만 역시나 촌스런 액션과 연기와 설정에 혀를 둘렀고, 판빙빙 주연의 신작 백발마녀전:명월천국은 원작에 못 미치는 스토리라인과 장면을 담아냈다는 평을 듣고 역시 관객에게 외면당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여전히 독보적인 액션스타로 군림하고 있는 성룡과 견자단의 현란한 액션, 한때 잘나갔던 미남배우 진관희, 지금도 왕성한 활동을 보이는 오언조(다니엘 오), 홍콩영화의 영원한 친구 왕가휘, 맹하지만 묘한 매력이 있는 배우이자 성룡과 임봉교의 아들 방조명의 연기도 감상할 수 있다는 건 보너스라 할 수 있다.
이 영화를 보면서 홍콩 액션 영화를 통해 한국 영화가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흥행의 보증 수표인 홍콩 감독들이 1997년 이 후 홍콩을 떠나 헐리웃으로 갔다가 지금은 소강상태를 보이고 일부는 이미 엄청난 스크린 수를 가진 대륙으로 다시 복귀하는 시점에 있다.
이제 한국 영화는 홍콩 감독들이 보여준 실력 다시 말해 액션에 있어서는 2004년인 작품이지만 아직도 2014년 한국 영화는 와이어 액션 수준에서 홍콩 영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고 일부 액션스쿨 감독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1960년대 홍콩 영화사들이 그토록 모셔가려고 했던 액션 감독과 액션 스타의 부재가 영화산업에 있어 예술성을 담보한 스토리 라인이 확실한 영화를 만들지만 액션 영화에 있어서는 역시 헐리웃이나 홍콩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현재 마블사를 주축으로 세계적인 헐리웃 액션 영화들의 액션 장면에 영향을 미친 홍콩 영화의 저력은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