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아웃: 익스트림미션
LOCK OUT, 2012
조직으로부터 누명을 뒤집어쓰고 지구로부터 완벽하게 격리된 우주감옥으로 향하게 된 전직 특수요원 '스노우'(가이 피어스 분), 같은 시간대 우주감옥으로 방문을 와 수감자와 대화를 시도하는 대통령의 딸 '에밀리'(매기 그레이스 분)는 한 수감자가 일으킨 사고로 인해 감금되어있던 범죄자들이 풀려나 우주감옥의 시스템을 장악하면서 사건의 국면을 맞게 된다.
사고를 접하게 된 지구로부터 에밀리를 구출하라는 부탁을 받게 된 스노우는 500여 명의 범죄자들이 돌아다니는 수용소에서 대통령의 딸을 찾아 지구로 귀환하기 위한 사투를 벌이게 되는데.. 사건이 진행될수록 점차 늘어만 가는 희생자와 우연히 접하게 되는 감옥의 의문점들 사이에서 스노우는 전직 특수요원의 명성에 걸맞게 각종 위험을 에밀리와 함께 헤쳐나간다.
눈여겨 볼만한 설정, 전형적인 내용
<락아웃 : 익스트림 미션>(이하 <락아웃>)은 지구로부터 멀리 떨어진 우주감옥에서 벌어지는 sf 액션 스릴러라는 모티브에서 기존 영화 마니아들에게 눈길을 살법한 독창성을 갖추고 있다. 수용소라는 설정을 배경으로 한 출시작 중에서 수감자들의 연민을 그려내고 법과 윤리를 고찰하는 등 여러 방면에서 풍부한 내용을 만들어 낸 작품들에선 비교적으로 호의적인 반응과 적잖은 흥행을 불러일으키는 면모를 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쇼생크 탈출>과 <하모니> 등이 있다.)
그리고 <락아웃>은 더 나아가 웬만한 스케일이 아니면 쉽게 B급 영화로 분류되던 sf 액션의 장르적 요소를 결합함으로써 새로운 모티브를 만들어내어 개봉 당시 관객들에게 큰 기대감을 불어넣어 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락아웃>은 이러한 레퍼런스들로 충분히 질 높은 오락 무비를 선사할 수 있었음에 불구하고 어눌한 액션과 크게 와 닿지 않는 이야기들로 스스로 B급 분류를 자처한 안타까운 작품이다.
아쉬운대로 어울렸던 두 배우들
500여 명의 극악무도한 범죄자들이 들끓는 시설 속에서 자기 자신도 지키기 벅찬 상황이지만 명령이 명령인 만큼 대통령의 딸을 저들로부터 지켜내야 한다. 하지만, 스노우의 누명 건과 연관 있는 한 수감자가 등장하면서 챙겨야 할 일들은 더욱 늘어난다. 하지만 그전까지의 상황은 또한 가관이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억울하게 콩밥을 먹을 뻔한 상황에서 수용소가 점령당하는 더 나할 것 없이 좋은 기회가 주어졌으니 고생만 좀 하면 될 줄 알았건만, 환풍구 속을 기고, 거대한 프로펠러 위를 나는 등 고군분투 끝에 에밀리를 챙기러 왔건만 돌아오는 것은 변태취급에 매서운 손까지.
영화 속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고 지켜줘야 하는 상황에서 뜻밖에 둘의 콤비는 대체로 어울린 모습을 보인다. 중간중간 비극적인 사건 속에서도 과도할 정도로 희생적인 행동과 어색한 유머가 마냥 역겹게는 느껴지지는 않을뿐더러, 결국엔 러브 스토리로 갈 루트를 모두 꿰고 있는 관객들에게 이 커플은 왠지 모르게 지지해주고 싶은 조화이다.
영화의 후반부에 갈수록 잔혹성이 극에 달하는 범죄자들은 수용소를 지구로 추락시키면서 서로의 캐릭터를 찾아가기 시작하는데, 누군가는 이성을 중시하고, 또 누군가는 본성 속의 살인 욕구를 방출하며 주인공들을 위협해오기 시작한다. 이 다양한 가치관들은 끝에서 다소 감상주의적인 요소를 보여줄 때 묘한 화학작용을 통해 감정을 극대화 시키는 데 일조를 한다. 그러나 이 외에는 500명씩이나 등장해 각자의 캐릭터를 만들었던 이유가 크게 존재하지는 않다는 점이 아쉬울 따름이다.
하지만 이들과 빗어내는 우주감옥에서의 볼거리가 뒷받침되는 면이 있다면 영화 <테이큰>의 리얼 액션과 <인셉션>의 기술력이 뛰어난 오락과 시각효과를 만들어내고, 서스펜스에서는 마냥 물러섰지만 나름대로 전개를 이끄는 연출력도 평균 이하는 아니다.덕분에 평일 내내 지친 주말 사이, 길지도 지루하지도 않은 러닝타임 속에서 킬링타임용으로 이들의 사투를 관전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락아웃>의 러닝타임중 90%의 배경은 우주감옥의 사투로 주를 이루지만, 지구에서 벌어지는 10%의 첩보적인 맥거핀 역시 이 영화의 볼거리 중 하나이다. 이 일부 내용의 필요에 대해서 관객들 사이에는 다소 호불호가 갈린다. 굳이 내용을 늘려 가면서 우주 감옥에서와 전혀 상반되는 이야기로 영화의 시작과 끝을 맺어야 했을까에 대해 의문이 들지만, 전체적으로 영화에 균형을 잡아주며 결정적으로 스노우가 우주감옥에 가게 된 사유와 그곳에서 접하게 되는 ‘떡밥’들을 마무리까지 깔끔하게 풀어내는 데에 나름 적합한 요소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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