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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검, 신선조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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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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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흐르는 것은 눈물 뿐이 아니다!

1192년부터 일본을 통치한 세습적 군사 독재자인 쇼군(將軍)의 정부를 가리키는 막부(幕府)는 1862년 마지막 쇼군인 '도쿠가와 요시노'가 집권하면서 큰 혼란에 빠진다. 이유는 서양과의 개국 문제. 결국 천황에게 내정과 군사업무에 관한 권한을 양보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때는 막부시대 말기. 교토의 한 구석 미부(壬生)에서 탄생된 신선조(新選組)에 (수도의 치안을 담당한 국가경찰조직) 모리오카의 남부 번(藩, 에도시대 다이묘가 다스렸던 영지, 주민, 통치기구의 총칭)출신의 요시무라 칸이치로(나카이 키이치)가 입대한다. 그는 순박한 외모와 달리 여러 사람을 베어 본 듯한 뛰어난 칼 솜씨를 지니고 있다.

신입대원 환영식에서 무사다운 기백보다는 고향 자랑을 늘어놓는 칸이치로에게 역겨움을 느낀 사이토(사토 코이치)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칼을 휘두른다. 그러나 "죽을 수 없다!"며 맞서는 칸이치로에게 기세가 꺾인 사이토는 그냥 "솜씨 좀 보고 싶었다"고 둘러대며 훗날을 기약한다.
그러나 칸이치로는 점점 무사답지 못한 일면을 드러낸다. 사람들에게 일을 해결해 주는 대신 돈을 받는 것이다. 그가 이처럼 돈에 집착하는 이유는 바로 고향에 있는 가족 때문이다. 그의 가족들이 사는 동북 지방은 오랜 기근으로 기아에 허덕이고 있었는데 칸이치로는 그 지역에서 하급무사지만 교관으로 있었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도 가난은 피해 갈 수 없는 것이었다.

셋째 아이를 몸종으로 들여보내고 자살을 기도한 아내 시츠(나츠카와 유이)를 말렸을 때 그는 자신의 칼로 돈을 벌겠다고 결심한다. 그리고 어릴적 친구이자 조장인 '오노 지로에몬'의 만류를 뿌리치고 번을 탈출한 '칸이치로'는 흘러흘러 신선조에 들어왔지만 그가 바라는 건 단 한가지 고향의 아름다운 산천 속에서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과 사는것이였다.
그렇게 물과 기름처럼 겉돌던 '사이토'와 '칸이치로'는 '사이토'의 여자 때문에 풀어지게 되고 두 사람은 서로가 존중하는 사이로 변해간다. 바로 그때 신선조의 분열이 현실로 다가온다. '쇼군'을 모시며 '의'를 중시하는 파와 새로운 권력을 잡은 '천황'파로 갈라서게 된 것이다.

그러나 선선조를 나온 '사이토'와는 달리 '칸이치로'는 녹봉을 배로 주겠다는 제의에도 불구하고 번(藩)을 나와 한번 저버린 의(義)를 두번은 저버릴 수 없다면서 단호히 거절한다. 결국 신선조로 다시 돌아온 '사이토'는 '칸이치로'와 함께 반역자들을 제거하게 되지만, 이미 시대의 대세는 멈출 줄 모른다.
교토의 치안을 책임지던 신선조의 임무가 해체되고, 정권을 천황에게 반환하는 대정봉환(大正奉還)이 이루어지지만 신선조의 무사들은 자신들이 모셨던 '쇼군'을 위해 전투에 참여한다. 그러나 자신들이 배신자로 몰리게 되고 천황의 부대 앞에 패해 목숨만은 살려주겠다는 말에 갑자기 한 남자가 분연히 칼을 들고 일어선다. 바로 고향에 가족을 묻어둔 칸이치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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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의 검, 신선조
壬生義士傳 , When The Last Sword Is Drawn , 2003         이 영화는 일본 바쿠후 말기와 신선조에 대한 배경 지식이 없으면 굉장히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작품이다. '바람의 검'이라는 제목 때문에 일본만화 '바람의 검심'과 관계가 있을 법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지만, 만화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철도원'의 원작자 아사다 지로의 원작 소설에 기반을 둔 영화이다.             영화는 액자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노인이 된 사이토 하지메가 손자를 치료하기 위해 들른 병원에서 우연히 본 신선조 대원의 사진을 보면서 옛일을 회상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야기를 풀어내는 주인공은 사이토 하지메이지만 진정한 주인공은 사진 속의 인물인 요시무라 칸이치로라 할 수 있다. 요시무라 칸이치로는 난부 모리오카(이와테현)의 무사 출신으로 가족의 부양을 위해 바쿠후의 수도였던 쿄토로 올라와서 신선조에 가입한다. 뛰어난 검술 실력을 가지고 있지만 지나칠 정도로 돈을 밝히는 등의 모습으로 대원들의 질투를 사는 사람이었다. 특히 3번대 대장이었던 사이토 하지메는 그를 탐탁지 않게 보면서 죽이려고까지 했었다.             가이샤쿠(할복시 목을 베는 역할)를 수행한 대가로 돈을 받는 요시무라는 사람 목을 베면서 칼을 손질해야 한다며 돈을 더 받는다. 그의 실력을 마음에 들어 한 상층부는 돈을 더 주지만 사이토 등의 사람들은 그를 탐탁지 않게 바라본다. 실력은 있지만 무사답지 않게 돈을 밝히는 그의 모습은 많은 이들의 호감을 사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그렇게 돈을 밝히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바로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해서였다. 그러한 사연이 밝혀지면서 요시무라의 진심은 더욱 드러나게 된다. 이 영화가 수작이 된 데에는 바쿠후 말기에 대한 묘사도 있겠지만, 그보다 요시무라의 부정(父情)을 애절하게 묘사한 것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의 배경을 더욱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탈번'이라는 제도를 이해하는 것이 좋다. 당시 일본은 수많은 '번(藩)'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번은 영주가 다스리는 지방정부의 배경을 띄고 있었으며 수도 쿄토에는 지금의 대사관에 해당하는 번저가 있었다. 번에 속한 무사가 허락 없이 해당 번을 나가는 것을 '탈번'이라고 해서 오늘날 탈영의 그것에 가까운 엄한 처벌이 기다리고 있었다. 해당 가족들이 고통받는 것은 물론이다. 그런데도 요시무라가 탈번을 결심한 것은 바로 가족들을 지독한 가난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더욱 컸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가 요시무라의 속물에 가까운 부정만 보여주었으면 지금 받는 평가보다는 박하게 받았을 것이지만 신선조의 몰락에도 불구하고 충성을 다하는 모습에서 그의 실력과 충성, 부정은 빛을 발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부의 수많은 갈등을 헤쳐나갔음에도 신선조는 메이지 유신의 여파로 몰락하게 되고 바쿠후를 수호하던 부대에서 오히려 반군의 위치로 떨어지는 수모를 겪는다. 그 와중에도 요시무라는 신선조에 대한 배신은 커녕 더욱 충성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동시에 소꿉친구인 오노 지로에몬과의 신의도 지키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충과 의를 아름답게 보여주었기에 이 영화는 걸작으로 남았던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영화는 수많은 비극이 숨어있다. 사랑하는 가족들을 두고 총탄 속에 몸을 던지는 요시무라, 동란의 와중에 꽃피우지 못한 사랑을 했던 사이토와 누이라는 기생, 죽음으로 친구의 명예와 신의를 지킨 요시무라와 오노 지로에몬과의 우정 등. 시대의 혼란 속에 꽃피우지 못한 우정과 사랑이 이 영화의 큰 물줄기를 이루고 있다. 그런 이유로 이 영화가 수작으로 인정받는 이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시대적 배경이나 일본에 대한 이미지 때문에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덧붙여 말하자면 이 영화는 2004년 NHK드라마 '신선조'를 본 사람에게는 또 다른 재미를 안겨주는 작품이다. 드라마 상에서는 콘도 국장이 유비 못지 않은 호걸로 나오지만, 영화상에서는 속물로 나온다. 또한, 세리자와 카모로 나온 사토 코이치가 신선조 3번대 대장 사이토 하지메를 맡았으며 칼 같은 이미지의 야마나미 케이스케를 맡은 사카이 마사토는 1번대 대장 오키타 소이치를 연기했다. 이러한 캐스팅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 바로 일본 영화 혹은 드라마가 가지는 또 다른 매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일본의 역사 및 영화에 관심이 많은 분
글: 서영갑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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