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풀 웨딩즈
Qu'est-ce qu'on a fait au bon Dieu?, Serial Bad Weddings, 2014
프랑스는 과거 다문화정책으로 인해 지금은 수 없이 많은 인종들이 함께 모여 사는 나라다. 활발한 이민정책으로 인해 다수의 인종이 섞여 자유의 나라로 일컬어지는 미국, 그리고 프랑스는 불과 몇년전만 해도 다문화 가정들에 대한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붉어지면서 정책에 대한 좋지 않은 시선이 쏠리기도 했다.
행여나 동거 문화의 선도자격인 프랑스. '프랑스식 연애'라는 단어가 생겨날 정도로 프랑스의 연애관은 그야말로 자유분방하다. 특히 아직은 서양만큼 개방적이지 않은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바라볼 때 프랑스의 연애나 결혼을 보면 얼마나 자유롭게 보일지도 모르는 것이다. 그토록 자유로움이 때로는 무책임함이 아닌가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우리와는 너무나도 다른 가치와 관념을 지닌 프랑스의 결혼에 대해 유쾌하게 그려낸 영화 한편을 소개하고자 한다.
<컬러풀 웨딩즈>, 2014년 프랑스에서 개봉한 이 영화의 영어 제목은 'Serial BAD Weddings'다. 결혼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 하에 냉소적인 유머를 통해 제도의 맹점을 비꼬는 듯한 프랑스 영화이지 않을까라는 추측은 영화를 보면서 보란듯이 무너졌다. 영화는 사회에 메세지를 던지는 영화가 아닌, 이토록 유쾌할 수 있을까싶은 재밌고 웃기게 풀어간다.
근래에 등장한 영화들 중 결혼에 대해 이처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영화가 있었을까? 결론 부터 말하자면 결혼과 마주한 모든 사람들이 봐야하는 영화라고 하고 싶다. 결혼을 앞둔 남녀, 결혼을 준비하고 있는 자식들의 부모들, 또 결혼 생활의 행복한 출발점을 기억하는 부부들까지 말이다. 한 없이 따스한 시선으로, 또 유쾌한 관점으로 바라보는 이 영화는 유머로써 결혼의 미덕을 능수능란하게 포장하는 재주를 갖고 있다. 결혼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가정을 꾸려간다는 것에 대한 즐거움과 행복을 환기한다. 마치 결혼 생활을 하지 않아도 느껴질 정도의 행복을 전해주고 있다.
독실한 카톨릭으로 뼈속부터 순수혈통인 클로드(크리스티앙 클라비에)와 마리(챈털 로비) 부부. 하지만 딸뜰이 아랍인, 유태인, 중국인과 결혼한 뒤로 집안은 매일같이 컬쳐 쇼크와 컬쳐 파이트가 계속된다. 클로드 부부에게 남은 유일한 희망은 바로 막내 딸이다. 그저 평범한 프랑스인 사위를 원하는 이들에게 완벽한 스펙의 '파리지앵'인 넷째 사위 후보가 나타난다. 그러나 딸과 함께 들어선 이는 다름 아닌 아프리카인이었다.
못마땅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장인, 장모 클로드 부부의 모습과는 달리 마냥 즐겁고 유쾌해 보이는 딸들과 사위들의 대조적인 분위기는 영화의 스토리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다. 여기에 상상초월 특급가족의 탄생, 이라는 카피와 은근허당 아랍사위, 찌질허세 유태인 사위, 아부작렬 중국사위, 특급폭탄 아프리카 사위후보? 와 같은 광고 카피들은 마치 '비정상회담'의 한 회를 놓고 쓰여진 카피라 봐도 무방할 정도로 흥미를 끈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다양한 국적은 가진 외국인들이 때로는 심오할 만한 무거운 주제를 가지고 각자의 문화를 바탕으로 열띤 토론을 펼치는 예능 '비정상회담'이 엄청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는 기존의 외국인을 우리나라의 문화에만 맞추어 그들의 어설픈 행동이나 말들을 보고 웃게 만든 식상한 포맷에서 벗어나 전혀 색다른 장르를 만들어냈다고 본다. 넓어진 여행권 만큼이나 넓어지고 다양해진 문화권에 대해 시청자들의 궁금증은 커져만 갔지에, 실제 그 곳의 사람들은 어떤 가치관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의견을 듣다 웃음을 유발하고 보다 재미나게 즐길 수 있지 않나 싶다. 이에 <컬러풀 웨딩즈>도 적절한 시기에 개봉해, 프랑스 코미디 영화로는 보기 드물게 180만명 넘는 관객을 확보했다.
영화는 웃게 만드는 재주가 뛰어나다. 이 영화는 전에 없던 새로운 기법으로 웃음을 끌어내는 영화는 아니다. 갈등이 심화되다가 갑작스러운 봉합을 통해 이야기를 마무리짓는 기승전결 구조가 아니라는 말이다. 적당한 슬랩스틱과 유머러스한 대화를 통해 웃음을 유발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큰 갈등 없이 이어지는 구조가 오히려 더 편했다.
극의 원활한 흐름을 위해 등장하는 갈등들은 그 갈등에 덩달에 짜증이 날 때도 있지만, 이처럼 착하게 흘러가는 이야기 구조는 보고 있노라면, 내 마음도 편안해지는 기분이 든다. 다소 비판적인 의견으로는 수 많은 기존의 코미디 영화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클리셰로 범벅이 된 영화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매우 훌륭한 코미디 영화인 이유는 간단하다. 클리셰를 다루는 재주가 뛰어나다는 것이다. 웃음을 유발하는 기법들을 적재적소에 훌륭하게 활용한 탓에 웃음이 끊길 새가 없다. 익숙하면 뭐 어때, 이토록 배꼽빠지게 만드는데!
그렇다고 해서 영화가 코미디 영화가 다 그렇듯 식상하지는 않다. 도리어 이 영화가 새롭게 느껴지는 이유는 익숙한 웃음이 터져 나오는데 그 배경이 너무나도 신선하다는 것이다. 영화의 설정상 대담하게도 인종주의이며, 웃음을 유발하는 기제는 인종주의에 대한 냉소이다. 유대인, 이슬람인, 아시아인, 그리고 아프리카인이라는 각기 다른 인종을 사위로 맞아 이들의 다양성을 받아 들여야 하는 보수적인 프랑스 카톨릭계 부부라는 상황 설정은 아이러니를 이끌어 내기 용이하면서도 매우 신선한 설정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사소한 문제로 서로 시비를 걸고 트집 잡으며 사사건건 문화 충돌을 일으키는 장면은 개성 넘치는 영화 속 캐릭터들의 향연을 기대하게 한다. 특히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막내 딸이 드디어 카톨릭 프랑스인과 결혼한다는 말에 잔뜩 기대에 부풀었다가 아프리카인임을 확인하고는 멘붕에 빠져버리는 클로드 부부의 모습..외국인 셋에 아프리카인이라..완전 베네통 패밀리네! 등의 대사는 유쾌한 썰전과 포복절도 몸개그를 짐작케 하는 부분이다.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큰 만큼 영화는 거기에 충분히 만족을 시켜준다.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캐릭터가 많지만, 이들 하나하나가 독특한 매력을 갖고 있다는 것은 이 영화의 또 다른 미덕이다. 극에서 갈등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분명 한 두명의 악역이 생기기 마련이지만, 앞서 말했듯이 영화는 너무나도 착하다.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들이 벌이는 한 바탕 소동 속에서 관객들은 불편함 없이 웃음을 받아들이고, 갈등이 봉합되는 과정이 다소 친절하지 않더라도 쉬이 동화되어 따스한 마음으로 이를 받아들인다.
이 것은 분명 착한 웃음에 대한 감각이 있는 감독의 재주이자, 뛰어난 연기력을 바탕으로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구축할 수 있는 연기자들의 재주이다. <컬러풀 웨딩즈>는 2014년 프랑스 박스오피스 4주 연속 1위, 천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킨 영화다. 유럽 전역에서 흥행 신드롬을 일으키며 국내에서도 200만 가까운 관객을 동원한 이 영화는 과거 <언터쳐블:1%의 우정> 프랑스 영화 이후 최고의 코미디라는 찬사를 받았다.
영화가 국내 관객에게도 큰 호평을 받은 이유에는 매끄러운 번역이라 할 수 있다. 분명 영화를 보다보면 타 문화권에서는 쉽게 공감하기 힘든 프랑스인들만의 웃음 코드가 존재함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때마다 영화의 번역은 적절한 단어와 문장을 통해 웃음의 흐름이 끊기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
나아가 몇몇 장면에서는 탁월한 센스를 발휘하여 한국 관객만이 느낄 수 있는 웃음의 크기를 키웠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이 영화의 번역을 훌륭하다. 영화 못지 않게 웃음에 대한 감각을 지닌 번역자가 놀라웠다. 이 처럼 점점 더 다양해질 타 문화권의 영화에 대한 번역 작업도 이제는 하나의 더 큰 기술로 다가오는 시대가 올 것 같다.
단순히 두 언어를 번역하는 작업이 아닌, 그 문화를 이해하고, 우리 문화를 아우를 수 있는 번역작업이야 말로 타 문화권의 영화가 성공할 수 있는 중요하고 큰 하나의 기술이라 보여진다. 똑같은 단어나 문장이라도 타 문화권에서 어떤 상황에서 어떤 의미로 쓰여졌는지를 누구보다 잘 파악해야 우리문화에 알맞는 단어를 선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영화를 다운받아 보시려거든, 자막 선택 역시 꼼꼼하게 살펴보길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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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식 코믹 영화가 궁금하신 사람들과 결혼을 앞둔 모든 사람들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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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이주환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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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의 배우자가 단지 같은 종교, 같은 인종이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을 ‘인종차별주의자’또는 ‘과한 욕심’이라고 할 수 있을까. <컬러풀 웨딩즈>는 세 명의 딸이 아랍인, 유태인, 중국인과 이미 결혼하고 마지막 희망인 막내딸마저 흑인과 결혼하는 과정을 코믹하면서도 날카롭게 풍자한다. 영화는 빠르게 진행되는 세계화와 다양한 이주민들이 형성하는 다문화 속에서 일어나는 민족 간, 인종 간 갈등의 단면을 한 가정으로 끌고 와 재미있게 그 해결책을 제시한다. 그것은 바로 변치 않는 가치, 즉 가족 간의 사랑이다. 민족의 자부심을 잃지 않으면서 상대의 다름을 인정하는 것, 잘못한 점을 솔직히 시인하고 자식을 사랑하되 욕심 부리지 않는 것 등을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 이제는 동지가 된 부부의 훈훈한 모습을 통해 가르치려하지 않고 영화적 재미로 유려하게 보여준다. 사위를 위해 세 마리의 칠면조를 준비하는 어머니의 모습은 뭉클하지만, 필요 이상 진지하지도 경박하지도 않다.
2014년 10월 9일 목요일 | 글_박은영 기자 ( eyoung@movis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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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는 과거 다문화정책으로 인해 지금은 수 없이 많은 인종들이 함께 모여 사는 나라다. 활발한 이민정책으로 인해 다수의 인종이 섞여 자유의 나라로 일컬어지는 미국, 그리고 프랑스는 불과 몇년전만 해도 다문화 가정들에 대한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붉어지면서 정책에 대한 좋지 않은 시선이 쏠리기도 했다.
행여나 동거 문화의 선도자격인 프랑스. '프랑스식 연애'라는 단어가 생겨날 정도로 프랑스의 연애관은 그야말로 자유분방하다. 특히 아직은 서양만큼 개방적이지 않은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바라볼 때 프랑스의 연애나 결혼을 보면 얼마나 자유롭게 보일지도 모르는 것이다. 그토록 자유로움이 때로는 무책임함이 아닌가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우리와는 너무나도 다른 가치와 관념을 지닌 프랑스의 결혼에 대해 유쾌하게 그려낸 영화 한편을 소개하고자 한다.
<컬러풀 웨딩즈>, 2014년 프랑스에서 개봉한 이 영화의 영어 제목은 'Serial BAD Weddings'다. 결혼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 하에 냉소적인 유머를 통해 제도의 맹점을 비꼬는 듯한 프랑스 영화이지 않을까라는 추측은 영화를 보면서 보란듯이 무너졌다. 영화는 사회에 메세지를 던지는 영화가 아닌, 이토록 유쾌할 수 있을까싶은 재밌고 웃기게 풀어간다.
근래에 등장한 영화들 중 결혼에 대해 이처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영화가 있었을까? 결론 부터 말하자면 결혼과 마주한 모든 사람들이 봐야하는 영화라고 하고 싶다. 결혼을 앞둔 남녀, 결혼을 준비하고 있는 자식들의 부모들, 또 결혼 생활의 행복한 출발점을 기억하는 부부들까지 말이다. 한 없이 따스한 시선으로, 또 유쾌한 관점으로 바라보는 이 영화는 유머로써 결혼의 미덕을 능수능란하게 포장하는 재주를 갖고 있다. 결혼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가정을 꾸려간다는 것에 대한 즐거움과 행복을 환기한다. 마치 결혼 생활을 하지 않아도 느껴질 정도의 행복을 전해주고 있다.
독실한 카톨릭으로 뼈속부터 순수혈통인 클로드(크리스티앙 클라비에)와 마리(챈털 로비) 부부. 하지만 딸뜰이 아랍인, 유태인, 중국인과 결혼한 뒤로 집안은 매일같이 컬쳐 쇼크와 컬쳐 파이트가 계속된다. 클로드 부부에게 남은 유일한 희망은 바로 막내 딸이다. 그저 평범한 프랑스인 사위를 원하는 이들에게 완벽한 스펙의 '파리지앵'인 넷째 사위 후보가 나타난다. 그러나 딸과 함께 들어선 이는 다름 아닌 아프리카인이었다.
못마땅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장인, 장모 클로드 부부의 모습과는 달리 마냥 즐겁고 유쾌해 보이는 딸들과 사위들의 대조적인 분위기는 영화의 스토리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다. 여기에 상상초월 특급가족의 탄생, 이라는 카피와 은근허당 아랍사위, 찌질허세 유태인 사위, 아부작렬 중국사위, 특급폭탄 아프리카 사위후보? 와 같은 광고 카피들은 마치 '비정상회담'의 한 회를 놓고 쓰여진 카피라 봐도 무방할 정도로 흥미를 끈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다양한 국적은 가진 외국인들이 때로는 심오할 만한 무거운 주제를 가지고 각자의 문화를 바탕으로 열띤 토론을 펼치는 예능 '비정상회담'이 엄청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는 기존의 외국인을 우리나라의 문화에만 맞추어 그들의 어설픈 행동이나 말들을 보고 웃게 만든 식상한 포맷에서 벗어나 전혀 색다른 장르를 만들어냈다고 본다. 넓어진 여행권 만큼이나 넓어지고 다양해진 문화권에 대해 시청자들의 궁금증은 커져만 갔지에, 실제 그 곳의 사람들은 어떤 가치관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의견을 듣다 웃음을 유발하고 보다 재미나게 즐길 수 있지 않나 싶다. 이에 <컬러풀 웨딩즈>도 적절한 시기에 개봉해, 프랑스 코미디 영화로는 보기 드물게 180만명 넘는 관객을 확보했다.
영화는 웃게 만드는 재주가 뛰어나다. 이 영화는 전에 없던 새로운 기법으로 웃음을 끌어내는 영화는 아니다. 갈등이 심화되다가 갑작스러운 봉합을 통해 이야기를 마무리짓는 기승전결 구조가 아니라는 말이다. 적당한 슬랩스틱과 유머러스한 대화를 통해 웃음을 유발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큰 갈등 없이 이어지는 구조가 오히려 더 편했다.
극의 원활한 흐름을 위해 등장하는 갈등들은 그 갈등에 덩달에 짜증이 날 때도 있지만, 이처럼 착하게 흘러가는 이야기 구조는 보고 있노라면, 내 마음도 편안해지는 기분이 든다. 다소 비판적인 의견으로는 수 많은 기존의 코미디 영화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클리셰로 범벅이 된 영화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매우 훌륭한 코미디 영화인 이유는 간단하다. 클리셰를 다루는 재주가 뛰어나다는 것이다. 웃음을 유발하는 기법들을 적재적소에 훌륭하게 활용한 탓에 웃음이 끊길 새가 없다. 익숙하면 뭐 어때, 이토록 배꼽빠지게 만드는데!
그렇다고 해서 영화가 코미디 영화가 다 그렇듯 식상하지는 않다. 도리어 이 영화가 새롭게 느껴지는 이유는 익숙한 웃음이 터져 나오는데 그 배경이 너무나도 신선하다는 것이다. 영화의 설정상 대담하게도 인종주의이며, 웃음을 유발하는 기제는 인종주의에 대한 냉소이다. 유대인, 이슬람인, 아시아인, 그리고 아프리카인이라는 각기 다른 인종을 사위로 맞아 이들의 다양성을 받아 들여야 하는 보수적인 프랑스 카톨릭계 부부라는 상황 설정은 아이러니를 이끌어 내기 용이하면서도 매우 신선한 설정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사소한 문제로 서로 시비를 걸고 트집 잡으며 사사건건 문화 충돌을 일으키는 장면은 개성 넘치는 영화 속 캐릭터들의 향연을 기대하게 한다. 특히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막내 딸이 드디어 카톨릭 프랑스인과 결혼한다는 말에 잔뜩 기대에 부풀었다가 아프리카인임을 확인하고는 멘붕에 빠져버리는 클로드 부부의 모습..외국인 셋에 아프리카인이라..완전 베네통 패밀리네! 등의 대사는 유쾌한 썰전과 포복절도 몸개그를 짐작케 하는 부분이다.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큰 만큼 영화는 거기에 충분히 만족을 시켜준다.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캐릭터가 많지만, 이들 하나하나가 독특한 매력을 갖고 있다는 것은 이 영화의 또 다른 미덕이다. 극에서 갈등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분명 한 두명의 악역이 생기기 마련이지만, 앞서 말했듯이 영화는 너무나도 착하다.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들이 벌이는 한 바탕 소동 속에서 관객들은 불편함 없이 웃음을 받아들이고, 갈등이 봉합되는 과정이 다소 친절하지 않더라도 쉬이 동화되어 따스한 마음으로 이를 받아들인다.
이 것은 분명 착한 웃음에 대한 감각이 있는 감독의 재주이자, 뛰어난 연기력을 바탕으로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구축할 수 있는 연기자들의 재주이다. <컬러풀 웨딩즈>는 2014년 프랑스 박스오피스 4주 연속 1위, 천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킨 영화다. 유럽 전역에서 흥행 신드롬을 일으키며 국내에서도 200만 가까운 관객을 동원한 이 영화는 과거 <언터쳐블:1%의 우정> 프랑스 영화 이후 최고의 코미디라는 찬사를 받았다.
영화가 국내 관객에게도 큰 호평을 받은 이유에는 매끄러운 번역이라 할 수 있다. 분명 영화를 보다보면 타 문화권에서는 쉽게 공감하기 힘든 프랑스인들만의 웃음 코드가 존재함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때마다 영화의 번역은 적절한 단어와 문장을 통해 웃음의 흐름이 끊기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
나아가 몇몇 장면에서는 탁월한 센스를 발휘하여 한국 관객만이 느낄 수 있는 웃음의 크기를 키웠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이 영화의 번역을 훌륭하다. 영화 못지 않게 웃음에 대한 감각을 지닌 번역자가 놀라웠다. 이 처럼 점점 더 다양해질 타 문화권의 영화에 대한 번역 작업도 이제는 하나의 더 큰 기술로 다가오는 시대가 올 것 같다.
단순히 두 언어를 번역하는 작업이 아닌, 그 문화를 이해하고, 우리 문화를 아우를 수 있는 번역작업이야 말로 타 문화권의 영화가 성공할 수 있는 중요하고 큰 하나의 기술이라 보여진다. 똑같은 단어나 문장이라도 타 문화권에서 어떤 상황에서 어떤 의미로 쓰여졌는지를 누구보다 잘 파악해야 우리문화에 알맞는 단어를 선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영화를 다운받아 보시려거든, 자막 선택 역시 꼼꼼하게 살펴보길 제안한다.
프랑스식 코믹 영화가 궁금하신 사람들과 결혼을 앞둔 모든 사람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