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킥 엔젤스
ハイキック・エンジェルス, High Kick Angels, 2014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반까지, 여성 액션을 주로 한 홍콩영화 마담시리즈는 남성 액션의 지축을 흔들며 시리즈를 더해 높은 흥행을 이어갔다. 예스마담, 땡큐마담 등의 홍콩 여자 경찰의 활약상은 람보와 코만도로 대표되던 근육질 남성 액션 보다 촘촘하고 산뜻한 발차기와 같은 깔끔한 액션을 선보였고, 뭇남성들을 제압하는 여성 격투에 많은 관객이 환호했다. 양자경, 호혜중, 신시아 로즈록 같은 걸쭉한 여성 액션 스타들이 많이 배출되었고 그 뒤로 액션 영화에서 여성이 주인공인 영화는 꾸준하게 출시되었는데 <킬빌>에서 우마 서먼이 장검을 휘두르며 죽고 살기를 다해 하드고어 액션을 취하는 2000년대 초반까지 넘어오면 더 이상 남성과 여성을 구분하는 액션영화는 의미가 없어지게 된다.
<레지던트 이블>과 같은 SF영화에서도 밀라 요보비치는 총과 무술을 겸비하며 온몸이 완벽한 무기로 탄생되었으며 최근의 <루시>의 경우 당대 최고의 여배우 스칼렛 요한슨의 매력을 한층 업그레드한 영화로 탄생되었다. 여배우가 액션을 한다는 것을 영화의 한 부분으로 치부하여 그저 흥행에 도움이 되는 볼거리 중 하나가 아니라 이제는 주요한 소재로서 여자들만의 세련된 액션을 충분히 감상하고 즐길 수 있는 분위기이다.
여성 액션에 대해서 편견이나 선입견은 더 이상 불필요한 습관이며 학원물과 결합할 때 과연 어떤 효과가 나타날지는 이 영화 <하이킥 엔젤스>를 보면 쉽게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다. 앞으로 펼쳐질 여성 액션은 좀더 연령이 낮아지고 순수해진만큼 액션은 섬세하고 세련될 것이라 보기 때문이다.
영화는 액자 형식을 취한다. 영화가 시작되면 만나는 영화 속 영화는 바로 영화 동아리 여학생들이 제작 중인 액션물이다. 초반부터 관객은 영화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뜻이다. 폐교에서 벌어지는 비현실적인 환상 속의 액션극으로 초대하며 이 영화를 즐길 준비가 되어있는지를 묻는 것 같다. 실제로도 평소에 연마한 무술 실력을 갖춘 다섯명의 여학생들은 예쁜 얼굴들과 달리 다무진 실력을 발휘하는데 이들이 마주칠 현실은 수십명의 잔인한 야쿠자들이다. 영화를 찍는 폐교는 야쿠자들이 숨겨놓은 거액의 범죄자금이 어딘가에 있고, 야쿠자들은 학교를 점령한 채로 여학생들과 대결하게 된다.
운동부 남학생들도 아니고 치마교복을 입은 여학생들이 수십명의 야쿠자들과 대결한다는 설정은 물론 영화 속 이야기이다. 전화통화가 되지 않은 환경 설정도 좀더 극적인 결투장을 만들기 위한 장치일 뿐. 영화는 중국 소림 무협처럼 실전을 방불케하지 않고 <헝거게임>처럼 판타지로 흘러가지 않는다. 적정 수준을 유지하며 여학생 무술의 매력을 한껏 발휘한다.

교복을 입은 여학생들의 발차기 무술에 혹시 모를 우려는 속옷을 보며 감상하는 수준의 일본 에로물로 오해하는 것이다. 일본의 성인물이 전세계에서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지는 말하지 않아도 잘 알고 있겠지만 영화는 전혀 그런 쪽과는 벽을 쌓은 듯 무술과 격투에 거침없는 용기를 불어넣을 뿐이다.
여배우들의 실전 연습장은 이미 영화 오픈전부터 온라인에 노출되었고 악당들의 비주얼은 어린 시절에 보아왔던 바로 그 악당들의 복장과 페이스를 유지한다. B급으로 향할 이런 분위기의 영화를 살리는 것은 다섯 배우들의 충실한 연기라 볼 수 있다.
진실된 액션과 무술의 효과는 마음을 다하면 이어진다고, 안방 비디오용도로 쓰이지 않고 극장용 영화에 소개되며 2015년 연초에 <테이큰3>와 같은 거대 프랜차이즈 영화에 밀리지 않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MMA와 가라데 같은 무술 실력을 겸비한 여배우들의 호연이 충분히 칭찬할 만하다.

NO CG, NO STUNT, NO WIRE 라는 캐치를 걸고 미소녀 액션이라는 브랜드를 합한 영화로 새로운 장르의 색채를 맞볼 수 있게 된 것은 아마도 일본식 만화 개그 같은 발상 덕분이 아닐까. 유아적인 진행과 만화의 한 컷을 모아놓은 듯한 일본의 편집기술에 거부감이 드는 사람도 많지만 <옹박>이나 <레이드> 시리즈와 같은 동남아 액션을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분명 매력적인 장르이다.
아오노 카에데, 미야하라 카논, 카와모토 마유, 이토 리사코 등 주연 배우들의 얼굴은 어디선가 본 듯한 기시감을 주고 초반의 진행 스토리도 어딘가 익숙한 장면이 보이는데 감독 요코야마 카즈히로의 전작들이 <신혼부부 러브 다이어리> 시리즈라는 것을 알게 되면 쉽게 이해가 된다. 4편까지 만들어진 <신혼부부> 시리즈는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하여 단박에 인기 시리즈 영화가 되었는데 영화적 섹시 환타지를 적절히 버무린 감독 솜씨가 바로 여기 <하이킥 엔젤스>에서도 액션과 스토리를 잘 마무리한 기술로 만들어졌다.

K1 월드 파이터 코야스 신고가 4각 링 밖의 영화 속에서 어떤 액션을 보여주는지는 실제로 감상해볼 좋은 기회다. 바닥을 손으로 짚고 차는 상단 발차기 기술은 별도의 카메라 워크가 필요하지 않는 현실적인 발차기 장면으로서 실제 K1에서도 많이 보여준 킥 기술이다. 적절한 타격감과 음향을 느끼며 즐기기엔 충분한 격투 장면에 여고생과의 결투에 패배하는 결과는 환타지로 흘러가는 경향이 있지만 지지야닌이 보여주는 ‘여자 옹박’의 부드러운 액션보다 더 강력하다.
“Don’t think, feel it”
영화가 제기하는 이 이야기에 적극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면, 아마도 생각하지 않고 즐기기에 매력적인 오락 영화로 추운 겨울날씨를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이 다섯 여학생들의 다음 액션을 기대하게 되는 마음도 같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