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워 솔저스
We Were Soldiers, 2002
처음 이 영화를 접할 때, 단순히 전쟁하는 장면이 리얼하게 등장하고, 통상적인 베트남 전쟁에 대한 미국인들의 미련이 남아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영화를 보다보니 다큐멘터리처럼 영상을 처리한 것이며, 리얼한 전쟁 장면을 그린 것을 보니 기술적인 면에서는 일단 대단히 볼만 했다. 물론 잔혹한 장면이 많이 나오는 관계로 미국 PG13(국내 15세 이상)등급이다. 그만큼 영화는 아주 리얼하다.
이 영화는 일반적인 전쟁 영화와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반전을 강조하는 것도 아니고, 적은 악마라는 것도 아니고 미국은 위대하다라는 것도 아니다. 이 영화의 주요 포인트는 ‘휴머니즘’에 가깝다. 웰리스 감독은 미군들이 대통령의 명령을 위해, 가족들을 위해, 미국 국기를 위해 죽은 것이 아닌 다른 동료를 위해 전투를 하는 장면을 보여주기 위해 여러장면을 이러한 것에 할당 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곳곳에 전사자를 찾는 애는 모습과 죽음을 각오하고 전우들과 최후까지 싸우는 모습을 그린다.
생사를 넘나드는 72시간의 전투, 죽어서라도 우리는 함께 돌아갈 것이다.
미국은 베트남과의 전면전을 개시하기에 앞서, 베트남의 지형을 극복하는 방안으로 공수부대를 파견하여 헬기 공습 시험전을 펼친다. 그리고 이 시험 전투의 책임을 하버드 석사 출신의 전략가 할 무어 중령(멜 깁슨 분)에게 맡긴다. 그러나 임무 수행지인 아이드랑 계곡에 대한 사전 검토에 들어간 그는 이곳이 10여년 전, 프랑스 군인들이 몰살당했던 지역으로 일명 죽음의 협곡이라 불리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언제나 그랬듯 자기 생애 마지막 전투가 될 지도 모를 출전에 대비해 아내에게 유언장을 남기고 베트남으로 떠나는 무어 중령. 1965년 11월14일 일요일 오전 10시 48분. 제7기갑부대 1 대대장을 맡은 무어 중령은 395명의 전투 경험 전무의 어린 부하들을 이끌고 아이드랑 계곡의 X-RAY 지역에 헬기 고공침투를 시작한다.
그러나 이 지역을 점령한 월맹군이 모두 정예요원으로 아군보다 5배나 많다는 사실은 선발대가 모두 희생당한 뒤 알게 된다. 1965년 11월 15일 월요일 오전 2시 30분. 오직 헬기를 통해서만 외부와 접촉이 가능한 험준한 협곡, 고통 속에 신음하는 부상자들마저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에서 하나 둘 그 목숨을 잃어간다.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깊은 밤, 적진에 버려진 군인들에게 두려움이 엄습해오고, 죽음의 그림자가 짙게 깔린 이곳에서 모두 동지들에 대한 걱정으로 날이 밝을 때까지 잠을 이룰 수 없다.
한편, 전쟁 리포터로 전지에 들어온 조 갤러웨이(배리 페퍼 분)의 카메라에는 젊은 영혼들이 고통 속에 신음하는 모습들이 담겨지고, 그는 더 이상 카메라가 아닌 총을 들고, 민간인이 아닌 군인으로 전장을 뛰어다니게 된다. 1965년 11월 16일 오후 4시 05분. 막강한 화력으로 무장한 월맹군은 공포에 빠진 미군들을 포위해 들어가자 본부에선 작전의 실패를 인정하고 본대로 귀환하라는 명령이 떨어진다. 그러나 부하들을 남겨두고 홀로 전장을 등질 수 없는 무어 중령은 최후의 수단으로 브로큰 애로우를 외친다.
곧바로 공군의 어마어마한 지상 폭격이 감행되고, 월맹군의 추격로는 봉쇄되지만, 무어 중령의 소대도 폭격의 화염에 희생된다.아군이 아군을 죽이는 처참한 상황. 그러나 전세는 조금씩 미군 편에 유리해지기 시작하고. 1965년 11월 17일 오전 1시 00분. 무어 중령은 월맹군 작전을 간파하고, 이를 교란 시키는데 성공하면서, 최후의 반격을 준비하고, 마지막 작전 지시를 내린다. 그리고 자신의 목숨조차 장담하지 못하는 처참한 전쟁의 포화 속에서 무어 중령은 다시 한 번 다짐한다. 이들이 살았건, 죽었건 내 뒤에는 아무도 홀로 남겨두지 않을 것이다.
영화 <위 워 솔저스>는 세 그룹의 인물들이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구성으로 되어있다. 영화 초반 전쟁으로 인해 가족과 흩어지는 미군 가정들의 모습을 그린다. 이들은 후방에 남아 있으면서 전자사의 소식을 듣거나 서로 위로하며 슬픔을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전쟁의 아픔을 그려내는 부분이다.
두 번째 그룹은 미군들로서 얼떨결에 전장에 투입되어 전투를 하게 되는데 너무나 많은 희생자를 보자 큰 충격에 빠지고 패닉 상태에 몰입하다가 전열을 가다듬어 적의 포위망을 격파하게 된다. 미군 종군기자로 취재하다 최후에는 살기위해 펜 대신 총을 드는 장면도 나오는데, 이 역시 전쟁의 참혹함을 묘사하기 위하고, 또 미군의 애국심을 나타내기 위한 장면이라고 느껴졌다.
마지막 그룹이 독특한 관점을 보인다. 바로, 적인 월맹군 쪽이다. 월맹군 장군은 시종일관 침착하게 지휘한다. 어떻게 적을 다루어야 할지도 잘 알고, 국가를 위한 충성과 잘 훈련된 부하들을 거느리고 있다. 한 가지 그들이 부족한 것은 공군전력이다. 미군의 빠른 공습에 포위망이 뚫리고 사령부 방어진도 무력화 되는 실수를 범하게 된다. 그들 또한, 엄청난 인력 손실을 보게 되고,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보인다. 영화 내내 이 세 그룹의 시각으로 아픔, 고통, 좌절, 공포 등이 어우러져 전쟁의 모습을 그린다.
단순히 전쟁은 하면 안된다가 아닌 전쟁은 인간이 겪기에는 너무나 힘든 고통을 준다는 것을 암시한다. 무어 중령의 독백에서도 이를 찾을 수 있다. “나는 나를 용서할수 업다. 내 부하들은 거기서 죽었는데..나는 살아있다.” 성경에서 보면 전쟁은 인간을 다스리는 수단으로 하나님이 정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니 인간들은 전쟁을 피하려는 노력을 할 수 있으나 피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베트남 전을 소재로 한 영화 중 베트남전의 최초 전투(실제로 최초 전투는 아니다.)를 나타낸 영화로써 실화를 영호화 했다는 것에 많은 흥미를 유발 시켰던 것 같다. 실제 주인공인 할 무어 중령과 조셉 갤러웨이의 회고록을 영화화했으니 그 리얼함은 대단하다.
스펙터클한 전투 장면과 사실적인 묘사는 시간이 가는 줄 모르게 만들었고 할 무어와 적장 누엔 후 안과의 전략 싸움도 볼만했던 것 같다. 또한 미군의 영웅적 묘사가 주를 이루던 이전의 미제 영화와는 다르게 그들과 싸웠던 북베트남군의 병사들도 적이기 이전에 한 사람이었으며 그들 또한 영웅들이었다는 메시지는 상당히 설득력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마지막 전투 장면이 눈에 가싯거리처럼 보인다. 실제로는 그런 전투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한다. 단지 A-1 스카이레이더의 폭격만 있었을뿐..즉, 약간의 픽션이 가미 되었다는 것인데 이는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아마도 그것은 미군의 압도적인 전력을 뽐내듯이 미군의 승리와 영웅심을 강조하기 위한 일종의 장치처럼 보이는데 이는 당연한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당시 같이 싸웠던 미군과 북베트남군 모두 다 시대와 이데올로기의 희생물이었고 영웅이었다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지만 실은 전체적으로 미군의 전쟁 영웅담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묘한 냄새를 풍기고 있다. 겉 포장지는 인도주의적이지만 내용물은 무어 중령의 영웅담 정도라면..글쎄다. 어쨌든 미국에서 개봉 당시 상당한 호평을 받은 작품 중 하나다.
이 영화는 2006년 개봉 당시 미국에서 꽤나 많은 호평을 들은 작품이지만 아쉽게도 여러 영화제에서 수상을 하지는 못했다. 이 영화의 감독인 랜 덜 월레스는 종교학을 전공했으나 이 후 소설을 집필하는 등 글쓰기에 재주를 가지고 인정받았었다. 이 후 <브레이브 하트>를 각본하여 1995년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했다. 이 후 2006년 <위 워 솔저스>를 각본, 제작하였다.
그의 전쟁 영화에 대한 확고적인 선택과 집중은 2001년 <진주만>의 기획과 각본을 맡으며 그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고 인정받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후 <더러운 전쟁> 등과 같은 전쟁 영화에 꾸준히 집중하고 있지만 아직은 <브레이브 하트>나 <위 워 솔저스>와 같은 작품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영화의 주인공이자 극 중 가장 중요한 역할을 도 맡은 무어 중령 역의 멜 깁슨은 한 때 국내에도 엄청난 팬을 보유한 스타 중의 한 명이었다. 당대 영화계의 빼어난 배우이자 액션 스타이자 감독 중 한사람이란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그는 미국에서 태어나 호주에서 자랐고 대학까지 나왔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리썰 웨폰>,<페트리어트>,<싸인> 등이 흥행을 보장하는 스타로 한 몫했다. 종교적 독단과 알코올 중독이라는 투쟁을 둘러싼 논란들을 인정하더라도, 그는 종교를 끌어오고 비방자들을 자극하고 돈을 잔뜩 쏟아 부은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에서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남자 스타 중 한 명이 종교적인 지도자이자 실험적인 예술가로 탈바꿈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영화에 이어 그는 몰락기의 마야 제국을 소재로 한 액션 영화의 대본을 쓰고 감독을 하여 <아포칼립토>를 만들어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