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그리스트 맨
The Angriest Man in Brooklyn, 2014
꽉 막힌 도로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남자의 표정은 누가 건드리기만 하면 곧 폭발할것만 같은 상기된 표정이다.세상 모든게 불만투성인 이남자의 표정만 봐도 앞으로 어떤일이 벌어질지 짐작된다.얼굴은 빨갛게 달아오른채 핸들을 잡고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의 이 남자는 영화 속 주인공 '헨리'역할의 '로빈 윌리암스'로 이전의 작품들에서는 보지못했던 괴팍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 누구도 아닌 자기 걸음을 걸어라! 나는 독특하다는 것을 믿어라.누구나 몰려가는 줄에 설 필요는 없다.자신만의 걸음으로 자기길을 가거라! 바보같은 사람들이 무어라 비웃든간에.." 라며 제자들에게 가르킴을 전해준 '존 커팅'선생님은 영화<죽은 시인의 사회>를 통해 등장하는 인물이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인물이 되기도 하였다.

'로빈 윌리엄스'의 주연작 <후크>, <사랑의 기적>, <지상 최고의 아빠>, <죽은 시인의 사회>
인간 '로빈 윌리암스'의 고독
따듯하고 자상한 아버지로, 존경받는 지도자로,때로는 아이들보다 더 아이같은 동심으로 다가와 감동과 사랑을 전해주었던 '로빈 윌리암스'는 그의 마지막 작품 <엥그리스트 맨>을 통해 철저히 숨기며 살아올수 밖에 없었던 자신의 본 모습을 적나라게 하게 보여주기로 작정한듯 괴팍한 성격의 '헨리'로 분하여 실제 자신의 삶과도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언제나 밝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던 그의 이면에는 심각할 정도의 우울증과 약물중독이 있었고,수많은 작품속에서 관객들에게 행복 바이러스를 전파하던 그가 코카인과 알코올 중독에 빠져 고통속에 빠져 있었지만, 정작 자신은 누군가에게 위로도 받지 못하는 불행한 삶을 살고 있었던 것이다.
자상하고 재미있는 아빠로,아이들보다 철없는 아저씨의 모습으로,인생을 다른방식으로 바라보게 해주던 선생님은 떠났지만 영화속 헨리를 통해 그가 진정으로 원했던 화해와 용서의 의미를 되짚어보고,따뜻한 가족의 사랑이 그리웠던 쓸쓸한 삶을 되돌아 보게 한다.
돈과 명예 보다 소중한 가족(家族)
조울증 증세를 보이고 있는 헨리(로빈 윌리암스)는 진료를 받기위해 병원에 가는길에 꽉막힌 도로위에서 자신이 싫어하는 목록들을 생각하고 있다.엉터리 주차표시판,쓰레기차,뚱보 까지는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연하장,고데기,쪼리,쌍둥이 유모차,여자들의 엉덩이골 노출 패션,풍선껌,자전거 등 일상을 살아가며 쉽게 접해야할 사람과 물건마저 예민할만큼 심각하게 싫어하는 괴팍한 성격의 소유자이다.
우여곡절 끝에 병원에 도착한 헨리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되는데 뇌동맥류 라는 병때문에 90일도,90시간도 아닌 90분의 시한부 선고를 받게된것이다.헨리를 담당하는 주치의는 응급환자 때문에 상담을 할수 없는 상황에서 인턴과정의 새런(밀라 쿠니스)이 어쩔수 없이 헨리를 담당하게 되는데, 얼마전 집에서 기르던 고양이의 죽음으로 실의에 빠진 그녀에게 헨리의 자극적인 언동은 감정을 폭발시키는 촉매제 역할을하고, 결국 확실하지도 않은 진단을 내리고 만것이다.
절대 인정할수 없는 사실에 분노하던 헨리도 결국 죽음을 받아들이며, 남은 90분 이라는 시간동안 새로운 삶을 살기로 다짐하고 그동안 소홀했던 가족들과 남은 시간을 함께하기로 결심한다.이런 사실을 알리없는 아내 베트(멜리사 레오)는 갑작스런 화해요청과 둘만의 은밀한 시간을 재촉하는 남편 헨리의 행동이 당황스럽기만 하고,댄서를 꿈꾼다는 이유만으로 오랜시간 갈등을 빚어온 둘째 아들 토미(헤미쉬 링클레이터)는 아버지 헨리의 연락조차 피하게 된다.
기껏해야 영화 한프로 보는시간도 안되는 생의 마지막 시간들은 결국 그동안 가족들에게 소홀했던 자신의 행동때문에 용서를 받을 시간조차 부여받지 못하고 절망과 좌절을 맛보게 된다.
영화를 통해 예견된 미래
'스파이크 리'감독의 전설적인 명작 <똑바로 살아라>,실제 브루클린의 청소년들을 소재로 한 영화 <스탭업 3D) 등 많은 영화의 배경이 되었던 브루클린 에서 벌어지는 주인공 헨리의 생전 마지막 90분은 긴박하지만 때론 폭소를 자아내는 웃음으로 따스하게 그려낸다.가족과의 시간을 보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헨리의 모습은 어쩌면 우리들 모두가 언젠가는 맞이해야할 상황이 될지도 모른다.
죽음을 앞에두고 그가 가장하고 싶은 일들이 가까이 있으면서도 소홀할수 밖에 없었던 가족과의 시간 이었고, 그토록 지겹게만 생각했던 아내와의 잠자리 마저도 죽음을 앞에둔 그에게는 가장 소중하고 값진 시간 인것이다.진정한 화해와 소통을 이루고 싶었지만 어디서 부터 시작해야 되는지,어떤 방법으로 해야하는지 모든것이 서투른 헨리의 행동은 그 자신뿐만 아니라 보는 관객들 조차 답답하게 만들어 버린다.
자신의 죽음을 예견이라도 한것인지 영화속 헨리의 행동들은 실제 '로빈 윌리암스'의 삶과 묘하게 닮아있기도 하다.영화를 통해 전 세계인의 가슴속에 깊이 각인된 톱스타로 그저 화려하고 행복한 생활을 영위하며 살것같던 그도, 심장수술을 받은뒤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왔었고 생활을 위해서 어쩔수 없이 원하지 않는 배역도 마다하지 않고 출연할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어쩌면 영화속 주인공 헨리 보다 더 힘겹고 불행한 삶을 살아가면서도 오랜시간 유쾌한 웃음을 전달하고자 했던 그의 열정이 감동적이지만, 누구에게도 토해낼수 없었던 아픔을 그저 혼자서 삭이고 살아왔다는것이 안타깝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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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 윌리암스'의 또 다른 매력을 느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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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JC PARK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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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그리스트맨>은 한때 자상한 아버지이자 남편이었지만 시간이 흘러 이제는 심술쟁이이자 불만투성이가 된 헨리와 한때 높은 이상과 포부를 가진 의사였지만 이제는 밀려들어오는 환자로 인해 피로가 누적된 새런의 대립과 갈등, 화해라는 전형적인 스토리를 따라간다. 영화가 전달하는 가치는 단순하면서도 명백하다. 생의 마지막 90분이 주어진 사람이 선택하는 마지막 행동으로 가족과의 화해를 직선적으로 제시한다. 그러나 이를 쫓는 영화의 시선은 코믹하지도, 진지하지도, 감동적이지도 않다. 차근차근 두 인물의 우정에 공감하고 싶지만 바쁘게 뛰어다니는 헨리와의 여정은 숨 가쁘고 산만하기만 하다. 그들이 나누는 짧은 우정도 지나치게 형식적이다. 그저 “화는 나의 에너지”라고 외치는 헨리의 모습만이 오히려 진솔하게 다가올 뿐이다. 고인이 된 로빈 윌리암스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안타까움과 추억이 묻어난다.
2014년 10월 23일 목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young@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