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텝 업: 올 인
Step Up: All In, 2014

벌써 5번째 시리즈, <스텝업: 올인>
2000년대 등장한 댄스 영화 중 최고라 불리는 <스텝업> 시리즈가 마침내 <스텝업 : 올인>이라는 이름으로 마침표를 찍을까? 벌써 5번째 시리즈를 내놓았는데, 시리즈가 거듭 될수록 스텝업에 푹 빠져있던 팬들의 등도 조금씩 돌아서는 낌새가 느껴진다. 매번 조금 다른 춤의 특징을 가지고 온터라, 그 많은 댄스 영화 중에서 무사히 살아남으며 일종의 고유명사로 자리매김했다. 영화 <스텝업>이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발생하는 문제는, 물론 다른 여느 시리즈 물이 가진 단점과 마찬가지로 주인공의 부재와 등장인물의 변화에 대한 관객의 낯섬을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배우의 입장에서는 기존에 시리즈 전 편에 출연하겠다고 계약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흥행할지 안할지 예측이 어려운 상황에서 다른 작품을 멀리하고 모든 것을 한 작품의 시리즈에 쏟아야 한다는 것은 배우에게 중요한 몇 년을 허비해버리는 위험한 선택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 <스텝 업> 역시도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등장하는 인물의 변화에 대한 대책이 필요했었을터였다. 그래서 이 영화는 색다른 방식을 취했는데, 바로 영화의 배경을 옮겨버리는 것이다. 댄스 영화라는 특성을 살려 다른 지역의 다른 주인공을 두면서 진행을 해버렸다.
이는 개인적으로 탁월한 선택이라고 생각하나, 기존 영화의 등장인물에 빠졌던 팬들에게는 아쉬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기존 배우들을 그대로 가져가려고 부단한 노력을 했다고 전해들었으나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한 예로 영화 <호빗>시리즈의 경우 등장하는 대다수의 배우들이 3편으로 제작 예정인 영화에 모두 계약을 마쳤다. 그렇기에 영화 <호빗>은 3년간 한 해 한편씩 내 놓으며 시리즈 물의 정석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라스베이거스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댄스 향연
<스텝업> 5번째 시리즈물의 이야기를 댄스팀 OF 라스베이거스라고 축약할 수 있다. 댄서로 먹고 살기 힘든 것을 알기에 그들은 일거리를 획득하기 위해 라스베이거스에서 벌어지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된다. 거기서 데스매치처럼 살아남아야하는 서바이벌 과정을 그린 것이 이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스텝 업>시리즈가 1편에서 채닝 테이텀이라는 대스타를 낳았고 흥행에도 성공했다. 그러나 매번 성적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4번째 시리즈로 등장한 스텝업은 최악이라 불리울 만큼 저조한 성적을 거두었는데, 더 이상 ‘스텝 업’이라는 이름에 따른 후광효과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 판단했는지 이번 시리즈에서는 이야기에 많은 중점을 두고 있는 듯해 보였다. 하지만 결국 결과적으로 영화는 미국에서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기존 시리즈와는 다른 춤, 마이클 잭슨을 연상시키다.
댄서로써의 고단한 삶, 친구, 배틀, 함께한다는 의미, 동료애, 우정 등을 꾹꾹 눌러 담아 나름대로 뭉쿨함을 전해주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이야기의 진행방식이 지나치게 올바르다. 큰 감동을 기대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경쾌한 춤 장면은 물론이지만 거기에 이야기를 넣으려고 한 의도는 충분히 알겠으나, 너무나도 정직하고 올바른 이야기 구조는 오히려 댄스 장면만을 기다리게 만드는 장치가 아닌가라는 의문이 들 정도다. 오히려 댄스영화로의 재미적 요소를 방해하는 것 같기도 했다. 그렇다고 이 영화의 볼거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다섯 번째 시리즈로 선보인 이 영화의 가장 큰 춤의 특징은 ‘뮤직비디오&SHOW’다. 마이클 잭슨의 ‘스릴러’를 연상시키는 뮤직비디오 형식이나 라스베가스의 화려한 SHOW를 도입한 후반부 씬 등 몇몇 볼만한 장면이 있다.
<스텝업> 시리즈 특징과 댄스의 특징들을 정리하자면 이러하다.
<스텝업1>-채닝 테이텀이라는 스타의 탄생과 춤에 대한 ‘소통’ 의미 부여
<스텝업2>-길거리로 나간 춤과 스트릿 댄스의 정석
<스텝업3>-3D로 진화한 입체 댄스의 쾌감
<스텝업4>-뜨거운 마이애미, 플래쉬몹 댄스의 향연
그리고,
<스텝업5>-라스베거스 쇼를 통한 모두가 즐기는 댄스
이렇게 총 다섯편의 특성을 정리해보았는데, 나름 모두 개성이 뚜렷하다. 아쉬운 부분은 말했다시피 이야기적인 부분이 아닐까 싶다.
전작에 비해 강렬한 임팩트나 볼거리가 좀 약한 느낌이었던 이 영화는 영화 제목처럼 ‘올 인’하지는 못했다. 이야기와 춤을 적당히 섞은 느낌이라 확실히 전작들에 비해 춤이 주는 임팩트가 약해보였다. 그래서 배경 자체를 라스베이거스로 설정해 보여주기 위한 장치를 늘리려 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111분이라는 짧지 않은 러닝타임 동안 그들의 정직하고 올바른 이야기를 듣고 있기에는 시간이 조금 긴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스텝업> 시리즈가 이번이 마지막은 아닐 것 같다. 한 2년이 지난 후에 여섯 번째 시리즈로 등장하지 않을까? 2016년이면 <스텝업1>이 나온지 꼭 10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에 10주년을 맞이한 ‘특집’ 시리즈 같은 영화가 제작될 것으로 보여진다.
춤도 중요하지만, 그 춤을 추는 것은 바로 사람
결국 주인공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스텝 업 시리즈는 언젠가부터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춤의 화려함에만 초점을 맞춘 것 같다. 얼마나 관객을 현혹시킬지에 대해서만 말이다. 노래 이전에 그 노래에 담긴 사연을 담음으로써 음악을 더 와닿게 만들었던 <비긴 어게인>과 정반대로, <스텝 업 : 올인>은 사람의 이야기는 하나도 없고 오직 춤의 향연만 이어져 진솔함 따윈 느낄 수가 없다. 2,3,4편도 그리 이야기가 설득력 있었던 것은 아니나, 5편은 두 주인공 부터가 감정이입이 되질 않으니 더 이상 춤으로 눈감아줄 수가 없었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스텝업 시리즈는 일종의 틀에 사로 잡혀있는 것 같다. 두 남녀주인공은 언제나 사랑에 빠져야 하고, 대회는 언제나 마지막에 극적 우승을 겨뤄야하고, 언제나 크루는 중간에 해체될 위기에 빠졌다가 허무맹랑하게 다시 합쳐 져야하는 등 말이다. 하지만 우승을 하지 않아도 서로를 다독이는 크루들의 결말이 더 메세지를 전달하는데 설득력이 있지 않았을까? 또한 괜히 이상한 갈등 같은 건 내던지고 춤 연습을 힘들게 하는 배우들의 모습들을 비춘다면 그 자체가 시련의 극복이 되지 않았을까 싶은 마음이다. 애초에 필자는 이 영화를 보면서 마치 <프란시스 하>처럼, 실제 뉴욕, 로스엔젤레스 등등의 댄서들의 생활고와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는 춤에 대한 열정 들을 인터뷰하는 형식의 예술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보여줘야 하는 것에 대한 고질적이고도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있는 스텝업 시리즈에서 그것은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