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전기
海上傳奇 , I Wish I Knew , 2010
급변하는 상해(上海;상하이)에 대한 이야기
급변하는 중국. 그 중 최고의 항구 도시 상해에는 혁명가와 자본가, 정치가, 군인, 예술가, 조직폭력배 등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그리고 역사를 뒤흔든 혁명이나 정치적 암살은 물론, 아련한 사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들도 공존했다. 하지만 1949년, 중국 공산주의자들의 승리 이후, 상해의 수많은 사람들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하나는 상해를 떠나 홍콩이나 대만으로 가는 것으로 이는 곧 고향을 잃어야 함을 의미했다.
다른 하나는 상해에 남아 중국 문화혁명부터 시작된 정치적 재앙들을 묵묵히 견디는 것이었다. 이렇게 자신의 결정에 따라 각각 세 도시-상하이, 타이베이, 홍콩-로 흩어져 살게 된 17명의 사람들이 카메라 앞에서 자신들의 옛 상해 시절을 회상하며 이야기를 이어간다. 그들의 경험들은 마치 17개의 챕터로 이뤄진 소설처럼 얽히고설켜 1930년대부터 2010년에 이르는 상해의 모습을 우리에게 전해준다. 그리고 이야기는 영원히 변치 않고 방황하던 영혼 하나가 상해로 돌아와 황푸강 둑을 걸으며, 도시가 겪은 이 모든 변화의 스토리를 깨달아 가는 과정으로 완성된다.

영화를 보기 전 필요한 중국에 대한 사전지식
중국의 역사는 굉장히 깊고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역사를 공부해야 한다면 어디서부터 얼마나 알아야 하는지에 대한 딜레마에 빠지곤 한다. 알려진 모든 사실들을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범위도 많을뿐더러 쉽게 흥미를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영화나 책 그리고 드라마와 같은 매체를 통해서 역사를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한편의 영화나 책이 만들어지기 위해 제작자들은 몇년에서 길게는 수십년간의 조사와 분석을 통해 하나의 컨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축약된 매체를 통해 역사를 이해하는데는 분명 한계가 존재하겠지만, 역사를 전문으로 하는 일반 사람들에게는 그보다 좋은 역사 공부를 위한 매개체는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 영화 <상해전기> 역시도 중국에 대한 광활하고 깊숙한 역사적 지식을 알기 전에 반드시 알아야 할 몇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배경설명이 전무한 영화 <상해전기>
영화 <상해전기>는 상해에 살고있는 사람들의 살아가는 방식을 토대로 중국에 대한 역사, 그러니까 근현대사에 대해 소개코자 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중국과 상해에 대한 근현대사 지식이 없다면 영화를 보기에 다소 어려운 점이 존재한다.
역사적으로 잘 알려진 청나라 시대부터 거슬러 올라가자면 아편전쟁과 태평천국의 뼈아픈 경험을 통해서 서양의 문물을 받아들이며 본격적인 중국의 근현대사가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양무운동과 변법자강운동은 서태후가 우이를 잡은 수구파의 강력한 반대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의화단 운동을 기점으로 해서 양무파가 권력을 장악하자 수구파는 몰락하게 된다. 2차 대전이 끝나도 모택동의 공산당이 중화인민공화국을 수립하게 된다. 피폐해질대로 피폐해진 중국 경제 부흥을 목적으로 모택동은 대약진운동을 전개하게 되고, 평등과 협동을 기반으로 이상주의적인 농공업 운동은 실패로 마감되게 된다.

처음으로 개방된 항구도시, 상해(Sang-hi)
앞서 말했든 아편전쟁에서 패한 청나라는 난징에서 불평등조약을 체결하게 되며 상해는 1843년에 외국 상인에 의해 개항된다. 탄탄한 자본을 바탕으로 상하이에 드나드는 외국 상인과 교류를 트면서 상하이는 상업 도시로 번창하게 된다. 그렇게 상해는 현재도 중국에서 가장 큰 경제도시이자 항구도시로 발돋음 했다.
이처럼 상해의 지리적 이점에 눈독들인 서구에 의해 여러 조계지로 지정되면서 상해에서도 지역적 차이를 분명하게 띄고 있다. 상해 내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모습을 그려내려고 한건지는 모르겠으나 영화에서는 그런 모습이 쉽사리 전해지지는 않는다. 물론 간접적으로나마 알려주려고 했거나 관객으로 하여금 누구나 알고 있지 않느냐고 말하는 것 같았지만 영화를 보기 위한 어느정도의 지식이 없던 나와 같은 경우에는 영화를 보기전 많은 부분을 직접 알아보아야만 했다.

중국의 6세대 대표 감독 지아 장 커
지아 장 커 감독의 최신작인 영화 <상해전기>는 격동하는 중국의 현실은 물론이고 그 속에서 모순 된 현실을 꼬집는 영화다. 감독은 <24시티>에서와 같이 다큐멘터리를 주로 만드는 감독으로, 영화의 암묵적인 특징은 극 중 모든 내용이 사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지아 장 커 감독은 다큐멘터리 영화의 형식을 차용해서 인공적으로 재구성하고 표현함으로써 실제로는 배우를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관객에게 엄연한 사실로 인식하도록 장치를 설정해두고 있다. 실상은 다큐멘터리라는 논픽션(Non-fiction) 형식을 사용한 아주 섬세하게 잘 짜여진 픽션인 것이다.


상해와 함께 홍콩의 모습도 담고 있다
극 중에서 열일곱명의 입을 통해 들여다본 상해를 말하고 있지만 영화를 보면 스무명에 가까운 사람들을 인터뷰하게 된다. 영화를 크게 양분한다면 상해를 중점으로 말하던 영화의 무대가 어느 순간 홍콩과 타이완으로 옮겨진다. 상해의 격동 기간을 통과하면서 역사에 방점을 찍었던 인물들의 후손으로 채워진것이 전반부라면 후반부에는 불가피하게 상해를 떠나 홍콩과 타이완에 적을 둘 수 밖에 없었던 실향민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다큐멘터리라는 장르적 특성으로 인해 영화는 한 치의 꾸밈도 없는 롱테이크나 원테이크 씬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인터뷰하는 배우 뿐만 아니라 배우가 처한 환경이나 뒷 배경까지 감각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두시간여 내내 영화의 화면을 채우는 상해의 모습은 다소 낯서면서도 묘한 매력을 주고 있다.
 |
|
 |
중국과 상해에 대해 관심이 있으신 분
상해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 분 |
|
| 글: daniel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